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술자리 음주 상식
음주 습관에 따라 술은 몸을 망치는 독이 되기도, 건강에 도움을 주는 약이 되기도 한다. 적당한 술은 흥을 돋우는 윤활유 역할을 하지만 과음은 분위기를 망치는 주범이기도 하다. 송년·신년 모임으로 술자리가 많은 요맘때, 건강을 지키면서 즐거운 술자리를 만들 수 있는 음주 상식을 알아봤다.
● 안주는 꼭 먹기… 고단백 식품·채소 섭취
● 폭탄주 피하기… 심장·간에 큰 부담
● 숙취 해소는 바로바로 하기
● 음주 후 3일 휴지기 갖기
■다음날 지장 없어야 '적정 음주량'
'적당한 음주량'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다음날 업무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는 양을 말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최근 발표한 적정 알코올 섭취량은 간의 해독능력을 감안해 1일 50g이 넘지 않는 정도다. 이는 맥주 500㎖ 2잔이나 360㎖들이 소주 2/3병, 760㎖들이 막걸리 1병, 위스키 3잔에 해당하는 양. 술자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의 경우는 3잔이면 1일 알코올 적정 섭취량이 된다.
술에는 알코올 외에도 당분과 각종 펩티드(peptide, 단백질의 일종), 무기질, 비타민 등 100여 종의 성분이 함유돼 있다. 이 성분들은 적당히 섭취할 때 건강에 도움을 주기도 하는데 잘 마신 술은 신진대사 개선, 소화 촉진, 수면 장애 개선, 심장병 예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잘못 마신 술은 건강을 해치기 마련, 건강한 술자리를 위해서는 주의해야 할 사항이 많다. 먼저 빈속에 술을 마시지 말 것. 공복 상태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의 장내 흡수율이 높아져 빨리 취하게 되는 것은 물론 분해 효소가 작용하기 전에 알코올이 체내에 흡수돼 간에 부담을 준다. 안주로 식사를 대신할 생각에 끼니를 거른 채 술을 마시거나 살이 찔 것을 걱정해 술자리에서 안주와 밥을 먹지 않는 것은 간 손상을 부르기 십상이다.
■'폭탄주' 피하고 고단백질 안주를
안주로는 위에 부담이 없고 칼로리와 기름기가 적은 수육, 생선회나 두부 등 저지방 고단백질 식품을 섭취하고 비타민과 무기질 함량이 높은 채소·과일류를 같이 섭취하는 게 좋다.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은 열량은 높지만 지방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낮아 체중 증가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식욕을 자극해 열량이 높은 음식을 안주로 먹을 경우 쉽게 체중을 늘게 한다.
소주와 맥주, 또는 양주와 맥주를 혼합하는 폭탄주는 피해야 할 대상 1호다. 위장과 소장에 가장 빠르게 흡수되는 알코올의 도수는 12~14도. 혼합한 술은 15도 내외로 몸에 빠르게 흡수되고 순간적으로 혈중 알코올 농도를 높여 심장과 간에 무리를 주며 빨리 취하게 만든다. 술자리에서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준다. 알코올은 물과 잘 결합하는 성질이 있어 체내 수분량이 많아지면 그만큼 혈중 알코올 농도가 희석된다. 약처럼 술도 자주 마시면 내성이 생긴다. 연일 이어지는 음주는 간을 손상시키는 한편 내성을 갖게 해 주량이 늘고 자칫 돌이킬 수 없는 간질환을 불러올 수 있다. 전문의들은 음주 후 간의 회복을 위해서는 3일 정도 술을 마시지 않을 것을 권한다.
■알코올 배출 돕는 기능성 음료
시중에 판매되는 숙취해소음료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숙취해소음료는 주로 인체의 알코올 분해 효소를 돕는 역할을 하는데 체내의 알코올을 몸 밖으로 빨리 배출해 다음날 숙취로 인한 고통을 덜어준다. 숙취는 음주 후 자고 난 뒤 발생하는 불쾌감, 두통, 구토증상, 작업능력 감퇴 등의 증세를 말한다.
이러한 숙취의 해소에 도움을 주는 물질로는 엉겅퀴 추출물인 '밀크씨슬(milk thistle)' '미배아 대두 발효 추출액' '과라나(guarana) 추출 분말' 등이 있다. 엉겅퀴는 오래전부터 소화제 또는 간과 담낭 질환을 치료하는 약초로 쓰였다. 엉겅퀴에서 추출한 밀크씨슬의 주성분은 '실리마린'이란 성분인데 간세포의 성장 촉진과 간 기능 개선, 간세포 파괴 예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배아 대두 발효 추출액은 쌀눈과 콩을 낫토(삶은 콩을 발효시켜 만든 일본 전통음식) 발효균을 이용해 액체 발효한 것을 말한다.
동아제약 중앙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리마린은 알코올 섭취 시 냄새 감소, 알코올 흡수 지연, 소변 배출 유도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라나 추출 분말은 브라질의 원시림에서 자라는 식물인 과라나 열매의 씨를 간 것. 알코올 등에 의한 소화기 병변 예방과 두통 등 경미한 통증의 완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제약의 모닝케어는 밀크씨슬과 미배아 대두 발효 추출액, 과라나 추출 분말을 주성분으로 하는 숙취해소음료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음주 전후 복용 시 간을 보호하는 것은 물로 알코올의 체내 흡수를 지연시키고 소변으로 배출되는 것을 도와 체내에 머무르는 알코올의 양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글=이경석 기자ㅣ사진=동아제약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