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드 반 니스텔루이 (Ruud van Nistelrooy) 1976. 7. 1생, 188cm/80kg, FW
▲ 패트릭 클루이베르트 (PatrickKluivert) 1976. 7. 1생, 189cm/81kg, FW
수많은 축구 스타들 중 스트라이커를 논할 때 제일 먼저 등장하는 이름이 있는데 80년대부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무결점의 스트라이커 '마르코 반 바스텐'이 바로 그다. 반 바스텐은 골을 추구하기 위한 우아한 플레이를 끊임없이 연출하는 전형적인 골잡이다.
이런 거대한 그림자 때문에 클루이베르트와 반니스텔루이는 월드클래스급 스트라이커임에도 불구하고 '검은 반바스텐'과 '제2의 반바스텐'으로 칭하는데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같은날에 태어났고 또한 비슷한 신체조건과 타켓맨형 스트라이커라는 점까지 매우 유사한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들이 세계 톱클래스의 축구스타로 태어나기까지의 과정은 그들의 흑백 피부 색갈 만큼이나 차이가 있다.
'반니스텔루이'는 네덜란드 남부의 오스에서 '클루이베르트'는 암스테르담에서 1976년 7월 1일 운명의 장난처럼 같은 날에 태어났다.
운명의 장난...
후에 일어날 일들은 이 두사람에게 가히 운명의 장난이라 할만 할 일들이 벌어진다.
90년대 중반부터 약관의 나이로 홀연히 출연해서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검은 반바스텐'으로 불리우는 클루이베르트였다.
공중볼에 능하고 강력한 헤딩슛이 주무기인 클루이베르트는 유로 96부터 베르캄프와 짝을 이뤄 98프랑스 월드컵과 유로 2000에서 팀을 4강으로 이끌며 승승장구했을 때,
당시 아인트호벤 소속의 반 니스텔루이는 센터포워드로 변신하여 98-99시즌 31골을 기록하면서 비로서 골 게터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였다.
네덜란드 국가대표팀도 유로 2000 본선 준비과정에서 당시 대표팀 감독인 레이카르트는 아스날에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던 베르캄프 대신 연일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는 반니스텔루이를 클루이베르트와 함께 주전 투톱으로 기용할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2000년 4월 반니스텔루이는 헤딩 연습을 하던 도중, 무릎을 다쳤고, 그는 곧 콜로라도에서 무릎 수술을 해야했고, 이 두 스타의 만남은 이루어 지지 못한채 반니스텔루이는 유로 2000도 TV로 지켜봐야만 했다.
반면 클루이베르트는 이 대회의 득점왕을 차지, 그의 존재를 전 세계에 과시하면서 네덜란드를 아쉬운 4강으로 이끈다. 하지만 4강에서 탈락한 네덜란드에게 반니스텔루이의 부상은 큰 아쉬움이었고 비운이었다.
그 무렵, 남미의 축구 강대국 아르헨티나에도 '바티스투타-크레스포'라는 환상의 공격라인이 있었으나 비엘사 감독은 이들을 동시 기용한 사례가 한 차례도 없었고 이들 투톱을 활용할 의사가 없어 보였기 때문에 당시의 '반니스텔루이-클루이베르트'는 세계 최강으로 기대되는 투톱이었다.
▲ 세계 최고의 투톱으로 기대되었던 '루드 반니스텔루이'와 '패트릭 클루이베르트'가 함께 출전한 장면들...
어째튼 반니스텔루이는 2001년 3월 근 1년만에 부상에서 돌아왔고, 4월엔 다시 대표팀에도 뽑혀서 유로 2000을 끝으로 은퇴한 베르캄프의 공백을 메꾸며 클루이베르트와 함께 2002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2002 한․일 월드컵의 기대했던 '반니스텔루이-클루이베르트' 투톱라인은 다시 무산되고야 만다. 조별예선에서 포르투갈, 아일랜드와 죽음의 조에 편성되면서 네덜란드의 불운이 시작된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투톱을 갖고 있다는 네덜란드는 예선 마지막 경기인 아일랜드전에서 '클루이베르트-반니스텔루이' 투톱을 기용하고도 득점을 올리지 못한채 패하고 결국 2002 월드컵 본선진출 실패라는 참담한 결과만 남는다.
네덜란드가 2002 월드컵 예선탈락의 원인으로는 드부어와 다비즈의 약물 복용문제와 스탐의 부상 공백, 그리고 유로 2000을 끝으로 대표팀을 은퇴한 베르캄프의 공백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나, 아일랜드전에서 '반 갈'감독의 용병술 또한 예선탈락을 하게 한 가장 큰 요인으로 회자되고 있다.
