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익수 기자(soo@mk.co.kr)
단풍의 계절, 개봉 박두다. 그래서 간다. 여행 서프라이즈, 여프라이즈 이번 편은 꽃ㅇ, 나무와 관련한 놀랄만한 기록 랭킹이다. 여행가실 때, 이 리스트 만큼은 꼭 가져가시라. 아예, 이 리스트 투어를 해도 될 정도다.
절대 지지않는 인조꽃 기록. [사진=TV화면 캡쳐]
◇ 꽃길만 걷자...기절초풍할 꽃 기록
1. 365일 절대 안지는 ‘인조 꽃’ 기록
기네스북이 인증한 ‘인조 꽃’ 기록이 있다. 때는 2018년. ‘세계에서 가장 큰 벚꽃나무’라는 기록을 세운 주인공이다. 그런데 정체가 놀랍다. 절대, 지지 않는 꽃이라는 것. 이 기록을 세운 곳은 체코의 레고 블록 회사다. 부품 공장에 체코 최고의 레고 조립전문가들이 모여 88만개에 달하는 블록장난감으로 봄의 상징, 벚꽃 나무를 기어이 만들어낸 것이다. 높이만 4.38m. 무게는 3300kg에 달하는 괴물 레고블록 벚꽃인 셈이다. 완성품은 일본 나고야의 한 테마파크에 전시돼 있다.
중국의 세계 최대 유채밭.
2. 서울의 6배 세계 최대 유채밭
말도 안된다. 유채밭이라는데, 그 크기가 어마어마 해서다. 서울 땅덩어리의 6배. 보통 한 블록이 경기도 양평 정도의 크기니 말 다했다. 당연히 이 유채밭 보유국, 전세계에서 가장 큰 스케일의 나라, 중국이다. 중국 윈난성 ‘나평 유채밭’이 주인공이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건, 유채꿀. 워낙 땅덩어리가 큰 데 몰려있는 유채에서 채취를 하다 보니 가짜꿀도 없다고. 이유가 있다. 원가가 싸다 보니 가짜 꿀 제작비가 더 든다. 보통 우리돈 1만원 정도면 2병을 살 수 있을 정도. 다만, 물을 섞는 상점들은 있으니 요주의다.
원래 ‘가장 외로운 나무’로 기네스북을 장식했던 주인공은 사하라사막에 있는 아까시나무다. 누구나 한번쯤 본 적 있으실, 사막에 앙상하게 제 모습을 드러낸 바로 그 사진의 주인공이다. 이 나무를 중심으로, 동서남북 400㎞ 이내에는 단 한그루의 나무도 없어 ‘세상에서 가장 외딴 나무’로 기네스북에 올랐는데, 아, 아쉽게 사고가 난다. 1973년 그만 화물차에 치여 사라져버렸던 것. 그 자리에 랜펄리나무가 대신하고 있다.
4. 나무심기 기록도 있다
나무 기록 얘기가 나온 김에 이번에는 나무 심기 기록. 15분에 무려 6만5000그루를 심은 기록이 있다. 시기는 2011년. 이 진기록 주인공은 필리핀 환경운동가들이다. 이들은 산림 녹화 운동 단체 ‘그린 프로젝트’에서 활약하고 있다. 기록을 세운 곳은 필리핀 동부의 카마리네스 수르 지역. 7000여명이 참가해 15분 동안 묘목 6만4096그루를 심었다고 밝힌다. 직전 기록은 2010년. 인도에서 같은 시간 동안 나무 5만 그루를 심어 수립했던 게 세계기록이다.
왜 이런 일을 했을까. 이유가 있다. 의미도 있다. 숲 살리기 운동의 일환이었기 때문이다. 환경단체 컨서베이션 인터내셔널(Conservation International)에 따르면 필리핀의 숲들은 위기에 처한 세계 숲 10곳에 포함돼 있다.
◇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의 나무
가장 몸값이 비싼 경기도 용문사 은행나무. [사진=한국관광공사]
1. 가장 몸값이 비싼 은행나무
대한민국 은행나무 끝판왕인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가 몸값 기록을 보유중이다. 전국 3개 용문사 중, 지형적으로 용의 머리에 해당돼 이른바 ‘기도발’ 효능 최고로 꼽히는 명당이 경기도 양평 용문사. 이곳에 이 은행나무가 둥지를 트고 있다. 천연기념물 30호. 수령은 최대 1500년 정도로 추산된다.
