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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물인 호박덤불 속에서
아내가 뭔가를 찾고 있네요.
된서리를 맞기 전에 호박순을 딴다고 했습니다.
아직 싱싱해 보이는 호박 끝순을 따서
호박잎된장국을 끓이기 위한 겁니다.
무서운 시어머니 어깨 너머로 배웠을 테지요.
감자를 넣고 끓이는 호박잎된장국은
시골에 사는 이들만 맛볼 수 있는 추억의 음식입니다.
고추도 끝순과 애기고추를 모두 거두었습니다.
익지 않은 고추들은 고추무름을 하고
고춧잎은 데쳐 말려서 무말랭이와 함께 무치면
경상도에서 말하는 오그랑지가 되지요.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겨울 반찬입니다.
한낮의 날씨는 아직도 따뜻하지만
점점 겨울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주말에는 무도 뽑으려 합니다.
첫댓글
맛있어보여요 구수하면서
깔끔한 맛일듯요 수제비를 뜯어
넣어도 좋아요
저도 시골서 살았어서 저 맛을 기억하지요
담주부터 제대로 겨울이 행차한다는
예보네요~
맞아요.
수제비를 넣으면 또 다른 맛이지요.
요즘 끝물고추로 고추무름을 즐겨 먹고 있습니다.
저는 저 맛 알아요 .
지금도 가끔 생각하는데
먹어 볼 기회는 없네요 .
우리 나이 정도 되면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겁니다.
옛날엔 정말 알뜰살뜰히 먹거리를 남겨 놓지 않았으니까요.
울엄마는 안해줬던 음식인데요.
이번 고향 갔을 때 아침으로 고디국 먹었는데
호박잎으로 끓여주던데요.
친구들은 맛나다고 두그릇씩 먹었는데
전 약간 까슬거리고 매운 고추맛때문에 거의 못먹었답니다.
다슬기국도 좀 낯설었구요.^^*
고춧잎이 당뇨병에 좋다는 방송을 본 것 같아요.
고춧잎만을 위한 고추도 심는것 같더라구요.^^
예전에 먹을 게 없었으니 마지막 호박순까지 따서 음식으로 먹었지요.
알고 보면 예전에 먹던 것들이 모두 몸에 좋은 음식들이었어요.
시래기국도 정말 많이 먹었는데 요즘은 시래기가 엄청 귀한 음식이 되었잖아요.
무말랭이에 고추잎 무침 그리운 맛입니다. 침이 꼴깍 넘어가네요.
하하, 겨울반찬으로 빼놓을 수가 없지요.
저는 도시락 반찬으로도 자주 싸갔던 것 같습니다.
호박잎 된장국~
구수하지요.
여기까지 맛난 구수함이
나는것 같아요~
캔디 님도 호박순 거둬서 한번 끓여 보세요.
아, 벌써 다 시들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두어 번은 해 먹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고추잎 무말랭이 무침 남편이 좋아하는데요
어머님이 자주 해주시던 반찬이라 고추무름도요..
웰빙식이네요
고추무름은 좀 큰 고추도 가능하지요.
무말랭이무침은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겨울반찬이고요.
저도 좋아하는 반찬입니다.
전 그닥 기억은 없습니다만
무우말랭이를
경상도 사람들은 ?
김천에선 오그랑지라고 하지요
이 곳 서울사람들은 오그랑지라고하면 우스워서 죽습니다 ㅎㅎ
오그랑지는 오그랑지지요 뭐.
지역마다 쓰는 말들이 살아있어야 낱말이 많아지겠지요.
생각지도 못한 음식을 다래님은 잘도 합니다
향토색이 짙은 음식을 시어머니께 배웠다니...
정쌤네 부엌에 가면 양은 냄비들이 은그릇같이 반짝였던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어요.
그런 시엄니 밑에서 제대로 해 내느라 고생했겠어요.
지금은 자산이 되었지만요 ㅎㅎ
별걸 다 기억하시네요.
엄한 시엄니를 만나 눈물 꽤나 흘렸을 겁니다.
내가 생각해도 저런 음식을 기억해서 할 줄 아는걸 보면 신기하긴 해요.
호박잎국
새끼호박도 툭툭 깨트려넣고 ㅡ
생각만해도 구수하네요
농사짓는 분들이 누릴수있는 호사 ㅎ
시장엔 안 팔아요
어릴때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늙은 호박국
멸치육수에 늙은호박 툼벙툼벙 썰어넣고
김장김치 숭덩숭덩 썰어넣고 끓이면 호박의 들큰함과
김장김치의 시큼함이 어우러져 한그릇 뚝딱이었지요 ㅎ
늙은호박국은 또 다른 별미지요.
집에 있는 것들이니 어른들 따라 한번 해 먹어보는 것일 뿐입니다.
시골에 사는 사람이 누리는 작은 기쁨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