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짧지 않은 수험생활을 거쳐 국가직에 합격, 현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A씨는 취재차 진행된 인터뷰 중 공무원 업무에 대한 회의감을 비췄다.
그는 9급 국가직 중 일반 행정이 아닌 자신이 선택한 직렬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에게 9급 공무원 업무는 너무 간단했다.
‘대학을 나와서 몇 년을 공부한 게 이런 업무를 하려고 였나’라는 생각은 종종 그를 허탈하게 했다. 그 뿐만 아니라 일반 행정에 합격해 적은 숫자의 인원만 선발하는, 소위 수험생들 사이에서 선호 부처라 불리는 부처에 임용된 현직 공무원도 그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고졸 채용에 대해 수험생들은 반박이 심하지만 이들 공무원들은 업무를 생각하면 대졸까지 필요치 않다며 고졸 채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제 공무원은 곧 안정성이라는 생각만 가지고 업무에 대한 인식 없이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이들이 많다. 그렇다보니 합격 후 업무의 단순성에 회의감을 느끼기 쉬운 것이다.
9급의 업무가 어떤 것인지, 각 직렬별로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데 합격에 대한 맹목적인 생각으로 경쟁률이나 점수에 맞춰 응시하는 수험생들이 많다.
물론 업무 내용을 파악하고 단순 업무가 싫어 특정 직렬을 선택하는 수험생들도 있다. 행정안전부에서 시험을 주관하지 않는 특정 직렬을 준비하는 한 수험생은 지원 동기를 묻는 질문에 ‘단순 행정 싫어서’라고 답했다.
부처 현직 공무원 인터뷰를 진행하다보면 7급이나 9급이 아닌 더 높은 자리에 있는 공무원들과도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오래 근무한 공무원들은 새로 들어오는 합격자들이 부처에 대한 이해와 업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들어오길 바란다.
종종 임용 후 얼마 버티지 못하고 공직을 박차는 후배들이 있다는 말도 들을 수 있다. 수험생들이 얼마나 어렵게 공부를 해나가는지 눈으로 보고 지내는 기자의 입장에서도 공직을 박찬다는 말을 들으면 ‘아깝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9급을 박차고 나가 7급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적성에 맞지 않는 공직을 유지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하루라도 빨리 정리를 하고 자신에게 맞는 일에 새로이 뛰어드는 게 맞는 일이다.
하지만 그런 일이 없도록 공부를 하면서 합격하고 싶다는 생각 사이사이에 9급 공무원이 어떤 것이고
안정성을 떠난 정말 자신에게 맞는 직업인지 떠올려 미리 판단하는 것이 가장 낭비하지 않는 일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