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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적 관점에서의 인간 생명의 존엄성 문제
저자: 김중호(강남성모병원. 신부)
서론
19세기 후반 클로드 버나드의 생리학, 비르효의 세포 병리학, 그리고 파스퇴나 코흐의 세균학 등의 공헌으로 의학은 점차 과학적으로 체계화되어 갔다. 20세기 중엽 이후부터는 의학은 고도의 기술화와 전문화된 "과학 의료"로 발전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첨단 기기를 사용하는 진단과 치료 기술의 고도의 발전으로 많은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였으나, 또한 그 결과로 야기되는 여러 윤리적인 문제들이 생겨났다. 유전공학과 그 생명 문제를 발전시켜 불구아의 태내 진단 및 성감별, 낙태, 인공 수정, 체외 수정 등 복잡한 문제들이 생겨났으며, 인공 신장과 기타 만성 질환의 치료를 위한 기술 발전으로 오는 인간 생명의 연장 문제와 식물 상태의 인간에 대한 처리 문제 등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관계되는 윤리 문제들이 계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또 뇌사설에 의한 인간 죽음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안락사의 찬반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한 마디로 고도로 과학화한 의술은 인간 생명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자연과학의 원리를 응용하여 인간이 원하는 대로 조작할 수 있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이제부터 현재 우리 모두가 현실적으로 직면하고 있으며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문제들을 자세히 살펴보자.
1. 인공 수정
인공 수정은 자녀가 없는 부부, 특히 남편에게 생식 능력이 없어서 아기를 못 갖게 되는 경우에 비교적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으로 알려졌고 의학적 부작용도 적은 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실시 결과로 오는 복잡한 윤리적, 법적 그리고 사회적인 문제들은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인공 수정의 방법은 남자의 정자를 주사기를 사용하여 여자의 질, 경관 또는 자궁에 주입함으로써 임신을 가능케하는 것이다. 인공 수정에는 남편의 정자를 부인에게 수정하는 배우자간 인공 수정과 남의 정자를 받는 비 배우자간 인공 수정의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이와 같은 인공 수정이 적용되는 경우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부인 혹은 남편의 생식 기능에 결함이 있어서 임신이 불가능할 때이다. 즉 의학적으로는 부인의 경우, 이상성감증이나 과잉 비만증으로 남편과 성관계를 못해서 자녀를 못 갖는 경우라든지 자궁의 심한 전굴 또는 후굴에 의한 위치 이상, 그리고 자궁경부협착이나 장궁경부점액부족등이 원인적 적응 예가 되고 남편의 경우 또한 발기불능이나 요도하열, 역핵성사정, 희정액증, 그리고 무정자증에서처럼 임신을 시킬 수 없는 경우에 이 인공 수정이 적용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인공 수정은 일찍부터 가축의 우량종을 얻기 위한 교배의 방법으로 사용해 왔으나 인간에게 처음으로 인공 수정을 실시한 것은 1785년 영국의 외과 의사인 존 허터가 요도하열증으로 인한 생식이 불가능한 남자의 부인에게 배우자간 인공수정의 방법으로 임신을 가능케했던 것이 처음이다. 그 후, 한세기 가까이 별 진전이 없었다가 1909년 독일의 부인과 의사 프랑켈과 도더라인 그리고 미국의 부인과 의사 티킨슨과 캐리에 의해 배우자간 인공 수정이 광범하게 실시되기 시작했다. 최초의 비 배우자간 인공 수정은 1884년 필라델피아의 한 의과 대학에서 남편의 성병으로 인하여 정자 생산이 불가능한 부인에게 비밀리 의과 대학생의 정자를 얻어 임신을 가능케 했다는 보고가 있다.
1950년 이후, 여러 나라에서 인공 수정이 보편화되었으며 미국에서는 연간 15-20만 명의 인공 수정으로 인한 자녀가 태어나고 그 중에 적어도 5-7만 명은 비 배우자간 인공 수정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내에서도 1950년대부터 인공 수정이 실시되었으며 지금까지 약 10,000건이 넘는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결과로 볼때 배우자간의 인공 수정은 남편 또는 부인의 결함으로 임신이 불가능했던 부부에게 어린이를 갖게 하여 큰 기쁨과 보람을 가져왔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비 배우자간의 인공 수정의 경우는 의학적으로는 물론, 사회적, 윤리적으로 많은 문제를 제기해오고 있는 것이다.
