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학도의 방사능 떡밥에 대한 답변 by 로셰
이 괴담에는 참 말을 섞기가 싫으나, 이공학도가 아니면 누가 설명할까 싶어 책임감을 느끼고 포스팅합니다.
제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이 방사능 떡밥에 현혹되지 않으시길..
(아래는 제가 82cook 및 제 tistory블로그 lafolia.tistory.com에 올린 내용 그대로입니다.)
(1) 개관
한국은 공기를 통한 방사능 유출로 부터는 절대적으로 안전합니다.
이것은 이렇게 예를 들 수 있습니다.
한강 물, 우리가 보기에 엄청 느리게 흐르잖아요? 이게 편서풍의 흐름입니다.
거기서 누군가 모터보트를 탄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때는 당연히 모터보트가 가는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물이 흐르겠죠. 모터보트 주변에서는요. 이게 우리가 산에서 만나게 되는 동풍 남풍 등의 표면풍입니다.
때문에 편서풍을 타고 흐르는 물질은 표면풍에 의해 일시적인 영향만을 받습니다. 도쿄의 경우 이러한 '일시적인 영향' 에 의해서 방사능을 맞을 수 있는 거리에 존재하기 때문에 난리가 난 것이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 '일시적인 영향' 에서 완전하게 벗어나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를 지배하는 표면풍인 '북서풍' 때문입니다. 북서풍은 북서쪽으로 부는 바람이라는 뜻이 아니라, 북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라는 뜻입니다. 겨울에서 초봄까지 우리나라는 북서풍의 영향력 아래에 있으며, 이 북서풍은 일본의 동풍을 한반도에서 완전하게 몰아냄은 물론 일본 남부까지 힘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정부에서 한반도에 방사능 영향이 없다고 자신하는 이유이지요. 기사를 첨부하겠습니다. http://media.daum.net/society/view.html?cateid=1050&newsid=20110315180410033&p=yonhap
물론, 지구 한바퀴를 돌아서 온 방사능 물질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것 또한 안심하셔도 됩니다. 여기엔 두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번째로, 공기중에도 항상 방사능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공기중에 떠다니는 금속성 물질 중 30%는 방사능 물질이며, 아스팔트, 흙 속에도 방사능 물질은 항상 존재합니다. 방사능이란 것은 뭉쳐있지 않는 한 인체에 끼치는 영향력이 매우 적기 때문이지요. 수치적으로 말씀드리면, 사람이 견딜 수 있는 방사선의 수치는 연간 1mSv이며 연간 100mSv정도면 몸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고 5000mSv정도에서 50%의 확률로 사망하게 되는데 일본의 방사능이 우리나라 동,남쪽으로 유입된다고 해도 그 수치는 0.0014mSv 정도입니다. 즉, 체내에서 충분히 걸러낼 수준 안에서 논다는 것이지요.
두번째로, 지구 한바퀴를 돌아오는 과정에서 방사능 물질들이 바다를 두번이나 건너오기 때문입니다. 바다는 엄청난 양의 금속성 물질을 흡수합니다. 때문에 태평양, 대서양을 지나면서 그 영향력은 미미해져서 한반도에 도달할 때 쯤이면 이미 공기중에 존재하는 방사능 물질의 양 정도밖에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정리하자면, 우리나라는 공기중의 방사능 물질에 한해서는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2~3개월 안에 아마 공기중 방사능 물질의 양이 증가했다는 선정성 보도가 많아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일시적인 현상 내지는 황사의 영향일 뿐, 일본과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황사 속의 방사능 물질의 양도 무시할 수 없는 양입니다. 물론 인체에 해를 끼칠 정도는 아니지만, 기삿거리가 되기엔 충분하지요.)
슈피겔 지에서 괜찮은 애니메이션을 올렸습니다. 편서풍과 표면풍의 차이를 보실 수 있습니다.
