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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29 (토) 김정은 곁 부동자세로 섰던 文 세력…尹 외교 질타?
12년만의 방일 양자회담, 12년만의 미국 국빈방문… 방문국 정상과 오피니언 리더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마음까지 여는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행보를 놓고 직전 문재인정권 관계 세력들이 일제히 맹폭에 나섰다. 북한 김정은 곁에서의 부동자세와 중국에서의 '혼밥 논란', 미국에서 홀대 등을 겪었던 '문재인 세력'이 과연 현 정부를 질타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문재인 세력에 몸담았던 청와대·내각 관계자들의 모임 '포럼 사의재'는 4월 27일 이른바 4·27 판문점선언 5주년을 맞이해 한국거래소 콘퍼런스홀에서 '평화의 봄을 부르다' 학술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행보를 향해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독한 축사에서 "한반도 정세가 더욱 악화하고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현실이 우려스럽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평화가 깨지고 군사적 충돌을 부추겨 국민 생명도, 안전도, 경제도 돌이킬 수 없는 위험에 빠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과 북, 미국이 함께 대화 복원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더 늦기 전에 남과 북, 국제사회가 함께 긴장 해소와 평화의 길로 나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기조연설에서 "대한민국이 평화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며 "윤석열정부가 국민의 안전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보로 위험천만한 역주행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미국 국빈방문과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을 겨냥해 "북한이 핵공격을 했을 때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을 하겠다는데, 1994년 '서울 불바다' 발언을 들었을 때만큼이나 섬뜩하다"며 "허무하게 시계는 다시 되돌려지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악화일로를 거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미국이 북한의 핵공격에 대비해 우리에게 제공하는 '핵우산'과 관련해서도 "'확장억제'는 우리에게 평화를 선물하지 않는다"며 "전술핵이나 핵무장 주장은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치고 후손들의 미래를 옭아맬 뿐, 어떤 평화도 번영도 만들지 못한다"고 강변했다.
이처럼 현 정부의 외교·안보 행보를 맹폭한 이들은 반대로 자신들의 정권에서 있었던 일은 자화자찬에 여념이 없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4·27 판문점선언을 가리켜 "기적같이 만들어낸 평화의 봄"이라며 "남북 두 정상이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만방에 알렸다"고 자평했다. 임종석 전 실장은 "정상에 못 갔으니 결국 등반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비난은 그저 산에 오를 용기가 없는 자들의 비난"이라며 "정상을 밟지 못했지만 8부 능선을 넘어 정상의 모습을 봤다. 다시 산에 오르는 날, 지난 여정은 9부 능선을 거쳐 마침내 정상에 오르는 길잡이가 돼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판문점에서 체결한 4·27 판문점선언은 김정은이 평화의집 방명록에 서명을 하는 동안 문재인 전 대통령이 곁에 부동자세로 시립(侍立)해있어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나마도 이렇게 얻어낸 판문점선언은 선언의 상대방인 북한에서는 완전히 무시되고 있다. 북한은 판문점선언 1주년인 지난 2019년에는 관영매체와 선전매체에서 선언을 일부 언급했으나, 2주년인 2020년을 전후해서는 관련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4·27 판문점선언 5주년을 맞이한 이날에도 문재인 세력은 한국거래소에서 학술회의를 여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으나, 정작 선언의 상대방인 북한에서는 조선중앙TV 등 모든 종류의 매체에서 관련 언급이 전혀 없었다.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김정은 곁에 부동자세로 서서 얻어낸 판문점선언이 그나마도 자기네 정권의 임기 도중에 휴지조각으로 변해버렸다"며 "이런 전(前) 정권 세력이 '워싱턴선언'과 그 이후 자연스럽게 어깨동무까지 하며 어우러진 한미 정상의 모습을 어떻게 비난할 수 있는 것인지 기가 막히다"고 말했다.
