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서울연극제 드림플레이 테제21 사예신 리서우청 야오밍더 작 장희재 번역 김재엽 연출의 만약 내가 진짜라면
공연명 만약 내가 진짜라면
공연단테 드림플레이 테제21
작가 사예신, 리서우청, 야오밍더
공연기간 2010년 5월 19일~29일
공연장소 한양레퍼토리 씨어터
관람일시 5월 24일 오후 3시
한양레퍼토리 씨어터에서 2020 서울연극제 드림플레이 테제21 사예신, 리서우청, 야오밍더 작, 장희재 번역, 김재엽 연출의 <만약 내가 진짜라면>을 관극했다.
사예신(沙葉新, 1939~2018) 화둥 사범대학 출신이다. <만약 내가 진짜라면>의 원작인 「사기꾼(騙子)」은 1979년 8월에 공산당 내부에서 공연되어 인기를 끌었던 화극(話劇)이다. 「사기꾼」은 당시 상하이사회를 발칵 뒤집은 신분을 속여 고위 간부들을 농락했던 ‘장취안룽(張泉龍)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것이다. 시나리오를 집필했던 사예신은 <만약 내가 진짜라면>라는 제목으로 바꾸어 상하이희극(上海戲劇)(1979)잡지에 발표했다. 사예신은 블랙코미디 방식으로 기존의 ‘외침과 방황’이라든가 ‘눈물이 앞을 가린다’라는 식의 감상적 공식과는 다른 방향을 추구했다. 그가 부각시키려 한 것은 냉소적인 웃음소리였다. 그는 인간 이면에 감추어진 인간들의 추악한 욕망, 사회의 불안정과 모순을 해학과 풍자로 승화시켰다. 사예신은 과장적인 인물, 잔인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행동, 애매모호한 웃음 등을 날리며 현실을 반영했다. 둥졘(董健)이 "신시기 초기의 문제극에서 중요한 작품이다.…… 집권당의 권리를 제대로 제약하거나 감독하지 않으면 부패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문제를 최초로 다룬 작품이다.”라고 한 것처럼, 당국의 부정부패를 폭로한 첫 문예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번역을 한 장희재는 한국방송통신대 중문과 교수이며 한중연극교류협회 총무를 담당하고, 중국 현대극을 연구하고 소개하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논문은 박사학위논문 <중국 아방가르드연극의 성격변천 연구> 외에 <가오싱젠 80년대 희곡에 드러난 언어인식 연구>, <남은 자와 떠난 자, 관찰자가 말하는 톈안먼사건의 기억>, <슝포시의 농민연극 실험에 드러난 대화주의 연구> 등이 있고, 역서로는 <워 아이 XXX>, <장 공의 체면>, <만약 내가 진짜라면>, <최후의 만찬> 등이 있다.
김재엽은 1973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대학원 연극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4기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극단 드림플레이 대표를 맡고 있다.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학 시절 연극 동아리 '문우극회', '연극과 인생'에서 활동한 것을 계기로 연극을 시작했다.1998년 <아홉 개의 모래시계>로 한국연극협회 창작극 공모에 당선, 2002년에는 희곡 <페르소나>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하며 극작가로 등단했다. 극단 파크 창단 멤버로 2002년 <체크메이트>를 쓰고 연출해 연출가로도 데뷔했다. 2003년 인디 퍼포머 그룹 '드림플레이 프로젝트'를 창단해 <샹그릴라의 시계공>(2003), <아홉 개의 모래시계>(2003), <웃지 않는 공주를 위하여>(2003) 등을 써서 무대에 올렸다. <아홉 개의 모래시계>는 서울 프린지페스티벌에서 우수작으로 선정되어 넥스트웨이브페스티벌 '아시아 신세기 연극 열전'에 초청되었다. 드림플레이 프로젝트가 2005년 극단 드림플레이로 발전하면서 창단 공연으로 선보인 <유령을 기다리며>는 <햄릿>과 <고도를 기다리며>를 패러디한 상황 희극으로 거창국제연극제 대상과 연출상을 수상했다. 2008년 <누가 대한민국 20대를 구원할 것인가?>로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에서 연출상을, 2011년 <여기, 사람이 있다>로 서울연극제 희곡상을 수상했다.2013년 직접 쓰고 연출한 <알리바이 연대기>로 동아연극상 작품상, 희곡상, 남자연기상을 수상하고 2014 팸스초이스 연극 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이 공연은 한국연극평론가협회가 발표하는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월간 ≪한국연극≫이 선정하는 '올해의 연극 베스트7'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 밖에도 <조선형사 홍윤식>(성기웅 작, 2007), <꿈의 연극>(스트린드베리 작, 2009), <장석조네 사람들>(김소진 장편 연작 소설, 2011) '시간', '죽음', '기다림'에 관한 철학적 우화에 바탕을 둔 재기발랄한 초기 작품에서 동시대 사회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변화를 모색하는 작품으로 관심을 확장해 왔으며 일상과 환상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동시대 현실 인식을 목표로 현재도 새로운 창작극을 활발히 선보이고 있다.
