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고 마라도나를 다룬 다큐영화, <디에고>입니다.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다큐영화 <에이미>의 감독 아시프 카파디아의 차기작입니다. (혹시 에이미 보신 분들, 이 영화 볼만한가요?)
<디에고>는 마라도나의 일생, 특히 지금도 신화처럼 오르내리고 있는 나폴리 시절의 마라도나를 중심으로,
두번의 월드컵에 걸쳐 지구상 최고의 슈퍼스타이자 나폴리의 반인반신이 되었다가,
이윽고 어느 한 계기를 기점으로 처절하게 몰락하는 과정의 시간들을 중심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마치 이 영화는 마라도나를 두 개의 자아가 있는 것처럼 소개합니다.
바로 지구상 최고의 축구선수 ‘마라도나’와,
그 내면에 숨겨져 있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빈민가 출신의 여리고 약한 소년 ‘디에고’로요.
이 영화가 다루는 인물, 디에고 마라도나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호불호가 참 많이 갈리는 인물이죠.
‘마라도나’가 축구선수로서 쌓은 놀라운 커리어는 신화처럼 느껴지지만,
그 자리에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건 경기장 내외에서의 구설수로 얽힌 배 나온 추한 아저씨가 된 노년의 ‘디에고’만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는 것이 좀 꺼려질 수도 있다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 이 영화를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봤으면 하고 추천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애초에 이 영화는 마라도나를 미화하는 다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디에고>는 ‘마라도나’와 ‘디에고’ 사이를 줄타기하며 한 축구선수가 ‘마라도나’로서 성장해 나폴리의 영웅이 되었다가 ‘디에고’로서 끝없이 추락하는 과정을 매우 처절하게 다뤘습니다.
이 영화는 디에고 마라도나라는 인물에 대해 다각적으로 접근해, 관객들에게 스타덤이 주는 영광과 그 뒤에 숨겨진 불안한 심리적 그림자의 그 어딘가를 아프게 비췄습니다.
그렇기에 관객들은 영화를 보는 동안 디에고 마라도나의 온갖 추문에 혀를 차게 하다가도 어느 순간, 심정적으로 감정이입을 하게 됩니다. 마치 안티 히어로 영화처럼요.
마라도나를 좋아하지 않는 축구팬이라도 이 영화가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드는 두번째 이유는,
‘나폴리’라는 도시와 마라도나의 연관성도 이 영화는 놓치지 않고 주목했기 때문입니다.
나폴리라는 도시가 이탈리아에서 어떠한 위치에 있는 도시인지,
왜 그 도시에 누군가는 단지 ‘공놀이’라고 부르는 그것만으로 모든 시민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고 도시의 문화, 사회, 심지어 종교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런 업적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나폴리라는 도시에 스스로 발이 묶여 몰락할 수 밖에 없었는지,
이 영화는 전적으로 디에고 마라도나의 시야만을 따라가면서도 절대 ‘축구’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도외시하지 않았습니다.
위의 사진은 제가 영화 보다가 빵터진 장면의 일부분을 캡쳐한 겁니다. 뜻은 너무 스포니까 알려드릴 수 없고, 그저 나폴리 사람들이 얼마나 축구를 좋아하는 지 알 수 있는 한 장면이랄까요.
영화적으로의 단점이 있다면, 굳이 이 영화는 넓은 스크린으로 볼 필요가 없는 영화입니다.
왜냐면 마라도나가 나폴리에 있던 시절이 80년대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영상이 위의 사진 정도의 화질이거든요.
또한 카메라 동선이 마치 마라도나의 인생처럼 꽤나 정신없기 때문에 약간은 보는 데 어지러울 수 있는 영화입니다.
몰론 그건 시대적인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이걸 제외하면 이 다큐 영화는 굉장히 볼만한, 잘 만든 영화라 생각이 듭니다.
완벽하지 못한 인생이었기에, 디에고 마라도나의 인생을 바라보며 나의 인생도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 <디에고>입니다.
마지막으로 영화평론가들의 평점 보시고 이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첫댓글 디에고
예고편만 보면 보헤미안 랩소디같은 느낌
다큐 영화라서 그런 느낌과는 조금 다르지만ㅋㅋㅋ어떤 인상을 받으셨는지는 잘 알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