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건강에 위협적인 요소가 많다. 고온 다습한 무더위에 몸이 오래 노출되면 땀을 내고 체온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 기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온몸이 나른해지고 쉽게 피곤하며 식욕이 저하되고 심하면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의식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더위를 피하려 냉방기구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에어컨 이용 시 주의할 점이 있다. 에어컨 바람을 직접 몸에
쐬면 두통이나 어지러움 등이 올 수 있고, 코나 목이 답답하고 가래가 낀 것 같은 느낌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냉방병을 피하려면 실내외 온도 차를 5도 이상 나지 않도록 실내 온도를 조절해 주고 에어컨 바람이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실내 환기는 필수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필요하다.
열대야로 잠을 설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열대야는 고온다습한 수면 환경으로 인해 수면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것
을 말한다. 이 때문에 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 잠들기 전에 카페인이나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는 피해야 한다. 덥다고 찬물로 목욕하면 자율신경계 기능이 떨어져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샤워하는 것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
여름을 건강하게 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으로 몸의 신진대사를 유지하는 것이다. 덥고 습한 환경 때문에
운동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데 주된 원인은 체온 상승이다. 더운 여름에는 운동으로 발생한 열을 제대로
방출하기 어렵고 습도까지 높으면 땀이 증발하지 못해 체온은 더 올라간다.
체온이 상승하면서 땀이 흐르면 피부 온도가 높아져 체온 조절을 위해 말초 피부로 가는 혈액량은 증가하고
근육으로 공급되는 혈액량은 줄어들어 근육 운동능력이 떨어진다. 심장으로 돌아오는 혈액량이 감소하고
심장에서 내보내는 혈액량이 줄어들면서 심박수는 늘게 된다. 덥고 습한 여름에 운동하면 쉽게 지치는 이유다.
여름에는 운동하는 시간을 조정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이 필요하다. 한낮의 덥고 습한 환경이 조금이라도
누그러지는 야간에 운동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해가 지는 오후 7시부터 9시까지가 여름에 운동하기 가장
적절한 시간이다. 수면 전 운동은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시간은 피해야 한다.
운동 중에는 몸에 적절한 수분을 공급해야 한다. 간혹 염분 보충을 생각해 소금을 먹기도 하는데 이 경우 몸의
탈수를 조장하고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운동 후에는 미지근한 물로 전신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 뜨거운 사우나나 온탕욕은 탈수를 유발할 수 있고
교감신경계를 흥분시켜 휴식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최재경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2022. 07. 04.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