무대는 마름모형의 구멍이 숭숭 뚫린 조형물이 3면벽을 장식하고 정면에 커다란 창문이 있고 그 앞으로 소파와 탁자가 놓였다. 하수 쪽 벽에 낮은 탁자가 있어 전화기와 마오타이 주를 올려놓는 조형물이 있다. 상수 쪽 배경 가까이와 하수 쪽 객석 가까이에 등퇴장 로가 있고, 배경 창밖으로 복도가 있다. 객석 중앙 상수 쪽 계단 벽면에 조명을 비추고 주인공이 전화를 받는 장소로도 사용된다.
무대는 고골리의 검찰관을 공연하는 무대로 사용되고, 극장의 로비, 고위층 인물의 거실 등 여러 용도로 사용된다. 연극은 작가 사예신의 해설로 시작해 공연의 마무리까지 등장한다. 연극은 주인공 리샤오장(李小璋)이 가짜로 고위 간부 아들 행세를 하는 줄도 모르고, 출세와 권력을 위해 남녀 등장인물과 간부들이 리샤오장에게 온갖 아부를 한다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속물적 인물들은 의(衣), 식(食), 주(住), 성(性), 부(富), 명예, 출세 등 세속적인 욕망에 대한 관심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으로 설정된다. 지방 행정기관의 우두머리인 시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은 상징성과 함축성을 지닌 풍자적 인물로 등장한다. 사예신이 간부들을 통해 속물적인 요소를 외면화했다면, 리샤오장을 통해서는 속임수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인간 이면의 진실성 부재와 허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시종일관 희극적으로 연출된다. 특히 남녀 출연진의 놀라운 연기력과 작중인물 성격설정은 관객을 완전히 극 속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한다.
권민영이 관객과 배우, 권윤애가 저우밍화, 백윤철이 사예신과 장위원, 김시유가 리시오장, 김원정이 첸처장, 서정식이 정농장장 공인, 양경현이 관객과 배우, 유종연이 쑨국장, 쥐안쥐안 이다혜, 지 우가 우서기 공안, 이동욱이 관객과 배우, 정유미가 자오단장, 한상완이 관객과 배우로 출연한다. 출연자 전원의 완벽에 가운 연기설정과 감성표현은 관객을 폭소로 이끌고 대단원에서 우레보다 큰 갈채를 이끌어 낸다.
무대디자인 서지영, 조명디자인 최보윤, 의상디자인 오수현, 분장디자인 이지연, 영상디자인 윤민철, 소품디자인 박현이, 조연출 박예슬, 기획 이시은, 오퍼레이터 김예린 현 림, 의상어시스트 박효진, 분장어시스트 백하나 전다희 등 스텝진의 기량도 드러나, 2020 서울연극제 드림플레이 테제21 사예신, 리서우청, 야오밍더 작, 장희재 번역, 김재엽 연출의 <만약 내가 진짜라면>을 서울연극제 뿐 아니라, 2020년 상반기를 장식할 우수 걸작공연으로 탄생시켰다.
5월 24일 박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