인공 수정의 의학적, 사회적, 윤리적 문제
인공 수정과 관련된 문제들 가운데 우선 생각할 수 있는 의학적인 문제로는 유전병에 관계되는 문제가 있다. 정자 제공자에게 어떤 유전병과 유전적 소질이 있는 것을 사전에 충분히 조사하지 못하고 실시하는 경우, 태어난 자녀가 영향을 크게 받게 되기 때문이다. 만일 RH-음성인 부인이 RH-양성의 남자로부터 정자를 받아 임신하게 되면 태아는 혈구 파괴로 사산하게 된다. 같은 원리로 혹내장성 가족성 백치로 태어난 어린이들이 죽게된다.(특히 유태인의 부인이 타민족 남자의 정자를 받게 되는 경우) 또 다른 문제로는 이와 관련된 사람들 모두에게 올 수 있는 감정 및 정서적인 문제들이다. 남편의 입장에서 볼 때 비록 비 배우자간의 인공 수정에 합의했다고 해도 깊은 감정 안에 "이 아이는 내 자식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계속 따라 다니며 가정 불화와 파탄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태어난 자녀의 교육에 있어 정신적인 면에서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자녀가 성장하여 자신이 비배우자간 인공 수정으로 태어난 사실을 알게 될 때 받는 충격과 좌절이 대단히 클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인공 수정은 또 우생학적인 문제와 사회 윤리적 문제점들을 일으킬 수가 있다. 우생학적으로보다 건강하고 지적 수준이 높은 후세들을 얻고 불구의 가능성이 있는 자녀를 배제하기 위하여 비 배우자간의 인공 수정을 보편화한다면[예; 많은 부인들이 정자제공자로 의과 대학생, 교수, 노벨상 수상자 등을 요구한다. 또 정자 은행등은 하나의 투자 기업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다] 큰 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며, 가문의 존엄성, 가정과 출산에 대한 존엄성이 파괴될 것이다. 또 한 정자 제공자가 수십, 수백의 인공 수정을 가능케 한다면 가계 보존에도 큰 혼란이 오며, 인간 윤리면에서도 큰 타락이 올 것이다 또 다른 경우로는 미혼 여성들이 결혼 생활을 회피하면서 어린이만 갖기 원할 때, 여성이 가정의 부인으로서의 품위와 인격을 잃고, 하나의 어린이 생산 기구로 전락한다. 반대로 남편의 생식 능력은 완전하고 부인의 기능 이상으로 임신이 불가능할 때(난관 협착, 난소 기능장애 등) 남편의 정자를 건강한 다른 여인에게 인공 수정하여 어린이를 낳게 하는 대리모가 최근에 많이 생겨나고 미국에서는 대리모 역할이 하나의 직업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 끝으로 여기서 생기는 법적 문제도 또한 간단하지가 않다.
인공 수정으로 출산된 자녀가 적출자(유배우 출산)인지, 그 여부를 판가름하는 데에 법적으로 여러 번 문제가 있었다. 국내에서는 입법은 없으나 1983년 7월 15일 서울 가정법원 제1부에서 박 모씨가 이혼한 아내 이 모부인이 낳은 인공 수정아의 친자 여부 소송에서 재판부는 제844조에 의거 "인공 수정아도 친생자로 보아야 한다"는 판결을 함으로써 적출자로 인정한 바 있다.
이상과 같이 여러 문제점이 대두되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인공 수정으로 태어난 아이를 위해 의사의 비밀 엄수와 함께 이에 관한 기록 보존의 의무를 법으로 명시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정자제공자가 나중에 '친아버지'를 주장하고 나설 경우의 친권과 친생자 문제, 정자 제공자가 병력을 속였거나 병원에서 시술상 잘못으로 기형아가 태어났을 경우의 책임 소재 여부와 태어난 아이의 보호자 설정 문제 등 예상히지 못했던 현대의 학의 산물로 이에 대한 법률적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한다.
