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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http://cafe.daum.net/Europa/2oQs/15760 전편 : http://cafe.daum.net/Europa/2oQs/15771 07월 22일 (월요일, Day 8) 「시 재정 구만 달러, 시장 생일잔치로 탕진」 「의문의 남자 로베스피에르, 정치적 야심을 드러내」 「연말까지 새 레스토랑 여섯 곳 개장」 오늘은 심리 검사일이다.
『뵙게 되어 기쁩니다. 보이드 씨. 엘레오노라 워터베리입니다. 오늘 할 검사는 매우 단순한 거예요. 추상적인 그림을 보여드릴 건데, 어떻게 보이는지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정신에 문제가 있는 걸로 나오면 잘리겠군요.』 『괜찮으실 거예요. 시작할까요?』
…….
그림이 뭐 이런 이상한 것들만 있어? 추상화라며?
『왼쪽 사람이 무언가 떨어뜨리는 그림 같소.』 『그럼 이건요?』 『여자가 남자 뺨을 때리고 있군요. 찰싹찰싹.』 『그럼 이건요?』 『남자가 여자를 밀치고 있는데. 어째 이거 그림이 다 이어지는 것 같은데.』 『후후. 감사합니다. 다 끝났어요. 결과는 나오는 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럼 이만…』 『흠. 고맙소. 조심해서 가시오.』 07월 23일 (화요일, DAY 9)
「시아 브룸, 프리버그 검찰청 검사장에 재선임」 「대기업들은 도시의 미래에 투자한다」 「시청에 흑인 직원이 없다? 시장은 『우연일 뿐』」
정말 흑인을 전부 자른 거냐, 로저스. 힘들고 지친 흑인들아, 나에게 오라. 유능하면 내가 자리와 일을 주리라.
그런데 스토벌은 안 나왔군. 저번에 무리하긴 했지. 몸이 아픈가.
『로빈스?』 『서장님. 제 자식 놈이 사고를 쳐서 학교에서 학부모를 모셔 오라고 했답니다…오늘 빠져도 될까요?』 힘들고 지친 흑인들아, 내가 일을 준댔지 휴식을 준다고 했냐?
『대신 내일은 꼭 나오라고. 가 봐.』 『감사합니다.』
『제가 불안장애가 심해져서요. 일에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들어가 보면 안 될까요.』
반 달아, 힘들고 지친 백인 보고 오라 한 적은 없단다. 으이그, 그래. 옆에서 동료가 죽는 모습을 봐 버렸으니…진정 좀 하고 와라.
『오늘은 가 봐. 대신 내일은 나와야 돼.』
새로 온 음반을 들어볼까. 베토벤을 들어야겠군 그래.
어떤 편지가 왔는지도 볼까……. 「보이드 서장,
최근 나오는 페미니스트 기사들은 보았겠지. 몇 개월 전부터 프리버그에 미허가 페미니스트 단체가 등장했다네. 그것들이 23일에 첫 집회를 연다는군. 우리가 지금까지 알아낸 바에 따르면, 그들의 뒤를 봐 주는 자들이 있고 그 자들의 목적은 시청 내의 요직을 몇 개 차지하는 것이라네. 집회는 지금은 괜찮을지 몰라도 내버려 두었다가는 앞으로 어떻게 확대될지 모르네. 그러니 프리버그의 권력자가 누구인지 잘 알려주게. 경봉이든 최루탄이든 뭐든 써서 진압하게. 발포해도 좋네. 그 여자들에게 제대로 협박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 명 한 명, 몰입 교육을 해 주라고.
로저스」
「발포해도 좋네」 좋아하시네. 그럴 거면 제대로 공문을 주라고. 어휴, 다른 편지는 뭔가. 벌써 검사 결과가 나왔나?
「보이드 씨,
엘레오노라입니다. 당신의 정신 상태는 매우 건전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다만 스트레스 수준이 염려됩니다. 제 연구에 의하면 베토벤의 음악이 신경계 긴장을 완화해 주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베토벤의 고전 음악을 좀 들으시기를 권장합니다. 격한 감정을 다스릴 때 도움이 될 겁니다.
엘레오노라 워터베리」
마침 산 틀어 놓은 음악이 베토벤인데, 우연히 잘 걸렸군.
「보이드,
내일까지 레드 마스크를 소탕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지 나도 모르네. 이번에는 기대를 저버리지 말게나.
