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추운 데서 자면 입 돌아간다’고 흔히 말한다. 추위로 인해 얼굴 근육이 긴장되고 혈관이 수축하면서 안면 부위 혈액순환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춥지 않은 날에도 면역력이 떨어지는 등 다양한 이유로 안면마비가 생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안면마비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는 골든타임인 발병 후 3일 내에 병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얼굴 운동 주관하는 뇌 일곱번째 신경마비가 원인
안면마비란 뇌의 12개 신경 중 일곱번째 신경이 마비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안면마비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2년 6만6961명이던 안면마비 환자가 2015년 7만1994명으로 늘었다. 안면마비 환자를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으로 남녀 모두 50대(남자 4만354명, 여자 5만7105명)가 가장 많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스트레스 등으로 20~30대의 발병률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구안와사’ 또는 ‘와상풍’이라고 부른다. 뇌의 일곱번째 신경은 안면신경으로 표정이나 눈썹 움직임 등 얼굴 부위의 운동을 주관하는 역할을 한다. 보통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로하는 등 면역력이 떨어지면 안면마비 발생 위험이 커진다. 면역력이 강한 사람은 바이러스나 세균이 체내로 들어와도 이를 물리칠 힘이 있다. 그런데 면역력이 떨어지면 신경에 손상을 입기 쉽다. 체내로 들어온 바이러스나 세균 탓에 뇌에서 얼굴 부위로 신호를 전달하는 체계가 망가지면 얼굴 근육을 움직이지 못해 안면마비가 생긴다. 이외에도 혈관의 압박, 외상으로 인한 손상, 주변 종양의 압박 등도 안면마비의 원인이 된다.
안면마비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2년 6만6961명이던 안면마비 환자가 2015년 7만1994명으로 늘었다. 안면마비 환자를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으로 남녀 모두 50대(남자 4만354명, 여자 5만7105명)가 가장 많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스트레스 등으로 20~30대의 발병률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증상 생긴 후 즉시 병원 찾아야
안면마비 증상은 수시간 또는 수일 내에 한쪽(편측성) 혹은 얼굴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보통 편측성이 흔히 나타나며, 얼굴의 이상감각이나 비뚤어짐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안면마비가 생기면 눈 위쪽 신경에 이상이 생겨 이마 주름을 잡을 수 없고 눈이 감기지 않는다. 또한 마비된 쪽의 입이 늘어지고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을 때 마비된 쪽으로 내용물이 새어나오게 된다. 이와 함께 마비된 쪽에 신경통과 같은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신경 손상이 경미한 안면마비의 경우 60~70%가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보통 증상이 생긴 지 10일 안에 증상이 나아지기 시작하고, 6주 이내에 증상이 완전하게 회복된다. 하지만 초기에 환자가 신경 손상 정도를 임의로 판단하기 어렵다. 또한 초기에 안면신경을 손상시키는 염증 반응이 안면마비 발생 후 3~7일 사이에 급속도록 악화되므로 안면마비 증상이 생기자마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찾고 치료받는 것이 좋다.
안면마비 환자 4명 중 1명 심각한 후유증 겪어
안면마비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안면마비센터 침구과 남상수 교수가 2016년 안면마비로 내원한 환자 465명을 분석한 결과, 안면마비 발생 2주차에 안면근전도 검사를 시행한 환자 중 27.4%가 이미 80% 이상 신경 손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면마비 후유증은 얼굴 비대칭, 안면경련(안검·광대뼈 부위), 연합운동(눈과 입이 같이 움직임), 악어의 눈물(식사 시 눈물 과다)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후유증 증상을 방치할 경우 외관상 불편감을 겪게 되고, 이로 인해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
후유증 예방 위해 발병 후 3주간 집중치료 받아야
안면마비 후유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면마비가 발생한 후 3주간의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부분의 환자는 2~3주간 집중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개선된다. 안면마비 치료는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된다. 가장 기본적인 일반 요법은 안대를 이용해 눈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마비된 근육을 마사지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방에서는 전기자극이나 테이핑, 마사지 등 경락수기 요법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치료를 한다. 안면마비 치료를 위해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스테로이드제나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해 안면의 손상된 신경 부위의 염증 반응과 부종을 감소시킨다.
한방에서는 우선 1주일 정도 고용량 스테로이드와 항바이러스 치료를 한 뒤, 기혈 순환을 돕기 위해 침·뜸·봉독·한약 치료를 하기도 한다. 만일, 안면마비가 급격하게 진행된 경우 안면마비가 발병한 지 7일 이내에 안면 신경감압술을 시행하게 된다. 또한 외상이나 종양수술 등의 후유증으로 안면 신경이 절단돼 마비가 생긴 경우라면 신경을 이어주는 수술을 하게 된다. 이러한 치료와 함께 안면 마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면마비를 유발하고 악화시키는 심한 스트레스를 피하고, 안면이나 머리를 심하게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치료와 함께 안면신경의 회복을 위해 안면재활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다만, 당뇨병 환자, 고령자, 대상포진에 의해 안면마비가 생긴 환자, 초기 신경 손상이 심한 환자는 안면마비 발생 6개월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눈과 입이 같이 움직이는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한방에서는 의료용 실로 근육을 교정하는 매선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얼굴에 생긴 마비, 안면마비일까 뇌졸중일까?
안면마비와 헷갈리기 쉬운 대표적인 질환이 뇌졸중이다. 뇌졸중이란 뇌 혈관이 막히거나 터진 상태로, 통계청이 발표한 ‘연령별 뇌졸중 발병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뇌졸중 환자는 9만4813명이었다. 두 질환 모두 안면에 마비가 생기는 상황에서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안면 마비와 뇌졸중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이마 주름’을 관찰해보라고 말한다. 안면마비가 생기면 이마의 주름을 잡을 수 없지만, 뇌졸중에 의해 얼굴에 마비가 온 경우라면 이마에 주름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눈을 제대로 감았다 뜰 수 있는 경우 ▲눈에 충혈 등 증상이 생기지 않은 경우 ▲얼굴 외에 팔다리도 마비된 경우 ▲감각 이상이나 어지럼증 등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라면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안면마비 후유증을 예방하는 방법
1 -- 신체적 피로 및 스트레스가 누적되지 않도록 한다. 2 -- 찬바람을 피하며, 일교차가 큰 날에는 외출을 삼간다. 3 -- 바이러스 감염을 피하기 위해 외출 후 손을 잘 씻는다. 4 -- 고혈압, 당뇨 등 유발 인자를 잘 조절한다. 5 -- 임산부의 경우 임신 말기나 출산 후 발생할 수 있어 기력 저하를 주의한다. 6 -- 감기 후 악화되거나 재발할 수 있으므로 감기를 유의한다. 7 -- 안면 부위로 혈액 공급을 방해하는 과음, 흡연 등을 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