2. 시험관 아기
1978년 7월 25일 영국의 올드햄에서 세계 최초의 어머니의 몸 밖에서 수정된 루이스 브라운 양이 태어났다. 불임 부부들의 입장에서 볼 때, 루이스의 탄생은 최초의 심장이식 수술과 같은 과학적 개가였다. 그러나 이것은 "놀라운 신세계"가 도래하고 있다는 공포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윤리적인 논쟁이 계속되는 동안에도 꾸준히 이 "시험관 수태" 혹은 체외 수정의 기술은 발전되어 거의 보편화되었다.
이런 시험관 수태는 남편의 생식 능력은 완전한데 부인에게 있어서 다음과 같은 생식 기능의 결함 때문에 임신이 불가능할 때 적용될 수 있다. 즉, 선천적으로 난관이 없거나 발육부진일 때, 감염병(임질 등)등으로 난관에 염증이 생겨 난관이 막히거나 협착되었을 때, 그리고 난소와 난관기능은 정상이나 수정란이 자궁벽에 착상이 안 될 때인데, 이때는 배우자의 체외 수정란을 다른 여인의 자궁 안에 착상시켜 분만케 한다. 시험관 수태-또는 체외 수정이라고 부르기도 하는-의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우선 남편의 정자를 채취하고 성숙된 부인의 난자를 복강경 검사 방법으로 채취한다. 이때 채취된 난자는 5-12시간 동안 인공 배양기에서 배양을 한다. 그 다음, 현미경 관찰을 통하여 유리 접시에서 난자와 정자의 수정이 이루어지도록 관찰을 통하여 유리접시에서 난자와 정자의 수정이 이루어지도록 하는데 대략 12-23시간 동안에 이 일이 이루어진다. 수정된 수정란의 배포기가 시작되면 수정란을 튜브에 넣어서 질을 통하여 자궁벽에 도달케 한다. 여기서 곧 착상이 이루어지면 정상 임신과 같이 태아가 자궁 내에서 발육과정을 가진다. 보통 몇 개의 수정란을 동시에 주입하여 착상이 이루어지게 하기 때문에 성공률은 20-25%로 보고 있으나 앞으로 기술이 더 발달하게 되면 이보다 더 착상 성공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서는 1985년 서울대학병원 산부인과에서 서씨 부인이 최초로 체외 수정으로 인한 쌍생아를 분만한 것으로 시작으로 지금은 여러 전문 병원에서 체외 수정의 시술이 보편화되었다.
시험관 수태의 윤리적 문제점
체외 수정으로 인한 수태나 분만이 보편화되면서부터 사회적, 윤리적, 법적으로 여러 가지 예기치 않았던 문제점들이 발생되어 오고 있는데 첫째는 체외에서 수정된 수정란의 생명 여부에 대한 논란이다. 법의학과 윤리학에서는 일단 수정된 수정란을 이미 생명으로 보기 때문에 법적으로 보호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또 "생명보호운동협회"에서 강력하게 체외 수정된 태아의 인권을 주장하기 때문에 체외 수정란이 모체로 돌려지지 않고 파괴되면 큰 문제들이 야기된다. 한 예로 미국의 도리스 델 지오라는 부인은 그녀의 체외 수정란을 파기시켰던 주치의와 병원에 대하여 손해 배상으로 50,000달러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다.
둘째로 체외에서 수정된 잉여 수정란의 처리 문제이다. 실제적으로 많은 학자들이 이 수정란들을 사용하여 의료 지식을 높이고 다른 방법으로 얻어질 수 없는 정보를 얻기 위한 관찰과 실험을 하고 나서 파기할 가능성이 크다. 또 이들은 다른 동물 세포에 이식, 연구할 때 생기는 윤리, 도덕적인 문제점들이 있다.
셋째로, 우생학적으로 우세한 인물들의 수정란을 제공하는 수정란 은행이 생겨나고 실제로 비밀리에 이런 시험관 수태 시도가 일어나고 있는 점이다. 따라서 인공 수정에서 오는 문제들과 같이 한 쌍의 부부가 수십, 수백의 수정란을 제공할 수 있으며, 가계 보존의 파괴와 윤리면에 타락이 올 수 있다. 또 전문적으로 다른 사람의 수정란을 제공받아 아기를 낳아주는 고용 임신의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다른 부부의 어린이를 대신 낳아주는 많은 수의 대리모가 하나의 직업으로 등장하기 시작하고 있다.
