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0430 (일) 유동규, 이재명에 “형님 정신병원 넣으라고 시켰잖아요”
“시장님은 왜 형님을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켰습니까. 그런 범죄라든지 그런 걸 밑에 사람들 안 시켰습니까. 다 시키지 않았습니까.”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4월 28일 법정에서 만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나는 정부와 관계가 좋지 않아 (이권 관계 사업을) 숨기는 게 불가능하다. 그래서 숨기는 일은 하지 말라고 했는데, 증인의 불법행위를 내가 용인했을 것으로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이같이 성토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처음으로 변호인을 거치지 않고 유동규 전 본부장을 직접 신문했다.
재판 중반쯤 이재명 대표가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가 이 사업(대장동)에 들어온다는 얘기를 2015년 1월 호주 출장 때 저한테 말씀하셨다는 얘기죠?”라고 질문하자 유동규 전 본부장은 “시장님도 잘 아시지 않느냐. 정진상과 김용이 하는 걸 모르셨나. (최측근인) 정진상은 다 알고 있었다. 같이 술도 먹고 성매매도 하고 그런 거 다 알고 있지 않았나”고 반박했다.
유동규 전 본부장은 또 “용인되는 부분들은 암암리에 다하지 않았느냐. 시청에 시장님 공신들 불법 취업을 하게 시키는 건 중범죄 아닌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 같은 공방에 재판장은 “논점에 벗어나는 질문들이 나왔다”며 두 사람을 진정시켰다. 두 사람이 말을 섞은 것은 2021년 9월 ‘대장동 사건’이 시작된 뒤 처음이다. 지난달 3월 31일 첫 대면에서는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유동규 전 본부장은 지난해 9월 검찰 재수사 이후 입장을 바꿔 이재명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과 증언을 이어왔다.
이재명 대표와 유동규 전 본부장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5회 공판에서 맞붙었다. 이재명 대표는 증인으로 나온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자신의 변호인이 반대신문을 하던 중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되겠느냐”며 끼어들었다. 유동규 전 본부장이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대표에게 직접 보고한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고 변호인이 지적하자, 유동규 전 본부장이 “1공단 공원화 관련으로 시장실에서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어떻게 할지 논의한 것이 기억나지 않느냐”라고 이재명 대표를 언급한 순간이었다.
이재명 대표가 “그림을 그려가며 저한테 설명했다는 얘기냐. 1000억원 만들 수 있으면 1공단을 만들 수 있다고 남욱한테 이야기했다는 것이냐”라고 따져 묻자 유씨는 “네”라고 답했다. 이 상황은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도 등장하는데, 2013년 4월 17일 녹취록에서 남욱씨는 토지수용 문제 등과 관련해 유동규 전 본부장이 “포장해갖고 (이재명) 시장님한테 던져만 주면 된다. 시장님도 나한테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이거는 진짜 너하고 나하고만 알아야 한다. 1000억만 있으면 되잖아. 그러면 해결돼”라고 말했다고 정영학 회계사에게 전했다.
이재명 대표는 “내가 2013년 2월 신년간담회에서 대장동 개발을 하면 3700억원이 남아 2000억원이면 공원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몇 달 뒤 공원 조성에 1000억원밖에 안 든다고 이야기하는 게 논리적으로 말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유동규 전 본부장은 “이상할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때 시장실에서 둘이 앉아서 제가 시장님 말씀을 들었다. 시장님께서도 같이 그림을 그려가며 말씀하시고 대화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가 “내가 그림을 그린 게 없어 보이는데 내가 그린 게 어떤 것이었냐”고 묻자 유동규 전 본부장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가 “그림을 그린 것은 증인이 맞는 것 같다”고 하자 유동규 전 본부장은 “저도 시장님도 (함께) 그렸다”고 재반박했다. 이재명 대표는 고(故) 김문기 전 공사 개발1처장을 성남시장 재직 때 알지 못했다는 취지의 주장도 유씨와의 신문에서 이어갔다.
