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23 수
손절당해도 할 말 없는데 사랑으로 보듬다(렘35:12-19)
레갑 자손이 그 선조 요나답의 명령에 순종하여 포도주를 마시지 않고 살 집도 짓지 아니한 것에 반해 이스라엘 백성들은 사람의 명령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따르지 않는 것을 보며 하나님께서 입을 여셨다.
‘레갑의 아들 요나답이 그의 자손에게 포도주를 마시지 말라 한 그 명령은 실행되도다 그들은 그 선조의 명령을 순종하여 오늘까지 마시지 아니하거늘 내가 너희에게 말하고 끊임없이 말하여도 내게 순종하지 아니하도다’(14절)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요구한 명령은 악한 길에서 돌이켜 행위를 고치고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 한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듣지 않았을 뿐더러 불러도 대답하지 않았다. (17절하)
누군가를 불렀는데 대답이 없는 경우 ‘저 사람이 나를 무시해서 그런가?’라는 느낌을 들 때가 있다.
물론 다른 일에 집중하고 있어서 정말 듣지 못한 경우도 있겠지만 귀찮아서 살짝 무시하려고 듣지 못한 척 지나치는 사람도 더러는 있다. 그것을 확인하게 되었을 때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그 느낌은 참 좋지 않은 기분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그 사람과 손절해야 하나 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손절이라는 말은 원래 주식시장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앞으로 주가가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보이며 더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을 때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매입했던 가격 이하로 청산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계속 마음에 상처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과 관계를 정리한다는 의미로 요즘 많이 쓰이는 말인데 단어 자체가 큰 상처를 주는 것 같다.
하나님의 부름에 친히 만드신 사람인 우리가 순종은커녕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면 하나님 마음은 어떨까?
손절하고 싶어 하시지 않을까?
그러나 하나님은 손절하는 대신 때려서라도 바른 관계를 만들고 싶어 보듬는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사랑하기 때문이다.
불순종과 회초리, 회개와 용서. 이 순환이 지겨울 만큼 반복되는데 하나님은 지치지도 않으신다. 한 편으로는 이제 그만 서로 손절해버리면 참 편할텐데 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하나님 없는 내 삶 즉 지옥의 삶을 생각하면 강하게 고개를 젓는다.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절정을 보이셨다. 자신의 삶을 내어 주고서 그 이름의 권세로 다시 살리신 생명이 오늘 내 생명이다.
그 사랑이 나를 살게 한다.
그 사랑으로 소망의 나라를 맛보며 한 걸음씩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