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게시판이 없어서 여기에 올립니다...^^;;;;
두뇌 신경학이나, 인류학 전공자가 아니고 단순히 관심만 가지고 쓴 글이라 오류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좋겠구요..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 주시면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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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일간스포츠)
트랜스 섹슈얼 더 이상 한국 사회에서 생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리수씨를 통해서 대한민국 사회에 트랜스 섹슈얼의 문제가 부각되기 시작하였는데, 지금 현재는 서울 이태원에 트랜스 젠더 클럽이 생길 정도로 당당히 자신의 성정체성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에도 한국 사회에서는 트랜스 섹슈얼에 대한 편견이 상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리수 씨에 대한 기사 댓글들을 보더라도, 음양의 기운과 자연의 조화를 운운하면서 하리수 씨를 깎아내리려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또한, 하리수씨가 결혼할 때에도, 우승우씨가 동성애자라는 식으로 두 사람의 결혼에 대해서 역겨워하고 혐오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굳이 하리수씨 뿐만이 아니더라도, 대다수의 트랜스 섹슈얼 관련 기사들은 수많은 악플들이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성적 소수자를 위한 축제. 퀴어 퍼레이드(출처- 한겨례)
이런 트랜스 섹슈얼에 대한 혐오감은 트랜스 젠더에 대한 이해 부족이 그 원인이라고 봅니다. 실질적으로 트랜스 섹슈얼들의 경우엔 복권이 잘못 뽑힌 경우, 혹은 인형 공장 라인에서 노동자의 실수로 인해 다소 문제가 생긴 인형의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90년대 중반에 6구의 성전환자(남성->여성) 시체를 검사한 결과, 시상하부의 일부 구조가 여성의 뇌구조와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다만, 표본자체가 굉장히 적다는 점과, 그들이 투여받았던 에스트로겐의 영향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이 신뢰성에서 문제가 되는 점이지요.) 이 결과가 사실이라면(신뢰있는 결과라면), 태아시절 동안의 잘못된 호르몬 자극에 의해 뇌발달이 비정상적인 방향으로 변경된 것이 성정체성 혼동의 원인일 것입니다.
트랜스 섹슈얼들의 경우엔 스스로 자신의 몸에 대해서 대체로 거부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자신 스스로는 여성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거울에 비친 자신의 근육진 모습에 대해서 상당한 혐오감을 느낀다고 하지요. 남성->여성 트랜스 섹슈얼들의 경우엔 일반적으로 “저는 남성의 몸에 갇힌 여자같아요. 이 몽둥이(아시겠죠?)는 내 것이 아닌 것 같아요”라는 반응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실제로, 몇몇 트랜스 섹슈얼들은 샤워하는 도중에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지 않기 위해, 일부러 밤에 샤워를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트랜스 섹슈얼들의 자기 몸에 대한 거부감과 관련해서, 인도의 두뇌신경학자인 라마찬드란 박사는 환상사지(phantom limb)를 통해 이러한 거부감을 설명하려고 합니다. 잠시 환상사지에 대해 설명한다면, 우리들은 태어날 때부터 두뇌에 자신의 몸에 대한 이미지가 어느 정도 박혀있다고 합니다. 때문에 전쟁 혹은 사고로 팔이나 다리가 잘려나갈 경우, 실제로는 그 위치에 팔이나 다리가 없음에도 그 곳에 팔과 다리가 있다고 느껴지게 된다고 합니다. 이런 환상사지의 경우는 꽤 흔한 편이어서, 남북전쟁이나 세계대전에 관련된 기록에 자주 나타난다고 합니다. 특히 신기한 점은 선천적으로 팔이나 다리가 없이 태어난 사람들의 경우에도 환상사지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는 점입니다(어릴 적부터 환상사지를 겪는다고 합니다).
라마찬드란 박사(출처-http://cbc.ucsd.edu/ramabio.html)
어쨌건, 일반 남성들 중 사고나 암에 의해 성기를 절단시킨 경우엔 58%가 ‘환상성기’를 경험한다고 하며, 가슴을 잃은 일반 여성들도 53%가 ‘환상가슴’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남성->여성 성전환 수술자의 경우, 암이나 사고를 통해 성기를 잃은 일반 남성보다 ‘환상성기’를 경험하는 경우가 적다고 합니다. 반대로 여성->남성 성전환 수술자들의 경우도 일반 여성(가슴을 잃은)에 비해서 ‘환상가슴’을 적게 경험한다고 하지요.
그런데, 더욱 주목할 점은 30명의 여성->남성 트랜스 섹슈얼(여성의 몸이지만, 자신은 남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이 ‘환상성기’를 느낀다고 합니다. 위에서 선천적으로 사지가 없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환상사지를 경험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이 경우가 여성->남성 트랜스 섹슈얼들의 경우에도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이 사실은 트랜스 섹슈얼들의 두뇌 내 신체지도(그리고 성 인식)와 실제 몸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입증합니다.
존/조앤으로 알려진 사례도 트랜스 섹슈얼에 대해 많은 것을 설명해줍니다. 1967년 당시 8달 된 남자아기였던 존은 포경수술 도중, 기계이상으로 인해 성기가 완전히 타버리게 되었습니다(제가 수술받을 때에 저런 사고가 없어서 다행입니다.;;). 당시의 기술로는 남성의 성기를 복원하는게 매우 힘들었고, 당시 학계에서도 성정체성이 가정환경과 양육방식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정설이었기 때문에, 결국 존은 성전환수술과 에스트로겐을 통해 ‘조앤’으로 전환되었습니다. 당시, 이 사례는 굉장히 시사적이어서 1973년 타임지에 기사가 실렸으며, 교과서에도 인용되기도 했습니다.