로저스」
깜빡 잊고 있었다! 오늘 내로 보스를 잡을 수 있을까? 『서장님! 디자이어 공원에서 집회가 열렸다는데요?』 『그래, 시청에서 출동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비공식적으로…뭐야? 왜 이렇게 사람이 없어?』 『서장님이 다 보내주셨잖아요. 저희 셋 빼고 다 갔어요.』
아앗! 생각 없이 집에 보내버렸다! 인력 부족으로 출동을 못하다니. 시장 놈이 뭐라고 할지 앞이 캄캄하다.
『따르르르릉』
『잭!』
전화 한 번 빠르시구만.
『분명 진압하라고 말했는데 왜 아직도 아무도 없다는 건가?』 『그게…인력이 모자라서…』 『흥! 변명도 죄악이라는 걸 모르나? 자네가 이렇게 시민과의 약속을 어기면 우리도 자네를 도울 필요가 없다는 것만 알아두게.』
『뚜-뚜-』
시장과의 약속이 시민과의 약속인가? 자꾸 로저스가 속을 긁어 대니 못살겠다. 그 깡패 잡놈이라도 반드시 잡아서 입을 막아야 한다.
『형사들 전부 당장 내 방으로 와!』
『오늘 처음 온 루케트 형사와는 인사했나? 지금 레드 마스크의 보스를 잡는 일이 시급하다. 수사력을 총동원해서 그 여자를 잡고 조직을 분쇄해야 한다. 그것도 오늘 내로! 루케트에게 맡길 테니 합심해서 반드시 오늘 중으로 해결한다. 알겠나? 못하면 별 수 없어. 다 죽는 거야!』
10:37 아침부터 호되게 당해서 정신이 없었네. 베토벤이고 자시고 사정이 이러니 진정이 되겠나? 우편물 확인이나 하자고. 보기 싫은 검은 편지가 또 있군.
「잭,
오늘 점심 때쯤 루비노비치 카지노에서 조금 소란이 있을 것 같네. 우리가 파티를 열 거라서 말이지. 부디 방해가 없었으면 좋겠군. 잘 처리해 주면 8000 달러를 보내겠소. 그럼 이만.
S.」
흐음……. 12:04
『래스트 픽처 쇼 영화관에서 방화 발생. 범인으로 보이는 여성은 이미 도주했다 함.』 『뭐야. 안 돼. 바빠, 해결해 줄 사람 없어. 우리 불부터 끄고 처리한다.』 13:24
『강도 신고 접수. 루비노비치 카지노에서 폭탄을 든 무리가 현금을 강탈. 즉각 출동 바람!』 …이라는 소리가 들린 것 같지만, 나는 화장실에 가 있는 것으로 하자. 갑자기 배가 너무 아프네. 머리도 아프고. 이게 다 신경성인 게 틀림없네. 어째 모가지도 간질간질한 것 같고.
15:00
『잭, 나요. 오늘은 덕분에 잘 놀았소. 사람을 보낼 테니 잘 받아두시오. 그럼 또 봅시다.』
목숨 때문이라지만 내가 이런 짓을 하게 되다니…돈을 벌긴 했지만 착잡하다. 사망 사고가 발생했기에 죄책감이 더하다.
16:12
이 시간에 오는 전화는 거의 의뢰 전화이지.
『보이드입니다.』 『보이드 씨, 코인스티튜션입니다! 오늘 수퍼 막달레느 3라고 슬롯머신이 새로 들어오는데요! 새 기계만 들어왔다 하면 다 큰 어른들이 흥분해서는 거의 부술 지경이라니까요? 경관 한 두 명만 순찰시켜 주십쇼!』
17:39
『성 요한 병원에서 거수자 출현! 산부인과 의사의 행동이 수상하다고 함. 임신부에게 낙태를 강요하고 있다고 함. 10000 달러를 내면 몸 속 기생충을 제거해 준다는 이상한 소리를 한다고 하니 처리 바람.』 『정신병자인가. 그런데 두 명을 순찰 보내 놔서 사람이 없는데…트레버 순경이 여기서 오늘 첫 근무이긴 하다만 실력이 매우 기대된다. 혼자 가라고 해. 어떻게 하는지도 좀 보고. 필요하면 지원 요청하라고 하게.』
19:00
『따르릉』 『예, 보이드입니다.』 『서장님, 그랜트입니다. 순찰 마쳤습니다. 여기 꽤 재미있네요! 특히 헬파이어라고 게임이…읍읍!』 『무슨 소리야! 서장님, 임무 끝나서 지금 복귀하겠습니다.』 『응, 수고했어. 손이 모자라니 최대한 빨리 오라고.』
통장에도 돈이 차곡차곡 쌓이는구나. 열흘에 20000 달러면, 조금만 더 노력하면 목표 달성이네.
