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일찍 만났버렸다. 세리아를 대표하는 유벤투스와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바이에른 뮌헨,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 온 네덜란드의 절대 강호 아약스까지.
2차관문인 16강은 물론 리그 우승컵을 차지한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법한 3팀이 2004~2005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같은 조(C조)에 속했다.
오는 15일 아약스 아레나에서 열리게 될 아약스와 유벤투스간의 경기가 그 판도를 결정지을 첫 승부. 홈 앤드 어웨이로 팀 당 6경기씩을 가지는 풀리그전이지만 3팀간의 경기는 한 경기 한 경기가 결승전을 방불케 할 전망. 3팀을 박빙의 전력으로 판단했을 때, 마지막에 가서는 골득실이나 심지어는 다득점 까지도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커 소흘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그리스의 PAOK가 보인 만만찮은 기세를 힘겹게 누르고 올라온 이스라엘의 마카비 텔-아비브는 이변이 없는 한 32강 라운드의 벽을 넘어서기는 힘들 전망. 바이에른 뮌헨, 유벤투스, 아약스 모두 텔-아비브와의 경기를 통해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야 한다. 즉, 텔-아비브에 승점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면 16강을 향한 순위다툼에서 뒤쳐질 공산이 크다.
▶ '전력 보강' VS '조직력 강화' = 안개정국
분데스리가의 강호 바이에른 뮌헨. 지난 시즌 리그 챔프와 FA컵을 브레멘에게 내준데 이어 챔피언스리그서도 16강에서 레알마드리드를 만나 일찌감치 좌절했다. 무관의 치욕. 당연히 올 시즌을 벼루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해 보이기 위하여. 자국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컵대회까지 3관왕을 공언하고 나섰다.
그에 따른 전력보강도 확실히 이루어졌다. 가장먼저 지주 오트마르 히츠펠트 전 감독을 전격 사임시키고 슈트트가르트의 수장 펠릭스 마가트 감독을 새롭게 부임시켰다. 정교하고 세밀한 안정감 있는 축구로 재무장해 신중한 경기력을 꾀하겠다는 전략적 교체.
자연스레 선수 구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포지션별로 누수를 줄이기 위해 최대한 기존 선수를 품으면서도 적재적소의 위치에 새로운 선수들을 일부 보강했다.
변화가 가장 크게 보이는 부분은 다연 수비라인. 지난 시즌 39골이나 내주는 등 분명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대목이다. 수문장 올리버 칸의 부진도 이유라 할 수 있지만 수비라인의 불안감 또한 간과할 수 없었던 부분. 마가트 감독 또한 수비를 우선적으로 중시하면서 공격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영입했다고 볼 수 있다.
실질적으로 영입된 수비수는 단 한 선수. 그만큼 그를 데려오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이탈리아 AS로마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던 루치우가 이적료 문제로 지지부진하자 바이에른 뮌헨이 적극적으로 나선 것.
이적료만 1,200만 유로에 달하는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최고수준의 수비수. 헤딩과 태클 등 대인방어 능력은 물론 두뇌를 중심으로하는 지역방어 능력까지 두루 갖췄다. 간간히 역습시에는 중거리 슈팅과 헤딩으로 골까지 종종 터트리는 등 다방면에서 살림꾼.
기존의 쿠포르, 토마스 링케, 코바치, 사뇰과 지난 시즌 프라이브루그에서 데려온 라우 등 기존의 수비진용에 루치우까지 가세 '천군만마'를 얻었다. 자국리그에서는 기본적으로는 링케(라우)-루치우-쿠포르의 스리백을 중심으로 내세운다.
미드필더 라인에서는 독일 대표팀의 다이슬러와 프링스가 가세했다. 제호베르투와 살리하미드지치의 측면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중앙에서는 전술적으로 변형이 가능하게 된 셈. 다이슬러와 프링스의 기용 위치에 따라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던 발락이 본업(공격형 미드필더)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물론, 하그리브스가 토튼햄으로 올 겨울 이적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어 이 같은 시나리오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반응이지만 숨겨둔 '초대형 신예' 슈바인슈타이거가 라인업에 제대로 가세해준다면 하그리브스의 이적과 상관없이 허리라인을 꾸릴 수 있게 된다. 잔 부상치레중인 숄과 에레미스, 핑크 등도 독일 대표팀을 거친 숨은 세력들.
최전방에는 자국리그서 지난 해 23골로 아일톤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로이 마카이가 건재한다. 스페인 무대에 이어 올 시즌에는 독일리그 득점왕은 물론이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골 욕심을 내겠다는 자세. 로이 마카이의 파트너로는 산타크루즈를 기본으로 피사로, 지클러, 신예 게레로까지 총 동원한다. 이란 출신의 하세미안의 활약 여부도 국내 팬들에겐 관심거리다.
바이에른 뮌헨과 경합할 유벤투스의 입장도 뮌헨과 크게 다를바 없다. 스쿠데토를 가장 많이 차지한 팀(27회)이란 명성이 무색할 만큼 지난 시즌 부진이 계속됐다. 리그에서는 예상과 달리 3위까지 쳐졌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일찌감치 16강에서 덜미를 잡혔다. 최근 5년간 리그 1, 2위를 꾸준히 기록했던 팀이기에 3위라는 성적표는 타격이 컸다.
역시 리피를 내보내고 AS로마의 파비오 카펠로 감독을 새롭게 사령탑에 앉혔다. 선수구성에 있어서도 대규모 칼질을 단행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처사일 듯.
지난 시즌 계속적으로 지적된 부분이 수비 선수들의 노쇄화에 따른 조직력 붕괴와 주전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인한 전력이탈. 완전 물갈이는 불가능하더라도 팀에 기여하지 못한 선수들은 죄다 짐을 싸야만 했다. 발렌시아로 떠난 디 바이오가 대표적 사례.
