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나눔은 언제나 뿌듯해!
2022년 7월 18일 월요일
음력 壬寅年 유월 스무날
요즘은 장마철이라서 그렇겠지만 날씨가 하루에도
여러가지의 형태로 변화무쌍하게 바뀐다. 아침에는
안개가 자욱하고 마치 찬바람 난 것 처럼 서늘하다.
한낮에는 어디에나 다 그렇듯이 꽤 무덥고 후덥지근
하다. 그러나 산골의 저녁은 여느 고장과는 다르다.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한낮의 무더위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시원하게
공기가 확 바뀐다. 열대야라는 말은 이 산골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문제는 장맛비인데 하루에도
서너번씩 느닷없이 쏟아지는 소낙비가 겁날 정도로
거세게 쏟아지면 밭에서 일하다가 후다닥 뛰어온다.
그리고는 이내 또 멈추기를 반복하다보니 제대로 된
일을 할 수가 없다. 장마철이라서 그럴 수밖에 없다.
그래도 가뭄보다는 훨씬 낫다는 생각을 하며 장마가
지나가기를 바라곤 한다. 뒤를 이어 본격적인 여름,
폭염이 다가오기는 하겠지만...
7월초부터 보건진료소장님 추천으로 아내와 함께
시작한 '강원 헬스 Up 건강관리서비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매일 혈압체크, 걷기운동, 식단관리 등을
하고 있다. 아내는 오래전부터 걷기운동을 생활화
하였으나 촌부는 일하는 것과 산에 다니는 것으로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따로 운동을 하지는 않았다.
일과 운동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모르고 혼자 판단
했던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이른 아침이면 아내와
함께 걷기운동을 하고 있다. 매일 거의 1시간 정도
단지를 걷다보면 7,000보쯤 된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 걸음수가 7,000보이다. 그 외에 일을 하거나
일상생활을 하다보면 추가로 3,000보쯤 걷게 되어
하루에 평균 9천보에서 만보 가까이는 걷고 있다.
산중턱의 우리 단지는 걷기운동을 하기에는 최적의
조건과 환경이다. 꽃길도 걷고, 밭길도 걷고, 나무
사이도 걷고, 평지는 물론이고 경사로를 걸을 수가
있으니 이보다도 더 좋은 여건이 어디 있을까 싶다.
앞으로는 12주간의 프로젝트가 끝나더라도 우리의
건강을 위해 지금 하고 있는 그대로 계속 이어가며
운동의 습관화, 생활화를 해볼 생각이다.
어제는 아침나절 상추를 바나나 박스로 두 박스를
뜯었다. 장마철이지만 우리 상추는 아직 건재하다.
그러나 일부는 쫑대가 올라와 끝물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짓무르는 잎파리가 생기기 시작하여 머잖아
밭정리를 해야 할 것 같다. 더 짓무르기 전에 한번
더 나눔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아내의 의견대로
하기로 했다. 상추는 잎파리를 한 잎 한 잎 일일이
뜯어야 하기에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두 박스를
뜯는데 거의 한 시간이 더 걸렸다. 설상가상 간밤에
내린 비로 축축하게 물기에 젖어 일이 훨씬 더뎠다.
마침 장날이라 장에 나가면서 갖다드렸더니 모두들
너무 좋아했다. 장마철에 상추를 비롯한 채소값이
장난 아닌데 벌써 세 번씩이나 챙겨줘서 고맙다며
인사를 하고 또 했다. 자그마한 나눔이지만 아내도,
촌부도 뿌듯하고 흐뭇한 마음이며 즐거움이었다.
장을 보고오며 종묘상에서 대파 모종을 한판 샀다.
봄에 심은 대파가 자꾸 중간중간 죽는 원인을 잘
모르겠다. 지난 가뭄에 일부가 녹아버려서 땜빵을
했는데 이번에는 또 장맛비에 녹아 죽은 것 같다.
제대로 자란 녀석들은 꽤 큰데 지금 모종을 심어도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덜 자라면 덜 자란대로
가을에 수확할 생각으로 심었다. 잘 자라 주겠지?
장맛비가 오락가락 하는 사이 간만에 이 일 저 일을
꽤 했다. 아내가 여기저기 흩어져 자라는 아욱잎을
뜯어오라고 했다. 뜯다보니 들깻잎도 뜯어야겠구나
싶었다. 그냥 두면 뻣세지기만 하고 나중에는 그냥
진잎이 되어 못쓰게 된다. 우리는 들깨 수확을 하는
것이 아니고 들깻잎을 먹을 생각으로 심은 것이다.
이렇게 뜯어온 들깻잎은 장아찌를 담가두고 먹는다.
벌써 이 정도이면 앞으로 수확을 하는 것과 합쳐서
꽤 많은 양의 장아찌를 담그게 될 것이고 나눔까지
하게 될 것 같다. "나눔은 언제나 뿌듯해!"라고 하는
아내의 미소 섞인 말과 모습이 너무나 좋다.
첫댓글 와~~풍성해요.
서울에서 상추를 본 지가 오래됐답니다.
이제는 녹아내려서 상추가 아니라 배추를 갖고
삼겹살을 먹기도 한답니다. 풍성한 야채를 보니
평창으로 날아라고 싶은 마음이 물씬 묻어납니다.
장마철에는 노지에서 자라는 상추는 흔하지 않지요. 저희집은 해마다 거의 7월말까지 상추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웃에 있는 많은 분들과 나눔을 하곤 합니다.
참 잘 키우셨네요
나눔을 할 수 있음이
참으로 감사 한 일이지요
나름의 방법으로 정성을 다하다보니 보답을 하는군요. 별 것은 아니지만 나눔을 할 수가 있음이라 뿌듯합니다. 감사합니다.^^
지기친구야 나도 꼭 가보고싶다
박대표님과 언제 한번 오십시오.^^
@산골촌부 뽀식이 아유 감사합니다. 꼭 갈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