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곳에 구청이 새청사를 완공하고
개청식 공연을 한다기에 라이브가 듣고 싶어 어젠
봄바람을 맞으며 발걸음을 옮겼었다.
아직 시간이 남아 빈 자리는 있었지만 의자에 앉고 싶지는 않았다.
사회는 김병찬이 보았고.
초대가수는 자두.박강성.김상배.서주경.전미경.그리고 방송을 끝내자 마자
달려온 조항조였다.
아마 박강성이 나오지 않았다면 나는 그곳에 가지 않았을 것이다.
열성팬은 아니었지만 그에 노래는 마음을 꽤나 편안하게 해주었었기에
차례를 기다리며 서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나와서 부른 첫곡은 장난감 병정.
사실 실제로 듣는 것은 처음이었다.
한사람의 관객이 되어 그의 노래를 음미했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
앉아 있는 대부분의 관객들은 그의 노래를 이해하기엔 너무나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았다.
자두를 빼고는 거의 트롯가수였기에 내가 기대했던 환호성은
나오지 않았다.
가수는 급히 레파토리를 바꾸었다.
빠른 노래를 선택하여 공연 자체에 흥를 돋구게 했다.
가수라는 사람이 자신을 초대한 공연장에 나와서 자신의 노래를 부를 수 없음에도
앉아 있는 관객을 위해 흥을 이끌어 낸다는 것.......
그래.그게 보통사람이 아닌 바로 가수가 아닐까 생각했다.
노래만 잘한다고 어찌 가수일 수 있으랴.
사람들은 말한다.박강성이라는 가수를 실제로 봤는데 너무 키가 작아 실망했다고
그런 말을 들으면 느껴지는 생각이란 과연 저런 마음의 관객을 위해
노래하는 가수가 있다면 가수할 맛 나지 않을 것 같다.
때론 주인공이 아닌 관객이 되어야 할 때가 있다.
그런데 분명한 건 그때의 관객인 나는 관객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주인공보다 못나서가 아니라 주인공만이 가진 그 카리스마를
내 자신이 감히 따라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나 꿈을 꾼다.
관객이 아닌 주인공이 될 날을 말이다.
불꽃놀이를 끝으로 공연의 막은 내렸지만 그의 쇼맨쉽으로 인해
또 한번 아직 내가 관객이어야 함을 알았다.............호수는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