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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내과의사입니다. 현재의 상황에서 인간광우병에 대해 제대로된 지식을 가지고 논의를 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다른 몇몇 의사선생님들과 논의 끝에 조촐한 자료를 내게되었습니다. 인간광우병에 대한 올바른 과학적상식이 국민들에게 심어졌으면 하며, 필요하면 더 많은 자료를 낼 예정입니다. 이 글을 올리기 위해 브릭의 피카소님, 서울대 이영순 교수님의 자료, Harrison, Cecil 등의 내과교과서를 비롯하여 Pubmed를 통해 여러 논문을 검색하였습니다. 부족한 점이 있거나 보충, 보완해야할 점이 있으면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
1. 프리온, CJD, vCJD, BSE, 광우병, 인간광우병 이게 다 뭔가요...? 헷갈려요...ㅠㅠ
. 인체나 동물에는 프리온이라는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존재하는데, 이 프리온에 문제가 발생하면 중추신경계가 망가지는 프리온질환이 발생합니다.
. 사람에게 발생하는 프리온질환
- CJD (크로이츠펠터-야콥병, Creutzfeldt-Jakob disease) : 저절로 발생
- 쿠루
- vCJD(varient CJD, 인간광우병) : 광우병소를 먹어서 발생
- 기타
. 동물에 발생하는 프리온질환
- 광우병 (BSE, 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 스크래피 : 양에서 발생
- 광록병 : 사슴에서 발생
- 기타
. 즉, 일반적으로 “광우병”은 “소에서 발생하는 광우병”을 의미하는 것이고, “인간광우병”은 vCJD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CJD는 광우병걸린 소와는 전혀 관계가 없이 인간에게 저절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2. 그런데 왜 인간광우병이 “vCJD”죠...? CJD와 헷갈리잖아요...
. CJD는 산발성(sporadic), 가족성(familial), 의인성(iatrogenic) 세가지로 구분되는데, 산발성 CJD(sCJD)가 가장 많습니다. 사람에게서 100만명 중 한명이 유전자의 변이에 의해 저절로 발생하며, 인간광우병이 발견되기 이전부터 확인된 병입니다.
. 1993년 영국에서 이상한 환자들이 발생합니다. sCJD와 비슷한 것 같은데, 발생연령이나 임상증상이 좀 달라서 일단 변형된 CJD, 즉 vCJD라 이름을 붙이죠. 그런데 1996년 영국의 왕립의학회는 이런 환자들이 광우병걸린 소를 먹어 발생한 “인간광우병”이라 발표했지요. 이러한 이유로 CJD와 발생원인이 전혀 다름에도 vCJD라는 이름이 탄생한 것이지요.
.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CJD와 인간광우병은 그 발생원인부터 다른 전혀 별개의 질환입니다.
3. 그럼 지금까지 소광우병과 인간광우병은 얼마나 발생했나요...?
(광우병은 소에 걸린 광우병을 의미하지만, 최근 인간광우병과 혼동되는 양상을 보여 그 의미를 명확히하기 위해 소광우병이라 칭하겠습니다.)
. 올해까지 확인된 소광우병은 전세계적으로 190,409 마리이며, 인간광우병 환자는 207명입니다. 그중 영국에서 발생한 소광우병은 184,641 마리, 인간광우병 환자는 166명이 발생하여 각각 전세계 발생빈도의 97.0%, 80.2%를 차지하지요.
. 그 외에 프랑스는 984마리의 소광우병과 23명의 인간광우병이 발생했고, 아일랜드는 1,618마리의 소광우병과 4명의 인간광우병이 발생했고, 초미의 관심사인 미국의 경우 각각 2마리와 3명이 발생했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은 35마리의 소광우병과 1명의 인간광우병이 발생했습니다.
. 그러나 많은 나라에서 동물성사료를 중지함으로써 소광우병의 발생은 급격하게 줄어 매년 수만, 수천마리 걸리던 것이 2004년 이후 1,000마리 이하로 줄고, 작년에는 세계적으로 141마리만 발생했습니다.
4. 얼마전 캐나다에서 소광우병이 발생했다던데...
. 최근 광우병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그 뉴스 역시 관심을 끌었지요. 그러나 캐나다는 이미 작년에도 3마리의 소광우병이 발생한 걸로 봐서, 사실 그리 놀라운 뉴스는 아닙니다. 광우병의 발생원인에 대해서는 추후 말씀드리겠습니다.
