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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지 추천 스크랩 영월 동강 비경(秘境), 산·물·동굴 ‘3色 신비’ 심신 식히는 ‘여름 신비
무념무상 추천 0 조회 73 19.04.03 21:4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영월 동강 비경(秘境)

    산·물·동굴 ‘3色 신비’ 심신 식히는 ‘여름 신비’

 

 

                                                  박 경 일  기 자

 

 

▲ 영월 잣봉의 전망대에서 발아래로 굽어본 동강 어라연의 모습. 시야의 고도를 높이니 동강의 물 밑까지 환히 들여다보인다. 두 척의 래프팅 보트가 어라연의 삼선암을 돌아 내려오고 있다.
  강원 영월의 동강 풍경을 ‘비경(秘境)’이라 부르는 것은 참으로 적절합니다. 동강만큼 빼어난 경치를 가진 강이야 왜 더 없겠습니까. 그럼에도 ‘숨길 비(秘)’자가 가장 어울리는 강이라면 단연 동강입니다. 동강이 ‘숨어 있는’ 이유는 물굽이가 수직의 뼝대(절벽)를 감아 돌며 사행(蛇行)하는 탓에 물 옆으로 좀처럼 길을 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땅 대부분의 강들이 나란히 포장도로가 나면서 너른 세상에 나앉아 있지만, 동강은 대부분의 구간에서 찻길을 허락하지 않고 절벽을 둘러친 채 적요한 강변마을을 지나며 흘러내립니다.

  동강의 물길 51㎞ 구간 중에서 널리 알려져 있으되, 정작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이 바로 어라연(魚羅淵)입니다. 이름을 풀어 보자면 ‘햇살에 비친 물고기 비늘이 비단처럼 아름다운 못’입니다. 강물이 굽어 흐르는 안쪽에 세 개의 큰 바위가 솟아 있는 풍광은 저절로 한 폭의 산수화입니다. 동강의 물길을 따라 래프팅을 하거나 조붓한 강변길을 타박타박 걸어서야 만날 수 있는 어라연은 숨어 있어 더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 어라연을 가장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자리가 있으니, 그곳이 바로 영월의 잣봉(537m)입니다. 산중의 비포장 흙길로 굽이굽이 돌아 닿는 마차마을을 지나 가파른 숲길을 차고 올라 능선을 걷다 보면 어라연의 빼어난 절경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땀을 식히며 어라연을 내려다보면 된꼬까리 여울의 힘찬 물소리와 래프팅을 즐기는 젊은이들의 함성이 산꼭대기까지 올라옵니다.

  산길을 오르자면 장딴지 근육이 팍팍해지고, 여름날 따가운 볕에 땀이 뚝뚝 떨어지지만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어라연의 아름다움과 견주면 이만한 수고쯤이야 새발의 피입니다. 어지간한 육체적 고행과 어라연의 선경을 맞교환하는 것은 ‘남아도 한참 남는’ 장사입니다. 잣봉에서 어라연 전망대를 거쳐 만지마을 쪽으로 걷는 강변길의 운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쪽의 강변에는 순백의 개망초가 흐드러졌고, 저쪽 강 건너 바위 아래는 하늘나리꽃과 원추리꽃이 한창입니다.

  이즈음 동강을 찾아간다면 이제 막 일반 개방을 시작한 백룡동굴이 새로운 선물처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라연 상류, 동강이 부드럽게 흘러가는 문희마을의 깎아지른 암벽의 백룡동굴은 수억년의 시간이 빚어낸 갖가지 종유석들로 가득합니다. 백룡동굴로 드는 것은 ‘관광’이 아니라, ‘탐사’에 가깝습니다. 조명 하나 없는 서늘한 동굴 속을 헤드랜턴으로 밝히며 좁은 통로를 걷고, 기고, 누워서 통과해야 합니다. 몸을 옆으로 돌려 코앞에 종유석을 보면서 통과해야 하는 구간도 있고, 머리를 한껏 숙여 조심조심 천장의 석순을 건드리지 않고 지나야 하는 구간도 있습니다. 동굴관리소에서 내주는 탐사복과 장갑은 온통 진흙투성이가 되지만, 가늠할 수 없는 억겁의 세월과 자연의 신비가 빚어낸 동굴 속 비경은 저절로 감탄사를 터뜨리게 합니다.

