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죠!
최근 어느 날 저녁, 분리 수거 쓰레기를 지정된 곳으로 갖다 놓으려고
승용차를 운전해서 나가는데, 인근 막국수 집 앞에서 중년의 남자분이
손을 흔들며 차를 세우는 것입니다.
저녁 9시가 넘은 시간이어서 찜찜한 기분은 들었지만, 차를 세우고는
무슨 일이시냐 라자 읍내까지만 태워 주기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읍내의 목적지까지 가는 도중 이 시각에 도촌리까지 오시게 된 연유를 듣게 되었는데,
야간에만 대리 운전을 하시는 분이었습니다.
도촌리까지 승객차량을 운전해 주고서 콜이 급하게 왔는데 회사에서는
지원 차량이 여의치 않았나 봅니다.
60대이신 분이 야간에 일을 하기는 쉽지 않을 텐데 괜찮으시냐 묻자
아직은 할만 하다며 제게 어느 교회 목사인가를 물으셨습니다.
(승차시에 목회자임을 밝혔기에)
저희교회 이름을 밝히자 읍내에 게시한 현수막을 통해 국토정중앙교회를
알고 있다며 시간이 되면 꼭 한번 방문하겠노라며 장담하고서
하차하셨습니다.
그분이 본 교회를 방문하시겠다는 약속 준행 여부보다 더 반가웠던 소리는,
그동안 32번의 현수막 게시에 대한 효율성(?)에 대하여 자신을 잃어가던 중에
그분을 만났다는 사실이 제게는 더 의미가 있다 하겠습니다.
처음 복음광고라는 생소한 제목으로 복음전파를 시도하던 고정민 장로님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접하고 제가 사는 이곳 양구에서도 시도하는 중입니다.
사실 효율성이나 경제적 관점으로 보자면 순진할 정도로 타당성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라사 지방의 광인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돼지떼 2천여마리를
수장시키신 예수 그리스도의 계산법을 생각하면 지상 교회가 추구해야 하는 관점은
세상과는 판이해야 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러한 생각으로 여건이 허락하는 순간까지는 이 일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복음광고 현수막 게시를 위하여 물질로 섬겨주시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한 가정의 헌신이 남다릅니다.
그분들은 지난 삼년 동안 일 년에 두 차례씩 현수막 제작비를 보내 주시며
농촌교회가 이 일을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해 주는 가정입니다.
그러한 눈물겨운 헌신이 씨알이 되었기에 32번의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5월 3일(수)부터 두 주간 33번째 현수막 광고가 읍내에 게시중입니다.
<좋은 사람을 찾는 것을 넘어서 좋은 사람이 되어주는 건 어떨까요?
거울은 먼저 웃지 않습니다. 국토정중앙교회(482-6691)>
나라 안팎의 상황이 여의치 않는 현실임은 익히 아는 상황입니다.
밤이 깊을수록, 또 시대가 혼탁할수록 빛과 소금의 존재는 더더욱 필요한 법입니다.
믿지 않는 이들은 좋은 사람이 없다고 한탄하면 그만이겠지만, 우리들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사는 향기로운 냄새의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소명이고 과업입니다.
그러한 마음으로 이곳 양구 땅의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 주는 일에
앞장섰으면 하는 바람으로 게시합니다.
14. 항상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이기게 하시고 우리로 말미암아 각처에서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를 나타내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라 15. 우리는 구원 받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고린도후서 2;14-15)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