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따사로운 토요일 오후,
화분에 물주고, 그것도 일이라고 마누라한테 기어코 우겨서 삼선짜장 한그릇과 농주(막걸리) 한병을 마당 구석에서 쪼구리고 앉아 얻어먹고 마신다.
"송화는 대체 무슨 생각을 저리 하는걸까..."
난 항상 허공을 향해 머리를 들고 조용히 있는 송화 모습이 그저 궁금하기만 하다.
"당신은 소리로 사물을 본다 라는 말 모르죠...눈을 감고 있어도 더 선명히 보이는 세계..."
옆에 같이 퍼져앉아 군만두를 게눈 감추듯 홀랑 비운 마누라는 뜬금없이 무슨 고승같은 화두를 꺼내고 있다.
"송화를 위한 시도 있어요...ㅋㅋ"
여편네가 농주 한사발을 뺏어 들이키더니 실성을 했나 웃기꺼정 한다.
"당신 중학교때 국어시간에 청록파라고 배운 기억 나나요...허기사 공부를 했어야 알지...ㅋ"
이 마누라가 나를 청록파, 양은이파, 칠성파도 모르는 무지랭이로 아나보다...쩝
"나중에 컴으로 함 찾아보세요...윤사월...,
눈 먼 송화 나오니께..."
윤사월(閏四月)
박목월
송화(松花) 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 집
눈 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고
엿듣고 있다.
눈 먼 처녀......
아...그래서 이름을 송화로 지었구나...
화창한 봄날 하루가 또 저물고 있다.
술상어.
첫댓글 아...그런 사연이 있어서 송화라고...막연히 이쁜 이름이다 라고 생각했는데....소리로 세상을 보는 송화! 어쩌면 우리들보다 더 많은걸 보고 느끼고 대화를 하지 않을까요....
귀로 본답니다...^^
지금 송화 너무 행복해보여요.송화는 마음이 많이 갈것 같아요..그런데 말티 아가들은 모두 똑같이 미용했네요..가끔 착각하실때두 있겠어요
말티들은 모두 가족입니다...할매, 딸, 아들, 손녀, 증손녀...응가 쉬야꺼정 다 구분합니당...저 아니고 마눌.
어머 어쩜ㅠㅠ 시 듣고 눈물나긴 처음이에요ㅠㅠ
문설주에 기대어 엿듣고 있다...그 모습이 눈물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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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때 겪은 고생, 반이라도 보상해 줄수 있으면 원이 없겠습니다...^^*
송화 안지 얼마 안되었지만...송화...보고만 있어도 눈물과 더불어..코가 찡~~술상어님댁에 가서 얼마나 다행인지....
처음에는 걱정 많이 했습니다, 잘 키울수 있을까...벌써 석달이 지났군요...송화가 너무 잘 적응해 주고, 자연스럽게 한가족이 되어서 오히려 고마워 합니다...^^*
송화야.........................................................
angella님이 부른다 송화야, 송화야...한번 뒤척이더니 기냥 자네여 ㅋㅋ.
기렇군요..기냥 자버리는군요...순진무구 송화양........ㅋㅋ
늘...송화를..보면.맘이..짠해요,,,그치만...알폰소를..키우면서...짠하다는것이..어쩌면,...아빠맘일뿐꺼란...생각이..들곤한답니다..오늘도..나들이..댕겨왔지만...씩씩하게..잘만..가더군요..다행히..윙크하고..트윈목줄을..해서인지..거침없이..앞으로..나가요...정말..눈이..안보일꺼란..생각은...추호도..들지가..않더군요...하지만....함께왔던...동생아가들의..눈망울을..보면서...한없이...부러웠다는...윙크빠..랍니다....알폰소도...볼수만..있다면....^^;;;;;;;
눈이 안보이는 알폰소...윙크와 윙크빠님이 알폰소 눈 역할을 해서 행복하게 사는듯...그 고마움을 알폰소가 잘 알겁니다...^^*
ㅎㅎ 사모님 진짜.. 본받고 싶어요. 저도 그렇게 우아하게 !! ㅠ_ㅠ 송화일기는 왠지 읽으면 송화가..제게 말하는 것 같아서 늘 더 짠한 것이..ㅠㅠ 송화는 정말 대단한 아이인가봐요!
헉 !!! 곰꼬미엄니, 울집 마눌 본받으시면 안됩니다...전에 제글 보시면 사실을 알게 되실듯... 마누라 = 등판이 장기판 같고…(삼국지 머 이딴 책에 묘사된 글을 인용하면...곰의 허리에, 표범의 어깨에, 코끼리 등판을 한...), 지금도 황소 한 마리 때려 눕힐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쎔...크흐흑.
송화 봄되니까 나들이도 하고 마당에 풀 많이자랐더냐? 송화야 넌 무슨생각하니? 참 너희집 멋지구나.....
작은 집입니다...부부랑 아가들하고 살라고 맘 먹고 옛날집 수리해서 작년 11월에 이사 왔습니다...작지만 부대끼며 평생 살라구여...^^
사모님의 감각이.... . 참...... .. . 대단해요. 늘 술상어님의 글이 기다려지고.. 오늘은 어떤 이야기로 마음을 짠하게 감동시킬지... . 기대가 많이 됩니다.
글솜씨 좋기로는 울카페에 여러분 계십니다...복태엄니는 뭐 프로시구여...술상어도 술안묵고 정신 번쩍 차리면 실망 안하실 글 올릴수 있을래나...ㅋ
학교다닐 때는 와닫지 않던 시가... 송화... 정말 슬프도록 아름다운 이름이네요..
송화 앞으론 꼭 행복할거라는...근데 원래 알던 시 였나요 ? 역시 우등생은 대번에 알아 보시는군요...^^*
고등학교 졸업한지 아직 10년이안되서요;;;; 송화 지금도 행복해보여요~ 눈웃음 짓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