(2) 체르노빌 떡밥
우선 편서풍의 정의부터 아실 필요가 있습니다. 편서풍은 위도 30도 부터 60도 까지 부는 하나의 거대한 공기의 흐름입니다. 그리고 60도부터 90도 (90도는 북극입니다) 까지는 극동풍이라고 하는 다른 흐름이 있지요. 우리나라는 38선이라는 말이 상징하듯, 38도 근처에 위치하고 있지요. 정확하게는 35도부터 40도 사이에 걸쳐 있습니다.
이를 한강의 모습 예를 들어 설명해 보면, 강변북로 쪽으로는 한강이 김포공항 방면으로, 올림픽대로 쪽으로는 한강이 잠실 방면으로 흐르고 있다고 상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러면 두가지 흐름이 만나는 중간지점은 어떨까요? 자연히 흐름이 정체되어 있겠지요. 이 지점이 지구상에서 보자면 50도에서 70도 사이의 위치입니다. 체르노빌은 바로 이 지점, 즉 51도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쪽을 향한 바람이 분다면, 그 계절풍의 영향은 상당합니다. 사실상 공기의 흐름이 정체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계절풍의 영향이 큰 지역입니다. 남풍(남풍이란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란 뜻입니다)이 3월부터 9월까지 일정하게 불어오는 지역이지요. 때문에 이 지역은 농업으로도 유명합니다.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4월 26일에 일어났습니다. 이 때 남풍의 영향으로 극동풍의 영향이 있는 70도 지점까지 방사능 물질이 섞이게 되지요. (이때문에 60도 지점에 위치한 국가 벨로루시는 당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 중 하나였습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방사능 피폭 기형아 사진은 대부분 당시 벨로루시의 아이들 사진이지요.)
이때문에 체르노빌의 방사능 물질은 서쪽으로 퍼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극동풍은 서쪽과 서북쪽으로 흐르는 기류가 섞여있기 때문에 당시 동쪽에 위치한 영국, 프랑스는 물론 스웨덴까지 영향력 아래에 있었던 것이지요.
후쿠시마의 경우 35도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지역은 편서풍의 영향력이 매우 강력한 지역입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 오는 남동계절풍은 일본의 동쪽이 아닌 일본의 서남쪽, 즉 필리핀 일대에서 날아오는 바람입니다. 때문에 체르노빌 사태와 같은 현상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만일 방사능 물질이 조금이라도 섞여서 문제가 되지 않느냐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위해 다시 말씀드리자면, 공기중에는 방사능 물질이 많이 존재하고 있고, 사람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위해선 그 농도가 높아야 합니다.
(3) 해류 문제
해류는 기류와 달리 상당히 많은 변수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표층해류의 경우 일본에서 환태평양 방면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에 해류 문제에서도 우리나라는 안전하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많으나 이것은 잘못된 주장입니다. 우선 심층수의 경우 표층수와는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흐르고 있지요.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해양 생태계입니다.
참치, 새우 등 우리에게 익숙한 생물들은 제각기 해류의 방향을 거슬러 움직이는 자기만의 이동경로를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일본 동쪽에서 서식하는 해양 생물들이 어떠한 경로로 움직이는 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을 현재 우리나라의 해양학과 교수님들이 다양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습니다.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단 현재로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점은, 김, 미역 등의 조류는 안전한 편이라는 것과, 참치, 방어 등 육식어종의 경우에는 조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참치는 일본 동쪽에서 필리핀 북쪽까지 다양한 경로로 이동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피하시는게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정리하자면, 해양 문제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절대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이것을 기억해 주세요. 이는 정부 및 학계의 다각적인 조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4) 마치며
과거 챌린저 호 폭파 사고 때, 미국 여론 및 언론은 온갖 음모론들로 인해 사분오열되었습니다. 이 때 모든 논란을 종식시킨 사람은 당시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에서도 물리학으로 정평이 높았던 '파인만' 교수였지요.