20:05
『트레버 순경으로부터 무전!』 『서장님,-칙-치직-메스를 들고 있습니다. 추잡한 세상에서 해방시켜 주겠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데요.』
저번 경험으로 배운 게 있다. 미친놈은 매가 약이다. 말이 안 통한다.
『테이저 쏴!』 24:14
『서장님! 알아냈습니다.』 『루케트! 바로 보지!』
돌아온 루케트는 사진이며 자료들을 펼쳐 보였다.
『오늘 공항을 빠져나가려던 스 보라는 중국인이 보안검색에서 걸렸습니다. 거기에서 목걸이를 발견했는데, 그 사람은 목걸이가 자기 집안 것이라고 우기더군요. 300년 만에 되찾았다나. 그래서 그 자의 이동 경로를 추적했습니다. 지난주에 입국했는데, 특별한 행적은 없었습니다만…현금을 여러 차례 인출했고, 한 중식당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중식당?』 『와이즈 드래곤이라는 식당인데, 실소유주가 진 양이라는 여자입니다. 펑라이라는 그곳도 역시 실소유주가 이 여자더군요.』 『바로 우리가 찾는 보스이지. 자기 식당에서 은밀히 접촉해서 현금 거래를 한 것이군! 이렇게 자금을 확보하고 있겠지. 일단 장물죄는 확실하군. 조직원 전부 긴급체포하고, SWAT 팀도 데려가라고. 위험할 수 있으니. 본거지와 조직원 현황 파악은 끝났나?』 『식당이 본거지를 겸하고 있습니다. 명단은 이미 입수했습니다.』
『삑』
『트레버, 폭스맨! 긴급 출동이다. 루케트 경위와 함께 가도록.』
『트루 컬러 호텔, 강간으로 추정되는 사건 신고. 출동 바람.』
이런! 남은 사람이 그랜트 밖에 없잖나. 혼자 보내기에는 버거운데…어쩔 수 없다.
02:50
『서장님, 작전 성공입니다.』
살았다!
『다들 늦게까지 수고 많았어! 내일 보자고.』 갱단을 와해시키고 상금도 받게 생겼구나! 그때 프라이스 순경이 말했다.
『서장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일을 그만두려고 합니다! 이제는 가족들과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요. 갑작스럽지만 허가해 주세요.』 『그래요, 프라이스. 그간에 수고 많았소.』 07월 24일 (수요일, DAY 10) 「주민들, 목걸이 도난 사건으로 시장 비판 여론 증가」 오랜만에 기분 좋은 헤드라인만 있군 그래. 하지만 마냥 기분이 좋을 수는 없다. 오늘은 출근 전에 들를 곳이 있다……. 버치와 사마디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이제 둘 다 군경 묘지에 묻히게 되지…미안하네, 내가 챙겨주지 못해서. 반대로, 서 내에 좋은 소식도 하나 들어왔다. 「발신 : 프리버그 시청 행정관리국 인사과 시 당국에서는 상원의 추천에 따라, 다음의 인원을 포상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성명 : 나나미 코치 시상 일시 : 19XX년 07월 27일 언론 홍보가 예정되어 있으니 해당 경관의 상태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끝. 프 리 버 그 시 청」 좋은 일이야. 이 김에 시청에 지원 요청도 해 볼까. 내 급료도 겸사겸사 올려달라고 해 봐야겠어. 이런 것만 오면 좋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오늘도 샌드의 검은 편지가 도착했다. 오늘 18시 경에 법원에서 난리를 피우겠다는군. 이번에도 배가 아파야 하나? 『교외 6구역, 소요 발생. 아이스크림 밴에 치인 아동은 이미 사망하였음. 구급대원들이 가해자의 신병을 확보하였으나, 분노한 주민들이 가해자에게 살해 위협을 가하고 있다 함. 사태 수습 바람.』 계속 두각을 드러내더니 포상도 받는구나. 기특한 녀석. 이것도 잘 해내겠지. 『따르릉』 이 기분 나쁜 음성은 샌드의 조직원이다. 『흑인 갱단이 우리 점포를 급습했소. 수가 너무 많아 감당하기 어려운데 사람을 보내줄 수 있겠소?』 이건 저 놈들 때문이 아니다. 치안을 유지하려고 보내는 것이다. 반 달, 아사노와 로빈스를 보내자. 『서장님, 코치 경장으로부터 무전입니다!』 『삑』 『무슨 일인가?』 15:35 『강변도로 제재소에서 비명이 들린다는 신고 접수. 한 시간 째 들린다고 하니 확인 요망.』 송은 얼마 전에 새로 뽑은 순경이네. 고과 실적이 좋아서 기대를 하고 있지. 『따르릉』