KBS 한 프로그램에서 이 나무 가치가 무려 1조6884억원정도로 책정된다. 물론 200년을 더 살 경우를 가정했지만, 그 자체로 놀라운 결과. 이 은행나무는 다섯 그루 나무를 하나로 합친 형태로 자란다. 높이는 무려 42m. 가장 굵은 둘레가 14m에 달한다.
역사도 신비롭다. 정미의병 시절, 왜군이 앙심을 품고, 이 사찰을 불태웠을 때도 이 나무만 살아서 천왕목(天王木)으로 불렸다 한다. 조선 시대 세종 때는 정3품 벼슬인 ‘당상직첩’을 하사받기도 한 명목이다.
2. 땅부자에 세금도 내는 나무
기가 막힌다. 기네스북 등재를 한때 진행했던 주인공인 석송령이라는 나무다. 수령 600살 정도로 추산된다. 있는 곳은 소백산 자락. 경북 예천군 감천면 석평마을이다.
먼저 외형. 높이 10m, 직경 4.2m로 어른 3명이 팔을 뻗어야 겨우 안을 수 있을 만큼 크다. 감이 안오신다고? 이건 어떤가. 사방으로 퍼진 가지가 만들어내는 나무 그늘만 1000㎡(약 300평)에 이른다.
워낙 영물이어서, 지금은 관람도 제한하고 있다. 매주 주말인 토·일요일만 관람을 허용하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1회 입장 인원은 매회 30명 한정이다.
가장 놀라운 건 이 나무가 매년 세금을 낸다는 것. 토지와 건물 등을 가지고 있는 ‘건물주’여서다. 석송령이 1999년에 납부한 종합토지세 등 세금은 6200원. 이후 공시지가가 올라 작년에는 16만원의 세금을 냈다고 알려져 있다.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는걸까. 인간도 되기 힘든 건물주 자리를 나무가 꿰차게 된 사연도 흥미롭다. 때는 일제강점기. 1927년 당시 석평마을에 이수목이라는 분이 살고 있었다. 재산은 넉넉했으나 슬하에 자식이 없었던 이 분, 결국 생을 마감하면서 이 마을에 그늘과 비를 잠시 피할 자리를 내주는 소나무에 재산을 남기기로 결정한다. 이름은 석평마을의 석(石)과 영혼이 있는 소나무라는 의미에서 송(松)·영(靈)을 이름자로 해 ‘석송령’이라고 지었다. 상속받은 땅은 대지 3937㎡, 전답이 5087㎡에 달했다.
건물주 나무, 질투할 필요없다. 좋은 일도 사람 만큼 많이 해서다. 석송령 땅에는 보건진료소·마을회관·노인회관·공동화장실 등 마을의 필수 건물들이 세워져 있다. 매년 임대료 등으로 벌어들인 돈(?)은 세금을 내고 남는 돈은 금융기관에 예치해 장학사업 등에 활용한다.
녹차밭. [사진=픽사베이]
3. 금값 만큼 비싼 차 나무
하동 하면 유명한 차. 경남도가 2006년 1월 기념물 제264호로 지정한 차나무가 있다. 한국기록원은 2008년 7월 ‘대한민국 녹차나무 중 가장 오래되고 큰 나무’라고 인증서까지 발급한 나무다. 높이 420㎝에 둘레 57㎝. 수관 폭 560㎝다. 작다고? 아니다. 차 나무는 원래 관목성이다. 원줄기가 발달하지 않아야 정상이다.
몸값은 부르는 게 값. 천년의 나이, 차의 희소성 때문에 2006년 하동 야생차 문화 축제 경매 이벤트에선 100g 1300만원에 낙찰된 적도 있다. 쏟으면, 그야말로 ‘작살’ 난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 여프라이즈 = 매일경제신문 신익수 여행전문기자가 전하는 ‘여행 랭킹’ 시리즈물입니다. 경남교통방송(TBN) 라디오 매주 일요일 오후 4시40분 ‘오후N 티비N(강민규 MC)’ 별별 여행랭킹 코너(신익수 여행전문기자 전화연결)를 통해 귀로 들으실 수도(휴대폰 TBN 어플리케이션 다운-경남권) 있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 구독,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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