이재명 대표는 김문기 전 처장이 공사 입사 직후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으로 여러 차례 함께 직보했다고 유씨가 주장한 점에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다며 의문을 표하자, 유동규 전 본부장은 “위례인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처음 가서 시장한테 보고한 것은 맞다”고 약간 물러섰다. 위례 사업 추진 때의 구체적 상황을 물었지만 유동규 전 본부장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하자 이재명 대표는 “명확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얘기해야지. 답답해서 물어본다. 팩트가 잘못됐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웬만하면 얘기 안 하려고 했는데, 많이 힘들죠”라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유동규 전 본부장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회유’돼 입장을 바꿨다는 그간 이재명 대표 측 주장과 맥이 닿는 대목이다. 하지만 유동규 전 본부장은 즉시 “아니오”라고 응수했다. 재판부는 오는 6월 16일 유동규 전 본부장에 대한 이재명 대표 측 반대 신문을 한 차례 더 진행하기로 했다.
"매번 낙선해도 송영길이 격려"… 檢협조자 돌변한 이정근
“나는 로비스트 기질이 있어.” 각종 알선·청탁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2020년 사업가 박모 씨에게 한 말이다. 이정근 전 부총장은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박씨로부터 정부지원금 배정 알선, 공공기관 임직원 승진 알선 등의 명목으로 32차례에 걸쳐 약 10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 법원은 지난 12일 1심에서 이정근 전 부총장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자신을 ‘로비스트’라고 표현했던 이정근 전 부총장은 박씨에게 정·관계 인맥을 과시하며 각종 이권과 인사 청탁의 해결사를 자처했다. 2016년 4월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의 불모지인 서울 서초갑에 전략공천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에 투신한 이정근 전 부총장은 불과 3~4년 만에 민주당의 마당발을 자처하는 로비스트가 됐다. 이정근 전 부총장이 정치권에 입문한 뒤 6년 가까이 휴대전화에 저장한 약 2만7000개의 통화녹음 파일은 노웅래 의원의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CJ그룹 계열사인 한국복합물류 취업청탁 의혹 사건에 이어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사건의 단초가 됐다.
◆ 방송작가 → DJ 연설팀 → 인성교육 사업가로 변신
1962년생인 이정근 전 부총장은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했다. MBC PD수첩 취재리서처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정근 전 부총장은 KBS 환경스페셜, EBS 하나뿐인 지구, KBS라디오 FM매거진 등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작가로 활동했다. 이정근 전 부총장은 작가 시절 민주당 측 인사들과 연을 맺었다고 한다. 1997년 대선 때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 연설팀에 합류하며 정치권에 발을 디디게 된다.
이정근 전 부총장은 2006년 ‘밈코리아’라는 방송영상물 제작업체를 만들면서 사업가로 변신한다. 방송작가 경험을 살려 방송프로그램, 홍보영상물 제작에 나섰고, 2008년부터는 이정근 전 부총장의 남편이자 인성교육 강사로 활동하던 박모 씨와 인성교육을 소재로 강연과 특강, 저술로 사업 확장했다. 이정근 전 부총장은 2012년 남편과 ‘인성공부’라는 책을 출간하는 등 학생·학부모와 기업 등을 대상으로 ‘현대인의 자기성찰과정’ ‘인성교육 명강사 양성과정’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2015년 11월 출간된 ‘인성에서 길을 찾다’에 이정근 전 부총장과 공저자로 참여했던 A씨는 4월 28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함께 인성교육 강의를 듣고 책을 쓸 때만 하더라도 정치권 인맥에 대한 이야기도, 정치에 대한 관심도 이야기한 적이 없어서 출마하리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다”며 “아이디어가 좋아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구성하는 데 주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 2016년 민주당 인재영입… 4차례 서초 공천
인성교육 사업에 매진하던 이정근 전 부총장은 2016년 3월 인재영입 케이스로 민주당에 입당, 험지로 꼽히는 서울 서초갑에 전략공천 됐다. 김성곤 당시 민주당 전략공천위원장은 이정근 전 부총장 공천을 발표하며 “여권의 쟁쟁한 후보와 견줘볼 때 ‘ 신언서판(身言書判)’이 밀리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이정근 전 부총장은 이후 2016~2022년까지 4차례 연속 민주당 공천을 받고 선거에 나섰지만 번번이 낙선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28.48%의 득표율을 기록, 새누리당 이혜훈 후보에 뒤졌다. 2018년 지방선거 때는 서초구청장 후보로 출마해 41.06% 득표율을 얻었지만, 현직 구청장이던 자유한국당 조은희 후보에게 패했다. 이정근 전 부총장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윤희숙 후보와 맞붙어 36.9% 득표율로 낙선했다. 2022년 3월 서울 서초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도 민주당 공천을 받았지만 72.72% 득표율을 기록한 국민의힘 조은희 후보에 크게 밀렸다.