어쩌면 지금 많은 분들이 방사능에 대해 두려워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명박 정부가 그동안 광우병 사태, 구제역 파동 등에서 정부의 권위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시켜 놓았기 때문이지요. 덕분에 우리나라는 권위에 대한 불신만이 팽배해 있습니다. 파인만 같은 권위자가 나온다고 해도 음모론을 들고 나올 기세이지요.아고라를 비롯한 많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돌아다니는 괴담 역시 이러한 불신감에서 온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게다가 과학적 사실은 그 자체의 전문성 때문에 오해받기가 쉽고, 때문에 괴담으로 이어지기가 매우 쉽습니다. 이번 방사능 문제의 경우가 바로 그러한 문제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무엇보다 이 문제는 정부편 반정부편 이런 식의 편가르기 논쟁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부족하나마 설명을 이정도에서 마치려 합니다. 질문 있으신 분들은 제 글 아래에 댓글로 달아주시면 제가 아는 한도에서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방사능 님의 댓글입니다. 읽는 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아 여기에다 복붙합니다.
먼저, 개념정리를 하면,
방사능(radioactivity) : 방사선의 세기
방사선(radioactive rays) : 방사성원소의 붕괴에 따라 방출되는 입자선 및 복사선
입니다.
방사선오염, 방사능오염 피폭 등이 혼용되고 있으나 대부분 가르키는 말은
"방사선에 의한 인체 피폭" 입니다.
마스크를 쓰는 이유는 방사선에 의한 인체 피폭 그 중에서도 체내피폭에 대비해서 입니다.
다시 방사선에 대해서 알아보면,
방사선은 입자선인 α선, β선, 중성자선 과 복사선인 γ선 으로 나뉘는데,
이중 입자를 가지고 있는 α선, β선, 중성자선이나, 방사선원이 인체에 들어올 경우 체외피폭보다
엄청나게 큰 영향을 미치므로, 방사성입자를 흡입하지 않기 위해서 마스크를 써야 하는 것이죠.
먼저 제대로 마스크를 쓰려면,
방독면, 3M 방역마스크 같이 호흡기와 외부를 완벽히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을 써야 합니다.
황사마스크나, 일반 방한대는 효과가없어요.
두번째, 마스크를 써야 되는 상황이 어떤 상황이냐 하면,
위에 말한것처럼 방사성입자가 흡입될 위험이 있을 경우 입니다.
α선의 경우 1atm(기압)의 공기 속을 3cm만 통과해도 정지합니다.
β선선의 경우 매우 빠른 속력을 가졌지만 정지질량이 매우 작기 때문에 운동에너지가 작아 공기 중에서는 수 m에서 정지합니다.
즉, 알파선과 베타선을 직접 만날 위험이 있는, 방사선 오염구역 내의 작업인원들은 꼭 마스크를 착용 하여야합니다.
현제 우리나라에선 방사선 마스크를 사쓰는건.... 황사대비겟네요...
+ 지나가다 님의 반론입니다. 제 글에서 다루지 못했던 중요한 부분을 지적하고 계십니다. 제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서고민해 보셨으면 합니다.
방사선 물질인 세슘(Cs137) 자체의 반감기는 인체 내에서 대략 56-105일 정도로 알려져있습니다. 따라서 세슘의 직접적인 흡입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또한 잘 알려져 있다시피, 피부/의복의 세슘은 물에 씻겨 내려갑니다. 다만, 이 세슘이 식물에 축적되는 정도는 동물/인간에 비해서 많고 또한 식물 내부에서 세슘이 사라지는 반감기가 4-5년으로 길기 때문에 이 식물을 먹이로 삼은 동물의 체내에 세슘이 높은 분포율을 보입니다. 그리고 이 식물 내부의 축적량은 해양식물인 경우 육지식물에 비해 600-1500배 정도 많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이는 세슘이 공기보다는 바다를 통해서 더 많이 확산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양식물을 먹고사는 물고기또한 상당한 양의 세슘을 보유하게 됩니다.