  잣봉 등산으로 흘린 땀과 동굴 탐사에서 묻어난 진흙을 씻어 내기에는 동강 래프팅이 최적입니다. 고무보트를 타고 문산에서 삼옥교까지 내려오는 12㎞의 물길을 따라 노를 젓고 여울에 떠밀려 내려오면서 강물에 풍덩 몸을 담그노라면 삼복의 무더위나 도회지 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쯤은 단번에 날릴 수 있습니다. 산으로 동굴로 물로, 그렇게 ‘맹렬하게’ 자연 속에서 놀다가 방금 따서 쪄 낸 옥수수를 곁에 두고 평상에 누워 별이 쏟아지는 영월의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맛. 여름휴가의 진수는 모름지기 이런 맛 아니겠습니까.
 
                  秘境… 강변길 운치… 화끈 래프팅… ‘동강 25시’
 
 
어라연 숨어 있어 더 아름다운…
잣봉 동강 속살 한눈에…
백룡동굴 5억년 세월이 빚은…
# 잣봉에 올라 동강의 최고 절경 어라연을 굽어보는 맛

  숱한 산굽이를 휘감아 도는 동강의 빼어난 경관이야 익히 알려진 것. 동강이 흘러가는 강변 풍경이야 어디 한 곳 빠질 곳이 있을까마는 그중에서도 최고의 비경을 꼽으라면 단연 ‘어라연’을 들 수 있겠다. 어라연이 비경으로 꼽히는 이유는 오로지 물길을 따라 래프팅을 하거나 조붓한 강변길을 걸어서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온통 물과 숲이 어우러져 그려 내는 초록과, 물 한가운데 솟은 바위가 빚어내는 호젓한 풍경. 만일 차로 휙 지나치는 강변이었다면 어라연은 그렇고 그런 관광지 중 한 곳이 됐을 게 틀림없다.

  그 어라연을 한눈에 바라다볼 수 있는 특급전망대가 있으니 바로 잣봉(537m)이다. 등산이라고는 하지만, 산허리쯤까지 비포장도로를 따라 들어가는 마을 길이다. 비탈진 길을 따라 걸으면 나무 그늘이 거의 없어 한낮에는 볕이 따갑다. 잣봉을 찾아가려면 되도록 아른 아침이나 해가 기운 오후쯤이 좋겠다. 그 길 끝에 작은 분지 속 마을이 나온다. 영월군 영월읍 거운리 마차마을이다. 본격적인 등산은 마차마을에서 시작된다. 마을 앞에서 시작된 숲 오솔길을 잠깐 걷다 보면 적송 사이로 가파른 흙계단길이 이어진다. 장딴지가 팍팍해지는 가파른 길이지만, 10분쯤이면 능선에 이른다. 마차마을까지 줄곧 오르막이긴 해도 마을에서 해발 500m가 넘는 봉우리를 이 정도의 오름길로 짧게 닿을 수 있다는 게 믿기 힘들다. 능선에서 왼쪽 길을 잡아 걸으면 간간이 우람한 소나무가 서 있는 짙은 숲길로 들어서게 된다.

  그 능선길 중간쯤에 어라연을 굽어볼 수 있는 두 곳의 전망대가 있다. 첫 번째보다 두 번째 전망대에서 굽어보는 맛이 더 좋다. 전망대에 서면 왼쪽 발아래 쪽으로 동강의 진초록 물빛과 함께 어라연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보는 어라연의 풍경은 ‘세로 프레임’이다. 물길을 따라 시선이 옮겨지는 까닭에 시선은 좌우가 아니라 위아래로 움직이게 된다.