이정근 전 부총장의 선거를 도왔던 서초구의 한 인사는 이정근 전 부총장의 선거 방식에 대해 “유력 정치인과의 인연을 특히나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정근 전 부총장의 선거사무실 외벽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혹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유력 정치인과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있었다. 이정근 전 부총장은 특히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의 친분도 유독 강조했다고 한다. 한 전직 구의원은 “선거 기간이나 지역 행사 때 송영길 전 대표가 자주 찾아와 격려했다”며 “매번 선거에서 떨어지는데 공천을 받는 건 송영길 전 대표나 유력 정치인들과의 인연 덕분이겠거니 생각했다”고 말했다.
매번 낙선했지만 당내에서는 사무부총장을 맡으며 승승장구하던 이정근 전 부총장은 지난해 사업가 박씨와 사이가 틀어지면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르게 됐다. 이정근 전 부총장과 박씨 사이의 채무 관련 민·형사 갈등이 시작됐고, 박씨가 지난해 7월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이정근 전 부총장의 금품수수 의혹 사건이 본격화했다.
◆ 구속 후 변심… 통화 녹음 담긴 USB 확보 협조
이정근 전 부총장은 지난해 9월 구속 전만 하더라도 “채무 관계에 따른 분쟁”이라며 정치적 대가에 대해 선을 그었지만, 구속 후에는 태도를 바꿔 검찰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근 전 부총장 측은 구속 전후로 가까운 정치권 인사들에게 박씨와의 채무관계 해소를 위해 돈을 빌리거나 사건 관련 구명운동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제대로 된 도움도 받지 못하고 혼자 책임을 떠안게 되자, 구속 전 지인에게 맡겨둔 USB와 휴대전화 등의 위치를 검찰에 알리는 등 증거 확보에 협조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기소된 뒤 이정근 전 부총장은 변호인 동행 없이 검찰청을 오가며 검찰의 돈봉투 의혹 수사 진행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근 전 부총장은 최근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신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통화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자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강래구 전 감사는 송영길 전 대표의 당 대표 당선을 위해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 돈봉투를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정근 전 부총장 측은 “현재 휴대전화나 통화 관련 증거는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정근 전 부총장은 검찰의 구형보다 높은 1심 선고와 통화녹음 유출 등의 문제로 변호인 교체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로 출근하고 숲으로 퇴근… 노트북 덮으면 휴가 시작
차가운 커피 두잔을 차에 싣고 서울~양양 고속도로를 통해 도심을 빠져나갔다. 동료와 함께 강원도 고성으로 떠나는 길이었다. 강원도 홍천휴게소에 들러 갓 구운 호두과자 한 봉지를 샀다. 휴갓길 여행자의 해방감을 만끽했다. 이번 휴가의 주목적은 ‘일’이다. 숙소 입구에 표시된 일출 시간에 맞춰 오전 5시40분에 눈을 뜬다. 공용 주방에 가서 커피를 내린다. 커피머신이 웅웅 소리를 내며 뜨거운 커피를 만들었다. 소파 자리에 앉았다.
이내 수평선 위로 해가 떠올랐다. 반쯤 남은 커피를 들고 파티션이 있는 책상으로 옮겨 이메일을 몇개 썼다. 오전 9시에는 폰 부스에 들어가 섭외 연락을 돌리고 필요한 통화를 했다. 연이은 섭외 거절에 머리가 무거워졌을 땐 안마의자에 앉아 마사지를 받았다. 고개를 들어 바다를 보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긴 오전을 지나 점심시간. 추천받은 주변 맛집을 살핀 끝에 고른 메뉴는 가오리찜. 근처 ‘녹원식당’에 들러 대기 번호를 받았다. 기다리는 동안 옆에 있는 ‘북끝서점’에 들러 마음에 드는 책 두권을 샀다. 숙소로 돌아와 빨래를 돌려놓고 파도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40분 동안 낮잠을 잤다.
