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 14:5]
삼손이 그 부모와 함께 딤나에 내려가서 딤나의 포도원에 이른즉 어린 사자가 그를 맞아 소리 지르는지라...."
어린 사자가 그를 맞아 소리지르는 지라 - 구약 시대에는 팔레스틴 지역에 사자가 자주 출몰했던 것 같다. 특히 삼손이 딤나의 포도원에서 사자를 만난 것은 그 사자가 포도원에 굴을 파고 사는 여우를 쫓고 있을 때일 것이다. 이러한 추측이 사실이라면 본절에 언급된 '사자'는 새끼와 같이 아주 어린 것이 아니라 다른 짐승을 사냥하기에 충분히 자란 사자임을 알 수 있다.
[삿 14:6] "삼손이 여호와의 신에게 크게 감동되어 손에 아무 것도 없어도 그 사자를 염소 새끼를 찢음 같이 찢었으나 그는 그 행한 일을 부모에게도 고하지 아니하였고..."
그 사자를 염소 새끼를 찢음같이 찢었으나 - 이처럼 삼손이 백수의 왕이라 할 만한 사자를 맨 손으로 찢어 죽인 사건은, 장차 블레셋인들을 크게 패망시킬 것을 암시하는 전조로 보인다. 삼손의 엄청난 힘은 태어날 때부터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특별 은사로 주어진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일을 대행할 일꾼들에게 각종 은사를 부여하시는데 특별히 삼손에게는 어마어마한 완력을 허락하셨다.
그는 그 행한 일을 부모에게도 고하지 아니하였고 - 5절에 의하면 삼손은 그의 부모와 동행하던 중이었음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부모가 감손에게 일어난 일을 몰랐다는 사실은 본 사건의 역사적 진실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러한 사실에 대해 자세한 정보가 없을 뿐이지 역사적 진실성을 의심할 만한 점이 본절에 나타나 있지 않다.
아마도 저자는 본절에서 삼손이 사자를 죽였다는 사실과 그 이후에 이어지는 수수께끼 사건을 연관짓는 데에만 관심을 두었으므로 삼손이 사자을 만나게 된 자세한 경위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을 것이다. 추측컨대 삼손이 처음 길을 나설 때에는 부모와 동행하였으나 워낙 삼손의 걸음이 빠르다보니 부모를 앞질러서 가게 되었을 수 있다. 그리하여 그가 딤나 포도원에 이르렀을 때에는 혼자 있게 되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삿 14:7] "그가 내려가서 그 여자와 말하며 그를 기뻐하였더라..."
그 여자와 말하며 그를 기뻐하였더라 - 삼손이 블레셋 여인과 재미있게 이야기하며 즐겁게 지낸 것을 의미한다. 특히 '그를 기뻐하였더라'는 '그 여자가 그를 기쁘게 하였더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본 절은 삼손과 그 여인이 서로 좋아했음을 보여 주다. 한편 공동 번역은 삼손이 그 여자와 이야기한 내용이 사자를 찢어 죽인 것에 관한 대화였던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그 같은 해석은 전후 문맥과 상치된다. 왜냐하면 만일 삼손이 그 여인에게 사자를 죽인 일을 말해 주었다면 그녀가 나중에 수수께끼를 풀지 못하고 7일 동안 전전 긍긍했을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여기서 삼손이 그 여자와 대화한 내용은 일상사와 자신들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였을 것이다.
[삿 14:8]"얼마 후에 삼손이 그 여자를 취하려고 다시 가더니 돌이켜 그 사자의 주검을 본즉 사자의 몸에 벌떼와 꿀이 있는지라..."
얼마후에 - 이 말만 가지고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경과되었는지 확실히 알 수 없다. 다만 사자의 시체에 벌이 모여 들었다는 사실에 근거해 다음과 같이 추정해 볼 수있다. 즉 부패된 상태의 사자 시체에는 결코 집을 짓지 않는 것이 벌의 생리이다. 따라서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여 가죽과 뼈가 바싹 마른 사자의 주검에 그 벌들이 집을 짓고 서식했을 것이다.
그리고 벌이 그곳에다 꿀을 모아 나르는 데에도 상당 시간이 요구되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삼손이 그 여인을 취하기 위해 딤나로 다시 간 것은 꽤 오랜 기간이 경과되었을 것이다. 그 여자를 취하려고 - 삼손이 부모와 함께 처음 딤나로 내려 갔던 것은 약혼을 위한 것으로 추정되다. 따라서 이번에는 정식으로 아내로 맞아들이기 위해 다시 딤나로 내려갔을 것이다.
[삿 14:9]손으로 그 꿀을 취하여 행하며 먹고 그 부모에게 이르러 그들에게 그것을 드려서 먹게 하였으나 그 꿀을 사자의 몸에서 취하였다고는 고하지 아니하였더라..."
그 부모에게 이르러...고하지 아니하였더라 - 공동 번역은 '그 부모' 앞에 '돌아오는 길에는'이란 말을 첨가하고 있다. 왜냐하면 공동 번역은 삼손이 딤나로 가는 길에 (8절) 사자의 시체에 꿀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선 취하여 먹고, 다시금 고향인 소라로 돌아오는 길에 그 꿀 얼마를 취하여 소라에 계시는 그의 부모에게 갖다 준것으로 이해하였기 때문이다.
반면에 고스링가 같은 이는 8-10절을 같은 시점의 사건으로 보아 삼손이 부모와 함께 딤나로 다시 내려가던 중 꿀을 떠와서 부모에게도 그것을 주었던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상의 두 견해는 어디까지나 독단적 주장이긴 하지만 본문의 전후 문맥을 이해함에 있어서 매우 도움이 된다. 한편 삼손은 사자의 주검에서 꿀을 취하여 그것을 부모에게 드리면서도 그 꿀의 올바른 출처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 몇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1) 삼손은 그 꿀을 사자의 주검에서 얻었으므로 부모가 그것을 부정한 것으로 생각하여 먹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나실인으로서 죽은 시체를 만지는 것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삼손은 의도적으로 그 사실을 부모에게 숨겼을 것이다. (2) 삼손은 자기가 잔치 중 제시할 수수께끼의 내용을 미리 사자의 주검에서 나온 꿀을 주제로 할 것을 구상했기에 철저한 비밀을 유지하기 위하여 자기 부모에게도 숨겼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