5. 영국이외의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 인간광우병 환자는 자기 나라 소고기 먹고 걸렸나요?
. 아주 중요한 질문인데, 결론적으로 말해서 거의 대부분 영국소를 먹거나 영국에서 건너온 소를 먹거나, 아니면 영국에서 수입한 사료를 먹인 소를 먹고 걸렸습니다.
. 총 207명의 인간광우병 환자에서 영국에서 발생한 166명을 뺀 나머지 41명이 다른나라에서 인간광우병에 걸렸습니다. 41명 중 7명이 소광우병이 유행이던 시기에 영국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니까 순수하게 영국을 한번도 가보지 않고 인간광우병에 걸린 사람은 전체의 16%인 34명입니다.
. 그런데 이 34명도 영국에서 수입한 소를 먹거나 영국에서 수입한 사료를 먹인 소를 먹고 인간광우병이 걸렸으니, 결국 거의 모두 영국과 관련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발병 역시 영국에서 광우병이 창궐하던 그 시기, 즉 1980년에서 1990년 사이에 발병한 것입니다.
. 결론적으로 207명의 환자 거의 모두 소광우병이 창궐했던 당시의 영국과 관련이 있습니다. 왜 전부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거의 모두라는 단어를 사용했냐면, 일본인 1명의 경우 1990년 24일간 영국에 체류한 적이 있었고, 이것이 직접적인 원인인지는 확실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케이스 역시 영국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6. 결국 인간광우병이 거의 모두 영국과 관련이 있네요...아무튼 관심있는 미국, 일본, 캐나다의 인간광우병은 어떻게 된거죠...?
. 미국에서는 총 3명의 인간광우병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그 중 2명은 영국에서 태어나서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들인데, 잠복기를 고려해보니 영국에 있을때 걸린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나머지 1명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한 것인데, 사우디아라비아는 영국소 수입국입니다. 즉, 미국내에서 순수하게 인간광우병이 발생한 경우는 단 한건도 없습니다. 캐나다에서 단 1명이 발생했는데, 이 사람 역시 광우병 유행기간에 영국에 머물렀던 경력이 있습니다.
. 일본의 경우 좀 논란의 여지가 있는데요. 51세의 환자인데 영국과의 관련성은 1990년에 단 24일간 영국에 체류한 적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영국과 관련이 있느냐에 대해서 상당히 논란이 많은데, 아무튼 자기나라에서 걸렸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일본이 광우병이나 인간광우병에 극도로 예민한 것이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7. 결국 영국이 문제인데...왜 영국에서 그렇게 많은 소광우병이 발생했나요...?
. 일단 연도별로 영국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정리하고 넘어가죠.
1972년 : 육골분사료 사용
1986년 : 소광우병 보고
1988년 : 소에게 동물성사료 중지
1992년 : 인간광우병 환자 발생 시작
. 육골분사료를 먹이면서 소광우병이 발생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어찌보면 소가 소를 먹는 황당한 상황 자체가 소광우병에 이어 인간광우병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킨 원인이 된 것이지요. 그런데 여기에서 이런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육골분사료는 영국 뿐 아니라 다른나라에서도 먹였는데, 왜 다른나라의 발생빈도는 작은가. 그리고 영국에서 육골분사료를 수입한 나라 역시 영국처럼 많이 발생해야 하는데 왜 적게 발생했는가 말이지요.
.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영국에서 많이 키우는 양에 그 원인일 것이라 보고 있죠. (한때 영국은 사람 수만큼 양을 키웠을 정도로 양이 많습니다.) 어떤 이유로 소광우병이 걸리고 그 소가 죽으면 사료로 만들어 양에게 먹이고, 그 죽은 양을 다시 사료로 만들어 소에게 먹이는 이러한 재순환구조를 가지면서, 소광우병을 일으키는 변형프리온이 점점 더 강해지며 전파력이 훨씬 커진거지요. 실제 다른나라에서도 똑같이 동물성사료를 먹이고 영국의 사료를 수입해서 먹였지만, 양과 같은 다른 개체를 통한 재순환 과정이 없었던 것이 바로 영국처럼 대량발생이 되지 않은 원인이라는 것이지요.
8. 영국에는 그 수많은 소광우병이 있었는데 왜 인간광우병은 166명 밖에 걸리지 않았죠...?