오후 업무를 마무리하고 저녁에는 근처 횟집에서 자연산 모둠회를 먹었다. 저녁 8시부터 화상회의를 했다. 1시간45분 회의를 마치고 베란다로 나왔다. 냉장고에서 탄산수를 꺼내 마셨다. 긴장했던 마음이 파도 소리에 휩쓸려 시원하게 사라졌다. 뜨거운 물로 씻고 하얀 새 수건으로 몸을 닦았다. 잘 마른 침구에 몸을 묻으니 이른 시간부터 잠이 왔다. 다음날에도 같은 시각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며 어제 산 책을 읽었다. 점심 식사로는 곤드레밥과 톳밥을 시켜 나눠 먹었다. 오후에 동료는 근처 산에 다녀왔고 나는 숙소에서 업무를 마무리했다.
지난 4월 20일부터 4월 23일까지 워크앤스테이 ‘맹그로브 고성’에서 보냈다. 서울에서 떨어진 곳에 나를 밀어넣고 마음 편히 업무 시간을 늘렸다. 밀린 빨래를 해치운 것처럼 개운했다. 같이 간 동료는 평소 도시에서 할 수 없던 휴식을 마음껏 즐겼다. 바닷가를 산책하고 숲을 걸어 올랐다. 대한민국은 업무 강도가 세다. 2016년에 한국인은 평균 2069시간을 일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두번째로 길었다. 법률을 정해놓고 근로시간을 줄이려 애썼지만 2021년에도 우리나라 연평균 노동시간은 1915시간이었다. 멕시코, 코스타리카, 칠레 다음이다. 최근 10년 동안 ‘힐링’, ‘욜로’, ‘소확행’ 등 워라밸을 향한 열망만 있었지 방법은 언급되지 않았다. 강원도 고성에서 지내며 그 힌트를 얻었다. 여기선 노트북을 덮는 순간 휴가가 시작되고 바다를 산책하며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일이 가능하다.
워케이션(workation)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다. 일을 하면서 휴가를 즐기는 근무 형태로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직원들이 시작했다. 그들은 며칠에서 몇달 동안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의 경계선에 있는 시에라네바다산맥에 위치한 대형 담수호이자 인기 휴양지인 타호 호수 근처에서 지냈다. 낮엔 일하고 일과 후엔 스키나 하이킹 같은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겼다. 회사는 숙박·교통 비용을 지원했다. 직원은 연차와 돈을 쓰지 않고 휴가를 보내서 좋고, 회사는 젊은층의 선호를 반영해 업무 능률을 향상시켰다.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 기간 동안 원격근무가 가능함을 경험하면서 근무 형태가 다양해졌다. 워케이션은 웰니스 추세와 결합돼 새로운 관광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맹그로브 고성은 올해 3월24월 공유주거 브랜드 ‘맹그로브’에서 오픈한 ‘워크앤스테이’의 첫번째 지점이다. “10년 전부터 노마드 워커가 늘었는데 숙소 개념은 크게 변하지 않았어요. 여행자가 일할 수 있는 공간은 여전히 부족했죠.” 워크앤스테이 운영팀 박찬빈(33) 팀장이 ‘기획 동기’를 설명했다. 맹그로브 고성은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교암리의 작은 해변을 앞에 둔 4층 건물이다.
1층에 업무 공간, 2~4층에 개인 공간이 마련돼 있고, 공용 공간으로 주방과 세탁실이 있다. “확 트인 자연을 조망할 수 있는 장소를 고민했어요. 동시에 생활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서울을 기준으로 이동시간이 3시간이 넘지 않는 곳을 찾았죠. 그게 딱 고성이었어요.” 여기선 차가 없이도 얼마든지 걸어서 주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그보다 먼 곳으로 나가는 경우엔 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개장한 지 한달. 반응도 좋다. “텐션이 유지되어 좋대요. 쉼이 필요해 여행지에 왔지만 너무 퍼지고 싶진 않은 거죠. 워케이션은 템포를 적당히 늦춰줘요. 평소처럼 일을 하면서도 바다와 산 같은 자연이 가까워 마음이 편안해져요.”
