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축구종가' 잉글랜드 클럽들에게는 운이 따랐던 2004~2005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추첨 결과, 잉글랜드 전통의 강호 맨체스터 또한 그 수해대상이 될 전망이다.
다른 조와 비교했을 때, 1번 시드를 받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아성에 도전하는 팀들의 내임밸류가 상대적으로 낮은게 사실. 올림피크 리용(프랑스)과 페네르바체(터키)의 전력이 탄탄해 복병으로 평가되기는 하지만 맨체스터의 독주는 막기 힘들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 해외 주요 언론의 반응.
그렇다고 해서 절대적으로 안심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언제든 이변은 있게 마련. 리용과 페네르바체가 그 중심에 있기에 맨체스터로서는 더욱 큰 불안요소일 수밖에 없다. 특히 리용은 지난 시즌 8강까지 오른 전적만 놓고 봤을 때, 16강에 그친 맨체스터를 앞선다.
전체적으로 D조에서는 맨체스터가 강세를 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림피크 리용과 페네르바체가 이에 도전하는 구도로 전계될 전망. 반면, 스파르타 프라하는 고전이 예상된다.
▶ 맨체스터 우위 속 리용-페네르바체 도전
전통의 강호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한 FC 포르투를 상대로 첫 희생양이 됐다. 그것도 완전히 끌려다니는 졸전을 거듭하다 16강(1무 1패)에서 일찌감치 짐을 쌓야했다. 자국리그 역시 아스날의 불패는 물론 갑부군단 첼시에까지 뒤지며 3위로 마감, 완전히 자존심을 구겼다. 컵 대회 석권이 그나마 위안거리.
올 시즌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에 비해 전체적인 전력으로 봤을 때 우승권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 않겠냐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릴 정도. 다른 조의 강호들과 비교했을 때는 상대적으로 열쇠에 있지 않겠느냐 하는 것. 실제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같은 리그 소속의 아스날과 첼시에 미치지 못한다. 부상 선수는 많은데 이를 대체할 선수가 없다는 것 역시 또 다른 이유다.
맨체스터 역시 큰 틀은 유지하면서도 소폭의 이동이 많았던 여름 시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베컴을 내주며 전력이 크게 약화됐던 지난해와 비교한다면 아쉬우면서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
'축구종가의 미래' 웨인 루니를 에버튼으로부터 데려온 것은 영국 축구사에 기록될만한 큰 사건으로 남았다. 유로 2004를 통해 잉글랜드 대표팀의 주포로 자리 잡은 루니를 별 다른 과정 없이 단번에 낚아챘다.
지난해 영입한 루이스 사하와 일찌감치 맨체스터 유니폼을 입은 앨런 스미스까지 공격진용에 가세해 기용 폭을 크게 넓혔고 기존의 반 니스텔루이, 솔샤에르까지 그대로 건재한 상황. 공격력만 놓고 봤을 때는 레알마드리드도 부럽지 않은 실속을 갖췄다.
허나, 반 니스텔루이의 초반 결장은 아쉽다. 전체적으로 공격라인을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선수라는 점에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걱정이 크다. 유로컵 8강 경기에서 부상을 입었던 루니와 잔부상 중인 사하 역시 아직 완전한 몸상태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당분간은 솔샤에르와 함께 조커 요원 스미스를 중심으로 공격라인을 짤 공산이 크다. 스콜스를 최전방에 놓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수비라인. 핵심 수비수 리오 페르디난드는 아직 징계가 남아있어 경기에 나설 수 없다. 또 다른 중앙 수비수 클레베르손과 왼쪽 측면 수비수 웨슬리 브라운은 부상으로 신음중이다. 오른쪽의 게리 네빌을 제외하고는 선수 구성이 확 바뀌어 있는 실정. 긴급 처방으로 중앙 미드필더 요원 로이 킨이 중앙 수비까지 쳐져있다. 지난해까지 주전을 맡았던 실베스트레와 신예 오쉬아가 수비라인을 함께 구축하고는 있지만 벅차 보인다. 특히 끌레베르손은 중앙미드필더와 수비를 모두 겸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결장이 아쉽기만 하다.