18:01 『삑』
「오면-치직-버린다!」 구출 성공이라는 무전이 들려 왔다. 21:45 『주택가 인질 사건 발생! 911에 허위 신고 후 응급구조사를 붙잡고 있다고 함. 국제적 제약회사의 음모 따위를 계속 외치고 있다고 함. 정신이상자의 소행으로 보임. 출동 바란다.』
아. 올 것이 왔군. 다 출동시켜서 사람이 없다는 핑계를 대려고 했는데 그것도 안 되게 생겼네. 결국 또 슬쩍 숨어야 하는 건가, 화장실로? 24:11 법원에서는 결국 사망 사고가 났다고 한다. 미치겠군. 이 사건이라도 잘 해결할 수밖에. 『퍼디! 과대망상증 환자의 소행이다. 자극하면 더 흥분해 날뛸 것이니 함부로 돌입하지 마라!』 『서장님?-칙-츠바키입니다. 얀시와 오스틴 순경,-치직-성공.』 『툭』
체포 성공. 07월 25일 (목요일, DAY 11) 「프리버그에 독버섯처럼 퍼지는 마약 점조직」 이놈의 고물 차는 꼭 세 번씩 돌려야 시동이 걸려. 누구는 고급 차를 타다 쓰신다는데. 『서장님…어젯밤 집에 불이 나,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루케트가 없어도 오늘 일에 큰 영향이 없다. 무슨 말이냐면, 진급 적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오늘 한 명을 승진시킬 건데 루케트는 승진 대상이 아니라는 거지. 이미 경위라서 오르기도 힘들고. 이 문제로 인사과장하고 며칠 동안 고민했다네. 고과 점수 기준을 정했는데, 순경 : 300; 경장 : 500; 경사 : 700; 경위 : 900 앞으로 이 정도는 되어야 승진하는 걸세. 기준 미달인데도 이미 그 계급인 애들은? 노난 거지. 그래서 오늘은 트레버 순경을 진급시킬 생각이네. 진급하면 다들 마음가짐이 달라져서 일을 더 잘 하게 되지. 그리고 고과로 환산하기는 어렵지만, 지휘 능력 같은 것도 더 향상돼서 애들을 데리고 사건을 더 잘 해결하게 된다고. 큰 일 하나는 했는데…나쁜 소식이다. 내가 요청한 것들이 전부 반려됐잖나. 다행히 경관 수는 늘려준다는군. 켄 오시로, 이 친구하고, 또 이 에임스라는 형사도 보내달라고 해야겠어. 이번에는 제법 괜찮은 친구들이 전속 신청을 했구만. 14:57 「잭, 오늘 18시 경에 도심에서 큰 축제가 있을 걸세. 경찰이 방해하지 않기를 바라오. 1000 달러가 기다리고 있소. S.」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쉽게 편지를 보내는 것인지. 서 내부에 다른 끄나풀이 있는 건가? 16:25 『습격 사건 발생! 즉각 출동 바람! 스킨헤드가 흑인 주차 요원을 폭행 중이라 함. 권총을 소지하고 있음.』 18:51 『삑』 『서장님!-지지직-여기 상태가 생각보다 나쁜데요?-칙-지원 요청이오!』 20:42 『도심 총격 사건 발생. 피해자는 중태임. 범인은 총격 후 도주 중이니 즉각 추격 바람. 반복한다. 도심 총격 사건…』 안 된다. 19시 전에 들어온 첫 신고를 이런저런 핑계로 무시했더니 이런 결과가 되었다. 그래도 안 된다. 깡패 놈의 청은 차치하고라도, 마피아가 개입된 살인 사건에 두 명만 보낼 수는 없다. 나머지는 다 출동을 나갔다고. 잘못 보냈다가는 우리 애들이 다칠 거야. 『인원 부족으로 즉각 출동이 어렵다. 파출소에 일단 수습하라고 전달할 것. 이상.』 21:29 스킨헤드 놈은 잡았지만 도심 살인 사건의 범인은 결국 달아나고 말았다. 사람도 죽었고. 돈이 찔끔 들어오긴 하겠지만, 답답하군……. 『으윽, 어이구…….』 부패 공무원 노릇을 하게 되면서, 좋아하는 일들을 많이 포기하게 되었네. 머리가 지끈거려도 전화를 꺼 놓을 수가 없고, 토요일에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잘 수도 없고, 상황실에서 우리 애들하고 잠깐씩 농땡이를 칠 수도 없어. 낚시하러 가는 건 꿈도 못 꾸지. 허나 매주 이 올드 콜로니 클럽에 들르는 것은 뭐랄까…마치 전통 같다고나 할까? 