세계에서 최초로 시험관 아기를 탄생시킨 영국의 의학협회에서는 지금까지 영국 내에서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논의를 일으키고 있는 '시험관 아기'의 모체 밖에서의 배양, 관찰, 냉동 보존에 대해서, 첫째로 수정란의 배양, 관찰은 수정한 때로부터 최장14일까지만 해야 하며 수정란의 냉동 보존은 12개월까지만 해야 한다는 내용의 발표문을 1983년 영국 의학잡지에 발표한 일이 있다. '영국 의학협회'는 또한 인공적으로 처리한 태아를 모체에 되돌리지 않는다면 '클로누스(무성 생식에 의한 인간 복제)'를 만들거나 유전자를 변화시키는 위험한 시도도 논리적으로 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3. 태아 진단
태아 진단이란 임신 중 태어나지 않은 자궁 내 태아에 대한 이상 유무를 알기 위하여 양수 천자로 얻은 양수를 가지고 하는 세포학적, 생화학적 분석 등을 말한다. 즉 양수 내 태아 세포의 배양에 의한 염색체 분석, 초음파 단층상촬영, 태아경 검사, 태아 혈액 검사, 모체 혈액검사 등을 시행하려 주산기에 태아의 상태를 파악하여 선천적 유전성 질환이나 기형을 찾아내자는 것이 그 목적이다. 본인은 물론 가족과 사회에 여러 가지 부담을 안겨주는 일이 없도록 태아를 임신 중에 진단, 치료, 처치하여 줌으로써 가정의 불행을 막고 나아가 사회적 측면에서도 복지 사회 구현에 이바지하자는 것이 이런 연구의 동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술적 조작은 진단 방법에 따른 모체와 태아에 미치는 기술적인 위험성과 임신 중절 판단의 정당성에 대한 윤리 도덕적, 법적 문제를 야기시켰다. 특히 이 기술적 조작이 그 본래의 목적대로 쓰이기보다는 단지 남아 선호 사상이나 산아 조절이라는 목적으로도 쓰이고 있어서 큰 문제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우리 나라에서는 지나친 남아 선호 경향과 비리적 피임 의식은, 결국 생명을 앗아가는 인공 임신 중절로까지 끌고 가는 성별 감정에까지 이 태아 진단을 이용함으로써 엄청난 사회적, 윤리적 물의를 빚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들 방법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양수 검사
양수 검사라 함은 임신 중 침관 천자를 하여 양막강 내의 양수를 뽑아내는 양수 천자에 의해 채취된 양수를 갖고 하는 검사를 말한다. 이것은 양수 내의 태아 세포를 배양, 분석함으로써 염색체의 이상 유무를 알 수 있고 양수 내 효소의 생화학적 분석에 의한 유전성 대사 질환의 진단 및 양수 내 알파 태아 단백값을 측정하여 신경관 결손 등을 진단할 수 있는 등, 태아 진단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쓰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양수 천자는 기술적으로도 많은 경험과 유전 상담을 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은 물론, 초음파 단층상 촬영에 숙달되고 양수 내 태아 세포의 배양과 그 밖에 필요한 분석을 할 수 있는 검사실의 경험이 있는 여건이 갖추어졌을 때나 가능한 일이다.
초음파 진단법
초음파 단층상 촬영의 이용목적은 원칙적으로 양수 천자의 보조적 역할에 있다. 그러나 태반 위치의 확인, 임신 주수의 측정, 태아의 위치와 생사 여부를 확인하는 것 외에 다태 임신의 진단, 무뇌아나 일부의 이분 척추를 가진 기형과 같은 외형상의 기형을 가진 태아의 진단, 그리고 정상 임신이 아니 포도상 임신을 진단하는 일 등에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앞으로는 선천성 심장 질환과 같은 구조적 기형을 가진 질환도 이를 이용하여 진단되어질 수 있다. 그러나 초음파 단층성 촬영의 민감도와 정확성은 장비의 근대화 정도와 이를 취급하는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다.
태아경
국소 마취하에, 직경이 적고 잘 휘어질 수 있는 특수 '파이버' 기구를 양막강 내에 삽입하여 임신 제18-22주 사이의 태아를 직접 관찰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주로, 사지, 안면, 성기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데 쓰이며 척추의 관찰은 용이하지 않은 것으로 되어있다. 숙련된 산과 의사에 의해서 행해지는 태아경 검사도 그 위험률이 높아 유산의 빈도가 검사 자체만으로도 5-10%이며 계속적으로 양수 누츨 등 합병증의 병발이 높아서 현재 태아경 검사의 이용은 특별한 경우, 즉 열성 유전 사지 장애와 두개 안면 결손등에나 쓰이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 외 최근에는 태아경을 이용해서 태아 피부 생검을 함으로써 산전에 표피 수포증을 진단하는 예도 있다.