올림픽 출전과 아르헨티나 대표팀 차출로 맨체스터로 향하지 못한 G.하인츠의 컴백은 반가운 소식. 이번 올림픽에서 보여준 능력만으로도 수비라인에 큰 보탬이 될 전망. 허나 파리 생제르망에서 올 시즌 영입한 이래 단 한 경기도 발을 맞춰본 적이 없어 당장의 큰 기대는 욕심일 듯. 골문은 임대로 보냈던 바르테즈가 마르세유로 완전 이적함에 따라 미국의 신예 하워드가 올 시즌에도 여전히 책임진다.
미드필더 라인은 큰 변화가 없다. 스콜스를 중심으로 라이언 긱스가 건재하고 크리스티안 호나우도 역시 최근 팀에 복귀했다. 카메룬 용병 젬바젬바와 셀틱에서 데려온 밀러는 조커 요원이지만 로이 킨이나 스콜스가 본래 위치로 돌아올 때까지 맨체스터의 중원을 책임진다. 프랑스의 신예 벨리온과 특급 조커 듀오 플레쳐, 포츈은 여전히 본연의 임무를 위해 대기중.
맨체스터의 아성에 가장 강력하게 도전할 수 있는 팀은 그래도 올림피크 리용(프랑스)으로 손꼽힌다. 이름 값은 못하지만 최근 거둔 성적만 놓고 봤을 때는 오히려 맨체스터에 앞선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를 꺾고 올라온 우승 팀 FC 포르투에 덜미를 잡혀 8강에 만족했지만 경기 내용상으로는 대등했을 정도로 아쉬움이 크다.
자국리그에서는 이미 독주체제. 01~02 시즌 사상 첫 우승을 일궈낸 이래 지난 시즌(03~04)까지 3연패의 신화를 일궈내고 있다. 올 시즌마저도 거머쥔다면 마르세유와 생 에띠엔느에 이은 3번째 4연패의 주인공으로 남게된다.
허나 전력 누수가 큰 것이 약점이다.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차포를 모두 다 떼버렸다. 폭발적인 골게터 루잉둘라가 마르세유로 이적했고 노련한 미드필더 도라수는 AC밀란에, 지단의 후계자로 지목 받던 카리에르는 랑스로 각각 팀을 옮겨 갔고 우측 측면 수비수 데플랑드레 역시 벨기에 스탕다르로 이적했다. 허나, 가장 큰 누출은 브라질 출신의 중앙수비수 에드미우손(바르셀로나).
공격라인은 여전히 화려하다. 분데스리가 득점왕 출신의 에우베르가 올 시즌 여전히 그 핵이다. 에우베르를 중심으로 아스날에서 최근 돌아온 실뱅 윌토르를 십분 활용해 전술을 대폭 수정했다. 프랑스의 촉망받는 신예 골게터 시드니 고부까지 더한 삼각편대를 가용한다는 복안. 여의치 않을 경우 고부와 에우베르를 먼저 내세우고 윌토르는 조커로 활용하게 된다.
베르고뉴, 비알리, 프라우, 말루다 등 젊은 공격요원들 역시 즉시 전력감으로도 손색 없을 정도로 쟁쟁하다. 브라질 출신의 18세 소년 다 실바의 성장 또한 든든한 공격라인 구축에 한 몫하고 있다.
미드필더 라인이나 수비라인이 다소 부실한 점은 아쉽다. 구앙 감독 역시 주닝요 등 최정예 멤버만을 소폭 기용하고 공격쪽에 차라리 많은 숫자를 둬서 승부수를 보겠다는 작전을 구상 중이다. 샹피오나에서 보인 이 같은 전술이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그대로 나온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팀 전력상 가능성은 크다. 말리 출신의 디아라가 시즌 초반 장기간 부상으로 결장한다는 사실 또한 연관성 있게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수비라인은 완전히 바뀌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전력 보강을 통해 바뀐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유출이 많았다는 것. 센터백을 보던 에드미우손과 밀러가 바르셀로나와 마요르카로 각각 떠나면서 백업으로 있던 카파차와 함께 아비달을 릴에서 데려왔다. 밀러는 둘째 치더라도 에드미우손이 팀 내에서 차지하던 비중을 감안한다면 뼈아픈 손실이다.