나와 동료가 나흘 동안 묵은 맹그로브 트윈룸은 1박에 16만원부터이고, 주방까지 갖춘 스위트룸은 19만원부터다. 책상과 냉장고가 없는 4인실 도미토리의 가격은 5만원부터다. 사진작가인 동료 손동주(38)씨는 이번 워케이션 투어를 통해 ‘이완’을 느꼈다고 했다. “맹그로브 고성에서 가장 좋은 점은 채광이었어요. 시간에 따라 빛의 위치와 색이 달라지는 걸 볼 수 있어 좋았어요. 첫날 도착했을 땐 자전거가 있는 입구의 벽이 예뻤고, 아침에는 주방으로 들어오는 빛이 멋졌어요.
제가 일하는 서울 강남구의 스튜디오는 지하라 빛을 볼 일이 워낙에 없거든요. 게다가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그 생김새나 색깔 같은 건 감상할 기회가 없어요.” 그는 집에서 두 아이를 돌보며 소설가로 일하는 친구를 떠올렸다. “가족은 가장 사랑하는 존재지만 그렇기 때문에 지치기도 하잖아요. 워케이션을 오면 주변에 챙기고 신경 써야 할 것들로부터 벗어나 작업에만 몰두할 수 있어요. 집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네요.”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토스)라 불리는 정보통신기술(IT) 기업을 필두로 회사들은 본격적으로 직원들의 워케이션을 지원하고 있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경남도 등과 협업해 남해군에 워케이션 일터(남해군 양아 바다 힐링센터)를 설립했다. 폐교된 분교를 리모델링해 1층에 업무 공간, 2층에는 객실을 갖췄다. 네이버는 강원도 춘천에서 4박5일의 원격근무를 지원하고, 엘지(LG)유플러스와 롯데멤버스는 각각 경기도 광주의 리조트, 제주도 롯데호텔을 직원들에게 워케이션 용도로 제공한다. 숙박 예약 플랫폼 ‘야놀자’는 지난해 강원도 평창군을 시작으로 강원도 동해시와 전남 여수시에서도 워케이션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 “치앙마이에서 한달… 매일 수영”
여행 상품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마이리얼트립’은 아예 1년 내내 워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했다. 마이리얼트립 사업개발팀의 정지민(33) 매니저는 지난달 타이 치앙마이로 한달 동안 워케이션을 다녀왔다. “가기 전엔 워크면 워크고 베케이션이면 베케이션이지, 워케이션은 별로 좋은 조합 같지 않았어요. 휴양지에서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죠.
남편과 치앙마이의 숙소를 구경하다가 멋진 수영장을 보고 충동적으로 예약했는데 그게 취소가 되지 않았어요. 이 김에 워케이션 체험이나 해보자 싶었어요.” 휴가와 업무가 효과적으로 양립했을까? “아무래도 집에서 업무를 할 때보다는 효율이 떨어져요. 여행지에 온 순간 일을 독보적 우선순위에 둘 수 없게 되니까요.” 그래도 정지민 매니저는 일과 삶이 분리할 수 없는 한쌍이란 걸 깨달았다고 했다.
“치앙마이에서 난생처음 매일 수영하는 삶을 살아봤어요. 숙소에 수영장이 있으니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도 점심마다 헤엄칠 수 있었던 거죠. 퇴근 후에는 동네를 둘러보고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하고 술을 마시며 긴장을 풀기도 했어요. 세어보니 30일 중 28일은 술을 마셨더라고요. 워케이션엔 긴장과 이완이 함께 있어 즐거웠어요. 일이 있을 때 여행이 더 좋을 수 있단 걸 깨달았어요. 둘은 아무래도 서로를 단단히 지지하는 관계 같아요.” 그에게 다음 워케이션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내년쯤 호주 케언스나 인도네시아 발리를 생각하고 있어요. 한국과 시차가 맞고 인터넷이 잘되고 물가가 저렴하면서 여행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곳을 기준으로 골랐어요.”