태아 혈액검사
태아 혈액은 태반을 천자하여 얻거나 태아경을 이용하여 얻을 수 있다. 전자의 경우, 모체 혈액이 섞일 수 있으므로 혈액 검사를 시행하기 전에 태아 적혈구를 분리해야 하며, 후자의 경우에는 태반 표면에 있는 현관관이나 탯줄에서 혈액을 뽑는데 이때는 모체 혈액보다는 양수와 감락되기 쉽다. 이 두 방법 모두 10% 이상의 유산율을 유발시킨다. 태아 혈액으로 태아 진단을 하기 위한 적응증은 주로 지중해성 빈형, 경상적 혈구 이상 질환, A형 혈우병, B형 혈우병 등 혈액성 이상을 가진 경우이다. 그러나 이 방법을 제시하기 전에 의사가 고려하여야 할 사항은 현재 임신이 고위험에 처해 있다는 점, 태아경 검사는 특수한 상황을 위해 고안된 것이라는 점과 팀워크가 형성된 그룹에서 검사에 대한 정당성이 결정된 사항임을 확신시켜야 한다.
모체 혈청검사
임신 중 모체 혈청내 알파태아단백 값은 태반의 확산 작용에 의해 임신하지 않은 정산 부인의 혈청내 값(5ng/ml)보다 임신 제12주(10ng/ml)부터 급격히 상승되어 임신 제30주(500mg/ml)에 최고값을 보이는 변화를 갖는다. 그러난 신경관 결손증(무뇌아, 이분척추, 수막 척수류)이 있는 태아를 임신했을 때는 그 값이 몇 배 상승되므로 신경관 결손증 태아의 선별 방법으로 이 방법이 쓰이고 있다. 신경관 결손증 이외에 양수내 알파태아단백 값이 상승될 수 있는 질환으로는 계류 유산, 터너씨 증후군, 멕켈씨 증후군, 소위 스위스형 선천성 신장증, 소화기 페쇄증, 천미골근 기형종 등을 들 수 있다.
태아 진단의 윤리
유전 의학과 유전 공학의 급격한 기술적 진보는 필연적으로 윤리, 도덕적 문화와 법적인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태아 진단의 목적은, 필요한 과정을 거쳐서 일차적으로 출생전에 유전적 질환이나 결함이 있는 아이를 낳을 확률이 매우 높아 있을 때 이환되지 않은 자손을 가진 것을 확신시키는 데 있으며, 이차적으로는 이상이 발견된 태아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기 전에 태중 치료가 필요하거나 가능한 태아를 살리는 데 있는 것이다. 아무리 목적이 이렇다 하여도 진단을 위한 방법들은 모체나 태아에게 이병률, 이환율, 사망률을 높힐 수가 있는 합병증이 있기 때문에 충분한 정당성이 없을 때는 시행할 수 없는 것이다. 어떠한 이유가 있다 해도 신의 섭리와 자연에 위배된 시도나 실험은 할 수 없는 것이며 기존의 사회적 규범, 윤리를 인위적으로 조절할 힘은 인간에게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4. 인공 유산
우리 나라에서 1989년도 한 해에 태어난 신생아는 80만 명이었고 이 보다 두 배가 넘는 태아가 인공 유산되었다는 통계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기혼 여성의 53%가 인공 유산의 경험을 갖고 있고 30-34세 부인인 경우 출생아 1명당 4명, 40-44세에서는 출생아 1명당 17명의 태아를 인공 유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적으로 볼 때 낙태란 태아가 외계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성장하기 전에 어떠한 수단에 의해 그 임신을 종결시키는 것을 말하며, 낙태가 자연히 일어날 때 일반인들이 이를 자연 유산이라고 부른다. 인공 유산은 임신의 지속으로 인해 모체의 건강이 해로와지거나, 앞으로 태어날 태아에 중대한 결함, 즉 선천성 기형이 있다고 의학적으로 판단이 될 때 행해지는 치료 목적의 인공 유산과 의학적인 이유 없이 본인의 뜻에 의해 행해지는 임의의 인공 유산으로 나눌 수 있다.