  어라연 아래 희게 포말이 이는 곳이 한강까지 물길로 나무를 실어 나르던 옛 떼꾼들이 애를 먹었다는 된꼬까리 여울이다. 여울을 급하게 굽이치는 물소리가 전망대까지 올라온다. 눈으로는 먼데, 귀로는 가깝다. 멀리 물굽이 안쪽으로 삼선암이 솟았고 그 물길을 따라 래프팅 보트가 쉴 새 없이 떠내려온다. 손톱만 하게 보이는 래프팅 보트가 어라연으로 들어올 때쯤에야 비로소 발아래 펼쳐진 풍경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짐작이 된다.


# 어라연의 강변길을 따라 옛 떼꾼들의 자취를 따라가는 길

  마차마을에서 잣봉 정상까지는 1.4㎞ 남짓. 잣봉에서 되돌아 나가는 것보다 어라연 쪽으로 내려서 만지마을을 돌아 원점으로 오는 길을 택하는 편이 낫다. 어라연까지는 소나무와 굴참나무들이 늘어선 가파른 내리막이다. 어찌나 가파른지 거꾸로 이쪽 길로 잣봉을 올라오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험한 구간 곳곳에 밧줄이 매어져 있다.

  하산길에서 살짝 벗어나 칼바위 능선을 조심조심 타고 가면 급하게 휘어진 물길이 만들어 낸 물방울 같은 산자락 끝에 설 수 있다. 여기서 직벽 아래로 어라연과 삼선암이 손에 잡힐 듯 내려다보인다. 산자락을 다 내려오면 강변을 따라가는 길이다. 강변에는 개망초꽃이 흐드러졌다. 어우러져 피어난 꽃색이 어찌나 희고 맑은지 메밀꽃에나 붙이는 ‘소금을 뿌린 듯’이란 수사가 어색하지 않다. 여기서 꽃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옛 주막터가 나온다.

  이름하여 ‘전산옥 주막터’. 전산옥이란 1970년대 초반까지 이곳 주막을 지키던 주모의 이름이다. 전산옥 주막은 남한강 일대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객주였다는데, 1960년대까지 동강 물길을 내려가던 떼꾼들이 황새 여울과 된꼬까리 여울을 지나 이곳에서 하루 여장을 풀고 술 한잔에 고단한 몸을 달래던 곳이다. 이 주막의 명성은 정선 아리랑의 가사에 전설처럼 전해 온다. “황새 여울 된꼬까리에 떼를 지어 놓았네. 만지산의 전산옥이야 술상 차려 놓게….” 옛 주막터는 자취도 없이 풀만 무성하다. 동강의 물길을 따라 내려와서 만나는 만지마을의 허름한 민가에서 파는 동동주 한잔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여기서 출발 지점인 거운분교까지는 줄곧 동강의 물길을 따라가는 길이다.


#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이 만든 백룡동굴 … 관광 아닌 ‘탐사

  올여름 동강을 찾는 이들에게 볼거리가 하나 새로 생겼다. 영월과 평창을 가르는 동강의 가파른 절벽에 자리 잡은 백룡동굴이다. 백룡동굴은 다른 동굴 관광지와는 전혀 다르다. 동굴 안에는 최소한의 길을 가늠하고 동굴 훼손을 막기 위한 줄만 쳐 있다. 조명은 아예 없다. 잔뜩 웅크리고 진흙바닥을 기어서 통과하거나 게걸음을 걷고, 몸을 옆으로 세워 빠져나가야 하는 구간들이 도처에 있다. 동굴 안은 사계절 13도를 유지하니 서늘할 정도지만, 험한 구간을 지나노라면 금세 온몸은 땀범벅이 된다. 이런 탓에 백룡동굴 방문은 ‘관광’이라기보다 ‘탐사’라는 말이 더 적합할 듯하다.