데플랑드로의 이적 공백은 그래도 좀 덜하다. 세네갈 대표 출신인 디아타가 렌으로부터 영입됐기 때문. 활발한 공격 가담은 물론 파워풀하고 영리한 수비를 자랑한다. 노련하기로 유명한 그레고리 쿠펫이 지키는 골문은 여전히 안정감 넘친다.
페네르바체의 전력도 무시할 수 없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맨체스터와 리용의 강세를 예상하면서도 페네르바체를 쉽게 생각하지 않는데는 이유가 있기 때문일 듯 하다.
3년만에 자국리그 우승컵을 되찾아오면서 갈라타사라이와 역대 최다 우승 기록(15회)을 다시 원점으로 돌린 페네르바체로서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또한 기대가 크다. 역대 최상은 아니더라도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고 자신하기 때문. 독일 출신의 크리스토퍼 디움 감독이 이끌고 있는 페네르바체의 특징은 뚜렷한 스타플레이어는 없지만 전체적인 선수들의 기량이 비슷하다는 것. 올 시즌 역시 갈라타사라이와 함께 터키리그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핵심은 단연 네덜란드 출신의 노장 공격수 피에르 반 후이동크. 송종국과 함께 페예노르트에서 활약했던 선수이자 지난 98월드컵 당시 한국전에서 득점을 기록했던 선수로 국내 팬들에게도 유명하다. 호쾌한 슈팅과 개인기는 물론 제공권에도 비범함을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 후이동크하면 떠오르는 것이 골키퍼가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절묘한 킥력. 세트플레이시 그 위력은 배가된다. 지난해 자국리그서 무려 24골을 폭발시켰다.
크로아티의 출신의 수비수 토마스(갈라타사라이)와 미드필더 알리 귀네스(베시크타스)가 나란히 라이벌 팀으로 적을 옮겨갔지만 후이동크를 중심으로 떠오르는 스타 툰카이 산리와 브라질 출신 마르시우 노브레가 공격라인을 형성한다. 디아르바키르스포르에서 영입한 하키오글루 역시 든든한 백업 공격자원.
중앙에서는 위미트 오제트와 겐슐라빌리지에서 영입된 세르칸 발치가 겨이를 조율하고 수비라인은 파비오 루시아누를 축으로 벨기에 출신의 투라치와 아크엘, 로드리게스 등이 형성한다. 특히, 위미트 오제트는 미드필더는 물론 중앙수비로서의 능력까지 겸비해 페네르바체 전체 전술의 핵심으로 중용된다. 최후방 수문장은 바르셀로나로의 잠시 외도를 마치고 돌아온 레취베르.
마지막으로 가장 고전이 예상되는 체코의 전통 명문 스파르타 프라하. 32강 라운드에는 단골손님이지만 매번 이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맨체스터, 리용 등이 한 조에 속한 이상 올 시즌도 힘들지 않겠느냐는 것이 다수의 일방적인 예상.
체코의 살아있는 전설 포보르스키를 중심으로 파워풀하고 굵직한 축구를 구사하는 스타일이다. 특별한 선수의 이동은 없었지만 뚜렷한 보강 또한 없었다.
슬로바키아 용병 4명을 제외하고는 모든 선수들이 자국 선수들로만 구성되어있어 오랜 기간 다져온 조직적인 플레이가 최대 장점. 허나 유수의 강호들과 비교했을 때 전체적인 기량적 차이에서 오는 경기력의 수준이 커 조직력으로도 이를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R - 페네르바체 VS 스파르타프라하, 리용 VS 맨체스터 (9/15) 2R - 맨체스터 VS 페네르바체, 스파르타프라하 VS 리용 (9/28) 3R - 스파르타프라하 VS 맨체스터, 페네르바체 VS 리용 (10/19) 4R - 맨체스터 VS 스파르타프라하, 리용 VS 페네르바체 (11/3) 5R - 스파르타프라하 VS 페네르바체, 맨체스터 VS 리용 (11/23) 6R - 페네르바체 VS 맨체스터, 리용 VS 스파르타프라하 (12/8)
첫댓글 설성환씨는 솔샤르의 시즌아웃 사실을 모르나보군요..-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