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자개밥상에서 로스구이를...
안락동 부라보식당
추억의 자개밥상
예전에 집집마다 한 두개씩은 있었던 상이지요~
다리를 구부려서 장농 틈이나 벽에 기대어 놓았다가
식사 때마다 펼쳐서 식사를 하곤 했어요.
그 때 그 시절의 자개상으로 고깃집을 운영하는 음식점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휴일 아이들이랑 가보기로 했습니다.
지독한 감기 때문에 낮잠을 자다가
오후 늦게 일어났어요.
큰 녀석~
지난 여름에 운전교습을 시킨 이래 지금은
자유롭게 차를 몰고 다니는 걸 보니 초보 딱지는 뗀 듯한데
손세차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았네요.
원래 차는 직접 깨끗하게 관리하고 아끼는 사람이
사고도 덜 낸다니까요~
동네 셀프세차장에서 구석구석 묵은 때까지
깔끔하게 세차한 후
안락동에 위치해 있는 부라보식당으로 출발했습니다.
부라보식당이라~
좀 촌스럽게 느껴지면서도 왠지 정이 갑니다.
이름을 참 재미있게 지었네요.
위치는~
안락동 온천천 도로변에 있습니다.
서울의 청계천 저리가라할 정도로 온천천 너무 잘 해놨어요.
요즈음 온천천을 찾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주변에
분위기 있는 까페나 음식점이 제법 생겨났네요~
주차는~
식당 바로 옆에 주차장이 있긴 있는데 좀 협소합니다.
도로변에 주차해도 무방할 듯 보입니다.
음식점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순간 느낌이 70년대 영화에서나 볼 법한 분위기~
빨간 카페트 위에 자개상이 군데군데 있는 게
음식점이라기 보다는 시골 부잣집에서 동네 사람들 불러
잔치하려는 분위기입니다.
모든 인테리어도 복고풍~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한 느낌이 듭니다.
완전 오픈된 가정식 주방입니다.
집에서 엄마가 요리하는 거 보고 있으면
맛있는 거 먹는다는 생각에 얼마나 좋아라 합니까~
딱~ 그런 느낌입니다.
벽에는 예전처럼 선반을 만들어
옛 추억을 상기시킬 수 있는 소품들을 올려놨어요.
그 때 그 시절~
집에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집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 선반 위에는 라디오가 올려져 있었습니다.
공간활용도 잘 해 놓았어요~
고풍스러운 소품으로 멋을 냈고
곳곳에 담근주를 두어 볼거리도 제공합니다.
술이 맛있게 익을 때쯤
다시 찾으면 얻어 먹을 수 있겠지요~
차림표입니다.
돼지로스구이가 주종목입니다.
자리에 앉아 목살로스구이 2인분과
삼겹로스구이 2인분을 주문했습니다.
옛 기억도 상기시킬 겸 자개상을 둘러봅니다.
나비랑 꽃으로 수를 놓은 원형 자개상~
밥 차려먹기에 아까울 정도로 자태가 아름답습니다.
이쁜 공주님 공부하는 책상으로 어울릴 듯합니다.
사각형 자개상도 나름 멋이 느껴집니다.
예전 자개상은 밥상으로만 사용하지 않았어요.
책상으로도 사용하고
뜨개질이나 바느질할 때도 사용하고
간식 먹을 때 등 다용한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이왕이면 예쁜 꽃이랑 나비가 있는
자개상에 앉으려고 했는데
벌써 예약이 되어 있다고 하네요.
할 수 없잖아요.
아이들이 시골 할머니집에 온 것 같다며 좋아합니다.
금새 곁음식이 차려집니다.
콩나물, 배추김치, 무채김치, 양념게장, 갓김치
고기 먹을 때 궁합이 맞는 부요리 위주로 세팅이 되었어요.
콩나물이랑 김치는 고기 구울 때
고기랑 같이 익혀 먹어도 좋아요.
파무침이 좀 특이합니다.
파채 전용 채칼로 썰은 게 아니라 직접 칼로
썰은 듯 보입니다.
바로 즉석에서 버물여 나옵니다.
고기 먹을 때 파무침 엄청 중요하잖아요.
어머님 손맛이 느껴집니다.
양념게장은~
조금 단맛이 있어서 그런지 아이들이
계속해서 먹습니다.
너무 많이 먹어 탈이 날까 걱정이 되었어요.
왠 빨간 나이롱 바구니~
"아이쿠~" 잊고 있었네요.
지금 이곳은 70년대의 concept 인데 당연 나이롱 바구니죠~
그 때 그 시절 나이롱 바구니 완전 부라보! 였지요.
처음에는 야채를 적당량을 주는데
다 먹을 만하면 퍼뜩 채워줍니다.
서비스도 부라보~
소스류는 네 가지~
쌈장, 설탕, 순태젓갈, 참기름장
설탕은 절편 찍어 먹으라고 나온 거랍니다.
