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성의 치열한 싸움
'황금의 새벽단'이라고 하면 다이온 포춘이라는 여성 마술사도 일찍이 유명하다. 본명은 바이올렛 메아리 파스. 1890년 12월 6일 영국에서 법률가의 아버지에게서 태어났다. 그녀는 불과 4살 때부터 환상을 보기도 하고 타인의 드러나지 않은 감정을 간파할 수 있었따. 그녀는 정신분석학을 배우고 런던의 브랜즈위크 스퀘어의 정신의학 진료소의 강사가 되었다.
전쟁이 일어나자 다이온은 육군에서 식품을 검사하는 연구소에 배속되었다. 세균배양기에서 박테리아가 증식하는 것을 관찰하는 일을 하던중 그녀는 순간적으로 내면적인 영혼에 눈을 뜨게 되었다. 열흘 내내 그녀는 오묘한 어스름의 세계(그녀는 이것을 카발라의 '영계'라고 부른다.)를 떠돌아다녔다.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사건이었다. 그리고 열흘째 되던 날 밤, 그녀는 무서우리만큼 생생한 꿈을 꾸었다. 자신이 수령 예수와 다른 수령들 앞에 서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꿈속에서 그 수령들에게 영계로 들어가도록 허락받았다.
얼마 후 다이온은 프리메이슨의 여성 그룹에 가담하여 오컬트 연구에 참가했다. 그러던 중 오컬트의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이라 불리는 마이어 카티프웹이라는 여성과 친해졌다. 이때 그녀에게서 황금의 새벽단을 소개받았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다이온은 1919년 황금의 새벽단 런던 사원 입회를 허가받아 데오 논 포춘이라는 마술명을 수여받았다. 그리고 나중에 이것을 다이온 포춘이라고 개명했다.
이 지부 우두머리는 모이나 매더스(미나 매더스)로 그 유명한 대마술사 맥그리거 매더스의 미망인이었다. 모이나는 과거 황금의 새벽단에서 유일하게 최고 위계를 인정받았던 대마술사로 남편을 잃고 나서는 황금의 새벽단 분파인 AO(알파와 오메가)파의 상징으로서 활동하고 있었다. 처음에 모이나는 다이온에게 호의적이었으나 두 사람의 관계가 이상해진 것은 1921년경 원래부터 영매능력이 있었던 다이온이 성유계로부터 통신을 받게 되었을 즈음부터였다.
다이온이 성유계 통신을 주체로 하여 마술활동을 행하려고 하자 모이나가 들고 일어나 다른 일파의 형태로 독립하도록 명했기 때문에, 다이온은 이듬해 '신지학협회 그리스도교 신비주의 롯지'라는 조직을 만들어 모이나의 곁을 떠났던 것이다. 두 사람의 사이가 결렬되었던 것은 다이온이 여러 가지 오컬트 기사를 잡지에 발표했기 때문이다. 예컨데 그녀의 저작 <사랑과 결혼의 비교철학>이 발표되자 모이나가 즉각 항의했다. AO의 고등교의를 무단으로 발표한게 괘씸하다는 이유에서 였다. 다른 기사에서 다이온이 "최근 타락한 결사가 위계를 돈과 맞바꾸어 명예 위계랍시고 난발하고 있다."고 발표했을 때 모이나와의 결렬은 결정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사실은 모이나도 위계 판매에 관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어디에서랄 것 없이 검은 고양이가 나타나 다이온의 주변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그녀가 있는 조직본부의 문과 계단에는 검은 고양이가 앉아서 울어댔다. 또 어느날 아침에는 다이온이 2층으로 올라가려고 하자 계단에서 호랑이의 2배는 됨직한 거대한 고양이가 내려왔다. 섬뜩했지만 그녀가 매섭게 쏘아보자 고양이는 이내 모습을 감추었다. 그때 창밖에서 비명소리가 울렸고 집 도처에는 수십 마리의 검은 고양이가 어금니를 드러낸 채 으르렁거렸다. 생각다 못한 다이온은 춘분 때 제자들을 불러 주위를 굳게 지키게 하고 마귀를 쫓는 의식을 치르기로 했다. 제자들이 원형으로 둘러싼 가운데 그녀는 가벼운 트랜스 상태(유체이탈 상태)가 되어 누워 있었다.
