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韓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에 中언론도 주목
한국 작가 한강, 인류 생명의 연약함 파헤쳐
예측 후보자 명단에도 없던 ‘서프라이즈’ 수상
한강 ‘채식주의자’ 중국 시대주간, 경제학인 등 60개 매체가 선정한 ‘올해의 책’
2013년 중국서 출간한 뒤 수 주간 더우반 ‘소설 주간 베스트’ 1위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국 소설가 한강이 선정되자 중국 언론도 주목하며 관련 소식을 긴급 뉴스로 전했다.
10일 펑파이신문(澎湃新闻), 신문신보(新闻晨报), 재신망(财新网) 등 다수 매체는 이날 한강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며 이는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뒤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라고 소개했다.
펑파이신문은 한강을 현대 한국 문단에 가장 국제적인 영향력을 가진 작가 중 한 명이라고 소개하며 앞서 서울신문 신춘문예, 한국소설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만해문학상 등 다수 수상 경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강의 작품은 더욱 근본적인 차원에서 삶의 고통과 상처를 돌아보며 상처를 집요하게 감싸고 탐색하는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는 지난 2016년 맨부커 국제문학상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르한 파묵, 오에 겐자부로 등을 제치고 아시아 최초로 이 상을 수상했다고도 전했다.
이어 2018년 한강은 소설 ‘흰’으로 다시 맨부커 국제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같은 해 소설 ‘소년이 온다’로 국제 더블린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기록을 세운 작가라고 소개했다. 이 밖에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미국 와이어드가 선정한 ‘지난 10년간 베스트 소설 10편’에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즈오 이시구로의 ‘파묻힌 거인’, 류츠신의 ‘삼체’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고도 덧붙였다.
재신망은 한강을 인류 생명의 연약함을 파헤친 작가라고 소개하며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강은 한국 광주 출신으로 아버지는 1988년 한국 최고 문학상인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승원, 문학 업계에 종사하는 오빠 한동림과 남동생 한강 등 ‘작가 집안’이라고 강조했다.
매체는 한강은 섬세하면서도 단호한 필체로 꿈, 기억 등의 개인적인 시각을 통해 생명, 정체성, 역사, 사회 등을 탐구하며 빛과 어둠, 식물과 동물 등의 이미지를 대비해 등장인물이 바라보는 현실 세계를 끊임없이 파헤친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강의 작품은 더욱 근본적인 차원에서 인간성의 복잡함과 고통을 탐구하며 순수한 세계에 대한 동경을 표현한다고 분석했다.
상하이 라이프스타일 공식계정 와이탄더번드(外滩TheBund)는 올해 스웨덴 한림원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는 예상 밖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유력 후보로 거론되었던 타와다 요코, 마가렛 애트우드, 그리고 중국 작가 찬쉐(残雪)를 제치고 여러 기관에서 발표한 수상 예상자 명단에 없던 작가를 수상자로 선정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한강의 수상은 자격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겉으로는 온화해 보이는 이 작가가 날카로운 필체로 성별, 상처,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 등 강력한 충격의 이야기를 써내려 간다고 평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중국 독자들에게도 유명하다. 이 책은 지난 2013년 중국에서 출간된 뒤 수 주간 중국 대표 문화 콘텐츠 리뷰 플랫폼 더우반(豆瓣)의 ‘소설 주간 베스트’ 1위에 올랐다. 중국 ‘시대주간’, ‘경제학인’ 등 60여 개 매체는 이 책을 ‘올해의 도서’로 선정하기도 했다.
중국 현지 누리꾼들은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한국인들은 오스카상도 노벨문학상도 받고 대단하다”, “억제되면서도 무서운 문체의 채식주의자를 읽고 작가가 어떤 일을 겪었을지 궁금해졌다. 한국문학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2시간 만에 단숨에 읽은 채식주의자를 보고 큰 공감을 했다”는 댓글을 달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올해는 중국 작가 찬쉐가 받나 했는데 아쉽다”, “찬쉐에게 앞으로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모옌(莫言, 2012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 이후로 두 번째 중국 작가가 수상하기를”, “중국 문학과 문화계도 스스로 돌아봐야”, 이라며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출처: 상하이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