워케이션은 지방 소규모 도시의 유입 인구를 늘리기 위한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2021 워케이션 포럼’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국내 워케이션의 파급 효과는 직접 지출액 3500억원, 고용 창출 효과 2만7천명, 생산 유발 4조5천억원으로 추산됐다. 지방에서 인구 1명이 감소하면 이를 대체하기 위해선 1년 동안 숙박 여행객 18명과 당일 여행객 55명이 필요하다. 워케이션으로 장기체류 관광객을 유치하면 지방의 인구 감소를 보완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도 워케이션 상품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강원도관광재단은 지난해 6월과 10월, 영월·양양·태백·삼척에서 1천여명이 참여한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옥 숙박시설에서 일을 하며 농어촌 체험을 할 수 있는 직장인 체류형 관광프로그램 ‘오롯이 하동’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에서도 거점센터와 여행 플랫폼, 숙박시설을 결합한 ‘부산형 워케이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갖가지 형태의 워케이션 공간이 늘고 있다. 어느 지역, 어떤 환경에서 일과 휴식을 병행할지 선택지도 넓어졌다는 뜻이다. 전국의 워케이션 공간을 정리했다.
◆ 강릉 ‘일로오션’
로컬 스타트업 ‘더웨이브컴퍼니’와 공유 사무실 ‘파도살롱’이 함께한다. 자연 속에서 일하며 쉴 수 있도록 해변 사무실과 호텔 숙소를 제공한다. 업무용 사무실로는 강원 강릉시 송정동 아비오호텔 1층 로비에 해변 뷰로 조성된 ‘파도살롱 송정점 오피스’와 강릉 도심의 ‘파도살롱 명주점 오피스’ 두곳이 있고, 숙소는 이 호텔 객실을 사용하면 된다. 숙소 앞 솔숲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일할 수 있도록 파워뱅크(캠핑용 대형 배터리), 포켓 와이파이, 캠핑 책상과 의자·담요 등이 담긴 ‘리모트워크 키트’를 빌려준다.
◆ 공주 ‘로그인 공주’
숙소, 공유 사무실, 마을 웰컴 키트와 네트워킹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충남 공주 원도심에 있는 공유 사무실 ‘업스테어스’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하숙집 형태의 숙소 ‘버드나무빌’에선 교육도시로 유명했던 공주의 하숙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 제주 ‘오피스’(O-PEACE)
자유로운 도시인을 위한 워케이션 공간. 도시에서 번아웃을 경험한 이들이 평화로운 삶을 위해 제주로 이주해 만들었다. 제주 동쪽 마을에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공간을 만들었다. 한달살기 또는 장기 투숙을 하며 일하는 여행자들에게 평화로움과 몰입의 시간을 선물한다. 제주시 조천읍과 대정읍, 두 지점이 있다.
◆ 양양 ‘데스커 워크 온 더 비치’
가구 브랜드 ‘데스커’에서 강원 양양의 휴양지에 마련한 업무 공간. 일룸의 가구로 구성된 숙소와 데스커의 베스트셀러인 모션데스크가 놓인 코워킹 스페이스가 특징이다. 요일별로 커뮤니티 라운지에서 커피 브루잉, 조향, 수제 맥주 제조, 요가 같은 원데이 클래스가 무료로 진행된다. 양양의 서프스쿨과 제휴를 맺어 서핑 강습과 렌털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데스커 멤버십 회원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2022년 기준 77개 기업에서 559명이 참여했다.
◆ 곡성 ‘러스틱 타운’
전남 곡성군 심청 한옥마을의 팜앤디 협동조합에서 진행한다. 한옥의 숙소에서 머무르며 자연이 눈에 들어오는 사무실에서 일한다. 일과를 마친 뒤에는 전통주 클래스와 야생차 체험 등 이 지역의 문화와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5인 이상의 기업 고객만 예약할 수 있다.
근로자의 날, '빨간 날' 아닌데… "쉬는 거 맞나요?"
직원이 10명 안팎인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직장인 A씨는 오는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앞두고 그날이 쉬는 날인지 아닌지 헷갈린다. 작년에는 근로자의 날이 일요일이어서 그럴 일이 없었는데, 올해는 월요일인 데다 달력을 보니 '빨간 날' 표시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지인들은 대부분 이날 쉰다고 하는데, A씨 회사의 대표는 아직 이에 대한 언급이 없어 답답함과 궁금증은 커져만 간다. 빨간 날은 아니지만 근로자의 날도 쉬는 날이 맞는 걸까.