직전 문재인정권의 '외교 굴욕'은 비단 대북 관계가 전부가 아니다. 2017년 한중정상회담 때에는 공동성명 도출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리커창 총리와의 오찬 협의조차 결렬돼 문재인 전 대통령은 결국 방중 기간 중의 10끼 중 8끼를 '혼밥'해야만 했다. 중국 베이징대 특강에서는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라며 "중국이 법과 덕을 앞세우고 널리 포용하는 것은 중국을 대국답게 하는 기초"라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중국몽이 중국만의 꿈이 아니라 아시아 모두, 나아가 전 인류와 함께 꾸는 꿈이 되기를 바란다"며 "한국도 작은 나라지만 그 꿈에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중국을 치켜세우고 우리 스스로를 소국(小國)이라 비하한 베이징대 특강에 비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게이오대에서 가서 한 특강 중에 미학자 오카쿠라 덴신(岡倉天心)의 말을 한 자락 인용한 것 정도는 논란이라고 할 수조차 없다"며 "민주당은 곧 있을 윤석열 대통령의 하버드대 특강도 어떻게든 트집을 잡아 논란을 일으키려 할텐데, 먼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베이징대 특강부터 돌아봐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미 관계를 비교해봐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21년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는데, 오찬을 겸한 37분간의 정상회담을 하는데 그쳤다.
정상회담에 별도의 환영 만찬까지 가진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방미와는 비교할 수가 없다.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만찬이 오찬보다 격이 높다는 것은 당연한 말"이라며 "일례로 '크랩 케이크'는 문재인 전 대통령 때는 오찬 메인 메뉴였지만, 이번 윤석열 대통령 환영 만찬 때는 전채 메뉴였으며 메인 메뉴는 우리 측을 배려한 소갈비찜이 따로 나왔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가진 행사를 보면 윤석열 대통령은 환영 만찬 자리에서 돈 맥클린의 친필 사인이 담긴 통기타를 선물받고, 애창곡 '아메리칸 파이'를 불러 참석자 전원의 환호와 박수를 받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의 열창 직후 다가가 어깨동무를 하는 등 강한 유대감을 과시했다.
반면 문재인 전 대통령 방미 때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불러 미국 명예훈장을 수여하는 행사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면전에서 가지면서 "한국의 대통령이 이 행사를 위해 여기 있다는 사실이 증명하듯 한국 국민도 (한국전쟁에서 미국의 희생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굳이 상기시켜야만 했다. 미국 대통령 뿐만 아니라 의회와의 관계를 보더라도 문재인 전 대통령은 미국 의회를 찾아가 하원 지도부와 약식 간담회를 갖는데 그쳤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의회 지도부의 공식 초청을 받아 상·하원 합동연설을 했다. 이 또한 격의 차이가 매우 크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백악관 국빈 환영 만찬에서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를 부르자, 돈 맥클린은 자신의 공식 페이스북에 "바이든 대통령이 초청한 윤석열 대통령이 마이크를 잡고 바이든과 배우 안젤리나 졸리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래를 영어로 불렀다"며 "'음악이 죽은 날(the day the music died)'이라는 소절을 마무리하며, 윤석열 대통령은 내빈들과 브로드웨이 가수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돈 맥클린은 이후에도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에 보도된,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앞에서 자신의 대표곡을 부르는 동영상을 계속해서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미국의 전설적인 포크 싱어송라이터가 윤석열 대통령의 영상을 연속적으로 자신의 SNS에 공유하는 것 자체가 미국민에게 미치는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과 한일정상회담 과정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를 즐겨본다고 밝히자, 원작자 쿠스미 마사유키(久住昌之)는 트위터에 "한국 대통령도 '고독한 미식가'를 보는 것이냐"며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돈 맥클린의 노래는 빌보드 연말 차트 3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가 있고, '고독한 미식가'는 시즌 10까지 제작될 정도로 일본의 동시간대 프로그램 중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방미가 방문국 정상 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의 국민들의 마음까지 두드리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비명계' 박광온… 민주당 새 원내대표로 선출
더불어민주당의 새 원내대표로 3선의 박광온(3선·경기 수원정) 의원이 선출됐다. 민주당은 4월 28일 오전 국회에서 '제21대 국회 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를 열고, 투표 결과 박광온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이날 투표는 재적 의원 170명 중 169명이 참여했다. 투표 결과는 후보 간의 합의에 따라 발표하지 않았다.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는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홍익표·김두관·박범계 의원과 경쟁한 유일한 비명계다. MBC 기자 출신인 그는 민주당 최고위원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도와 친이낙연계로 꼽힌다. 그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당내 통합과 화합'을 강조해왔다.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소감에서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쇄신하겠다는 의원들의 강한 의지를 확인했다"며 "그 뜻을 뒷받침하는 일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박광온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169명 중 과반이 넘는 득표를 받아 새 원내대표가 됐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홍익표·김두관·박범계 후보를 포함해 4파전으로 치러졌다. 박광온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유일한 ‘비명(非이재명)계’ 후보로 문재인 전 대표 체제 당시 비서실장을, 이낙연 전 대표 체제에서는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이낙연 전 대표를 도운 ‘친문(親문재인)계’이자 ‘친낙계(親이낙연)계’로 분류된다.
