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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로켓츠와의 2라운드 시리즈 4차전을 패배하고 제가 이곳에 남긴 글입니다.
진짜 글 쓰기 싫었는데 어쩌다보니 또 글을 남기게 되네요. 오늘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팀 전체가 완전히 수렁으로 빠진 날이었고 그렇게 빠지고 있는걸 코비와 필잭슨은 완벽하게 구경만 하고 있었던 광경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코비와 필 잭슨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은 도대체 자신들이 뭘 하고 있는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해메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한 모습을 보고 코비와 잭슨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지밖에 생각나지 않습니다. 4차전에서도 코비를 경기력으로 절대 깔 수 없습니다. 코비는 그냥 '욕먹지 않을'플레이를 했을 뿐이었죠. 챗방에서도 이야기가 나왔는데, 4쿼터 코비의 플 레이는 '난 밥상 차려줬으니 못먹으면 너희 책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자기가 충분히 득점 시도할 만한 상황에서도 완벽한 게임 메이킹을 하는 플랜을 들고 나왔죠. 결국 우리팀 에게 많은 찬스를 만든건 사실이지만, 정신적으로 완전히 무너진 우리팀원들이 그걸 받아먹을 수 있었을 리가 없죠. 그걸 코비가 몰랐을리도 없었을텐데 경기 끝날때까지 계속 그랬다는건 애초에 코비한테 절박함이 없었다는 것 밖에 안됩니다.
필 잭슨 또한 감독으로서의 역할을 단 하나도 제대로 안 했다는 점은 분명 이길 의지가 없었거나, 아니면 대충 하다가 우승 하면 계약 그대로 이행하고, 만약 우승 실패하면 건강 핑계대고 바이아웃해서 계약 끝내고 은퇴하겠다는 것 밖에 설명이 안됩니다. 분위기 완전히 밀리고 있을때 언제나처럼 방관 모드 들어가서 가뜩이나 멍때리는 애들 더 쫄게 만들었구요. 털리는거 뻔히 알면서 브룩스한테 피셔 갖다 붙인거 하며, 라인업에 변화준다고 세운게 월튼을 파워포워드에 두는 스몰라인업... 그냥 할 마음이 없다고 LA Times에 광고를 내는게 차라리 더 떴떳해 보입니다. 가솔은 결국 30득점 9리바운드에 야투 11-17을 기록했는데. 이게 더 속터지는겁니다. 박스 스코어 보신 분들은 팀에서 제 몫을 한 사람은 가솔밖에 없다고 생각하겠죠. 하지만 실상은 가솔이 올린 점수는 대부분 승패와 관계없는 가비지타임에 나온거라는 겁니다. 4쿼터는 온전히 클러치 타임이고 중요한거랍니까? 경기 흐름에 따라 4쿼터가 가장 쓸데 없는 가비지 타임일 수도 있는겁니다. 딱 오늘이 그런 게임이었고, 오늘 가솔 활약은 정말 실망 스러웠습니다. 중요한 시간대에는 완전히 침묵해서 팀의 침몰에 두손 두발 다 거들었고, 경기 다 결정난 4쿼터에 들어와서는 모든 슛을 다 넣기 시작하더군요. 위에서 말씀 드렸듯이 결국 오늘도 가장 좋은 경기력을 가진 사람은 코비 브라이언트였고(그걸 온전히 다 경기에 쏟아부었는지는 일단 여기서는 차지할 문제구요) 나머지는 도저히 우승 컨텐더로서의 자질도, 정신력도 의심스러운 선수들 뿐이었습니다. 이렇다면 05-06 레이커스와 뭐가 다른가요? 팀 원들은 모조리 바뀌었지만 아직도 그 쓰레기 본성은 여전한걸 보니 너무나 신기해서 소름이 다 끼칠 지경입니다. 그리고 역시 챗방에서 몇몇 회원님들과 이야기 할때 나온부분인데, 오덤에 대해서 너무나 후한 평가가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덤은 클러치때 하도 삽질을 많이 해서 그런지, 이제 웬만한 삽질 아니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고 있는데...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습니다. 특히 어그레시브하게 들이대는 그 오펜시브 차징... 오덤 자기 돌파 배리에이션이 많은것도 아니고 맨날 하는건 탑에서 하는 중앙 돌파뿐이죠. 그것도 꼭 클러치 타임만 되면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는데 역시나 우리 레이커스팬들은 부처님들만 모이셨는지 오덤 잡아야 한다고... 차라리 잘 된것 같습니다. 누굴 잡고 누굴 버려야 하는지 명확하게 결론을 내준 것 같아서요. 미드레벨이 싫으면 오덤 자기가 알아서 떠나겠죠. 