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호에 승선한 악사 8명은 배가 빙산에 충돌하여 가라앉기 시작하자 승무원이 구명보트를 내리는 동안
아비규환 속에서도 승객들을 진정시키려고 연주하기 시작했다.
많은 생존자는 배가 침몰하는 동안 악사들이 쉬지 않고 끝까지 연주했다고 전하는데 악사 중 생존자는 없고 그들의 영웅적인 행위만 전설처럼
전해진다. 그들은 선박회사에 소속된 종업원이 아니었고
선박회사와 계약된 음악 에이전시와 자유 계약을 맺은 악사들이어서 선장의 지시를 받지도 않았고 단지 2등실 승객의 신분으로 승선했을 뿐인데 왜 위급한 상황에서 대피할 생각을 하지
않고 끝까지 배에 남아서 연주했을까? 선장이 그리하도록 요청했을
수도 있지만, 그들이 선장의 지시에 따를 의무는 전혀 없었는데 말이다.
이들이 이처럼 용기 있는 결정을 내린 데는 리더이자 바이올린 주자인 월러스
하틀리의 도덕심에 따른 것이었다. 그는 잉글랜드 랭커셔의 소읍
코른에서 감리교 신자로 자랐는데 그의 부친은 교회에서
성가단장으로 활동하며 ‘내 주를 가까이’라는 찬송가를 소개한 바 있다.
그러므로 당연히 하틀리는 매우 도덕관념이 높고 경건한 크리스천이었다.
한때 하틀리와 함께 연주한 ‘존 카’라는 연주가는 말하기를 “그는 그때의
상황이 매우 위급함을 알고서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동료 악사들에게 함께 연주하자고 요청했을 겁니다. 그는 무질서를 바로 잡기에는 음악이 세상 어떤 무기보다도 더 강력하다고 자주
말했었지요. 그는 자신이 지닌 무기의 가치를 알고서
그걸 입증한 것이지요.”라고 했다.
그리고 하틀리 밑에서 음악을 지도받은 ‘엘완드 무디’라는 연주자는 한 영국
신문과의 회견에서 “언젠가 내가 그에게 침몰하는 배에 타고 있다면 뭘 할지 물어본 적이 있었어요. 그랬더니그는찬송가
‘예부터도움되시고. (O God, Our Help in Ages Past.)’나
‘내주를가까이(Nearer, My God, to Thee.)’를연주하는것말고더는할일이없다고말했어요.”라고했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볼 때 하틀리는 침몰하는 선상에서 무얼 할지 분명히 스스로
결정했을 것이다. 그는 음악이 그러한 혼란을
수습하고 진정시킬 수 있을 거라고 믿었으며 마지막 연주곡을 스스로 골랐을 것이다.
배가 침몰당한 후에 악사 중 밴드 리더 월러스 하틀리, 베이시스트(저음 악기 연주자)
존 클락 그리고 바이올리니스트 존 흄의 시신만 발견되었을 뿐,
나머지 악사들은 모두 차디찬 겨울 바닷속으로 사라졌다.
당시 그들은 21세에서 33세까지의 젊은이였는데밴드 리더 월러스 하틀리는 승선 얼마 전에 약혼했고 21세로서 가장 나이가
어린존 흄은 약혼녀가 임신했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죽었다고 하니 안타까움을 더해 준다.
타이타닉호가 빙산에 충돌하여 침몰하는 데 2시간 40분 정도 걸렸다고 하니 그동안
악사들은 자리를 옮겨가며 많은 곡을 연주했을 것이다.
다투어 구명보트에 오르는 사람들, 파도에 휩쓸려 배에서 바닷속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날 밤 그러니까 밤 11시 40분경부터 다음 날 한밤중
2시 20분경까지의 연주는 자신들의 목숨을 돌보지 않고 온 힘을 다한 명연주였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마지막으로 연주한 곡은 무엇이었는지정확하게 알려진 건 없다. 밴드 리더 월러스 하틀리의 어떤 친구는 그가 평소에 자신의 장례식에서 찬송가
‘내 주를 가까이. (Nearer, My God,
to Thee.)’나 ‘예부터 도움되시고.
(O God, Our Help in Ages Past.)’가 연주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들어 타이타닉호의 침몰 직전에
연주된 곡은 ‘내 주를 가까이.’일 것이라고 하고 이것이 거의 정설로 알려졌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 타이타닉에서도 배가 침몰하기 직전에 그들이 ‘내 주를 가까이’를 연주한다. 그게 사실이라면 하틀리는 죽음 직전에 자신이 원하던 장례 음악을 직접 연주한
셈이다.