여성과 남성을 오가는 인물에 대한 영화 <올랜도>
하지만, 이후의 조앤은 지속적으로 여성성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부모가 조앤을 여성으로 키웠음에도(게다가 과거의 사실을 절대 말하지 않았음에도), 어머니보다는 아버지 흉내를 내었으며 언제는 아버지를 따라 면도하는 흉내를 내기까지 했습니다. 게다가 여자옷을 거부하였고, 음경이 없음에도 서서 소변을 보려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후 14살에 발달되어 완전히 여성의 모습이었음에도, 스스로 남자가 아닐까 의심했으며, 근육있는 남자로 성장하는 것을 상상하였다고 합니다.
결국, 보다못한 아버지는 어릴 적의 사고를 말해주었고 조앤은 곧바로 음경을 달고, 가슴을 제거하는 성전환수술(실질적으로는 재성전환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존은 돌아온 자신의 몸에 대해서 편안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존은 과거 ‘조앤’이었던 때를 “소녀 몸 속에 갇힌 소년이었다.”라고 말하였지요.(이후 존은 연상의 여자와 결혼해서 잘 살고 있다고 합니다.)
위의 환상성기, 그리고 존/조앤 사례를 볼 때, 트랜스 섹슈얼들은 그들의 성 정체성이 단순히 그들이 미쳤기 때문이 아니라, 두뇌와 실제 몸 사이의 인식 차이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성전환수술자들은 결코 자연의 법칙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간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하리수 씨를 비롯한 트랜스 섹슈얼들이 스스로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히는 것을 결코 비난할 것이 아니라, 도리어 용기있는 사람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하리수씨가 자신의 특징을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는 비판받아야 함...^^;;;)
참고문헌
폴 에얼릭. 전방욱 역 (2008). 인간의 본성(들). 이마고
빌라야누르 라마찬드란. 신상규 역 (2007). 라마찬드란의 두뇌실험실. 바다출판사
Bear, MF et al. (2001). Neuroscience: Exploring the Brain. Lippincott Williams & Wilkins.
Ramachandran VS., & McGeoch PD. (2007). Occurrence of phantom genitalia after gender reassignment surgery. Medical Hypotheses, 69(5), 1001-3.
첫댓글 몇 달 전에 토탈워 카페에 게시했었던 글입니다..^^;;; 요새 미수다 루저관련으로... 트랜스젠더 여성분의 이야기도 확산되어 가고 있더군요.. 괜한 사람 때문에 트랜스젠더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아지는 것을 막기위해 부족한 글이지만 유로파 카페에도 올립니다...^^;;;
사실 저도 알고 있던 내용이고 머리속으로 이해하는 내용입니다. 근데 멀리서 보면 괜찮은데 실제로 보면 거부감이 들더군요. 시커먼 남자따위는 라는 선입견이 있어사랄까요. 해서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거부감은 느껴지더군요. 뭐 솔직이 사귀자고만 안하면 상관은 없습니다. 표현도 안하고요. 그리고 그 사람앞에서는 당당이 이럴겁니다. 당연이 이해하고 난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면서 보면 슬슬 피하고 있겠죠. 근데 사람은 바보가 아니라서 그런걸 느낍니다.
트랜스섹슈얼의 원인이 무엇이든간에, 그들에 대한 사회의 시선은 '편견'이라 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러한 '편견'은 시대적 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더구나 그러한 편견이 극복되어야 할 방향조차 명백히 제시되지 않은 지금 우리 시대로서는 어쩔 수 없지 않을까 여겨지기까지 합니다. 혹 오해하실까 싶어 강조하자면 그러한 시선이 정당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문제는 위에서 들어주신 환상성기에 대한 예도 트랜스섹슈얼 대다수나 모두에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그러한 예가 생기는 원인이 심리적 요인인지, 환경적 요인인지, 정말 생래적 요인인지조차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트랜스섹슈얼뿐 아니라 동성애자로 확대시켜도 마찬가지겠죠. '만약' 그런 현상의 원인이 '(심리적) 질병'이거나 '사회나 가정 등 환경의 영향'이라면, 그 경우에도 그들에 대해 혐오하는 시선은 지양되어야겠지만 그들에 대한 '용인'이 아닌 '치료'나 '특정 환경 요소의 배제노력'이 필요한 것이겠죠. 정말로 생래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당연히 그들의 '다름'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필요한 것일테고요. 동성애의 원인에 대해 생래적 요인이란 학설이 일반적으로 지지되고 많이 제기되지만 아직 확실한 것이 아니라 그 사회적 수용은 아직도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여겨지네요.
하기사 보통 사람들은 다른 성으로 바꾸는 상상은 많이 해도 실제로 몸에 칼을 댈 사람은 없으니 정신적으로 일반인과 다르긴 하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과연.... 한데 거부감이라는거 목소리나 생김새가 너무 이상하지 않으면 트랜스인지도 구분을 못할텐데 말이죠. 알고 본다면 뭐...
네. 저 또한 위에 댓글을 다신 분들과 같이 트랜스젠더들과 동성애자들에 대해서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왠지모르게 혐오감이 느껴지고 피하고 싶어진달까요? 하지만, 잘못된 것이 아니란 것을 인지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매우 큰 차이가 있습니다. 과거 동성애자들에 대해서 우생학적 칼날을 들이대어 거세를 시켰거나, 단체로 정신교육을 시켰지만 현대엔 그런 동성애자들이 잘못된 것이 아닌, 그저 다른 것이라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최소한 그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들이 상당수 용인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글도 트랜스젠더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지는 못할 것이지만, 최소한 그들이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릴 수 있으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