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53
굿모닝 지금 실시간 *무지미*네.
기막히게 이뿌네 이 동네가!
*무지미* 하면 아는가? 모를세.
그래. 비가 온다. 좋은 날 되시게
09:23
우리동네를 누구 허락받고 가셨남?
ㅡ ㅡ ㅡ
*무지미* 출신 고양시에 있는 친구와 주고 받은 메시지다.
저녁에 이 글을 카톡으로 보냈드니,
향수병에 걸렸는지?
답장이 왔다.
20:41
*부럽네 부러워! 무지미 내 동네에서 박한수를 만났구먼!
건강 잘 챙기시라구!
그라고, 곧 보자구...
조만간 내가 부천으로 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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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로 체중관리는 어렵고, 운동으로 체지방 감소하기는 더 어렵다는 것이 요즘 내 고민거리다.
원치 않는 똥배가 소복하게 나왔다.
소식(小食)을 노력해왔다.
그런데 음주 다음의 소식은 가끔 매우 견디기 힘든 저혈당 증세를 가져와서 그때마다 매우 당황한다.
의사가 밥을 더 많이 먹으라고 주문해서 식사 때마다 조금씩 더 먹다보니 똥배가 되었다.
놀라자빠질 수준이다!
ㅡ ㅡ
친구와 동행해서 고향에 내려가기로 사전 수작을 했다.
좋은 공기 마시면 배가 좀 들어가려나 하는 생각 외에 문경새재 단풍을 구경하며 과거길 걷기나 하려고, 특별한 다른 볼 일도 없는데 내려왔다.
전부터 듣기에 11월 5일경에 문경새재 단풍이 절정이라는 정도는 머릿속에 메모리되어 있기에 그 날자에 대충 맞춘 11.3.이다.
친구와 내려온 첫날 2관문을 향해 걸으면서는 리드하는 고향친구가 용기를 돋궈줘서 2관문까지 왕복 7km 걷기에 성공했다!
아직 더 걸어야 될 듯했을 때 조령제2관문인 - 조곡관(鳥谷關) - 이 눈 앞에 나섰다.
해냈다는 성취감에 얼마나 기뻤는지 모르겠다!
같이 내려온 친구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예상 외로 이날은 내가 잘 걷더라며.
내려온 우리 둘과 고향 동갑 둘, 넷이서 첫날부터 매일 한 끼를 외식했고,
같이 온 친구와 나는 내 여동생 댁에서 같이 지냈다.
여동생으로부터 이 친구도 나와 똑 같은 *오빠* 대접 받으면서.
이제 만나지 않으면 정말 못 만날 수도 있다는 심정이 절박한 나이의 세월이다.
친구들 모두가 다 만나는 자리에서 가끔 그런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ㅡ
여동생네 동네는 양지(陽地)마을이고, 행정구역은 같지만 600여m 동쪽에 떨어진 *무지미*라는 동네에 초등 동기 한 친구가 살고 있다.
이 곳 친구와 똑 같이 나보다 두 살이 많은 또 다른 두 명의 이 동네 출신 친구는 근년에 하늘로 갔다.
이 친구 하는 말이,
*오래도록 만나려면 건강해야 되네.*
ㅡ ㅡ
같이 내려온 친구는 어제(11월 7일. 일요일) 아침 인근 선산에서 뫼시는 조상님 시제에 참석하려 가면서 떠났는데,
시제를 마친 후 서울서 내려온 그의 동생 차로 이날 오후에 올라갔다고 연락이 왔다.
ㅡ 일흔이 넘은 나이에 이렇게 동행해서 우리 둘은 4박 5일의 엄청 큰 추억 하나를 만들었다! ㅡ
누구든, 아무나 쉽게 출발할 수 없는 친구와 동행이고, 그 4박 5일은 엄청 큰 추억 한토막 아닐까...?
오늘 아침을 먹고나니 비가 올 것 같은 하늘이다. 일기예보도 그렇고.
우산까지 준비하고 들길을 걸어 좀 멀리 돌아오는데 *무지미* 초등 동기 친구가 생각났다.
지금까지 내려와서 자전거를 타고 몇 차례 친구 댁을 찾아갔지만 농사철이라 번번히 못 만났는데, 오늘은 농사 철도 끝났고 날씨도 궂어 집에 있을 것 같은 예감에,
전화도 미리 하지 않고 실례를 범했다.
굵은 빗방울에 바람도 제법 불어 사진을 찍기에도 약간 어려울 정도의 날씨다.
친구 집 앞에 다다르니 친구의 부인께서 내다보신다.
인사를 하고 누구라고 밝히니 친구에게 전해서 반갑게 만났다.
10년은 된 듯 오랜 세윌이 지나 만난 친구!
주름이 너무 많아 안타깝다는 생각에 아주 안쓰러웠다.
친구 내외의 반겨주심이 가슴 따뜻했다.
얼씨년스러운 날씨에 걸맞게 따끈한 커피 한 잔을 내주셔서 그동안의 이야기와 함께 나눴다.
ㅡ ㅡ
비는 더 굵고 세차다.
비오는 날에는 부침개를 부쳐 먹는다며 여동생이 점심에는 경상도의 特별미 배추전을 부쳐준다.
내나 아내의 솜씨는 비교가 안 되게 아주 맛있게 잘 부쳤다.
어제 범박동으로 올라간 유사장이 내게 전화해서 이번에 같이한 여정에 감사한단다.
우리 둘에게 다 같이 즐거운 이야기였다.
ㅡ ㅡ
저녁에는 여동생네 이웃의 정여사를 불렀다.
쇠갈비 살을 후라이팬에 굽으면서 맛소금을 쳐 밑간을 먼저 하고, 키친타월로 두어 번, 녹은 지방을 닦아내서 느끼함을 제거한 갈비살을 준비해 놓고.
끓는 물에 라면 스프를 풀고 배추, 파, 양파와 준비한 갈비살을 함께 끓이다가, 신라면 두 개를 넣고 끓인 후 찧은 마늘과 맵지 않은 고추가루를 풀고 저어서 마무리!
ㅡ 내가 만든 *갈비살신라면*이다.
ㅡ 영화 기생충의 짜빠구리를 흉내내서 만들어 보니 엄청 맛이 좋아 여기서도 만들어봤다.
ㅡ정여사와 여동생이 맛밌다고 칭찬한다.
어제 떠난 친구가 맘에 걸린다. 같이 자리했더라면 소주 한잔에 안주로 좋아했을 터인데... 하는 생각 때문이다.
친구들과 같이한 고향에서의 여정 6밀째 밤을 맞고 있다.
첫댓글 참 좋은 글 한 편을 읽었다.
이제 우리 울매나 살 거라고..
안죽도 마음 안 닿는 곳에 멀리 있는 친구들이 참 아쉽다.
그냥 고향으로 달려오면, 마카 다 반기고 나설 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