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즈넉한 지리산대원사(大源寺)를 품은 대원사계곡(溪谷) 트레킹(trekking) 후기 2015. 7. 21
대원사와 대원사계곡 위치도
산청군(山淸郡)을 산행으로 선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작년 4월 산행 때 신등면(新等面) 양전리(陽前里)에 위치한 조망이 뛰어난 정취암(情趣庵)에서 산청의 아름다움에 매료(魅了)되었던 기억이 생생한데, 오늘은 산청 9경 중 천왕봉(天王峰) 다음으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는 경상남도 산청군 삼장면 유평리(慶尙南道 山淸郡 三壯面 油坪里)동쪽 기슭에 위치한 지리산 (智異山) 대원사(大源寺) 계곡(溪谷)을 찾게 되었다.
경상남도 행정구역도
산에 들면 지혜로운 사람이 된다는 지리산을 4번이나 들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서암정사, 뱀사골계곡, 한신계곡, 칠선계곡 이번 대원사 계곡까지이니 말이다. 이만큼 지리산에 왔으니 지혜의 문을 들어선 것이 틀림없다. 지리산의 최고봉인 천왕봉, 수많은 고산준봉(高山峻峰)을 거느리고 있는 아름다운 풍광(風光)을 자랑하는 지리산! 오늘 우리 일행이 트레킹하는 대원사계곡을 따라 올라가면서 차창 밖에 전개되는 울창한 숲속을 돌고 돌아서 흐르는 청정(淸淨)한 계류(溪流)는 언제 보아도 눈이 시리도록 맑은 대원사 계곡이다.
지리산국립공원 주변의 경남, 전남의 시군
우리를 태운 중형 관광버스는 대원사 일주문(一柱門) 앞에서 대원 들을 내려놓았다. 여기서부터 대원사까지는 걸어서 가게 된 것이다. 오늘 주목적이 계곡 트레킹이니까 당연히 걸으면서 계곡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도시생활의 찌든 마음의 때를 하나하나 씻어야겠다. 갓 끓여 포장한 것 같은 아스팔트(asphalt)의 특유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도로의 오른 쪽에 흐르는 옥류(玉流)의 포말(泡沫)과 수림(樹林)을 스치는 바람소리, 새소리의 지저귐이 하모니(harmony)를 이루어 대자연의 오케스트라(orchestra)를 연주하는 것 같다.
방장산(지리산) 대원사 일주문(一柱門)
대원사 일주문(一柱門)에서 스냅핑
[> 대원사를 향하여
대원사 계곡의 물
갓 포장한 아스팔트 길
귀를 멍멍하게 하는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어느 새 대원사(大源寺)에 도착했다. 대원사는 계곡의 왼쪽 언덕 위에 위치해 있다. 사찰로 들어가는 인도를 넓적한 돌로 포장(鋪裝)한 것이 대원사만의 특징인 것 같다. 2층 누각(樓閣) 건물의 1층은 통로길이고, 통로 양쪽에는 사천왕상이 없고 이곳엔 공양미와 다른 불교 용품만 판매하는 것이 특이하다. 2층에는 방장산대원사(方丈山大源寺) 현판이 걸려있다. 누각을 통과하여 돌아서서 누각을 바라보니 봉상루(鳳翔樓)란 현판이 달려있다. 이 누각의 이름이 봉상루인 것이다. 상서로운 새인 봉황(鳳凰)이 알을 낳아 새끼를 처서 날고 있는 모습을 상징하는 건물인 것 같다. 대구동화사(桐華寺)에도 출입문에 봉서루(鳳棲樓)란 누각이 있고, 루 앞에 봉황의 알을 만들어 놓여있던 것을 본적이 있다. 불가에서는 <鳳>자가 들어가는 루 이름이 많다. <鳳> 즉 <鳳凰>은 영원히 죽지 않은 불사조 중 한 마리이다. 호랑이, 용, 봉황, 거북이(또는 기린)과 함께 4 령수(靈獸) 중의 하나이다. 또한 봉황은 태평성대(太平聖代)를 의미하며 <鳳>은 수컷이고 <凰>은 암컷을 나타낸다.
옥류(玉流)의 포말(泡沫)과 수림(樹林) 1
옥류(玉流)의 포말(泡沫)과 수림(樹林) 2
대원사(大源寺) 안내 각
그렇게 크지도, 작지도 않은 대원사는 유구(悠久)한 역사를 간직한 사찰이다. 신라 진흥왕(眞興王) 때 연기조사(緣起祖師)가 평원사(平原寺)로 지은 사찰이 천년동안 폐쇄(閉鎖)된 절을 조선조 숙종(肅宗) 때에 와서 대원암(大源庵)이라 개칭하고, 고종(高宗)때 구봉 혜흔선사(九峰 慧昕禪師)가 지금의 대원사로 개칭했다. 1914년 전소되어 절을 여러 스님들이 다시 지었으나 여순(麗順) 사건과 6.25로 인해 폐허된 것을 최근에 이르러 보수하고 개축하여 오늘의 대원사가 된 것이다. 지리산 대원사는 1955년에 비구니(比丘尼) 선원(禪院)을 개설하였으며, 울산 석남사(石南寺), 충남 예산 수덕사(修德寺)의 견성암(見性庵)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비구니의 참선 도량(道場)으로 꼽힌다.
