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은 제가 중학교 3학년 때 겪었던 일입니다.
가족이 다같이 펜션으로 놀러 갔던 적이 있었어요.
펜션에서는 바베큐도 할 수 있고 수영장도 있어서 굉장히 신이 났었습니다. 어느새 밤이 되자 밥을 먹고 방에서 그냥 곯아떨어졌습니다. 잠들기 전에 몸이 좀 무겁더라고요. 저는 그냥 피곤하고 지쳐서 그렇겠지 싶었습니다.
꿈에서 제가 어느 한 버스에 타고 있더라고요. 그 버스에 보면 승차하고 요금을 내는 곳 바로 왼쪽에 첫 번째 자리가 있잖아요? 버스 옆 창문과 앞 창문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자리 말이에요. 제가 그 자리에 타서 어느 마을을 다니고 있더라고요. 버스는 사람이 빽빽하게 타 있었습니다. 저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바라보고만 있었어요. 창문 밖에 풍경과 안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너무 우중충하고 약간 빛이 바랜 사진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버스는 무슨 80년대 버스처럼 낡고 부분 부분이 녹슬어 있었고요. 저는 그냥 그 시대 배경의 꿈을 가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아무 생각이 안 들었어요. 버스는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어디 목적지가 있는 듯 언덕길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언덕 경사가 무슨 45도 되는 듯 엄청 가팔랐어요. 계속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던 버스를 타고 있는데 경사가 심하고 구불거리는 길이라 저는 앉은 상태로 몸이 덜컹덜컹 흔들렸어요. 근데 서 있는 사람들은 본드로 바닥에 딱 붙은 듯 가만히 계시더라고요. 속으로 '와 균형감각 오지네...'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덧 버스가 언덕길을 다 오르고 밖에 풍경은 단층 건물이 있던 마을에서 들판으로 바뀌었어요. 버스는 들판을 가로질러 어느 한곳에 정차했습니다. 사람들이 내리길래 도착했나 보다 싶어 저도 내렸습니다. 내려서 여기가 어디지 하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그냥 초원이었어요. 그런데 초원 가운데 어떤 건물이 있더라고요. 자세히 보니 학교였어요. 엄청 낡고 오래된 하얀 페인트로 칠해진 학교였어요. 저는 어느새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과 학교로 들어가고 있더라고요. 사람들을 따라 학교 안 교실로 들어가 교실 한가운데에 위치한 의자에 앉았습니다. 사람이 칠판을 사용해 무언갈 말 하는데 너무 소곤대고 사람이 하는 말 속도의 5배속으로 말해서 저는 도저히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칠판을 보며 멍을 때리는데 갑자기 '이 ㅅㄲ들 다 귀신이다' 라는 생각이 확 들더라고요. 그 생각을 한순간 갑자기 거기 있던 모든 것들이 다 저를 둘러싸고 둥글게 모여서 제 귀에 대고 속삭였어요.
"아... 좀만 더 있었으면 됐는데"
"조금만 더 하면 내께 됐을 건데"
"너 몸은 내께 됐을 텐데"
"내 거야 내 거라고"
"내 거니까 당장 내 놔!!!!!!!"
라고 소리를 치더라고요. 그 순간 갑자기 눈앞이 까매지고 꿈에서 깼습니다.
.
.
.
그던데 또 꿈이였어요. 제가 이사 가기 전 집으로 와 있었더라고요. 지금은 공사로 허물어졌지만요. 그 집에서 저는 엄마와 아빠와 외출을 했습니다엄마, 아빠가 먼저 집을 나서고 저도 그 뒤따라나섰고요. 공동 현관을 나서자 끼이이이익---- 하는 타이어 마찰음이 들렸고 저는 급히 도로로 뛰쳐나갔어요. 도로 위에는 저희 부모님이 버스에 치여 목이 돌아가고, 팔과 다리가 사방팔방으로 꺾여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 부모님이 저를 향해 입이 찢어질 듯이 깔깔깔 웃으며 "줘 주라고 주라니까? 안 줘? 그거 내 거야. 내 거니까 줘"라고 계속 말하더군요. 버스에는 검을 형체들이 다닥다닥 있었어요. 그 형체들과 눈이 마주치려는 순간 또 눈앞이 까매졌고 2번째 꿈에서 깼습니다.
.
.
.
그리고 또 꿈이였어요.
눈을 뜨니 제가 잠들었던 방이더라고요.
방에 아주 곧게 일자로 누워 있었습니다.
잠들기 전에 몸이 무거웠다고 했잖아요. 제 배 위에 뭐가 있더라고요. 큰 물체가 제 배 위에 올라 타 있었습니다. 몸이 꼼짝도 하지 않아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그 물체는 제 배 위에서 개구리 자세를 하고 저를 빤히 쳐다보고 있더라고요. 그러고나서 갑자기 손을 제 쪽으로 뻗더니 제 정수리부터 이마, 광대, 뺨, 턱까지 쓸어내렸어요. 입맛을 다시면서요. 머리는 물에 젖은 듯한 모습에 피부색은 절대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창백한 피부색이였어요. 제 피부에 닿는 그 물체의 온기가 너무나도 차가웠어고요. 눈을 질끈 감고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려 하니 저는 꿈에서 깼습니다.
그제서야 진짜 꿈에서 깼어요.
꿈에서 깨도 계속 꿈이였더라고요.
시간을 보니 제가 잠들고 나서 10분도 안 지나 있었습니다. 제 몸은 땀으로 흥건하게 젖어 이불까지 축축할 정도였고 잠을 잤지만 너무 피곤하고 기운이 짝 빠져버렸더라고요.
.
.
.
.
.
.
.
그리고 다음 날 저는 익사할 뻔 했습니다.
1m 20cm 밖에 안 되는 풀장에서 놀다가 누가 제 발목을 잡고 물 속으로 끌고 갔어요.
1m 20cm 였지만 제가 빠진 물 속은 10m는 훌쩍 넘는 깊이였어요. 아무리 팔과 다리를 휘저어도 물이였고 숨이 모자르게 되자 아 이제 다 끝났구나 나 여기서 죽는구나 싶던 그때 누가 절 물 속에서 꺼냈습니다. 절 꺼내주신 분은 저희 아버지였어요. 아버지가 저에게 너 죽을려고 환장했냐면서 화를 내시더라고요. 아버지께 들은 이야기는 제가 느꼈던 거와는 달랐어요. 아버지는 의자에 앉아 저와 제 오빠가 물 속에서 노는 걸 지켜보셨는데 제가 갑자기 물 속으로 들어가 쪼그려 앉더래요. 그래서 저희 아버지는 제가 잠수를 한다고 생각하셨대요. 그런데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물 속에서 안 나오니 급하게 절 꺼내신 거라고 합니다.
제가 꾼 꿈과 물 속 일을 들은 어머니는 밤새 절 안고 기도를 하시더라고요. 다행히 그 일이 있던 뒤로는 가위에 눌리지도 꿈도 거의 안 꿉니다.
절 물 속으로 끌고 간 것은 무엇이며 꿈에서 무슨 짓을 하려 했던건지 제가 뜻대로 안 움직이자 저를 죽여서 제 몸을 가지려 했던 건지 왜 그렇게 제 몸을 차지하려 했는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첫댓글 헉 넘 무서워요 맨날하던 목욕 이제 못하겠어요
ㄴ 저도 저 일이 있고 나서 물이 너무 무서워져가지고 바다나 수영장 근처도 안 갔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