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30년
한화 야구 20년 봤습니다.
한화 꼴찌하는거 17년째 보고 있고요.
야구팬으로 나름있던 열정을 내려 놓으려니 글이 좀 깁니다.
한줄 요약하면 이겁니다.
한화 이글스. 내가 졌다. 포기합니다.
최악의 상황인데 왜 여유가 넘칠까.
1할도 안되는 타자를 1번, 1할 겨우 넘는 외인 타자를 2번에 넣는 기행
병살을 치고 웃어도. 산책 주루를 해도, 어이없는 공에 헛스윙을 남발해도.
어치구니 없는 실책을 해도. 왜 아무런 조치가 없이 그대로 나와서
성의없는 모습을 계속 보일까. 도대체 왜 이럴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안나왔는데.
형이 보내준 사진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공원에서 놀고있는 조카의 모습.
아.. 이거다. 이거네.. !
김경문은 절친(김민호)랑 자식들(선수들) 데리고
야구장에 소풍을 간겁니다. 놀러간거죠.
놀러가서 캐치볼 하고, 야구게임 하는데 진지하게 하지 않잖아요.
거기서 자식들 실수한다고 못한다고 진지하게 가르치지 않잖아요?
김경문은 자식들이 야구장에서 노는거 보고 있는거예요.
실책을 해도. 병살을 쳐도, 산책 주루를 해도
무성의한 경기를 해도 아무 상관이 없는거죠.
그저 자식들이 노는거 보고 행복한거예요.
감독, 코치, 선수들은 승리에 관심도 없고
중요하지도 않는 상황인거죠
그냥 즐겁게 놀러 간거니까.
노는게 아니라고요?
노는게 아니면 이렇게 행동 할 수가 없습니다.
선수들이 무성의 하게 경기를 할 수가 없고.
감독 코치가 이런 선수들을 그냥 놔둘 수가 없어요.
노는게 아니면 7푼 + 1할 3푼, 둘이 합쳐 2할을
테이블 세터에 올려 둘수 없는겁니다.
공이라 30cm는 차이날것 같은 스윙
그냥 볼인데도 돌리는 스윙
아무렇지 않게 덕아웃으로 모습을 보고
그냥 둘 수 없는겁니다.
무성의한 주루. 어이없는 실책
그런것을 보고 그냥 둘 수 없는 겁니다.
김경문은 절친, 자식들이랑 지금 놀러온거예요.
그냥 노는건데 좀 못한다고 화가 날 이유도 없고.
열심히 할 이유도 없는거죠.
노는데 진지하면 진지한 사람이 이상하잖아요?
노는 거구나. 놀러온거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쓴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정치 이야기 아닙니다. 야구 이야기임.
마지막에 이런말을 합니다.
예컨대 롯데야구단이 프로야구에서 우승한다고 해서
기분은 좋을지 몰라 도 자기의 삶과는 별 관계가 없는 것 아닙니까.
맞다.
한화가 우승하면 좋은건 감독하고 선수들이죠
명성이 올라가고, 연봉이 올라가니까.
팬들은 기분 조금 좋고 끝입니다.
제가 울산 현대 모비스 팬인데 모비스가 유재학 감독시절 쓰리핏을 했습니다.
3연 연속 우승을 한거죠. 우승 할 때 기분이 좋더군요.
근데 끝입니다. 저 삶은 아무것도 바뀐게 없죠.
감독, 선수들 연봉이 올라가고 명성만 올라갈뿐이죠.
한화가 꼴찌해서 나쁜건 감독하고 선수들이죠
감독이 짤리고, 선수들 연봉도 동결되거나 삭감되고.올라봐야 조금 오를테니.
팬은 기분이 안좋은 정도. 학교나 회사에서 짤리는것도 아니죠.
저는 삼성 라이온즈 팬으로 야구 팬이 되었습니다. 양준혁 광팬이였죠.
그리고 해태에 만날 두들겨 맞는거 보면서 컸습니다.
세상에서 싫어하는 사람 셋을 꼽으라면 김응용 선동열 이종범이였습니다.
그런데 삼성이라는 구단이 양준혁을 팔아치우고.,
우승을 하려고 김응용, 그리고 선동열까지 데려오더군요.
아무리 우승이 좋아도 그렇지 어떻게 김응용에 선동열까지 데려오냐.
전 그만 삼성팬을 놓아버렸습니다.
그 쯤에 눈에 띈게 한화였죠. (인생 최대의 실수, 그때 야구팬을 아예 관뒀어야했는데)
류현진이 들어오고, 가을야구를 몇해 하더니.
2009년부터 지금까지 이 꼬라지입니다.
이제 놓아줄때인것 같습니다.
야구를 안보겠다는게 아니라.
이기고 지는것에 초연해질까 합니다.
프런트 감독, 선수. 스카웃.
야구에 목숨줄 달린 사람들은 정작
소풍가듯 여유롭게 승패 상관없이 행복하게 사는데
승패, 우승, 꼴찌에 아무 상관없는 내가
왜 스트레스 받고 열받고 불행해야 하는가.
형이 보낸준 조카 사진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블로그에 쓴 글을 보니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야구
한화에 대한 글에 비난과 욕과 분노만 가득하네요.
내가 좋아하는 야구. 한화.
왜 안좋은 말만 가득할까.
그만 해야겠다.
한화 야구는 계속 보겠지만..
이제 그려려니 하면서 볼까 합니다.
뭐 이제 시즌 초반인데 성급하다고 하실수도 있겠습니다
실제로 잘 할 수도 있겠죠.
근데 성급하다, 조급하다는 말은 기분이 별로 안좋습니다.
인내를 가지고 지켜보라는 말도 별로입니다.
17년을 기다리고 인내했는데 말이죠.
핵심만 간단히 써야하는 요즘 시대에 길게도 썼네요.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그래도 올해까지는 보고 팬포기 할려고합니다. 2025시즌 5강 못가면 38년간의 팬질 접을렵니다.
야구는 계속 볼겁니다. 안보겠다는건 아니고. 승패에 초연해지고자 한다는거죠. 요즘 젋은 여자 팬들은 야구 선수들은 아이돌팬질하듯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승패에 관계없이 야구장을 찾는다고, 성적이 나쁜 팀도 관객이 많은 이유가 이런 젊은 여자 팬들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어차피 이기고 지는건 나중 문제고 그냥 좋아하는 선수 보고 싶어서 콘서트장 가듯 야구장을 가는.. 뭐 그런.. 그런 마음으로 야구를 봐 볼까 합니다. 안볼 수는 없음. 야구라는 스포츠가 너무 재미있죠 ㅎㅎ
저렇게 못해도 고액연봉받으니 그라운드에서 실실 웃고..특히 채씨는 팀이 지고 있어도 웃는거 여러번 화면에 보이는데 팬으로써
보기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대다수 선수들 간절함이 전혀 보이지 않아요
그리고 이쯤되면 무관중 운동이라도 해야 선수들이나 구단측에서 경각심이라도 생길텐데요
이렇게 야구못해도 경기장엔 관중들 가득차있고 매월 따박때박 월급 꽂히니 ㅋㅋ
저라도 열정이 안생길것 같아요.
승패는 예전부터 초연했던 저로써는 승패는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그저 이상한 실책안하고 안타만 몇개 더 나오고 점수라도 3-4점 뽑아주길 바랄뿐입니다 지금은 그것도 욕심같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