매주 하룻밤만은, 여기에서 시가 연기와 흐릿한 알코올 향기, 오줌 지린내에 술고래들의 지독한 트림 냄새 따위까지 잔뜩 들이마신다네. 거의 맹독 수준이지. 이렇게 삼십 년을 살았네. 전통도 이 정도면 경이롭지 않는가. 전통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통상적인 의례를 존중해야 하네. 예를 들어 클럽을 나올 때가 되면, 깊이 숨을 들이쉬고 백까지 세어야 하지. 속이 뒤집어지지만 않는다면, 그렇게 하면 집에 무사히 갈 수는 있을 거야. 그런데 이번에는 예순까지밖에 세지 못했네. 방해를 받았거든. 『와, 텔레비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멋지시네!』 이 올드 콜로니 골목에서 모르는 이에게 접근하는 것보다 무례한 일도 없을 걸세. 이곳은 지극히 사적인 공간이니까. 여기로 오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프리버그 최고 엘리트의 토사물로 신발을 더럽혀야만 하네. 판사며 변호사, 예술가, 사업가, 그리고 정치가들이 수시로 여기 아스팔트에 축복을 내리거든. 그래서 파티를 망치려면 배짱이 두둑하지 않고서는 안 되지. 취해서 어질어질했지만, 이 자가 누구인지는 알고 있네. 딕 트레이시 만화에 나오는 갱이 입을 법한 옷차림. 근사한 목소리. 과일 향 코롱. 건방진 걸음걸이. 바로 언론이 요즘 프리버그 뒷골목 세계에서 떠오르는 신성인 비커스 바르가를 묘사하는 표현이네. 그는 어디서 나타났는지도 모르게 등장했고, 동네 불량배들의 도움을 받아서 낡디 낡은 조직범죄의 고전적 규칙을 모두 깨뜨려 버렸지. 죽일 수 없는 자를 죽였고, 거래할 수 없는 것을 거래했고, 털 수 없는 것을 털어 갔네. 단 한 달 만에 바르가는 상상할 수 없는 힘을 손에 넣었어. 바르가를 칭하는 말은 다양하네. 광대부터 시작해서 미치광이, 범죄의 천재, 그렇지만 보통은 지각없고 건방진 하층민 정도로 불리지. 하지만 만약 바르가가 흔한 조직 두목이었다면, 이 자는 이미 토막 난 채로 강물에 던져져 버렸을 걸세. 이 자는 단순히 오만한 것만이 아니야. 특별한 뭔가가 있어. 우리 시에서는 이 자를 어떻게 상대할지 아직 생각하는 중이네. 그러는 동안 이 자는 오랫동안 뿌리를 박고 있던 도시 폭력배들을 엎어 버리고 있지.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바르가 씨.』 『아, 내 이름을 알고 있군요? 이것 참 기쁘구만! 별로 놀랍지는 않지만, 사실. 내가 좀 예의가 없었는지도 모르겠군요. 이 멋진 도시 사람들이 말하기를, 예의만 바로 갖추면 어디든 갈 수 있다! 으응, 나는 어디도 갈 생각이 없거든요. 여기 쭉 있고 싶은데.』 그가 내 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네. 『이 도시는 모든 게 너무 빨라요. 종일 암페타민에 중독되어 있는 느낌이야. 아침에 일어나면 온갖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 차고, 해가 떨어지고 나면 서로 죽고 죽이고 있으니.』 『슥슥』 『그러니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라고요. 당신이 취했든 말든 상관없어. 그게 더 재미있겠다. 나도 약을 하고 있을 테니까. 하, 사실 지금도 좀 했거든요! 이 바닥에서 살아가려면 약 없이는 안 되니까.』 『나는 당신이 있는 이 도시가 좋아요. 여기 계속 살고 싶군요.』 내 팔에 전화번호가 적혀 있지만 않았다면, 분명 아침에 이때의 일을 다 잊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염려가 없었다. 팔을 보고 금방 기억해 냈으니. 07월 26일 (금요일, DAY 12) 「경찰국이 못마땅한 로저스 시장」 나의 아침 의식은, 비커스 바르가의 과일 향 코롱 냄새로 오염되어 버렸네. 날카로운 감귤 향이 집안에 감돌아, 마치 비커스가 거실에 있는 것만 같았다네. 마침내 그 냄새의 진원지가 밖에 있는 큰 오렌지 바구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머릿속이 복잡해졌네.