인공 유산의 방법에는 약물에 의해 자궁 수축을 일으켜 태아와 태반조직을 제거하는 내과적 방법과 직접 자궁 속에 있는 태아와 태반 조직을 수술에 의해 제거하는 외과적 방법이 있다. 임신 초기(임신12주)에 흔히 이용되는 방법은 소파 수술(자궁 경관을 넓게 연후, 태아와 태반 조직을 긁어내는 방법)과 진공 흡입 방법이 있다. 임신 12주 이후의 중반기 인공 유산은 자궁 경관을 인공적으로 개대시킨 후, 자궁속에 고무로 된 이물질이나 고무로 된 물주머니를 넣어 자궁 수측을 일으켜 태아와 태반을 만출시킨다. 이때 추가로 자궁 수축제를 투여함으로써 태아와 태반이 만출되는 시간을 단축시키기도 하는데 이때의 진통은 정상 분만때 겪는 진통보다 더욱 심할 때도 있다.
인공 유산을 받음으로써 모체에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인공 유산에 따른 합병증은 임신 기간에 따라 비례적으로 증가하며 시술자(의사)의 경험과 경력에 따라서 그 합병증의 발생은 반비례한다.
초기 인공 유산에서 소파 수술을 시행할 때 될 수 있는 대로 자궁 경관을 넓게 열어주어야 태아의 태반을 뜯어내기가 편리하다. 이렇게 자궁 경관을 열어주는 방법은 '라미나리아'라는 건조시킨 해초의 줄기를 이용하거나 금속으로 된 자궁 경관 확장기를 이용한다. 이때의 모든 조작은 철저히 소독된 기구들을 이용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불결한 개인 위생과 철저히 무균 조작되지 않은 채 자궁 경관을 열었을 때 손상받은 부위는 어떠한 세균이든 침입할 수 있다. 여성의 자궁은 앞쪽으로나 뒤쪽으로 구부러져 있는 기관인데 그 구부러진 정도가 상당히 심하거나, 자궁 경부가 지나치게 딱딱하거나 또는 부분적으로 막혀 있거나 할 경우 '라미나리아'나 자궁 경관 개대기, 또는 자궁 소식자를 주의하여 사용해야 한다. 잘 들어가 않는 것을 억지로 밀어넣는 경우에는 자궁 경관이나 자궁 경관의 협부가 뚫어지거나 손상받은 부위의 큰 혈관이 다치게 되어 급성 출혈을 일으킨다. 이렇게 손상받은 곳은 세균의 감염이 있을 수 있고, 손상받은 장기에 대한 방어 기전으로 초래되는 장간막의 유착 등이 일어날 수 있다.
임신된 자궁 경부와 자궁 체부는 아주 부드러워져 있다. 특히 태반이 부착된 부위의 자궁 체부 쪽은 비대칭형으로 부드럽게 부풀어올라 얇아져 있다. 자궁 경관을 개대시켜 자궁내 태아와 태반을 제거시키기 위해서는 자궁강 안으로 태반 겸자나 진공 흡입기의 플라스틱이나 금속으로 된 관, 그리고 큐텔이라는 쇳주걱을 넣어 조작을 해야 한다. 이때 자궁 체부에 일으킬 수 있는 손상 중 가장 위험한 것은 자궁 천공이다. 자궁 체부의 천공이 발생한 부위를 통해 다음 단계의 기계 조작을 시행하는 경우에는 장을 보호하고 있는 장간막이 손상을 받으며 장간막의 수많은 혈관이 터져 복강내 출혈을 일으키고, 장이 손상을 받는 경우에는 심하면 장천공이 일어나 대변의 누출로 복막염을 일으켜 개복 수술을 요하게 된다. 또 인공 유산 할 때, 자궁 경관 안쪽의 손상시에 올 수 있는 유착과 같은 월경 곤란증이나, 다음에 임신을 원해도 임신이 안되는 2차성 불임에 빠질 수가 있다.
