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피라인' 대형택시도 장콜 서비스 제공
비피라인 교통약자 예약 콜 앱 화면
장애인 콜택시(이하 장콜)는 대기시간이 많이 걸려 장애인들이 불편을 겪어 왔다. 차량이 빨리 연결될 경우에는 20분 정도만 대기하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한두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심지어는 서너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차량의 대기시간을 감안하여 미리 예약을 해 두면 하필 업무가 너무 빨리 마무리되어 시간이 낭비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예약 시간까지 업무가 마무리되지 않아 예약한 차를 이용할 수 없는 경우도 생긴다. 병원에 치료를 받을 경우 정확히 마치는 시간을 짐작하기란 쉽지 않고, 기차 여행을 할 경우 역에 도착하는 시간은 알 수 있으나 연착하기도 하고, 도착 시간에 맞춰서 차를 배정받기도 쉽지 않다.
일반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 수동 휠체어를 싣는 것에 대하여 불친절하거나 승차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것에 대하여 기사의 불평이나 거부감으로 인하여 기분을 상하기도 일쑤다. 그래서 장콜을 이용하기도 힘들고, 일반 택시를 이용하기도 어려운 것이 장애인이다.
요금은 더 지불을 하더라도 ‘타다’를 이용하면 기사에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었다. 시간에 맞추어 이동하기도 편리하여 ‘타다’를 이용하는 장애인들도 있었는데, 이제 ‘타다’가 사라지면서 다시 불편한 이동을 걱정하게 되었다. 그나마 수동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다른 교통수단 이용의 선택권이 있었으나, 전동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불편한 장콜 외에는 선택할 수가 없었다.
‘비피라인’이란 앱을 만든 비즈플래닛에서는 대형택시를 회원으로 하여 교통약자 이동 서비스를 한다고 한다. 스타렉스처럼 대형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 휠체어를 싣기도 편리하다는 것과 장애인들이 장콜 이용에 대기시간이 너무 길다는 것에서 착안한 사업이다.
서울시의 경우 택시 요금체계는 너무나 복잡하다. 중형택시, 모범택시와 대형택시, 고급택시, 대형승합차택시 등 4종의 차종이 있다. 다시 요금체계는 9종이 있었는데 ‘타다’가 사라졌으니 8종이 되었다. 2킬로미터 기본요금 3천800원에 132미터 주행 당 100원과 31초당 당 100원이 추가되는 일반중형택시가 있다. 대형택시와 모범택시 요금은 같은데, 3킬로미터에 기본요금 6천500원에 151미터 당 200원과 36초 당 200원이 추가된다. 보통 2배보다 조금 더 비싸다.
고급택시로는 카카오 블랙택시와 우버블랙, 리모블랙, 그리고 ‘타다’가 있었다. 기본거리 없이 기본료 6천원 또는 8천원에 71미터 당 100원, 15초당 100원이 추가되니 모범택시보다 훨씬 비싸다. 가격이 비싸도 서비스가 좋고 친절하여 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도 많았다. 급해서 이용을 하고는 고가의 요금에 후회하기도 했다. 카카오택시를 앱으로 부르면서 조작을 잘못하여 블랙택시를 호출해서 요금을 몇 배 부담한 경우도 있다. 블랙택시는 택시 지붕에 등이 없고 미터기만 있어 얼핏 보면 자가용 같다.
대형택시로 돌봄택시는 모범택시 요금 체계를 따르는데, 예약의 경우 콜비 천원이 아니라 5천원을 부과한다. 카카오벤티는 2킬로미터에 4천원 기본요금에 131미터 당 100원, 40초 당 100원으로 중형택시보다 약간 비싼 요금을 받는다. 대형의 일반택시 요금제라고 쉽게 생각하면 된다. 셔클 마카롱엔택시는 1명은 3만9천원, 2인은 6만9천원, 4인 가족의 경우 13만5천원의 월정액을 받고 근거리 1일 3회 등 이용 제한을 둔 통학이나 출퇴근 등에 이용할 수 있는 택시다. 여성 전용 안심 택시 마카롱택시와는 이름이 유사하나 서비스는 다른 것이다.
이렇게 복잡하고 다양한 택시들의 교통수단 상품들이 있으니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을 대상으로 한 상품도 적극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비피라인’의 경우 장애인이 이용할 경우 요금의 10%를 할인해 주는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방안을 운영회사가 자체적으로 검토 중이다. 저렴하지 않은 요금에 조금의 할인이 도움이 될까 싶지만, 어쩔 수 없이 이 택시를 이용하는 입장에서는 작은 할인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렌트카 회사들이 장애인을 대상으로 택시 영업을 하는 것도 검토 중이며, 심부름이나 돌봄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도 고안 중에 있다. 문제는 장콜이 해결하지 못하는 욕구들을 다양하게 수용할 수 있으나 요금이 장애인에게는 부담스러운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개발한 다음, 교통 약자를 대상으로 이동지원을 한다는 명분으로 택시회사들은 국토부나 지자체에 장애인 콜택시의 기능을 가지면서 오히려 장점들이 있으니 장콜처럼 지원금을 받아 장애인들에게 요금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끈질기게 요구할 것이다.
심지어 리프트 차량을 택시로 운행하면서 장콜과 경쟁을 하기도 하고, 장콜도 민영 서비스에 흡수하자거나, 민간에 위탁 운영하자는 이야기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나 지자체가 이러한 다양한 서비스에 대하여 지원금 요구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아무런 준비도 없는 상태에서 택시업계에서 먼저 장애인 등 교통 약자라는 상품에 대해 시장이나 고객으로 보고 앞서가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비피라인’은 차량이 충분하지 않고 리프트 차량도 없다. 운영상 정상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인가, 사업의 참신성이 비현실적이어서 운영에 어려움이 있어 성장하지 못할 것인가도 시험대에 올라 있다.
‘비피라인’은 앞으로 장애인 편의시설을 안내하는 콘텐츠도 앱에서 지원하도록 개선하고자 한다. 현재는 지하철 도착시간, 위치 안내, 자전거 보관소 안내, 버스 정류장 위치 안내, 기차 시간표 서비스 등 다른 앱에서 개별적으로 서비스 되고 있는 콘텐츠를 통합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교통약자를 위한 정보들이나 서비스를 추가해 나갈 예정이다.
민간에서 아직 요금할인은 되지 않아 고가이지만 서비스 다양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오히려 시장성이 있다고 하여 과거 인식개선이 필요한 것들이 상당히 해소될 가능성과, 지역에서만 서비스되는 장콜과는 달리 전국 통합형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점에서 장콜 운영과 정부의 교통 약자 이송 지원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것이다.
장애인단체 등에서는 콜 서비스를 하는 회사와 업무협약을 하거나, 택시기사들과 연계하여 이러한 교통 약자 서비스 사업에 참여하는 노력도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장애인단체들이 일반 택시의 장애인 이동 서비스 ‘우리고’와 대형 택시의 ‘비피라인'의 등장으로 소비자로서 사업의 교통정리에 할 역할도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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