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계산[玉鷄山] 754m 충북 단양
산줄기 : 치악옥계단맥
들머리 : 어상천면에서 영춘면 별방리를 잇는 노은재
위치 : 충북 단양군 어상천면/영춘면/가곡면
높이 : 해발 754m
# 블로그 소구리
서로 마주하며 영원히 바라만 보는 사랑을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아니 어떻게 위로해 주어야 하나. 옥계산과 삼태산은 그런사이란다. 좀더 높고 산세가 가파른 삼태산이 남자산이고, 긴 능선을 갖고 있지만 낮은 산높이와 부드러운 산세인 옥계산이 여자산이란다. 어상천면과 영춘면을 가르는 노은재를 사이에 두고 두 산은 억만년 세월을 그렇게 바라보며 살고 있다고 한다.
삼태산이 옥계산을 짝사랑 하는지, 옥계산이 삼태산(三台山)을 사모하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 둘은 그렇게 영원히 변치않는 사랑을 하는 산이라고 전해온다. 무성하게 자란 초본식물들과 참나무와 소나무가 어우려져 고향마을 뒷산처럼 포근하게 다가오는 옥계산은 세월이 흐르고 또 흘러도 변치않는 어머님의 품안처럼 포근하고, 따뜻하고, 넓은 가슴을 가진 우리들의 어머니와 같은 산이다.
영춘면소재지 주산인 삼태산과 옥계산이 나란히 하면서 굽이치는 남한강을 건너면 용산봉(龍山峰)이 있고, 그 뒤로 소백산의 위용이 병품처럼 펼쳐진다. 옥계산은 소백산맥의 지맥을 따라 동서쪽으로 길게뻗은 산이다. 노은재 방면의 수리봉까지는 육산에 가까운 산세를 보이고 수리봉에서 부터는 제법 능선암의 위용을 보여준다.
능선길 조망은 소나무와 참나무가 가려서 좋치 않치만 군데군데 암반 사이로 펼쳐져 보이는 단양의 산하가 들려주는 웅장한 영상이 펼쳐진다. 옥계산에서 펼쳐지는 주변산의 조망은 가까이는 삼태산과 태화산(太華山), 용산봉이 옥계산을 둘러처진 풍광으로 다가오고, 그 뒤로 소백산(小白山)의 웅장한 산세가 외성처럼 둘러쳐져 있다.
옥계산은 산행의 들머리는 노은재 정상부에서 출발하여 수리봉과 정상부에 오르고 영춘면 장발리로 하산하는 코스가 널리 알려져 있다. 반숲반암의 특징을 간직한 산이지만 주변 삼태산의 명성에 비하여 덜 알려진 까닭에 사람의 손길이 많이 닿지않은 산이다. 능선종주 등산로는 비교적 양호한 산행길이지만 하산로의 형태는 잡목과 숲이 가려 여름철 옥계산을 찾는 산행객에게는 만만한 산행은 허락치 않는다.
노은재 쪽의 산의 경사면은 온통 지렁이밭이다. 습하고 토양환경이 지렁이가 살기 좋아서 집단적으로 지렁이가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추측은 되지만 생태환경적인 요소를 분석하기에는 힘들었다. 능선에 잡석과 바위가 늘어진 사이에는 뱀이 살기좋은 곳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산행시에 두마리의 어린 독사들과 만나기도 하였다.
옥계산을 만만하게 대하지 말자. 단양의 명산(丹陽의 名山)을 만나면서 제일 고생한 산이 옥계산이다. 날이 어두어져 하산길을 찾지 못하고 헤메다가 어곡천10여미터 절벽을 로프를 이용하여 내려와야 할 정도로 긴박하고 힘겨운 산행이었다. 그 모든 것이 노은재를 통하여 오른 옥계산의 산세를 얕잡아보고 안이하게 시간을 배분하고 산행을 계획한 결과 였다. 아, 처녀산인 옥계산이 두 남자의 오만함을 꺽고 겸손해 지라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미안해요! 옥계산 처녀주인님! 그러면서 아무리 사소한 산행이라도 준비를 철저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굳혔다. 옥계산은 긴 종주능선의 묘미가 있는 산세를 지녔다. 그리 힘들지는 않치만 절대로 만만한 종주를 허락하지는 않는 맛은 직접 옥계산의 구부러지고, 파이고, 휘어진 능선을 타봐야 그 참 맛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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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에돌아 흐르는 남한강 조망... 단양 옥계산(754m)
[옥계산의 남한강 지류인 임현천 조망]
옥계산은 단양군 영춘면과 어상천면의 경계에 있는 해발 754m의 산이다. 강원도 영월에서 만난 동강과 서강이 남한강으로 이름을 달리해 태화산 동남녘 자락을 에돌아 흐르며 충북 단양으로 접어든다.