21대 국회에서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법제사법위원장 등을 맡았다. 박광온 의원은 21대 국회 마지막 원내대표로서 당내 ‘친명(親이재명)계’와 ‘비명계’로 나뉜 계파 갈등을 봉합하고 오는 2024년 4·10총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여기에 법안의 본회의 직회부-거부권으로 이어지는 냉랭한 원내 상황에서 무게를 잡아야 한다. 최근 불거진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박광온 의원은 앞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언제든지 ‘죄송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민주당의 모든 의원이 국민 앞에서 자성하고 쇄신하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쇄신’의 첫 시작으로 원내대표 당선 후 의원총회를 열어 무제한 토론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돈 봉투 의혹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국민께서 당에 대한 평가를 새롭게 할 수 있다”며 “의원들 총의를 바탕으로 이 문제와 관련한 당의 쇄신 방안을 집중적으로 거쳐 대국민 보고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전할 사람이 없어요"… 박봉·격무에 떠나는 기사들
"바빠요 바빠. 지금 얘기 못 해요." 지난 4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후문 주차장에서 만난 종로 02번 마을버스 기사 김모(71) 씨는 운행을 마친 뒤 시동을 끄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갔다. 이날 성대 후문에서 출발해 북촌한옥마을과 안국역, 종각역, 조계사 등을 거쳐 다시 성대 후문으로 복귀하는 데까지 40분을 운행한 김씨에게 주어진 휴게시간은 5분 미만이다. 운행일지를 작성하고, 기지개 한번 켠 후에 바로 출발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운전기사 20명으로 돌아갔지만, 최근 들어 4명이 퇴사하면서 근무 시간은 빡빡해지고 휴식 시간은 짧아졌다고 한다. 화장실을 갈 짬도 안 나서 물은 최대한 적게 마신다. 정오께 출근해 자정 넘어 운행을 마친다고 한 김씨는 "출퇴근 시간대처럼 교통량이 늘어날 때는 시동도 끄지 못하고 바로 나간다"며 "배차 시간을 맞추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사가 줄면서 불가피하게 배차 간격이 늘어난 탓에 버스를 오래 기다리게 됐다는 민원도 종종 나온다"며 "운행하는 게 갈수록 쉽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 마을버스 운전기사, 5년 새 3천명대서 2천명대로 '뚝'
지하철이나 시내버스가 가지 못하는 험로나 골목길 등을 누비며 대중교통의 모세혈관이라 불리는 마을버스가 각종 어려움에 몸살을 앓고 있다. 대중교통 요금 동결과 기름값 상승 등으로 인해 주요 운송회사의 재정이 악화했고, 버스 기사들은 열악한 근무 환경 등을 이유로 줄줄이 빠져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불편을 호소하는 승객들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서울시에 따르면 관내 마을버스 운전기사는 2019년 3천496명에서 지난해 2천756명으로 26.9%(740명)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3천291명을 시작으로 매년 수백명씩 줄어든 결과다. 반면 같은 기간 노선 수는 249개에서 250개로, 차량 대수는 1천634대에서 1천662대로 증가했다.서울 관악구에 있는 마을버스 운수회사 대표 A씨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기사들이 (보수가 상대적으로 넉넉한) 배달업계로 많이 빠졌다"며 "처우가 워낙에 낮고, 근무 환경도 팍팍해지다 보니 채용이 어렵다"고 말했다.마을버스 운수업체 관계자들이 꼽는 구인난의 근본적인 원인은 열악한 처우다.
