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5, 16일 이틀간 스위스 중부의 루체른 호반에 있는 뷔르겐스톡 리조트에서 제1차 우크라이나 평화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주최국인 스위스는 160개국에 초청장을 보냈는데, 지금까지 100개국 정도가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히 많은 나라가 참석 의사를 밝힌 것 같으나 어떤 나라가 가고 가지 않는지 면면을 살펴보면, 우크라이나전쟁을 놓고 세계 여론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번 회의는, 우크라이나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제출한 ‘평화공식(peace formula)’에 근거해 조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공식이란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의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한 젤렌스키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를 수립하기 위한 요구조건으로 내건 10개 항목을 가리킨다. 젤렌스키가 제안한 것이어서, 국제사회에서는 ‘젤렌스키 평화공식’으로 통하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평화공식이 우크라이나 측에서 2022년 말의 전황을 놓고 작성한 것인지라 이후 1년 반 이상 진전된 전쟁의 현실을 전혀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2022년 가을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전쟁 직후 점령한 하르코프 지역과 헤르손 지역 일부를 탈환하여 자국군이 승세를 쥐었다는 생각을 가졌을 공산이 있다.
그러나, 그때 우크라이나의 성공은 병력과 무기의 엄청난 손실을 겪고 얻은 ‘피루스의 승리’였고, 바로 러시아군의 반격을 초래한 것이었다.
러시아군은 2022년 말부터 돈바스 지역의 군사 요충지 솔레다르를 공격하기 시작해 2023년 1월 16일에 함락하였고, 5월에는 더 큰 요충지인 바흐무트까지 함락함으로써 큰 전과를 올린다.
그에 맞서 우크라이나군은, 6월 4일에 자포리자 지역을 중심으로 대반격을 시도했으나 약 석 달 지속된 전투에서 엄청난 손실을 당하고 패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