. 처음 소광우병이 발생했을때 영국정부의 대처는 참으로 웃겼습니다. 양에 걸리는 프리온질환인 스크래피의 경우 그 양을 사람이 먹어도 아무 탈이 없었기 때문에, 광우병 걸린 소 역시 인체에 아무런 해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사람들이 먹게끔 내버려 두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영국인들은 10년 이상에 걸쳐 광우병걸린 소를 마구 먹었던 것입니다. 그런 상황을 고려해본다면 인간광우병 환자가 166명만 발생했다는 것은 오히려 적게 발생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즉, 인간광우병이 걸리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이 필요했던 거지요.
9. 인간광우병에 걸리는 그 “조건”이 뭔가요...?
1) 어린나이에 걸립니다.
. 광우병에 걸린 소도 그렇고 인간광우병에 걸린 사람도 그렇고 모두 어린나이에 발병합니다. 인간광우병의 경우 평균 나이는 28세입니다. 이는 광우병을 일으키는 변형프리온이 소장의 말단부인 회장이라는 곳에서 흡수가 되는데, 면역체계가 미숙한 어린나이일수록 흡수가 더 잘되기 때문입니다.
2) 프리온 MM형에서 걸립니다.
. 프리온은 쉽게 얘기해서 MM형, MV형, VV형 세가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변형프리온이 발생했을때 MM형만이 인간광우병을 유발합니다. 그 이유는 뇌의 퇴행을 일으키는 “아밀로이드 플라크” 형성이 M(methionine)이 있을때 더 촉진되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영국의 모든 환자들이 MM형입니다.
.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거의 대부분이 MM형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광우병 공포를 가지는 근거입니다. 그러나 영국에서 보다시피 MM형을 가진 사람의 극히 일부만이 인간광우병에 걸렸습니다. 즉, 유전자조건 이외에 다른 조건이 더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3) 대량의 광우병 오염물질이 있어야 합니다.
. 영국에서 동물성사료 금지를 하기 전에 영국내의 거의 모든 소가 광우병 물질이 포함된 동물성사료를 먹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체가 다 걸린 것은 아니고 일부에서만 소광우병이 발생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광우병물질의 양이 그 이유입니다.
. 처음에는 광우병물질이 사료에 소량 들어 있었겠지만, 광우병 소가 늘어나고 이 소들이 도축되어 또 사료로 사용되어 그 양이 점점 많아지면서 연쇄적으로 소광우병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소를 아무 제한없이 먹으면서 인간광우병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광우병 물질을 먹는다고 다 인간광우병이 걸리느냐..그렇지도 않습니다. 다음을 보시지요.
4) 종간장벽을 넘어야 합니다.
. 쿠루(Kuru)라는 질병이 있습니다. 사람에게 걸리는 프리온질환인데, 이는 식인습관이 있는 파푸아뉴기니의 일부 지방에서 발생한 병입니다. 수만명의 사람들 중 2,500명이나 걸린 병입니다. 영국에서 광우병 소를 먹고 인간광우병 걸린 것에 비하면 그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 그 이유는 사람에서 형성된 변형프리온은 같은 종인 사람에게 쉽게 넘어가고, 반명 광우병 소에서 발생한 변형프리온은 다른 종인 사람에게 잘 넘어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게 바로 다른 종 사이에 장벽이 있다 해서 “종간장벽”이라 부릅니다.
. 그렇다면 넘어가지 않으려면 아예 안넘어가지 일부가 넘어가서 인간광우병을 일으키는 이유는 뭘까요. 바로 노출횟수입니다. 음...오로지 하나의 정자가 난자와 수정하기 위해서는 수억마리의 정자들이 필요한 것처럼 광우병소를 많이 먹으면 더 잘 걸린다는 것입니다.
5) 변형프리온의 감염력이 강력해야 합니다.
. 다른나라와는 달리 많은 양을 사육했던 영국의 경우, 광우병소를 양이 먹고, 그 양을 다른 소가 먹고, 그래서 죽은 소를 다시 다른 양이 먹고... 이런 식으로 동물성사료가 사용되었는데, 문제는 이런 여러 과정의 순환을 통해 광우병을 일으키는 변형프리온이 점점 강해졌다는 것입니다. 이는 이미 여러 과학자들의 여러 실험을 통해서도 확인이 된 사실인데, 처음에는 삐리한 놈이 여기저기 옮겨 다니더니 아주 쎈 놈으로 바뀐다는 것입니다. 자연의 적자생존이나 그 환경에 맞게 진화되는 진화설이 변형프리온에도 적용이 되나봅니다. 아무튼 인간광우병이 오로지 영국과 관계가 있는 것은 다른나라는 이러한 순환과정을 거칠만한 다른 객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6) 특정위험물질을 먹어야 합니다.
