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가르친 죄’의 뒷 이야기》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 전편에서 언급한 ‘잘못 가르친 죄’의 주인공은 남편이 29세, 부인은 32세인 부부이다. 그들의 딸은 올해 4세로서 약간의 뇌성마비 때문에 몸은 온전하지 못하나, 얼굴이 예쁘고 지능지수는 같은 또래에 비하여 훨씬 높다고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마술을 부려 무슨 물건을 감추면, 아이는 당신이 자기를 속인다는 것을 알 뿐만 아니라 곧바로 그 물건을 찾아낸다. 그녀는 걸을 때 평형을 유지하지 못하여 어른이 손으로 부축해야 걸을 수 있으며, 지금은 걷기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처음에는 앉기조차도 힘들어했는데 많이 나아진 것이다. 그리고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등 간단한 말은 할 수 있으며, 배가 고프면 부모를 불러 배를 치고 입을 가리키면서 배고픔을 표시할 줄도 안다. 또한 대소변이 급할 때 동작을 표시할 줄 알아서, 밤중에 잠을 자다가도 부모를 깨워 의사를 표현하니 침대에 실례를 한 적이 없다. 만약 문 밖에서 좋아하는 사람의 말소리만 들려도, 손발을 움직여 기쁜 마음을 드러낸다. 며칠 전 내가 아이의 엄마에게 전화를 했는데, 아이는 전화기를 달라고 하면서 ‘할아버지!’ 하고 반갑게 소리치기도 하였다. 나도 그 아이가 나날이 좋아졌으며, 점차 호전되는 모습에 기쁘고 안심이 됐다. 묘법 노스님은 아이에게 잘 어울리는 “혜흔(慧欣)” 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셨는데 과연 영험이 있었다.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혜흔이의 변화는 내가 예상한 것보다 빠르며, 머지않아 스스로 자기 일을 처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전히 정상으로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스무 살 전에 지혜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 그 말씀을 듣고 놀라워서 스님께 여쭤보았다. “혜흔이는 돼지세계에서 몸을 바꿔 온 아이인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지혜를 열 수가 있습니까?”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혜흔이는 전생에 글 가르치는 훈장으로서, 불법을 배우려는 중생들을 잘못 인도하여 돼지세계에 떨어진 것이다. 훈장 이전의 전생은 당시 명망 있는 스님이었으나, 후에 음욕심(淫欲心)을 끊지 못해 죽은 후 다시 인간 세상에 와서 글 가르치는 훈장이 되었다. 스님이었던 전생 당시의 두 제자도 정애(情愛)의 마음을 끊지 못해, 다음 세상에 그를 따라와서 다시 제자가 되었다. 훈장은 다른 사람의 불교수행을 잘못 인도하여 돼지 몸을 받았으나, 그의 두 제자는 죽은 후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 부부가 되었다. 그들 부부는 전생에 돼지 머리고기를 좋아하였기 때문에, 금생에 혜흔이의 부모가 된 것이다.” 정리해보면 혜흔이의 전생은 돼지였으며, 그 돼지의 전생은 글 가르치는 훈장 선생, 그리고 훈장의 전생은 어느 정도 도행은 있었지만 음욕심을 끊지 못한 스님이었다. 돼지 머리고기를 좋아하였던 젊은 부부는 뇌성마비를 가진 아이를 얻게 되었다. 뇌성마비는 바로 우치(愚痴)를 말하며, 우치의 원인은 훈장이 다른 사람이 불법을 배우는 것을 막았기 때문이다. 그 전전생(前前生)을 추적해 보면 우치한 마음은 음욕심을 끊지 못하였기 때문이며, 음욕심은 남녀간의 사랑의 마음과 행위를 말한다. 결혼의 ‘혼(婚)’자에 ‘여(女)’ 변이 있는데, 옆에 여인이 있으면 정신이 어두워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하며, 이것이 바로 우치의 원인이다. 이것은 『능엄경』에서 말씀하신, ‘너희들이 삼매(三昧)를 닦아 삼계 고해(苦海)를 벗어나려고 하면서 음욕심을 제거하지 못하면 삼계를 벗어날 수 없느니라.’ 고 하신 것과 같다.
혜흔이의 부모는 불법을 이해한 후 일심으로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였으며, 모든 비린내 나는 음식과 음욕을 끊었다. 스스로 송경·염불하며, 또한 혜흔이에게 예불·염불을 가르치고 있다. 이로 인해 내 눈 앞에 금빛 찬란한 사원이 나타났으며, 그들 세 사람 모두 이미 출가상(出家相)이 나타났다. 전생에 스님이 되어 수행한 지혜가 혜흔이의 몸에 다시 나타날 날이 있을 것이다.”
