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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길금의 조형 기획전
“의미의 장식 - Meaningful Ornaments”
우리 조상들은 금속공예를 이루는 물질을 오금(五金)이라 하고 쇠붙이가 지니고 있는 빛깔과 관련하여
각기 황금(黃金), 백은(白銀), 홍동(紅銅), 청연(靑鉛), 흑철(黑鐵)이라 명명하였다.
글 : 홍정실(길금공예연구소 소장,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78호 입사장 보유자)
[2013. 12. 3 - 12. 10 서울중요무형문화재 전수회관 기획전시실(T.02-3011-2177, 삼성동)]
대부분의 문화와 예술이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듯이 금속공예 역시 사회적, 경제적 영향하에 각기 다른 양상을 보이며 발전되어 온 조형예술의 한 분야이다. 일반적으로 공예(工藝)란 쓰임(用)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으로서 미(美)적 요소가 수반된 것으로 정의되고 있다. 공예가들은 이러한 특성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실용목적에 적합한 조형(造形)능력과 정서적 감정을 유발하고 미적 표현의 공감대를 형성토록 하는 장식 능력을 꾸준히 개발시켜 왔다. 금속공예에 있어 이러한 개발능력은 수공기술 및 장식수법의 문제와 병행됨으로 발휘될 수 있는것이다.
수공기술이란 반드시 재료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험과 체험의 훈련과정을 거쳐 솜씨가 나타나기 때문에 제반 장식수법은 각각의 재료가 보유한 물적 특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방법으로 해결되고 있다. 원래 수공예기술이란 인간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하여 제반기물을 제작하는 기술 가운데 특별한 기량 즉 솜씨를 일컫는다. 이러한 솜씨는 장인의 손끝에서 이루어진 결과에 대한 평가로서 재료를 다루는 기술의 척도가 되어왔다. 따라서 조선의 금공품에서 발견되는 장식수법 역시 솜씨 좋은 장인들에 의하여 탄생된 것이다. 그러므로 공예의 발전은 재료를 생산하고 또 재료를 가공하는 기술의 발달과 깊은 상관관계를 갖는다. 이와같은 소재의 근원지이기도한 한반도의 자연은 민족의 가치관, 삶의 태도, 행동 까지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지역적인 특수성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금속공예를 이루는 물질을 오금(五金)이라 하고 쇠붙이가 지니고 있는 빛깔과 관련하여 각기 황금(黃金), 백은(白銀), 홍동(紅銅), 청연(靑鉛), 흑철(黑鐵)이라 명명하였다. 금공술은 이러한 재료를 다루는 가공슬로서, 정련된 쇠붙이를 녹여 기물을 만들고 덩이쇠를 두드려 원하는 형태로 다듬으며 완성된 형상위에 장식하는 전문기술을 일컫는다. 금속은 타재료에서는 도저히 느낄수 없는 독특한 광택(光澤)과 빛깔(色)을 지니고 있다. 은은히 빛나거나 유난히 빤짝거리는 표면의 질감은 바로 금속만이 갖는 미감으로서 때때로 이러한 아름다움은 신비로운 감정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물성자체가 보유한 기계적이며 물리적인 특성은 다른 어느 공예재보다 우위에 위치할뿐더러 열에 대한 내구성과 전도성, 전연성과 퍼짐성이 뛰어 나다. 금속의 여러 가지 장식술은 바로 이러한 재료적 특성을 고려하여 탄생되었으며 양산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손에 의하여 다루어 지는 수공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지니게 된다. 수공예는 자연적인 요소와 인간적인 요소가 가장 잘 나타나게 되기 때문에 장식의 문제에 있어 수공성은 물성의 독특한 미감을 극대화 시켜주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만드는 사람을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으로 이끌어 내도록 하는 특징이 있다. 우리민족 고유의 감성과 취향은 금공품에 표현된 여러장식수법을 통하여 잘 드러나고 있다. 그것은 민족적 정서 의식의 발로로 보여지는 소박하면서도 순수한 ‘자연의 미’로서 조선의 전통공예품에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이다.
한국 금공문화의 창조적 계승과 발전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본 연구소에서는 ‘금속공예의 바탕다지기’ 작업의 일환으로 ‘吉金의 造形 - 조선의 金工’이란 대주제하에 격년마다 기획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금년에는 그 여섯번째로 금속공예품으로서의 미적 가치를 확인시키고 있는 치레조형물을 조명하고자 한다. 조선의 금공품은 선조들의 미의식과 감성을 장식(裝飾)의 기예(技藝)를 통하여 여실히 드러내고 있을뿐 아니라 특별한 의미(意味)와 상징(象徵)을 담아내고 있으므로 오늘날 소중한 공예유산으로 남게 되었다. 전시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다. 제1부 '조선의 치레조형 Ornamental Art of Joseon Dynasty'에서는 조선의 치레 유물, 장식기법관련 자료와 함께 전통기능의 맥을 잇고 있는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며 제2부 '의미의 장식 Meaningful Ornaments'은 교육가 및 공예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국내외 현대 금속 작가들의 작업으로 장식의 문제를 작가적 시각에서 해석한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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