  동굴 탐사를 위해서는 윗옷과 바지가 붙은 복장으로 갈아입고 장화를 신어야 한다. 전구가 달린 헬멧과 장갑도 주어진다. 동굴 속에서는 5억년이란 가늠할 수 없는 시간 동안 종유석 등 동굴 생성물로 가득한 비경을 원형 그대로 만날 수 있다. 동굴 초입에는 조선 시대쯤 누군가 구들장을 들여 살았던 흔적이 남아 있다. 여기서부터 한동안은 김이 빠질 만큼 밋밋한 풍경이다가, 사람 한 명이 간신히 빠져나갈 만한 이른바 ‘개구멍’을 통과하면 별천지가 나온다. 헤드랜턴이 닿는 곳마다 다양한 석순과 대형 종유석, 베이컨시트 등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혹 종유석을 깨뜨릴까, 행여 석순을 밟을까 조심스럽기 짝이 없다.

  백룡동굴에서 놓치지 말고 봐야 할 것은 남근 모양의 종유석. 지난 1997년 현지 경찰서장 일행이 이 종유석을 잘라 갔다가 그 사실이 문화일보에 의해 보도돼 여론이 들끓기도 했다. 되찾아서 잘 복원한 종유석은 다시 살아나고 있다. 탐사의 종점인 광장. 앞장선 동굴가이드가 “헤드랜턴의 불을 꺼 보라”고 했다. 불을 끄자 완벽한 어둠이다. 겁이 덜컥 났다. 만약 이런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길을 잃는다면…. 조명과 탐방로를 놓고 잘 개발한 동굴에선 느낄 수 없는 무섬증이 왈칵 밀려왔다.

백룡동굴의 전체 길이는 1857m. 제주의 동굴을 제외하고는 우리 땅에서 가장 긴 굴이다. 주굴인 A지역과 가지굴인 B, C, D지역을 다 합친 거리다. 20일부터 개방된 동굴은 주굴인 A지역 785m다. 동굴 속을 탐험하는 재미도 재미지만, 강변 직벽의 동굴로 들기 위해 설치한 목재 덱을 걷는 맛도 좋다.

  동강을 찾아 잣봉 등반과 백룡동굴 탐험으로 땀을 흘렸다면 다음은 래프팅 순서다. 동강의 여러 구간에 래프팅 코스가 있지만, 가장 대중적인 것이 문산나루에서 섭새(삼옥교)까지 내려오는 12㎞ 어라연 코스다. 지난해 6월 문산터널이 뚫리면서 래프팅 출발 지점인 상류 문산리까지 이동이 편리해져 동강래프팅의 80% 이상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만종갈림목에서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제천나들목으로 나와 38번 국도를 이용하면 영월에 닿는다. 영월에서 태백 쪽으로 향하다 다리 앞 네거리에서 ‘어라연’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해 동강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면 동강 래프팅 종점인 섭새나루 주차장에 닿는다. 여기서 삼옥교를 건너면 거운분교다. 동강관리사업소 삼옥안내소 033-375-5377

 백룡동굴은 영동고속도로 새말나들목을 나와 42번 국도를 타고 평창과 미탄면사무소를 지나 백운교 앞에서 마하리 표지판을 보고 우회전해 들어가면 된다. 백룡동굴 관리사무소 033-334-7200

묵을 곳, 먹을 것

  영월읍에서 어라연에 이르는 강변에는 동강리버빌(033-375-5092) 동강의 품속(033-375-8877) 등 펜션들이 즐비하다. 백룡동굴 초입의 문희마을에는 문희농박(033-333-9435) 두룬산방(033-334-0920) 동강산장(033-333-9509) 등 민박이 있다. 백룡동굴 부근의 맛집이라면 미탄면의 대림장(033-332-3844)을 첫손에 꼽을 수 있다. 막국수집이지만, 게장백반이 오히려 더 낫다. 어라연을 찾았다면 영월읍내 상동식당(033-374-4059)의 막국수 맛을 놓치지 말자. 낙원숯불갈비(033-374-7100)의 소갈비와 청산회관(033-374-3030)의 곤드레밥도 이름났다.
 
<출처> 2010. 7. 21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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