방장산대원사(方丈山大源寺) 현판이 걸려있는 누각
지리산 대원사 동영상
봉상루(鳳翔樓)
원통보전(圓通寶殿)
대원사 경내를 둘러보니 대웅전(大雄殿)을 비롯한 원통보전(圓通寶殿), 천관전(天官殿), 다층석탑(多層石塔), 템풀스테이(Temple Stay) 교육장, 봉상루, 범종각(梵鐘閣), 사적비, 산왕각(山王閣), 명부전(冥府殿) 등이 있다. 이곳의 주불전인 대웅전의 본존불은 다른 사찰의 대웅전과 같이 석가모니불을 모시나 왼편에 보현보살(普賢菩薩), 오른편에 문수보살(文殊菩薩)이 협시(挾侍)하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아쉬운 것은 통제구역 안에 있는 보물 1112호로 지정된 대원사 다층석탑(多層石塔)을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것이 미련으로 남는다.
대웅전(大雄殿)
대웅전의 석가모니불과 보현보살(普賢菩薩), 문수보살(文殊菩薩)
범종각
명부전(冥府殿)
봉상루를 나와서 1.5Km 떨어진 유평마을 향하여 계곡 길을 걷기 시작했다. 며칠간 비가 온 관계로 계곡물이 제법 많이 흐르고 있다. 우거진 송림(松林)과 활엽수(闊葉樹) 사이로 보이는 계곡은 신비감을 느끼게 한다. 골짜기를 울리며 흐르는 물은 소용돌이를 치기도 하고, 바위에 부딪혀서 물보라를 일으키기도 한다. 계곡에 있다는 선녀탕, 세신대(洗身臺), 세심대(洗心臺), 옥녀탕 등의 지명도 대원사의 비구니 스님의 탈속(脫俗)한 이미지와 결코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유평마을 향하여
이 높고 깊은 골짜기에 사람들이 살고 있는 취락(聚落)이 있다니 놀랍다. 유평마을, 삼거리 마을, 외곡마을, 새재마을이 있다. 유평마을 살펴보니 넓지는 않지만 좁은 골짜기에 논밭이 보인다. 환경이 적합하지 않는 곳에 살아가는 주민들의 고달픔을 짐작 할 수 있다. 이곳에 사과 농사가 잘 되는 모양이다. 사과 선전 광고가 요소요소에 있다. 실제로 비탈진 곳에 조성된 사과밭이 인상적이다. 고산지대의 밤낮의 기온 차이로 사과의 품질이 좋을 것 같다.
취락(聚落)을 이루고 있는 유평마을, 삼거리 마을, 외곡마을, 새재마을 그림지도
유평마을 민박과 식당 분포도
비구니 스님들의 유평마을 나들이
멋스런 소나무
대원사계곡 계류(溪流) 동영상
대원사 계곡물 1
대원사 계곡물 2
대원사 계곡물 3
대원사 계곡물 4
다리를 건너면 농장이 보인다
대원사 계곡은 그 골짜기가 깊다보니 우리나라의 변환기 때 마다 중요한 피난처이자 역사의 현장이 되기도 하였다. 1960년대 까지만 해도 화전민(火田民)이 있었다. 이곳은 1862년 산청군 단성면에서 시작해서 전국적 규모로 발전한 농민항쟁이 동학혁명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변혁에 실패한 사람들은 이곳으로 모여 들어 그들만의 세상을 꿈꾸며 화전을 일구며 살았다. 또 임진왜란 당시에는 항일의병의 은신처가 되었고, 한국전쟁에 이어 빨지산이 준동(蠢動)이하였던 곳이기도 하다. >
유홍준씨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남한 제일의 탁족처(濯足處)>라고 말한 곳이 대원사 계곡이라고 했지만, 기온이 너무 낮아서 탁족 한번 못하고 돌아왔다.
시원한 맑은 물에 탁족하고 싶다
|
첫댓글 Abnormal의 後記중에 매료(魅了)된 '方丈山 大源寺'와 '大源寺 溪谷의 溪流'의 動映像을 보며,
智異山에 들어와 智慧로운 사람이 된 기분이다. 다달이 기다려지는 '金琪炫'에 感謝하고.
노당익장(老當益壯)! 새겨 들
으시게...
깊고도 깊은(長) 계곡. 맑은 물... 거기가 대원사 계곡이구나!!!
<鳳>은 수컷이고 <凰>은 암컷, 언제 들은듯도 한데 새삼 일깨워 줘서 감사!!!
잘 보았어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명품 답사기에 작가수준 그림이라 !
내. 늘 ~ 하는 이야기지만 책으로 묶어 내야한다니까. !
좋아. 좋고. !
자세한 답사기는 나로 하여금 새로 공부하게 하였네.
매번 답사기를 대하지만 역시 명품 답사기가 맞네. 수고하셨네.
영주 순흥에도 봉서루가 있다네. 순흥의 뒷산이 비봉산인데
봉이 날아가지 않도록 집을 지어 준거지. 역시 거기도 봉황 알을 만들어 놓고...
봉황이 집도 있고 알도 있는데 날아갈수 있겠나.
사진, 해설, 전문가 우리 산악회의 전담 해설사다운 멋진 해설
좋아,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