이 남한강을 사이에 두고 남동녘에는 소백산 향로봉(865m), 서북쪽으로는 삼태산(876m)이 우뚝하고 영월지맥으로 불리는 삼태산이 남쪽으로 주능선을 벗어나 곁가지를 일으키다 해발 400m의 노은치에 내려선다. 522번 지방도가 가로지르는 노은치를 지나 다시 남쪽으로 내달린 산줄기가 다시 솟구쳐 이룬 봉이 바로 옥계산이다.
이 옥계산은 남녘으로 능선을 내려 728m봉과, 산꾼들에게 제법 알려진 둔지미산(650m)과 노갈봉을 지나 가대교가 놓인 남한강에서 스르르 산줄기를 마감한다. 성지문화사에서 최근 발행한 10만분의 1 교통지도에는 오기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필자 역시 오기산으로 알고 산행을 했으나 산행들머리에 세운 등산안내도와 정수리에 놓인 표지석을 보고 옥계산이란 산이름을 확인하였다.
옥계산 능선길은 눈이 쌓였어도 위험한 곳이 없고 능선길 또한 느긋해 겨울산행으로도 적합한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코스의 산이다. 들머리는 어성천면과 영춘면의 경계인 노은치 고갯마루. 포장도로를 따라 동쪽 영춘면으로 조금 내려가면 옥계산 '등산로안내도'가 자리하고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푹신푹신한 낙엽을 밟으며 잎갈나무 조림지를 올라가면 '노은재 0.5km, 수리봉 1.8km, 옥계산 2.6km' 라고 표시된 이정표가 있는 능선길에 닿는다. 남녘으로 길게 참나무숲이 이어진다. 더러 아름드리 장송들도 볼 수 있는 눈 쌓인 길에는 여기저기 길짐승의 발자국과 흔적을 접하게 된다.
'옥계산 1.5km' 라고 표시된 이정표를 지나면 암릉길이 펼쳐진다. 그러나 위험하지 않고 산행묘미를 더하는 양념 같은 길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길을 밟아 가면 왼쪽(동쪽)으로 굽어보는 614m봉은 흡사 거대한 왕릉을 연상케 하는 아름다움을 빚어낸다. 뒤이어 아름드리 소나무 고사목을 만난다. 수백 년 긴 세월 동안 제자리를 지키며 공기를 걸러내고 물을 저장하며 나이테를 넓히며 보람 있는 삶을 살다간 고사목, 죽어서도 꼿꼿한 기품을 유지하며 흙으로 돌아간다.
발목을 덮는 눈길에서 늙은 산꾼 시인은 한동안 자연의 소중함에 대한 상념을 머리에 이고 발길을 옮긴다. 수리봉이 가까워지면 아기자기한 암릉길이 나타난다. 경거망동하지 않는다면 위태롭지 않은 길이다. 뒤이어 재미난 소나무들을 만난다. 다리를 벌린 소나무, 삼형제가지 소나무, 팔을 넓게 펼친 소나무 등등. 허연 수염을 자랑하는 아름드리 노송들의 춤사위에 신명이 난 산꾼들도 덩달아 춤을 춘다.
안내도의 수리봉은 714m봉으로 생각된다. 소나무와 노송이 어우러진 이곳에서 되돌아보는 삼태산의 모습이 한폭의 그림으로 다가든다. 잠시 머물러 카메라에 경치를 담아 본다. 드디어 옥계산 정수리에 올라선다. 2003년 12월 영춘면에서 세운 자그마한 정상석이 자리하고 2004년에 복구한 삼각점도 보인다.
옥계산 정상 조망은 시원하다. 둘러보는 사방의 조망은 첩첩이 파노라마를 연출하고, 특히 이 산줄기를 이어온 삼태산의 산세는 묘한 감흥을 일으킨다. 이곳에도 세워놓은 '노은치 3.1km , 장발리 뒷방골 3.4km'로 표시된 이정표를 따라 남녘으로 내려가면 무덤 한 기가 외롭게 자리를 차지한다. 봉분에 쌓인 새하얀 눈이 마치 도공이 빚은 조선백자를 닮았다.
10분이면 다시 이정표를 만난다. '옥계산 0.8km, 뒷방골 2.6km' 거듭되는 친절한 이정표를 보니 자연스레 영춘면 사람들의 고장사랑이 풍기는 따뜻한 인심이 느껴진다.
또 만나게 되는 이정표 '장발리 1.8km'를 지나 옥계산 남봉(728m)에 올라선다. 벼랑가에 위태롭게 선 남봉의 비좁은 꼭대기에는 '영월 466 2004 복구' 라고 표시된 삼각점이 있다. 이곳 남봉에서 오늘 산길에서 보는 가장 아름다운 조망이 펼쳐진다. 사방은 소백산을 비롯해 동북녘으로 영월지맥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태화산(1027m)의 산세가 유독 석양에 눈부시다.