그러나 그 배의 무선기사 해롤드 브라이드는 마지막 연주곡이 당시 유행하던
우수의 왈츠 ‘가을의 꿈 (Songe d’Automne)’이었다고 증언하고 어떤 생존자는 그들이
최후의 순간에 헨델의 ‘라르고’를 연주했다고 말한다.
그날 밤에 연주한 곡이 한두 곡이 아니니 증언이 엇갈릴 수도 있지만, 어느 곡이든
그런 상황에서 연주되었으니 모두 의미가 있지 마지막 연주곡이 무엇인지 밝혀내는 것이야말로 부질없다는 생각이 든다.
하틀리의 시신은 배가 침몰한 지 거의 2주가 지나서 인양되어 그의 고향 콜론에서 대단히 장엄한 장례식을 치르게 되었다. 장례식에는 1,000여 명이 참석했으며 4만여 명이 줄지어 장례행렬을
따랐다고 한다. 오랜 세월이
흐른 요즈음도 콜론에서는 그를 기려 새 도로나 건물에 그의 이름을 붙이는 일이 있다고 한다. 이름없는 유랑 악사로 지낸 짧은 일생이었지만 그의 용기있는 행위로 그의 이름은
오랫동안 기억되고 있는 것이다.
위키피디아를 중심으로 해서 여기저기서 자료를 모으는 동안 내내 나는 다음
시편 구절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알고 있던 모르고 있던 우리의 삶이란 시편이 말하는 상태 그대로가 아닌가 싶다.
“하느님, 저를 구하소서.
목까지 물이 들어찼습니다.
깊은 수렁 속에 빠져 발 디딜 데가 없습니다.
물속 깊은 곳으로 빠져 물살이 저를 짓칩니다.
소리 지르느라 지치고 저의 목도 쉬었습니다. 저의 하느님을 고대하느라
제 두 눈마저 흐려졌습니다.”
(시편 69, 2-4)
개신교 찬송가 ‘내주를가까이’는 가톨릭 성가 ‘주여 임하소서’와 같은 곡인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성가이기도 하다. 교통사고로
죽음 가까이 가 본 적이 있는 나는 죽음이 늘 내 곁에 있음을 느끼고는 죽음에 대하여 자주 묵상하는 편이다. 훗날 내가 세상을 떠나게 되면 장례미사에서
이 성가를 꼭 불러 달라고 청할 생각이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분 중에서 내 장례미사에 참례하게 될 분들은 ‘주여 임하소서’를 기억해 두시기를.
(2013년 2월 1일)
Handel 'Largo' - The London Symphony Orchestra
Waltz "Autumn Dream" (Archibald Joyce)
Andre Rieu - Nearer my God to Thee (Naher mein Gott zu dir)
테너 이영화의 성체성가 모음곡 Panis Angelicus에 수록된 Lowell Mason 작곡 / Robert Shaw 편곡의 "주여 임하소서"입니다.
첫댓글Mahalia Jackson 의 Nearer My God to Thee 찾아봐서 있음 들어보기 바란다. 못 찾으면 내가 파일 보내주지. 이곡 내가 26곡 소장하고 있는데 Anne Murray, Chuch LDS Hymns, Daniel O'Donnell, Mormon Tabernacle Choi, Oslo Gospel Choir, Phil Coulter, Tennessee Ernie Ford, Mahalia Jackson, 등등 그중에서 나는 Mahalia Jackson 곡이 제일 좋더라구
첫댓글 Mahalia Jackson 의 Nearer My God to Thee 찾아봐서 있음 들어보기 바란다. 못 찾으면 내가 파일 보내주지. 이곡 내가 26곡 소장하고 있는데 Anne Murray, Chuch LDS Hymns, Daniel O'Donnell, Mormon Tabernacle Choi, Oslo Gospel Choir, Phil Coulter, Tennessee Ernie Ford, Mahalia Jackson, 등등 그중에서 나는 Mahalia Jackson 곡이 제일 좋더라구
혹시 Bach 의 Jesu Joy of Man's Desiring 곡 좋아하면 이곡도 4곡 소장하고 있는데 Gary Schnitzer, Josh Groban 등등 원하면 첨부파일로 보내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