마을버스 임금 단체협약에 따라 책정된 지난해 기준 서울 운전기사 임금은 292만원으로, 3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현장에서 만난 마을버스 기사들은 이처럼 급여는 개선되지 않지만, 근무 강도는 세졌다고 입을 모았다. 신촌역을 중심으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과 홍은동 등을 도는 서울 마을버스 03번 운전기사 양래길(67) 씨는 "시내버스 기사로 일하다 5년 전 정년퇴직을 하고 마을버스로 운전대를 바꿔 잡았다"며 "그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고되다"고 말했다.
오후 1시께 운행을 시작한 그는 약 40분이 걸리는 노선을 한 바퀴 돈 뒤 7∼8분을 쉰다. 출퇴근 시간이나 전철 막차 시간처럼 교통량이 늘어날 때는 이마저도 짬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저녁 시간 40분을 제외하면 제대로 쉴 틈이 없다. 마감 시간은 다음날 0시 15분이다. 기존 24명이었던 운전기사가 최근에는 20명까지 줄어든 탓이다. 양씨는 "이렇게 주 6일을 근무하지만, 시내버스와는 달리 초과 수당도 없고, 한 달에 쥘 수 있는 월급도 300만원 미만"이라며 "업계에서도 마을버스 노동 강도가 세기로 악명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오죽하면 마을버스 운전으로 3년 버티기가 힘들다는 얘기가 나오겠냐"며 "적어도 일한 만큼이라도 대우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 마을버스 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를 파악한 결과, 최근 한 달간 올라온 구인·구직 게시물은 30건에 이르렀다. 서대문구의 한 운수업체 관계자는 "지원자가 없어서 채용 공고 글을 반복해서 올리고 있다"며 "1종대형면허와 버스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경력이 없어도 괜찮다고 명시했으나 지원서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 "버스 언제 오나"…기다림 길어지는 승객들
이처럼 열악한 근무 환경을 이유로 운전기사가 떠나자 운수업체는 궁여지책으로 배차 간격을 늘리거나 노선을 줄이고 있다. 서울 금천구에 있는 '우리마을버스'의 임송렬 지부장은 "지난해부터 평균 배차 간격을 6∼7분에서 약 10분으로 늘렸다"며 "지난해 18명에서 14명까지 기사가 줄고, 재정도 악화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금천구를 중심으로 운행하는 '범일운수'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독산역과 가산디지털단지역 등을 잇는 일부 노선 운행을 잠정 중단했다.
실제로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승객들은 갈수록 버스 타기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서 종로 08 마을버스를 탄 송모(74)씨는 "광장시장에 저녁거리를 사러 나왔다"며 "여기는 언덕이 많아 이 버스가 없으면 노인들이 시내까지 병원이나 시장, 약국 등에 나서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송씨는 "갈수록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진 게 아쉬울 따름"이라며 "그래도 다니는 게 어디냐"고 덧붙였다. 이 버스를 운영하는 '와룡운수'는 운전기사가 30명에서 17명으로 줄면서, 배차간격을 3∼4분에서 7∼8분으로 늘렸다.
서울대입구역에서 만난 박건희(21·서울대 역사교육과) 씨도 "(대면 강의를 시작한 이후) 등굣길에 관악 02 마을버스를 타는 게 쉽지 않다"며 "비가 내린 날에는 마을버스 대기 줄이 70m까지 이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박씨는 "배차간격을 좀 줄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고 아쉬워했다. 운송회사 측은 이러한 불만은 이미 알고 있지만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와룡운수의 권태성(44) 과장은 "버스 보기가 힘들다는 승객의 목소리는 우리도 인지하고 있다"며 "승객은 줄고, 유지비는 늘면서 갈수록 마을버스 운영이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권태성 과장은 "버스비 인상과 정부나 지자체의 직간접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며 "마을버스가 공익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 달라"고 호소했다. 권지원 한국교통안전공단 교수는 "운영난을 이유로 폐업하는 마을버스 운수 회사가 심심찮게 보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결국 공적 지원을 늘리거나, 요금을 인상하는 방법뿐인데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광역 교통망이 닿지 않는 곳에 투입되는 게 바로 마을버스"라며 "저소득층이나 고령층 등 교통약자 발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상황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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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훈, 김광수, 이홍열, 박순종, 정춘화, 이창원
유성운, 박성규, 나정기, 이인재, 신유균, 장광옥, 도종환
박순종, 도종환, 이준희, 김용진, 유성운, 정춘화, 이창원, 이홍열, 김광수, 김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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