더욱이 태화산 자락을 에돌아 흘러나와 충주호를 향한 남한강의 물길은 보는 이에게 저절로 시정화의의 삼매경에 빠져들게 한다. 아! 이러한 경지야말로 진정한 산정무한의 법열이 아니겠는가. 이윽고 아쉬움을 접고 하산 채비를 한다. 등산안내도에는 정동녘으로 장발리 뒷방골(도방골) 수광사로 하산길을 가리키고 있다. 또한 남녘으로는 둔지미산과 노갈봉을 이어 가곡면 가대리 가곡교에 이르는 가파른 벼랑길이 있다.
필자는 서녘능선을 이어 어성천면 심곡리로 내려서는 짧은 하산길을 택했다. 약간 가파른 서녘 능선을따르면 뒤이어 낙엽이 발목을 덮을 듯한 길이 시작된다. 20분 남짓이면 610m봉에 올라서고 서남녘 방향으로 너른길을 더듬어 내리서면 칡넝쿨지대와 무덤지대를 만난다. 뒤이어 앞세골(다른 지도는 이통골로 표기) 계곡길을 제법 길게 이어가면 519번 도로변에 내려선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도로표지판과 심곡삼거리 버스정류장이 있다. 정류장 오른쪽에는 쉼터와 1994년에 마을주민이 세운 오석 빗돌이 자리한다. 빗돌에는 아득한 옛날 삼국시대부터 촌락이 있었다는 사실과 예부터 산삼(심)이 많이 나서 심실, 심곡이라 하였다는 마을 유래를 전한다. 그리고 고려 때 효자 윤행필의 행적, 임진왜란 때의 범바위 기적, 새말 곰말 양지말 진구지 민드기 말마지골 금당 등 골골이 집집마다 효자효부가 났다는 고장 마을의 자랑이 빼곡히 새겨져 있다.
*산행길잡이
노은치-(20분)-등산안내도-(10분)-이정표-(2시간)-정상-(40분)-남봉(728m)-(1시간30분)-심곡리 버스정류장
옥계산 들머리는 522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노은치 고갯마루다. 마루에서 동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영춘면에서 세운 옥계산등산안내도가 자리한다. 잎갈나무 금빛낙엽이 수북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옥계산 2.5km 노은치 0.5km 수리봉 1.8km' 라고 표기된 이정표 능선에 올라선다. 남녘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길게 이어서 따라가면 '옥계산 1.5km' 라고 표시된 이정표를 지나고 암릉지대와 수리봉을 거쳐 삼각점과 정상석이 있는 옥계산 정수리에 올라선다.
정상에서 남녘능선을 이어가면 두번의 이정표를 만나게 되고 옥계산 남봉(728m)에 올라선다. 삼각점이 있는 이곳에서 동북쪽으로 태화산(1027m)과 함께 산자락을 흘러내리는 남한강이 보인다. 이곳에서 하산코스는 세 갈래다. 첫째, 영춘면에서 만든 등산안내도에는 동쪽의 장발리 뒷방골(지도에는 도방골)로, 둘째, 남족으로 둔지미산(650m)을 지나 가곡면 가대리의 가대교로, 셋째, 서쪽으로 어상천면 심곡리로 하산하는 코스가 있다.
취재팀은 세번째 코스를 택했다. 약간의 급경사를 내려서면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고 610m봉을 지나 희미한 길을 계속 내려가면 몇 개의 무덤과 계곡길을 이어 519번 지방도로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지점에 심곡삼거리 버스정류소의 도로표지판이 보인다. 전체 산행시간은 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교통
서울-단양=청량리역(02-3299-7288)에서 1일 7회 출발하는 중앙선 열차를 이용하거나 동서울종합터미널(ARS 02-446-8000)에서 1시간 간격(06:59~18:00)으로 운행하는 단양행 고속버스를 이용한다.
단양-노은치=단양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1일 6회 운행하는 어상천행 군내버스를 이용해 노은치에서 내린다. 택시를 이용할 경우 요금은 17,000원(043-422-0412).
날머리 심곡정류장에서 1일 5회 단양시내로 가는 군내버스가 다닌다.
*잘 데와 먹을 데
들머리와 날머리에 식당과 숙박시설을 찾아볼 수 없다. 단양시내의 숙박시설을 이용한다.
글쓴이:김은남 1943년 포항에서 태어났다. 은행지점장을 지냈으며 92년 계간 <시세계>로 등단했다. 한국문인협회와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시조집 <산음가1,2,3>, <시조시인산행기>, <일천산의 시탑1,2>를 펴냈다.
참고:월간<사람과산> 2007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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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