그 와중에 바이넘, 브라운 같은 어린 선수들은 자기가 뭣 좀 해보겠다고 열심히 뛰어다니더군요. 뭐 결국 오덤-피셔라는 플레잉타임 갉아먹는 베테랑님들 덕분에 중요한 시간대엔 여지없이 벤치에서 수건 두르고 박수만 쳤습니다. 전 바이넘이 정말 안쓰럽습니다. 증명할 기회는 눈곱만큼 줘놓고 한경기 삽들면(거의 시즌의 반을 부상으로, 그것도 팀킬로 날려먹은 선수인데) 안드로메다로 보내고 플레잉 타임 10분도 안주는 감독 밑에서 저러고 있으니.. -_- 몇 경기보고 완전 가비지 선수로 보내려면 애초에 14M짜리 계약은 왜 해준건가요? 여긴 머니파워 이런게 존재하지 않는 곳인가...? 리바운드 신나게 털리고 있는데 코트 위에 있는 선수는 파마-사샤-아리자-월튼-오덤... -_- 더 열받는건 이 시리즈 내줄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깃츠한테 4게임이나 뺏길 것 같지도 않다는겁니다. 차라리 이번 시리즈 여기서 끝! 하고 그냥 2라운드에서 탈락. 혹은 덴버한테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면 미련이라도 없을텐데, 이건 이대로 파이널 올라가서 이런 게임 한게임이라도 나오면 또 작년처럼 2게임쯤 따고 준 우승 하겠죠. 이건 완전히 만년 패배자 인증과 다를 바 없는겁니다. 2년 연속 준우승이라니... 이건 오히려 2년 연속 PO 탈락 이런것보다 훨씬 더 굴욕적인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팀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제 자신이 미친놈 같기도 하고 정신병자라고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끝까지 지켜는 보겠는데... 진짜 이 팀이 우승해버린다면 제가 어떤 마음일지 상상조차 안가네요. |
은근히 레이커스의 지금 상황과 짜증나는 감정이 잘 매치되는 듯 하지 않습니까?
과연 레이커스는 지난 시즌 진흙탕같은 로켓츠와의 시리즈를 승리한 이후 파이널에 진출해 우승을 차지해 극복했던 것 처럼
이번시즌에도 플레이오프의 끝까지 살아남는 last team standing이 될 수 있을까요?
이번엔 말없이 지켜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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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팀은 고생을해야 정신을 차립니다. 우승할진 모르겠지만 정신은차리겠죠이제
저는 그냥 멀리 안보고 앞에 닥친 일만 생각하려구요. 선수들 정신 차리고 5차전 반드시 잡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오늘 경기 보고 느낀게 작년 휴스턴전 이었는데... 전 아직 믿습니다
전 아직도 파이널은 고생하든 어찌됬은 올라가리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크블하고 파이널 붙으면 왠지 질것 같습니다. 올랜도랑 붙으면 비슷비슷할것 같고..
결국엔 파이널에 어찌됐든 오를거라 생각하지만 그 여정의 길이 순탄치만 않군요.
와...정말 여러면에서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었군요//교회에 있다보니 오늘도 라이브로 못챙겼지만 휴..저도 이번시즌은 마음을 좀 멀리 두려고 노력합니다.. 선수들 지금 정신상태 막장이죠..기강이 빠졌습니다.. 이것이 계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겟군요
1라운드에서예상치 못한 고생을 하는 점은 재작년 시즌의 보스턴을 약간 보는듯함도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우승에 정말 목말라 있었기에 결국 우승을 했고요..과연 올해의 엘에이는 어떨지요..(속으로는 항상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홈코트 이점으로 올라가긴 하겠죠...ㅠㅠ
결국 레이커스는 더 악화됐네요... 2라운드에서 삽질하던게 올핸 1라운드로 내려왔고 혹시라도 2라운드에 간다면 더 가관일듯...
오늘이 아마 보스턴하고 파이널때 마지막 경기랑 동급의 굴욕일겁니다. 처음 진출하는 신생팀에 전부 경험없는 꼬꼬마들인데 안드로메다라니...
다른 건 몰라도 코비의 상태가 작년과는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에 올해는 솔직히 장담을 못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