. 변형프리온이 많이 침착되는 부위를 SRM (특정위험물질 : specified risk material)이라 부르는데, 전체 변형프리온의 99.87%가 바로 SRM에 존재합니다. SRM은 편도, 회장원위부, 뇌, 눈, 척수, 머리뼈, 척주, 등배신경절 등이 있습니다.
. 광우병 소의 어디를 먹어야 위험한지에 대한 연구도 있는데, 뇌가 64.1%, 척수 25.6%, 등배신경절 3.8%, 회장 3.3%, 삼차신경절 2.6%로 되어있고, 살코기를 포함한 나머지 장기는 거의 감염능이 없습니다. 이래서 어느 국회의원이 광우병 소 먹어도 인간광우병 안걸린다는 다소 애매한 얘기를 했던 것입니다.
. 사실 이 SRM이라는 개념은 변형프리온이 있다는 가정하의 얘기이지, 변형프리온이 없는 정상소에서는 소의 뇌를 숟갈로 퍼먹던 척추를 빨아먹던 인체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아이러니하게 우리나라에서 소의 뇌는 고급음식으로 알려져 있죠.
7) 결론
. 결론적으로 인간광우병이 걸릴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MM형”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어린나이”의 인간이 “광우병이 창궐하여 발생한 광우병 소” 또는 “광우병이 창궐한 지역에서 만들어진 동물성사료를 먹은 소”의 “SRM'을 먹고, 그나마 극히 일부 “종간장벽”을 넘어온 변형프리온 중에 “아주 쎈 놈”이 있어야 인간광우병에 걸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다른나라에서는 거의 인간광우병이 발생하지 않았고, 더욱이 영국에서조차 166명 정도만 발생한 것입니다.
11. SRM의 30개월 기준은 뭘 의미하나요...?
. 정부가 추가협상을 통해 30개월 이상 소의 수입을 금지하고 SRM을 제거한 30개월 미만을 수입한다고 했는데, 그래도 여전히 인간광우병 공포는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30개월의 의미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 실험을 했습니다. 광우병걸린 소의 뇌 일부를 다른 소에 먹이고 변형프리온이 발견되는 곳을 시간별로 파악했습니다.
6개월 : 회장의 파이어스 패취
10개월 : 편도
27~30개월 : 뇌
33개월 : 감염성 월등히 증가
. 즉, 변형프리온을 먹이면 회장에서 흡수되어 뇌와 척수로 이동을 하고 이때 걸리는 시간이 약 30개월 정도입니다. 그러나 광우병에 감염되기 시작하는 시기가 생후 6개월에서 18개월 정도입니다. 그래서 실제 변형프리온이 뇌에서 처음으로 발견될 수 있는 시기는 위 기간에 감염시기를 더한, 즉 최소 33개월에서 길게는 48개월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SRM을 나누는 기준을 넉넉잡고 30개월로 한 것입니다.
12. 음...그래도 미국소 먹으면 인간광우병 걸린다던데...
.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인간광우병의 걸리기 위해서는, 아니 엄밀하게 말해서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경우는 “MM형”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어린나이”의 인간이 “광우병이 창궐하여 발생한 광우병 소” 또는 “광우병이 창궐한 지역에서 만들어진 동물성사료를 먹은 소”의 “SRM'을 먹고, 그나마 극히 일부 “종간장벽”을 넘어온 변형프리온 중에 “아주 쎈 놈”이 있어야합니다.
. 확률을 좋아하시는 분들을 위해 확률게임을 해보겠습니다. 혹자는 48억분의 1이라고도 하고, 또 다른사람은 50경분의 1이라고도 하는데 도대체 어느 정도의 확률로 인간광우병이 걸리는 확인해봅시다.
. 미국에는 현재 1억 두의 소를 사육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한 마리가 변형프리온에 감염되었다고 가정합시다. (참고로 지금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광우병 소는 단 2마리입니다.) 그리고 그 소가 재수없게 발견이 안되어 도축이 되었다고 가정합시다. 그리고 정말 재수없게 연간 20여만 마리만 수입하는 우리나라에 검역을 통과해서 수입되었다고 가정합니다. 그리고 정말 재수없게 그 고기를 어린아이가 먹었다고 가정합시다. 그리고 정말 정말 재수없게 SRM이 검역에서 걸리지 않고 그 고기에 섞여져 함께 먹었다고 가정합시다. 사실 이정도의 확률이면 도대체 몇십억, 몇백억분의 1도 되지 않을테지만, 아직도 인간광우병에 걸릴려면 첩첩산중을 넘어야 합니다.