금년 여름 고향으로 돌아가 정착한 혜흔이와 그의 부모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들은 사제 과배(果培) 거사의 지도하에 수행 정진하고 있는 수많은 묘법 스님의 제자들과도 인연을 맺었으며, 스님의 말씀이 마침내 검증되었다. 혜흔이의 부친 유 거사는 문약한 서생의 모습이었다. 그의 부인 이 여사는 직물공장의 근로자이지만 교사처럼 아름답고 우아하였으며, 남편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지 않았다.
유 거사의 팔을 보니 대각선의 불에 덴 흔적이 선명하였다. 내가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어보니, 유 거사가 말하였다. “저희 부부는 혜흔이의 병 때문에 불법을 이해하게 되었으며, 금생에 반드시 삼계를 벗어나 극락세계에 왕생할 것을 발원하였습니다. 사랑하고 결혼하여 아이를 낳았으나, 이 때문에 갖가지 고통과 번뇌가 찾아온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았습니다. 저희들은 『능엄경』의 가르침을 배우고,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를 반복하여 읽은 후 음욕을 끊기로 결심하고, 불전에서 함께 팔에 연비를 하면서 발원하였습니다. 저희 부부는 비록 여전히 한 침대에서 자지만 반년 넘게 아무런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반년 전 어느 날 갑자기 어디에서 온지 모르는 마(魔)의 힘이 나를 부추겨 부부관계를 하도록 유혹하였습니다. 저는 억제할 수 없어서 급히 침대에서 뛰쳐나와 불전에 꿇어 앉아, 관세음보살님께 저에게 정력(定力)을 가질 수 있도록 가피를 구하였습니다. 아울러 두 개의 향을 양팔에 사르면서 마음속의 음마(淫魔)를 쫓아내기로 작심하고 부처님의 가피를 구했습니다. 저희 부부는 반드시 음욕심을 끊을 수 있을 것이며, 거사님은 묘법 노스님께 걱정하시지 마시라고 전해주십시오. 우리 둘은 혜흔이를 데리고 반드시 묘법 노스님의 좋은 제자가 될 것입니다.” 나는 유 거사의 말에 감동하였다. “한창 젊은 나이에 그러한 대장부의 기백을 가졌으니, 우리 같이 나이 많은 사람을 부끄럽게 하는 것 같아 정말로 감탄할 뿐입니다.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 속편에 당신들의 이야기를 넣어도 되겠습니까?” 부인이 바로 말하였다. “음욕을 끊는 부부가 여기에 이미 서너 쌍은 됩니다. 과배 거사는 항상 능엄법회를 엽니다. 여기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능엄주’와 ‘사종청정명해’를 외울 줄 압니다. 위로는 60세의 아주머니, 아래로는 20세 전후의 젊은이들도 이를 외우지 못하면 부끄러워할 지경입니다. 무릇 발심하여 불법을 배우는 사람은 비린내 나는 음식을 끊었습니다. 홍빈 거사라는 분은 과배 거사를 만나고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를 읽어 본 후, 자신은 물론 그의 아내와 두 딸도 육식을 끊게 이끌었습니다. 최근 우리 부부가 음욕을 끊었다는 말을 듣고 홍빈 거사 부부도 여러 거사들 앞에서 불전에서 음욕 끊기를 발원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들도 모두 삼십대의 젊은이들입니다. 저희들은 단지 부처님의 말씀대로 행할 뿐, 스스로 대단하게 여기지는 않습니다.