설·추석, 어린이날 등과 달리 근로자의 날은 달력상의 빨간 날로 표시가 안 돼 있으면서 이날이 쉬는 날이 맞는지 궁금해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특히 2021년에는 근로자의 날이 토요일, 지난해에는 일요일이었던 만큼 평일인 올해는 예년보다 혼선도 많은 모습이다. 우선 근로자의 날의 의미부터 살펴보자. 근로자의 날은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연대의식을 다지기 위해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기념일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유급휴일'이다.
달력상의 빨간 날로 표시된 관공서의 공휴일인 '법정공휴일'은 아니지만 '법정휴일'로,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는 근로자라면 누구나 이날은 근로 제공의 의무가 없으며 일을 하지 않았더라도 임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즉 월급제 근로자는 쉬더라도 월급의 차감 없이 임금이 온전히 보전되며, 시급제나 일용직의 경우에는 사업주가 하루분 임금을 별도로 지급해야 한다.
근로자의 날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들만 해당되는 만큼 공무원법을 적용받는 공무원이나 교사는 해당되지 않는다. 따라서 법원이나 시·구청 등 관공서나 학교(재량휴업일 제외) 등은 정상 운영된다. 다만 이러한 기관 내에서도 근로자로 분류되는 청소 노동자 등은 유급휴일을 보장받는다. 간혹 헷갈리는 기관도 있는데 병원이나 은행은 직원들이 근로자이기 때문에 휴무다. 그러나 우체국은 근로자와 공무원이 혼재돼 있어 문은 열되, 택배나 등기 등 일부 업무는 제한될 수 있다.
일각에선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근로기준법 적용에서 제외되는 조항이 많아 근로자의 날도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근로자의 날은 회사 규모와 상관 없이 모두 적용돼 유급휴일 보장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근로자의 날에 출근하는 근로자는 적지 않은 모습이다. 유급휴일은 휴무가 원칙이기는 하지만, 근무 시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하면 법 위반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실제로 취업정보 사이트 인크루트가 최근 근로자의 날 근무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직장인 10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3명(30.4%)이 출근한다고 답했다. 55.4%는 '휴무', 14.2%는 '내부에서 확정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근로자의 날에 일한 경우 수당 등은 어떻게 될까. 휴일에 일하는 경우는 기존 임금에 더해 '휴일근로 가산수당'이 적용되는데 1.5배인지, 2.5배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월급제 근로자와 시급제·일급제 근로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시급제·일급제의 경우 휴일근로수당 100%, 가산수당 50%(8시간 이내, 초과분은 100%)에 더해 유급휴일수당 100%가 추가로 지급되기 때문에 2.5배가 적용된다. 하지만 월급제는 유급휴일수당 100%가 월급 삭감 없이 이미 포함돼 있기 때문에 휴일근로수당 100%, 가산수당 50% 등 1.5배만 지급된다. 다만 5인 미만 사업장은 가산수당 없이 휴일근로수당만 받게 된다. 원래 쉬는 날이 월요일인 근로자는 어떨까. 보통 주휴일(유급휴일)이 일요일인 일반 근로자들과 달리 업종에 따라 월요일에 쉬는 근로자의 경우다.
이 때는 안타깝지만 하나의 휴일만 유급으로 인정돼 별도의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근로자의 날에 일하는 대신 다른 날에 쉬는 것은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근로자의 날은 이러한 휴일 대체가 법적으로 금지된다. 근로자의 날은 특별법으로 제정된 만큼 다른 날과 1대 1 성격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근로자의 날에 일한 수당을 지급하는 대신 일한 시간에 1.5배 만큼의 휴가를 주는 '보상 휴가제'는 활용할 수 있다.
4월 끝날에..... 원주 용화산 신록 속으로
1년의 1/3이 지나는 4월 끝날......
고욤나무.......
가시오가피나무
한지공원길 정상 주유소..... 휘발유 1655원 / 경유 1515원
용화산 마루길........
09:05 해발 260m의 용화산 정상에.......
능선 쉼터........
용화산 풍경길.......
더샾 4차.......
중앙공원 1교.......
배부른산 - 감박산 - 봉화산......
당겨 본....... 봉화산
감박산
배부른산
더샾 1차........
한솔.......
명륜 현대 2차.......
단구 1차.......
작약..........
20:00 대박수산에......
12번 광어, 우럭, 도다리...... 49,000원
참돔...... 40,000원
***** THANK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