오컬트주의자에 따르면 영계에는 정확한 지도가 있고 공유하는 지역도 있어서 그곳에서는 때때로 다른 인간과 마주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다이온은 그 내부 공간에 들어가자 곧바로 모이나가 그녀의 길을 막고 서 있음을 알아챘다. 모이나는 화려한 위계용 법의를 입고 길을 가로막고 서서 "성유계의 길을 지나는 것을 금하노라."고 말했따. 싸움이 시작되어 공중으로 날아간 다이온은 아득히 높은 곳에서 굴러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그녀는 본래의 몸으로 돌아와 있었다.
한 정신과 의사의 불길한 예감
그러나 앞으로 마술사를 계속하고 싶다면 어떻게든 싸움을 계속하여 모이나를 이기는 수밖에 없었다. 다이온은 제자들에게 다시 한 번 원을 만들도록 명하고 숨어 있던 수령들을 불러낸 다음, 다시 트랜스 상태에 들어갔다. 이번 싸움에서 다이온은 모이나를 꼼짝 못하게 할 비밀 수령을 결투의 장으로 끌어내는데 성공하여 그 수령의 손에 심판을 맡긴다는 전술을 취했다. 그녀의 전술은 성공했고 그 후 모이나의 공격은 중단되었다.
그러나 모이나도 쉽게 물러서지는 않았다. 다이온의 제자 네타 포나리오까지 피해를 입었다. 네타는 당시 영혼의 여행을 실천하기 위해 서스코틀랜드의 아이오나 섬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네타는 공포를 체험하게 된다. 그녀의 은 악세사리가 모두 새까맣게 변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다음날 네타의 사체가 몇 킬로미터 떨어진 장소에서 발견되었다. 발바닥은 날카로운 바위 위를 달리기라도 한 듯 갈가리 찢겨져 있었다. 사인은 심장 발작으로 판명되었으나 다이온은 모이나의 소행이라고 확신했다.
그 후 다이온은 1924년 '내부의 빛, 벗의 모임'을 설립했다. 1927년에는 웨일즈 출신의 잘생긴 두 살 연하의 의사와 결혼했으며, 1930년에는 글라스톤베리의 정원에서 '마술학교'를 경영하며 런던의 퀴즈바라 테라스 3번지에서 강의도 했다. 이어지는 12년간 다이온은 무언가에 홀린 듯 잇달아 소설을 써냈다. <날개 달린 소> <산양 발의 신> <달의 마술> 등 모두가 마술을 테마로 한 수준 높은 소설이라는 칭송을 받았다.
그러나 1938년 내란으로 동요하는 바르셀로나에서 다이온의 남편이 젊은 여성과 사랑에 빠져 그녀는 이혼을 한다. 전운이 유럽 전역에 깔리자 미래를 기대했던 제자 찰스 세이모아가 그녀의 곁을 떠났다. 다이온은 히틀러 측극의 흑마술사가 자신에게 마술의 저주를 걸고 있다고 믿었다. 건강도 나빠ㅕ 1945년 다이온은 마슈즈 부인이라는 이름으로 정신과의사 벤디트 박사에게 진찰을 청했다. "나의 인생에 위기가 닥칠 것 같아요. 부디 분석을 해주세요." 벤디트 박사는 환자의 날카로운 지성에 마음이 끌렸다. 어느날 카발라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을 때 박사는 자신이 읽었던 카발라에 관한 책은 다이온 포춘의 <신비적인 카발라>뿐이라고 말했다. <신비적인 카발라>는 의식마술의 가장 중요한 문헌으로서 세계적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는 책이었다.
그날 진찰을 끝내고 대합실을 지나가는 다이온을 보고 벤디트 박사의 부인이 "저 여성은 누구"냐고 남편에게 물었다. 왜 그런 것을 묻느냐는 남편의 물음에 부인인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방금 전 불에 타는 듯한 느낌이었는걸요." 크리스마스날 다이온은 다음 진찰을 예약했지만 벤디트 박사는 이 환자가 다시 모습을 보이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라 예감했다. 이듬해 박사가 다이온의 수표를 은행에 보내자, '발행인 사망'이라는 스템프가 찍혀 돌아왔다. 급성 백혈병이었다. 향년 55세였다.
세계를 움직이는 어둠의 권력 비밀결사 p144
[출처] 다이온 포춘 VS 흑묘의 마녀 미나 매더스 마법전투|작성자 알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