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장 가 14년 탄 차를 창례 치루다
오래 탄 애마
후반부에는 노환으로 힘이 든다며
자주 속을 썩이다
결국 24만 키로를 뛰고 위험의 극한에서
프레임이 녹이 슬러 부러지는 바람에 수명을 다했다
끝까지 주인을 보위하며
위험의 끝에서 "이제 속히 떠나게 해 주소서, 주인님!"
결국 브렉크 파열,프레임 절단이라는 최고의
위험 상황에서 보내기로 했다.
"관계자님, 오래 주인을 사고없이 모시던 애마 차량을
장례 치르려 하는데 잠시 폐차장 구석에서 민폐를
끼치겠습니다"
관계자 " ........... ........"
"차 장례식이요? ........... 생전 처음 겪는 일입니다
주변이 기계와 차량으로 위험한데요?"
"노플어블럼입니다"
"아끼던 차량이로다. 주인님을 14년 모시고 다니며
수고 많았다. 안전하게 일도 보게 해주고 여러 불사도
도와 주고,일이 늦거나 폭설이 심할 때는 숙소 역할도
했으니,너의 뜻이 갸륵하도다.마지막 가는 길까지
장기를 기증하고,유유히 떠나니 너의 공덕을 길이
찬탄하고 역사에 남기노라.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
타불......"
관계자 " ..................."
수많은 폐차들 앞에서 이제 장기를 축출하고
압착을 가해 제철소 용광로로 갈 것이니, 어찌
인간만이 유정이라 존엄하고,차량이라 무심한
기계라 하랴?
'일체중생 실유불성'ㅡ일체 중생이 모두 불성이 있다
만물에 부처님 성품이 있고,시방법계에 법신이
충만하다.일체의 불평도 없이 오직 주군만을 위해
희생하고 고생한 애마 차량에 깊은 애도를 올리며
이 사바인연에 고마움을 간직하는 바다.
금산군 7년,대전광역시 7년
충청도의 가파른 비포장 산길을 오르 내리며
'오직 우리 주군, 오직 우리 대장님!'을 외치며
가파른 길을 오를 때는 앞으로 거품을 물고
뒤로는 스컹크 내음 저리 가라할 정도로 매연을
내 뿜었으니,일체 불평불만 없이 오직 헌신과 희생을
모토로 주야장천 달렸다.
부처님의 영산회상 대중으로 천거하노라
어쨌든 눈비속의 시골길에서
대전시내의 아스팔트 여름 땡뼡에서
그 모두 무주상보시로 일군 위대한 보살행자의
여정이었음을 내 증명하노라.
"오랜 수고요,긴 여정이여
이제 가거라. 너의 수고가 곧 보살의 대승적 바침과
비움의 시간이었으니,온 산하,온 화엄성중이 찬탄하고
기리도다. 차량은 15년이요,.인간은 90이다.
살아 꿈틀 댈때 온 땀으로 헌신함이요
년식이 제법 되어 노화에 스스로 사라져 본향으로 가니
차랑과 인간이 하나로 흘러가는 안전의 두 수레로다.
잘가라. 마지막 장기까지 보시하고 가는 너의 길에
광명 있으라,불은 충만하라"
폐차장 관계자 " ..................."
불기 2568 .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