인공 유산후 난관의 염증으로 난관이 부분적으로 페쇄되었을 때는 자궁 밖 임신이 발생할 수 있으나, 양쪽 난관이 완전히 막힌 경우에는 영구 불임에 빠진다. 이와 같이 인공 유산의 만연은 무지와 무절제한 성생활의 결과이다. 축복된 많은 인간 생명이 시작부터 주체스러운 존재로 기성인들의 이기심과 의술이 합치되어 죽어가야만 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태아의 생명이 일반 성인의 그것과 다른 점이 있다면, 태아에게는 스스로를 위해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다는 점이며 따라서 태아의 권리는 바로 생명 자체의 권리인 것이다.
5. 장기 이식
장기 이식의 역사는 약 30년 전 신장을 주로한 이식 수술이 임상에서 부분적으로 시행되기 시작했던 것으로부터라 할 수있다. 일반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1967년 12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심장이식 수술을 시행한 것이 전세계에 알려짐으로써 부터이다.
이식이란 신체의 조직이나 장기의한 부분 또는 전부를 절제하여 자기 자신 또는 다른 개체의 체표면이나 체내에 심어주는 것을 말한다. 장기나 조직을 주는 쪽을 공급자라 부르며 공급자가 생체일때를 생체 공급자, 그리고 사체일 때를 사체 공급자라고 말한다. 장기를 받은 쪽을 수령자라고 하며 이들 두 개체, 즉 공급자와 수령자 사이에는 유전 인자의 차이 또는 관계에 따라 공급자와 수령자가, 같은 개체에서 이루어진 경우를 자가 이식이라하며(예;화상환자의 피부이식) 한편 일란성 쌍생아에서와 같이 두개체가 비록 다르다 하더라도 유전인자가 동일한 경우를 동인자형 이식이라 부른다. 이때는 장기의 거부 반응이 거의 없으며 동종간의 이식 방법 중 가장 이상적인 이식 형태이다.
이식의 세 번째 유형은 두 개체의 유전 인자들이 같지 않지만 같은 종 사이에서 이식이 이루어지는 경우이며 이를 동종 이식이라 하는데 이것이 현재 임사에서 주로 시행되고 있는 이식형이다. 이때는 유전적인 차이 때문에 이식후 이식 장기으 거부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우리 나라에서는 1968년 성모병원에서 첫 신장 이식을 시행한 이래 전국에서 수백 예에 이르는 신장 이식 수술이 시행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신자 이식과 골수 이식이 있었을 뿐 다른 장기에 대한 이식 수술은 서울대학병원에서 한 번의 간이식이 있었다.
신장 이식
신장의 동종 이식을 동인자형 이식의 성공이 있은 지 5년 후인 1959년에 성공적으로 시행되었으며 이때부터 신장 이식술이 시작되었다. 처음에 이식이 시작될 때는 거의가 생체 공급자였으나 현재 구미 각국에서는 대부분이 사체에서 장기를 제공받는다. 특히 오스트레일리아는 신장 이식의 97% 유럽은 88% 그리고 미국에서는 72%가 신장을 사체로부터 제공받고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이와는 정반대로 거의 모든 이식의 예가 생체 공급자이며 사체로부터는 현재까지 4번 제공 받아 일곱 환자에게 시행하였을 뿐이다.
간장 이식
사람에게 첫 간 이식은 1963년 여름에 시행되었는데 이식후 13일 밖에 생존치 못하였다.
1967년에는 18세의 간암 환자에게 간을 절제하고 그 자리에 동소성간 이식을 시행하여 13개월 간 생존시킨 에가 있다. 현재는 미국의 피츠버그와 영국의 케임브리지 의대에서 주로 간 이식을 시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350예에서 시행된 바있다. 이식후 1년 생존율은 많이 개선되어 50%에 달하며 소아의 경우는 이것보다 양호하고 간이식후 10년이상 생존한 예도 있다.
간은 신장과 같이 쌍으로 되어 있지 않고 단일 장기이기 때문에 생체 공급자에서 장기를 얻을 수 없으며 모든 공급자가 반드시 사체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른다. 즉 사체로부터 절제된 간은 적어도 3시간 내지 6시간 이내에 이식하여야만 하는데 그 이유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장기 관류법으로는 8시간 이상 보존하였던 간을 이식하면 결과가 나쁘기 때문이다. 이식 수술전간 기능의 개선을 위하여 교환 수혈 또는 원숭이의 간을 이용한 혈액 관류 등 몇 가지 방법이 있으나 아직 실험 단계에 있다.