부폰이 지키는 골문은 말할 필요도 없는 유벤투스의 장점이다. 그러나 쇠약한 수비라인이 늘 고민. 이를 잘 알고 있는 카펠로 감독이 직접 로마의 주축 수비수 둘을 데리고 왔다. 페라라-몬테로-튀랑 등이 버티고 있는 수비라인이 서서히 한계를 향해 가고 있다는 점에서 제비나의 가세는 엄청난 플러스 효과를 가져 올 전망이다. 에메르손 역시 마땅한 수비형 미드필더 없이 시즌을 맞이할 뻔한 유벤투스로서는 반갑기 그지없는 존재.
여기에 이탈리아 대표팀 카테나치오의 주축인 카나바로를 영입하며 수비라인을 대폭 강화했다. 여기에 세리아 B 리보르노 출신의 신예 치엘리니를 영입해 장기적인 포석으로 변화를 시도하기도. 투도르, 페소토, 올리버 카포, 브린델리 등도 두터운 선수층을 형성하고 항시 대기중인 전력감 들이다.
미드필더 라인은 전통적으로 유벤투스가 내세우는 부분. 화려한 테크니션 네드베드와 잠브로타가 건제한 가운데 타치나르디, 카모라네시, 블라시 등의 기량이 일치월장해 주전까지도 넘볼 수 있는 위치까지 성장했다. 새롭게 영입한 에메르손까지 탄탄한 구성이라 크게 걱정은 않지만 비교적 선수층이 얇아 장기전을 어떻게 꾸려나갈지 관심사.
최전방에는 트레제게와 델 피에로가 건재한다. 지난 시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크게 문제를 보이지 않았기에 올 시즌 역시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여기에 아약스에서 데려온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까지 가세해 델 피에로를 공격형 미들이나 측면으로 돌리는 전술적 변화까지 가질 수 있게 됐다. 가나 출신의 스테판 아피아나 우루과이 출신의 줄리에타도 훌륭한 백업진.
아약스는 큰 변화 없는 선수진이 특징. 그만큼 탄탄하고 안정적인 조직력을 가지고 있으며 경기를 관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로날드 쿠에만 감독의 선수 관리 능력과 용병술 또한 전폭적인 신임을 얻고 있어 90년대 초반 아약스가 일군 신화를 재연하겠다는 조짐. 80년대생들이 팀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젊고 빠른 축구로 무장한 팀으로 뮌헨과 유벤투스로서는 많은 어려움을 겪을 전망.
전력 누수 또한 거의 없다고 봐야 할 듯. 최근 유벤투스로 내준 이브라히모비치의 공백이 크지만 벨기에 출신의 소에타르가 그를 대신할 수 있을 정도로까지 성장하고 있다.
송크와 함께 벨기에 출신 투톱으로 네덜란드 클럽의 선봉에 서있다. 루마니아의 10대 소년 미테아와 아르헨티나 올림픽 우승의 주역 로살레스 또한 숨겨놓은 비밀 병기. 이브라히모비치를 제외한다면 수비수 반 댐(사우스햄튼)과 임대로 간 핀란드 출신의 파사넨(브레멘)이 전력누수의 전부다.
로본트와 스테켈렌부르크가 교대로 지키는 골문은 비교적 안정감 있는 편. 최근에는 남아공 대표로 활약중인 봉크까지 히렌빈에서 데려왔다. 수비라인은 반 뎀과 파사넨이 빠졌지만 에스쿠데, 그리게라, 트라벨시, 맥스웰등이 여전히 건재한다. 문제가 있다면 선수층이 얇다는 것. 오브라이언과 카스미르스키 등이 있지만 각각 중앙수비수로의 문제점 노출과 검증되지 않은 카드라는 문제점이 있다.
미드필더 라인에서는 '영파워' 슈나이더가 빠져있는 점이 안타깝다. 이미 오렌지 군단의 축으로 성장한 반 데 바르트와 체코 출신의 갈라섹이 앞뒤로 포진 강력한 허리라인을 형성하고 있지만 슈나이더의 공백으로 피에나르에 당분간은 기대를 걸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세 팀의 아성에 도전하는 이스라엘의 텔-아비브는 수준차가 커 사실상 32강에 만족해야할 처지. 하지만 과거 이변이 많았던 점을 사례로 자신들 또한 새로운 이변의 주인공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공격라인의 이스마엘 아도(가나)와 에밀 음밤마(카메룬) 두 용병이 핵심. 수비라인은 무사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공격과 수비수들이 젊고 빠른 20대 초반의 선수들로만 이루어진데 반해 미드필더 라인은 상대적으로 20대 중후반의 선수들을 일부 배치해 안정감을 중시한다.
1R - 아약스 VS 유벤투스, 텔아비브 VS 바이에른뮌헨 (9/15) 2R - 바이에른뮌헨 VS 아약스, 유벤투스 VS 텔아비브 (9/28) 3R - 유벤투스 VS 바이에른뮌헨, 아약스 VS 텔아비브 (10/19) 4R - 바이에른뮌헨 VS 유벤투스, 텔아비브 VS 아약스 (11/3) 5R - 유벤투스 VS 아약스, 바이에른뮌헨 VS 텔아비브 (11/23) 6R - 아약스 VS 바이에른뮌헨, 텔아비브 VS 유벤투스 (12/8)
첫댓글 유베의 미들진이 선수층이 얇다면 대체 다른 팀 어디가 선수층이 두꺼운걸까나....--; 그리고 가나 출신 아피아는 공격수 백업이 아니라 미드필더인데...-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