저는 우리 혜흔이의 일을 인과 이야기 속편에 넣기를 원합니다. 혜흔이는 태어나면서부터 등과 복부에 어혈 같은 흔적이 있어서 병원에 가서 진찰해보니, 이것은 ‘색소실금증’이며 가족에게 유전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혜흔이의 팔꿈치에는 횡으로 된 어혈이 있습니다. 그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 날 제가 좌선할 때 갑자기 돼지를 잡는 도살장에 들어갔는데, 한 마리의 돼지가 사지를 묶인 후 도살되었습니다. 그 후 뜨거운 물이 펄펄 끓는 큰 가마솥에 넣어 삶고는 건져서 털을 뽑았습니다. 칼로 돼지다리를 끊고는 막대기로 다리를 쿡쿡 찌르고 배와 등에도 구멍을 내었습니다. 그 다음 돼지 몸에 공기를 불어 넣으니 배가 마치 공처럼 부풀어 올랐으며, 가는 끈으로 돼지 다리를 입에 넣어 묶고는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이어서 쇠막대기로 돼지 몸을 두드리니 내부에서 피가 흘러 내렸으며(나중에 어느 노인에게 물어보고서, 이런 과정이 돼지고기의 내부 수분과 피육을 분리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았다고 하였다.), 맞은 곳에는 여전히 희미한 피의 흔적이 남아있었습니다. 최후에 배를 가르고 살을 도려냈습니다. 이때 저는 갑자기 깨달았습니다. 혜흔이의 몸에 나타난 어혈 같은 흔적의 원인이 위와 같이 돼지가 도살될 때 남는 흔적임을 알았습니다. 이것은 묘법 노스님의 말씀이 정확하다는 것을 검증합니다. 사람이 윤회를 하는 것은 진실이며, 인과응보는 사실입니다. 저희들은 저희 집에서 일어난 일을 널리 알려, 계를 지키지 않는 많은 불제자들을 일깨우기를 희망합니다. 단지 계를 지키고 참회하면 죄업을 없앨 수 있으며, 계를 지키고 염불하면 극락정토에 왕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혜흔이 어머니의 말에 크게 감동하였다. 그녀는 본래 혜흔이의 사진을 책에 싣기를 원했지만 거절했다. 왜냐하면 혜흔이가 지금은 비록 어리지만 나중에 커서는 결코 그녀에게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록 내가 글재주가 없어 이야기를 쓰는 수준이 높지 않지만, 독자들이 글 속의 뜻은 명백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나는 결코 함부로 이야기를 꾸며 사람을 속이지 않는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나도 인과를 거스르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내가 그들이 있는 이곳에 와서 보니 말법시대가 말법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곳에는 진정으로 수행하는 많은 불제자들이 있었다. 불가(佛家)에 이런 말이 있다. “작은 보살은 깊은 산에 숨고, 큰 보살은 번잡한 도시에 숨어있다.” 다투지 않고(不爭), 탐하지 않고(不貪), 구하지 않고(不求), 사사롭지 않고(不自私), 이기적이지 않고(不自利), 거짓말하지 않는(不妄語) 것은 모든 수행인이 지켜야 할 종지(宗旨)이며, 재가에서 수행해도 반드시 도업(道業)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간혹 여법하지 못한 현상이나, 삿된 스승이 법을 설하는 것도 우리들에 대한 시험이 아니던가? 삿됨이 없으면 어떻게 올바름을 드러낼 수 있으며, 마(魔)가 없으면 어찌 부처가 있을 수 있겠는가? 부처님도 시험하는 수많은 마로 인하여 성불하게 된 것이다. 고승대덕들께서는 우리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시며, 마구니는 우리를 수도하도록 분발시킨다. 우리들이 마구니를 반면교사로 생각한다면 그게 바로 수행을 이루게 하는 동력이 되지 않겠는가? 규율을 지키지 않는 그들에 대하여 거들떠보지 않으면 될 것이다. 마구니들이 설하는 삿된 법은 우리들이 법을 가려낼 수 있는 눈을 가졌는지 시험하는 것이니, 그들에게 화를 내면 속임을 당하는 것이다.
묘법 스님께서 게송으로 설하셨다.
말세에 법을 설하는 사람 중에는 그름도 있고 바름도 있네. 버려야 할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해야 하네. 인연 따라 교화하니 화를 내면 바름을 잃게 되네.
마지막으로 몇 마디 말로써 끝을 맺고자 한다.
여여부동(如如不動)하면 남들의 질투를 어찌 두려워할 것이며 일심불란(一心不亂)하면 남들이 다투는 것에 관여할 바 없네. 큰 파도가 모래를 이니 더럽고 혼탁한 물을 깨끗이 하네. 법륜(法輪)이 상전(常轉)하니 온 법계에 광명이 가득하구나.
- “오대산 노스님의 그 다음 이야기(과경 엮음·각산 정원규 옮김)” 중에서 - |
출처: 상민이의 불교 자료실, 법보시 원문보기 글쓴이: 상민
삭제된 댓글 입니다.
글을 읽고 좋으셨다니 저도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_()_
()
()
좋은 법문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_()_
저도 감사합니다. 나무 아미타불 _()_
나태하고 산란한 마음을 다시금 다잡게 합니다. 좋은 글 진심으로 감사합니다._()()()_
새벽에 조용히 정독하셨나 봅니다.
저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 글로 무량광덕 받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_()_
나무아미타블.나무아미타블.나무아미타불_()_
나무 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