심장 이식
심장 이식은 1950년에 심폐기가 개발되면서 우선 동물에게 시작되어 1959년 스테포드 대학의 섬웨이에 의하여 이식 수술 방법이 정립되었고 1967년 12월에는 거의 같은 수술 방법으로 남아프리카의 버나드 박사에 의하여 사람에게 첫 심장 이식이 시행되었다. 버나드의 첫 예는 18일 밖에 생존하지 못하였지만, 현재 1년 생존율은 65% 5년 생존율은 45%를 기대하고 있다. 1년 이상 생존한 예의 80%는 다시 수술전 직장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한다. 심장 이식과 간 이식과 같이 단일 장기이기 때문에 이식할 심장을 얻기가 어려운데 미국의 경우 엄격한 이식 가능성의 기준에 따라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의 20-25%가 이식받을 심장을 기다리다가 사망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식심장을 얻었을 때 어느 환자를 수령자로 선택하는가에 대해서는 의학적인 문제 이외에 사회적 및 윤리적인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장기 이식의 윤리 문제
오늘날 장기 이식이 활발하게 시행됨에 따라 의학 분야에서 장기 이식은 과거에 없었던 새로운 윤리적 문제로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먼저 윤리적으로 장기 이식 수술은 꼭 필요하며 이것이 의학적으로 환자에게 최선의 의료 방법인가를 결정하여야 한다. 단순히 의학적인 지식이나 경험을 얻기 위한 시도가 내포되어서 장기 이식을 결정하거나 시행해서는 안된다.
일단 장기 이식이 결정되면 장기 공급자 문제가 뒤따르게 되는데 이때는 부모나 형제 등 가족에게는 물론이려니와 인척 관계에 있지 않은 경우에도 꼭 만족스러운 공급자가 없다고 하여 교차 시험이 잘 맞지 않는 공급자를 장기 제공자로서 선택하여서는 안 된다. 또 공급자로서는 형제에게 자기 장기 일부를 제공함으로써 거절로 인한 죄의식에서부터 해방되는 마음이나 단지 수령자에게 수명을 연장하여 주었다는 자선에서 이루어진 제공이 아니고 형제애 또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확실한 가치관르 바탕으로 하여 희생적인 사랑의 마음에서 장기 제공이 이루어질 때에 윤리적이라고 생각된다. 또 장기제공이 어떤 형태의 매매에서 의하여도 이루어져서는 안된다. 즉 장기 공급자가 생체이거나 사체이건 간에 장기 제공으로 어떤 보수나 대가를 받아서 이식이 이루어져서는 안된다. 사체에서 장기를 제공받을 때에 우선 문제가 되는 것은 장기 제공자에 대한 죽음의 판정 문제이다. 이식 수술팀으로서는 장기 제공자의 최후 순간에 제공될 장기의 기능을 위하여 충분한 수액 요법 또는 체온 감소 등의 처치에 따른 문제가 크게 중요시 될 수 있으나, 제공자의 생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떤 처치도 사전에 가하여서는 안된다. 장기 이식에 따른 여러 가지 의학적, 사회적, 또는 윤리적 문제들을 의학적 지식이나 기술만으로는 해결하기가 어렵다. 장기 이식은 수령자에게 충분한 희망과 성공의 기회가 확실할 때 행하여져야 옳다고 믿는다.
결론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첨단 과학 기술을 의학분야에 응용함은 이제는 불가분의 밀접한 관계로 되었으며 미래에는 생명 공학의 원리를 응용하며 인간의 유전자를 변화시킬 수 있는 시기가 곧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그 동안 해결 못했던 유전적 질병의 일부는 치료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나, 여기에 따라 발생될 수 있는 예기치 않았던 많은 부정적인 문제들로 인하여 인간의 생명은 더 큰 위험과 고통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인간의 생명이 자연의 섭리에 의하여 삶을 영위하기보다는 인간의 필요에 따라 세상에 인간의 생명을 존재케 할 수도 있고 소멸케 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의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보호받아야 할 인간 생명이 현대 의학의 고도로 전문화된 기술화에 의하여 시작부터 조작당하고, 그 존엄성이 짓밟히고 유린당하고 있는 현실은 인간의 이기심과 무분별한 판단의 결과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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