처음에는 모르고 고기 찍어 먹다가
화들짝 놀랐어요.
목살로스구이 2인분입니다.
1인분 (140g) 8,000원
얼핏 보기에 쇠고기 같습니다.
비주얼만 봐도 먹음직스럽지요.
특이한 건 절편이 같이 나온다는 겁니다.
예전 추억의 떡은
절편보다는 가래떡을 많이 구워 먹었는데요.
가래떡은 쉽게 익지 않아 절편으로 대체한 듯합니다.
목살로스구이~
추억의 로스구이판에 올립니다.
돼지목살이 얇게 되어 있어 올리자마자
맛있는 소리를 내며 금새 익습니다.
우선 잘 익은 목살로스구이 한점~
맛을 봅니다.
고소한 참기름 향과 함께 입안으로 쏙~
잠시 오물오물하자 금새 입안에서 사라집니다.
살살 녹는다는 말을 이럴 때 쓰는 게 아닐까요.
접시에 나올 때는 양이 제법 많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로스구이판에 익히면 후다닥~ 냠냠~
금새 동이납니다.
다음은~
삼겹로스구이 2인분
1인분 (140g) 8,000원
색이 너무 이쁘지 않나요~
삼겹로스구이도 바로 불판 위로 올립니다.
삼겹살은 목살과 달리 기름이 많이 나오지만
금새 불판을 타고 내려가 받쳐놓은 컵으로 쏙~쏙~쏙~
마치 대패삼겹살 굽는 느낌입니다.
대부분 대패삼겹살은 저렴한 수입삼겹살인데 비해
부라보 삼겹로스구이는 순수한 국내산 삼겹살~
당연 맛부터 틀리겠지요.
상당히 부드럽게 익었습니다.
삼겹살은 김치를 익혀 먹으면 좋잖아요.
김치도 같이 올렸습니다.
기름이 많은 삼겹살은~
이렇게 김치랑 같이 먹으면 최고입니다.
이것저것 넣고 쌈야채에 싸먹어도 굿~
네 명이서 목살로스구이 2인분, 삼겹로스구이 2인분
좀 부족하네요~
1인분씩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목살과 삼겹살의 조화 너무 보기 좋습니다.
목살은 기름이 거의 없고
삼겹살은 기름이 좀 있잖아요.
이렇게 같이 익히면 맛이 더 있겠지요~
"나의 풍부한 기름을 목살에게 아낌없이 주련다. "
아낌없이 준 삼겹로스구이~
진짜 더 맛이 있네요.
"삼겹살아~ 고맙다.
네가 준 기름 나의 몸이 촉촉하게 젖었구나~
이런 나를 고객님이 얼마나 좋아하실까~"
이렇게 목살과 삼겹살을 같이 구워 먹는 것도
나름 괜찮습니다.
이제서야 고기 먹은 듯~
바로 식사 주문합니다.
부라보돌판된장찌개 2인분입니다.
1인분 5,000원
청국장도 아닌 것이 청국장 행세를 하네요.
걸쪽하고 구수한 된장찌개~
완전 시골맛입니다.
반찬은 새롭게 세팅되었습니다.
봉지김이 나옵니다.
예전에 구운김 인기짱이었지요~
어릴적 이런 밥 받으면 그렇게 좋았는데~
추억이 깃든 밥입니다.
지금 흔한 계란후라이가 그 때는 왜 그렇게
귀했는 지요.
부라보식당
부산시 동래구 안락동 631-97
전화 : 051-531-8887
양이 얼마나 많은 지~
위대(胃大)한 마라토너 전용재가 식사도 다 남기고...
옛 추억 생각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옛 추억이 더 생각나는 것 같아요.
어릴적~
집에서 삼겹살 구워 상추에 싸먹으면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왜 그 때 그 맛을 느끼지 못하는 걸까요.
그래도 잠시나마 아이들이랑
옛 추억이 묻어있는 부라보식당에서
그 때 그 시절을 상기시킬 수 있어 좋았습니다.
첫댓글 언제나 맛있어 보이는 사진입니다
감사합니다.
비가 오려고 하네요~
좋은 추억 꺼네어 휴일 행복하게 마무리 하세요~
옛추억을 떠올리며 가족들이랑 좋은시간 보내셨네요^^
아이들이 할머니집에 온 듯하다며 좋아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아름다운 추억이 있게 마련인데
그중 어릴적 추억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휴일~ 즐겁게 보내세요.
자개상으로 받는 기분이
옛스러우면서 특이합니다.
추억의 옛맛도 있을것같아
가보고싶어집니다~^^
가정식으로 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추억을 떠올릴 수도 있구요~
감사합니다.
휴일~ 즐겁게 보내세요.
저도 목살겹살 섞어서 구워먹는거 좋아하는데....저 계란밥이랑....드시지는 않았지만....문어라면등이 저를 잡아당깁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