『당신이 과일을 놨나?』
아침은 정말 비현실적이었어. 마치 마법에 걸린 것 같았네. 의미 없는 수다로 분위기를 망칠 필요는 없겠지? 입을 앙다문 내 운전기사는 하느님이 아니고서는 도통 모를 길을 한 시간이나 달렸네. 그때쯤이 되자, 내가 한창 악몽을 꾸는 도중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지. 올드 콜로니 클럽 뒷골목에서 쓰러져 진탕에 빠지고 피도 잔뜩 흘린 상태에서, 코를 썩은 오렌지 껍질 사이에 처박고 있던 건 아닐까? 아니, 그건 아니었네. 꿈이 아니었어. 이 적막함은 진짜야. 엔진 소리도 진짜고. 먼지, 충분히 다 사실이네. 그리고 지평선 너머로 「목장」이 보이기 시작했네. 아주 익숙한 풍경이었네. 압도적 위용을 자랑하는 샌드 가의 목장은 수십 년간 헤드라인 기사에 수시로 등장했으니까. 하지만 몇 마일 내로 접근해 본 사람은 거의 없지. 나도 참 운이 좋지? 『샌드 씨가 이렇게 개인적으로 만나기도 하는지 몰랐군요.』 『잭, 올드 콜로니 클럽에 자주 가시오?』
내가 말했지, 이건 완전히 새로운 삶이라고. 오래된 습관들을 포기해야 했다고. 그 중 하나는, 상관없는 일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다. 이제 그런 호사를 누릴 수는 없다. 나는 지금 그들의 주목을 받고 있고, 내게 남은 것은 걱정뿐이다. 위 : 바르가 / 아래 : 샌드 후편 : http://cafe.daum.net/Europa/2oQs/157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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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끌끌끌. 드디어 마피아 항쟁이군요.
참고로 시청에 지원요청은 시청(시장)의 지지가 높으면 잘 들어줍니다.
지금은 확인이 안되는데 나중엔 수치로 확인이 되요.
시청 지지도가 내려가는건 시청(시장)의 요구를
무시하던가 사건은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내려갑니다.
나중에 경찰력을 잔뜩 충원해서 모든 사건을 완벽하게 해결하면 시청의 요구를 무시해도 상관 없습니다만..... 지금은 무리죠.
증원요청을 몇개 반려한걸로 봐서 시청지지가 좀 떨어졌을 겁니다
수치로 보이면 아주 편해지겠군요 요구를 얼마나 걸러도 될지 계산할 수 있으니 ㅎㅎ
ㅎㅎㅎ 드디어 갱단들이 특급행정서비스를 필요로 하군요. 스포이긴한데, 나중에 사건수사로 마피아들 토사구'팽'합니다
근데 갱단 현상금이 바르가는 15만 달러인데 샌드는 20만 달러입니다 이거면 충분합니다 ㅎㅎㅎㅎ 키잡은 진리이죠.
또 저라면 토사구팽 이전에 거래하면서 큰 문제없으면 계속이어가고 영화 '대부'때문인가
가능하면 양아치(?)갱단 보다는 귀족(?)갱단을 택하겠내요.샌드 1표
특급행정 ㅋㅋㅋ
저도 샌드가 더 나아 보입니다. 똥물에 두 번 담그고 싶지 않아서요
....뭔가 하면 할수록 낮은 능치 순경조차 쓸모 있고 정들것 같은 일들의 연속이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