일단 세슘은 체내에 이온(원자가 아니라 전자를 띠는 Cs+)형태로 들어오게 되면, 몸 내부에 있는 신경계의 칼륨이온(K+) 보다 더 세포에 잘 달라붙기 때문에 잘 빠져나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방사능 뿐만 아니라 이 세슘이온에 의한 신경계 교란이 가장 큰 독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가지 주인장님 의견에 우려(?)를 표하자면, 위의 자료에 따르면 바다 식물인 김/해조류의 세슘이온 축적량은 무시할 만한 수치가 아니기 때문에 쉬이 안심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물고기가 주식인 인간의 체내에는 더 많은 분량의 세슘이 축적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위의 말씀대로 상위 포식자인 생선과 함께 근해에서 나는 해산물을 당분간 자제하는 편이 났습니다.
그 축적된 분량이 얼마나 많이 해를 끼치느냐고 묻는다면, 딱히 그 부분에 대한 연구가 이뤄진 바가 없어서 확답을 드릴 순 없지만(축적 경로는 연구가 많이 된 반면에 그 영향/부작용에 대한 연구는 자료가 별로 없더군요.), 대부분의 자료에 따르면 치사량만큼 축적된 경우는 없었습니다. (피폭 1년 후 조사에서, 대략 수십-수백 pSi로 나타났습니다. 이 수치는 하루 권장 피폭량의 약 1000분의 1에서 100분의 1에 해당합니다. 물론 이 자료에 식습관과 관련된 것은 우유와 육식에 관한 언급이 주입니다. 따라서 해양생물에 대한 것은 포함되어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체내에 축적된 세슘을 시약을 이용해 강제로 배출할 수 있는 방법도 있는 걸로 보아, 직접적으로 폭발을 겪는 것보다는 훨씬 안전하고 대처방법도 다양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특별히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우리나라에서도 다량의 방사능에 피폭되는 경우는 매우 적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심할 수준이라고 말하긴 힘듭니다. 게다가 바다에 더 잘 용해되는 세슘의 특성상, 해양에 의한 오염에 의한 장기적인 오염을 더욱 걱정해야겠지요. 현재의 괴담은, 정확한 정보와 현실적인 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정부가 표면적으로만 괜찮다는 말을 반복함으로써 잃은 신뢰에 의해 생겨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권위자라는 분이 세슘이 기화되므로 괜찮다고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는 저는 그다지 할 말이 많지 않군요. (차라리 용해라고 하셨으면 이해하겠습니다.)
어쩌다보니 장문이 되었습니다만, 한줄로 요약하면, 바다 생물을 조심하세요.. 가 되겠군요. 더 이상 다치는 사람없이 조속히 사태가 종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괴담이 쓸데없이 많이 퍼지고 있는 것 같아 이글루스에도 올립니다. 한달 후에 글을 내릴 생각입니다.
+++ 제가 이글루스에 글 올린건 단지 접속자가 많아서일뿐... 전 이 블로그를 오래전부터 운영하지 않고 있습니다ㅠ 제 블로그를 링크해 주신 많은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http://cogs.egloos.com/2734281
여기 출처로 가면 여러사람들이 한 질문에 답한 게 있으니까 시간나면 가서 읽어 보세요.
역시 지구과학은 이과!!
첫댓글 바다생물을 조심해야겠군요. 아무리봐도 해외유명 언론들의 보도가 좀 이슈화시키려는 경향이 있는 거 같기도 합니다.
구제역때문에 돼지, 소도 비싸지고... 조류독감으로 닭, 오리 비싸지고... 방사능때문에 물고기도 못 먹으면... 어쩌라는건지...
야채값 파동을 빼놓으시면 안되죠. 삼겹살보다 비싼 상추 이슈에서 구제역 업데이트로 가격비율 맞춰진 상황.
그나마 상추값이 쫌 내려갔지만 돼지고기 한근에 만원은 뭐.. ㄷㄷ
요즘 돼지고기 한근에 만원이면 거저죠..ㅡㅡ;
어차피 참치 빼고는 생선류는 일절 먹지 않는데, 잘됐군요. 어머니께 말씀드려야겠네요.
P.S. 괴소문만 믿고 불안감만 조성하는 사람들이 제발 이 글 좀 봤으면 합니다. 여초카페는 아주 가관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