. 그러나 이런 가정을 두고 확률게임을 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것을 다음 대목에서 느낍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인간광우병은 광우병이 창궐하던 시절의 영국과 관련이 있습니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그런 지역이었기 때문에 강력한 변형프리온이 생긴 것이고 그 독한 변형프리온을 섭취한 극히 일부의 사람에서만 발생한 것이 바로 인간광우병입니다. 즉, 미국에는 그런 변형프리온이 발생할 조건 자체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확률게임이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13. 그래도 미국에서 소광우병이 2건이나 발생했으니 위험한 것 아닌가요...
. 인간에서 CJD는 앞서 말한바와 같이 100만명 중의 1명이 자연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양의 스크래피 역시 자연발생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프리온이 저절로 변형프리온으로 변화되면서 발생합니다. 소 역시 저절로 변형프리온이 생성될 수 있고, 영국에서 광우병이 창궐한 사건 역시 그 시초의 원인은 저절로 발생한 소광우병으로 보고 있습니다.
. 따라서 그 빈도가 어떤지는 모르지만, 소를 키우는 모든 나라는 소광우병의 위험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다만, 영국처럼 광우병 위험물질이 집적되고 축적될 수 있는 조건이 있느냐가 문제인데, 동물성사료를 금지하고 있는 이상 영국처럼 창궐하지는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인간광우병의 위험은 극히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14. 미국 치매환자의 5~13%가 인간광우병이라던데...
. 얼마전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이 “미국 치매환자의 5~13%가 인간광우병”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어느 언론에 기고했습니다. 상당히 충격적인 내용이었고, 우리나라의 광우병 공포에 큰 일조를 한 것이 사실입니다.
. 그러나 그가 인용한 자료는 예일대와 다른 대학의 자료를 인용한 것으로, 그 연구 내용을 보면 “치매환자의 일부가 sCJD일 가능성이 있다.”라는 내용입니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sCJD는 인간에서 100만명의 한명이 저절로 발생하는 병으로 인간광우병인 vCJD와는 전혀 관계없는 별개의 질환입니다.
. sCJD와 인간광우병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그러나 지금 현재까지 그 어떤 연구도 서로 확실한 연관이 있다는 결론을 못 내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sCJD는 자체 뇌에서 출발하는 질환이고 인간광우병은 외부에서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해서 들어오는 질환입니다. 당연히 변형프리온단백질이 발견되는 부위도 다르고 임상양상도 다릅니다.
. 그리고 만약 sCJD의 일부가 인간광우병이 원인이라면 광우병소가 없는 호주가 다른나라에 비해 sCJD의 빈도가 높은 이유가 무엇이며, 소고기를 먹지 않는 인도에서 최근 sCJD의 빈도가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15. 우리나라는 뼈를 고아먹는 식습관 때문에 발생위험이 높다던데...
. 일단 수십년간 미국에 살면서 한국인의 식습관대로 뼈를 고아먹고 있는 200만명 이상의 재미교포에 인간광우병이 단 한명도 없었다는 사실을 먼저 상기해본다면 그리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앞서 말한바와 같이 SRM은 변형프리온이 있다는 전제하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정상적인 소에서는 그 소의 뇌를 숟갈로 퍼먹던 척수를 빨아먹던 전혀 문제가 안됩니다.
. 프리온이 수천도의 높은 열에도 생존하므로 위험하다는 얘기도 있는데, 최근 논문에 의하면 100도의 끓는 물에 20분 정도만 가열하면 광우병의 감염력이 1,000배 정도 감소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 더 중요한 것은 한국인 뿐만 아니라 미국도 뼈를 우려낸 육수(beef stock)를 다양한 요리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육수를 각종 스튜, 수프, 파이, 파스타, 스테이크 소스 등에 육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국과 관련없는 인간광우병은 미국인에서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첫댓글 의사들이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를 했었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최소한의 과학적인 상식이 통용되는 것이 옳지요.
그래도 미국소는 안 먹어유~~ 감정 상해서리... 값싸고 질좋은 미국산 쇠고기 먹고싶은 분들은 많이 드시도록... 말리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