그 후 유로 2004 예선에서 네덜란드의 지휘봉을 잡은 '아드보카트' 감독은 '반니스텔루이-클루이베르트' 투톱을 스코틀랜드와의 1차전 때 기용했으나 또다시 득점을 하지 못하고 1-0으로 패한다. 이 때부터 클루이베르트와 반니스텔루이는 유로 2000 전의 상황과 정 반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스코틀랜드와의 2차전에서는 '반니스텔루이-클루이베르트' 투톱체제를 버리고 반니스텔루이를 원톱으로 하는 4-2-3-1의 전술로 6-0 대승을 거두며 반니스텔루이는 확고한 자리 매김의 기회를 붙잡았던 것이다.
유로 2004는 반니스텔루이가 승승장구하며 네덜란드를 4강으로 이끈 대회였다. 더구나 반니스텔루이와 클루이베르트 못지않는 '마카이'라는 걸출한 또 하나의 골게터가 존재하므로 클루이베르트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다.
결국 유로 2004 대회에서 클루이베르트는 단 한차례도 그라운드를 밟아보지 못하고 벤치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유로 2000 때 반니스텔루이가 TV로 지켜봐야만 했던 4년전과는 정 반대의 상황이 된 것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반니스텔루이는 결과적으로 클루이베르트를 대표팀에서 밀어내는 역할을 하면서 2006 월드컵 지역 예선을 통과하며 본선무대를 밟는데 성공한다.
그 세월속에서 반니스텔루이도 어언 30세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고, 2006 월드컵 16강에서 만난 포르투갈전 때부터 반페르시, 카이트, 로벤 등의 젊은 선수들에 의해 벤치로 밀려나더니, 마침내 대표팀의 반바스텐 감독으로부터 부름을 받지 못하는 신세에 이른다.
하나의 천하에 주인은 둘이 될 수 없다 했던가? 클루이베르트가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 시대를 풍미했다면 반니스텔루이는 200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네덜란드 간판 공격수로 확실하게 자리 매김 했다고 평할 수 있겠다. 결국 두 선수는 네덜란드 축구사에 있어서 20세기와 21세기 사이 약 10년의 세월을 반분하여 네덜란드 축구대표팀의 골잡이 역할을 한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강할 것 같았던 '반니스텔루이-클루이베르트' 황금투톱은 이렇게 메이저 대회에서 한번도 호흡을 같이 해보지 못한 채 영혼의 투톱으로 사라질 것인가...?
그러나 2006년 현재의 나이 30 이라면 아직 축구선수로서의 끝은 아닐 것이다. 네덜란드가 여전히 딕 카이트, 반페르시, 얀 훈텔라르 등 재능있는 새로운 스트라이커들을 배출하고 있지만 이 두 동갑내기가 호흡을 맞출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해 본다.
참고로 신비스러운 네덜란드 대표팀에는 프랑크 드부어(DF)와 로날드 드부어(MF)라는 70. 5. 15 생의 유명한 쌍둥이 선수가 오랫동안 호흡을 같이 해왔고, 세인들의 관심은 집중되지 않았지만 필립 코쿠(MF)와 에드윈 반데사르(GK)도 70. 10. 29 생의 같은날에 태어난 선수들로서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기나긴 세월 동안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먺었던 백전노장의 베테랑들이다.
98년 월드컵 때 반니스텔루이가 대표팀에 선발되었더라면...유로 2000 때 그가 무릎 부상만 없었더라면...2002 한일 월드컵 때 네덜란드 대표팀이 지역 예선을 통과했더라면... 유로 2004 때 R. 드부어가 대표팀에 계속 선발 되었더라면...만약 그렇게 되었더라면 반니스텔루이와 클루이베르트가 대표팀에서 공존함과 더불어 저 70년생의 레전드들과 함께 세 쌍둥이(?) 그룹이 오렌지 대표팀에서 함께하는 사상 초유의 흥미진진한 상황이 벌어질 뻔했었다.
첫댓글 역시 역사는 하루밤에 이루어 지는 구나 ㅎㅎ
클루이베르트는 정말 아쉬울듯..
반데사르 깔쌈하다 ㅋㅋㅋ
오베르마스 ,다비즈, 드 부어. 베르기, 코쿠, 시도르프, 클루이베르트.. 이때 네덜란드 진짜 최강이었죠
젠덴도잊지안냐?ㅎ
드 부어는 형제라고 해줘요 ㅠ 라이지거,스탐도 있었구 ㅠ
참 볼때마다 신기해...키 몸무게 포지션 생일 플레이스타일까지 똑같다니..
멋진 정보 감사합니다..
영혼의 투톱이라...
네덜란드 진짜 매력적인팀이죠....
레이카르트가 국대감독도했었구나..
저 둘이 만약 잘맞아 떨어졌다면? 그래서 2002년 월드컵에 진출했다면 정말 ㅎㄷㄷ 일듯.. 그떄가 바로 루드 전성기였고.. 아놔; 진짜 안습
반바스텐 하나만으로도 끝아닌가
검은 반바스텐이라....-_-;; 베르캄프가 유로 2000 끝나고 국대 은퇴할 때 '내가 은퇴해도 제2의 반바스텐과 제2의 굴리트가 있으니 무슨 걱정이 있습니까.' 라고 했는데, 그들이 클루이베르트와 반 니스텔루이라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