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인간 광우병 Kuru 를 아십니까?
처음으로 아고라에 글을 올려봅니다
지난해 촛불로 인해 알게된 이 아고라에 오랜동안 눈팅만 해왔습니다 뜨거웠던 지난여름의 촛불시위 그리고 이아고라를 뜨겁게 달구었던 여러 경제논객님들의 글들이 이 아고라를 주시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자리를 빌어 그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만 최근 처음촛불을 들게한 중요한 이유가 차츰 잊혀져 가는듯해서 이글을 올립니다
촛불이 처음 켜진 이유는 미국소고기였습니다 불안한 먹거리가 우리주변에 들어온다는 그이유로 많은 분들이 촛불을 들고 모이신겁니다 그래서 그나마 완전하진않지만 현재 미국소고긴는 30개월 이하로 통제가 되고있습니다 그로인해 많은분들이 이제 소고기 안전문제는 끝난게 아닌가 하고 보고있는듯 합니다 어떤분들은 MBC PD수첩이 위험성을 지나치게 부풀린 과장보도를 해서 국력을 낭비시킨 것으로 폄하하기도 합니다
과연그렇다고 보십니까?
저는 지난 90년대초 수년간을 남태평양의 섬나라 파푸아뉴기니라는곳에서 보냈습니다
호주바로위의 거대한 섬나라로 절반가량은 잘려 왼쪽은 인도네시아령으로 이리안자야라고하고 그나머지는 파푸아 뉴기니라고 합니다 TV오지체험같은 프로에 가끔 등장하는나라입니다
요즘 바른말씀 잘하시는 이외수작가님께서 파푸아 뉴기니언어를 배우라고 일갈하시기도 했죠
그나라에 있을때 저는 친한 현지원주민들에게서 이런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들이 말하길 "뉴기니에는 이상한 병이 있다 그병에 걸리면 사람이 웃으면서 죽는다"
그당시 저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에 듣도보도못한 웃으면서 죽는병이라니...
그리고 얼마뒤 귀국을 했고 그렇게 잊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작년의 미국소고기관련 수많은 토론을 보면서 광우병에 대한 증상을 들을때마다 웬지 어디선가 비숫한 얘기를 들은듯 한겁니다 그기억을 더듬어서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봤습니다
뉴기니 원주민이 걸리면 웃는얼굴로 온몸을 떨면서 고통속에 죽어간다는 병
그래서 저병의 이름이 뉴기니 원주민중 하나인 포어족 언어로 Kuru (공포에 떨다 혹은 부들부들떨다) 입니다
뉴기니 원주민 일부부족에 식인풍습이 있었습니다 가족의 사체나 이웃부족과의 전쟁에서 사체 포로등을 먹는 풍습이 있었던겁니다 저병은 긴 잠복기로 인해 어느날 아무이유없이 사람들이 쓰러져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웃는얼굴로 고통스러워하다가 서서히 죽어갑니다
웃는얼굴인 이유는 얼굴근육의 마비로 인해 웃는듯한 표정으로 굳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당시 전혀 이유를 알수없었으니 그로인해 부족들은 그야말로 공포에 휩싸일수밖에 없었고 심한경우 어느부족은 부족구성원의 1/3가량이 희생되었다고 합니다 이시기가 1950년대에서 60년대로 당시 식민지배국이던 호주정부에서 원인조사에 나섰고 칼턴 가이두섹박사라는분이 세계최초로 프라이온 단백에 의한 질환인 이 Kuru를 연구해서 1976년 노벨 생리학상을 받습니다
가이두섹박사는 1950년대 초 미국육군의무대 소속 대위로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유행성 출혈열의 원인조사를위해 철새를 연구했다는 기록이 있어 우리와도 인연이 깊은분입니다
처음에는 하도 잠복기가 길어서 원인균을 느림보 바이러스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후에 스탠리 프루시너라는 분에 의해 바이러스가 아닌 프리온단백질에 의한것임이 밝혀져 199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게 됩니다 길게 보는견해로는 잠복기를 최대 50년정도까지 보는 의견도 있다합니다 원인이 밝혀지자 즉시 호주정부의 강력한 식인풍습금지조치로 그뒤로 서서히 저 쿠루병은 사라져갔습니다
소가 소를먹어 광우병이 발생했고 인간이 인간을 먹어 Kuru 즉 인간 광우병이 발생한겁니다!
지금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봐야할 중요한점은 당시 희생자가 과연 어떤 계층이었나 하는점입니다 인터넷자료를 찾아보니 당시 희생자의 절대다수가 여성과 아이들이었다고 나옵니다 당시 사진을검색해봐도 대부분 여성과 아이들이 환자로 나옵니다 이점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제가 저나라에 있을당시 보니 그들은 철저한 가부장적인 남자위주의 사회였습니다 모든것이 남성가장이나 성인남성전사위주로 이루어지다보니 무엇을 먹을때도 당연히 남자들이 먼저먹고 남은 찌꺼기를 여자와 아이들이 먹었습니다
즉 다시말해서 사체의 고기를 주로 남자들이 먹고 남은 뇌와 뼈 내장따위를 여자와 아이들이 먹은겁니다
얼마전 어느 유명한 목사라는 자가 "내가 미국가보니 미국소고기 많이먹는 미국사람들 아무문제없더라....."
이 아고라에도 흔히 알바라고 불리는사람들이 내세우는 말이기도 합니다 소고기가 주식인 미국인이 아무렇지도 않은데 위험하다고 주장하는건 MBC PD수첩식의 부풀린 과장일뿐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농가의 가장 큰재산이 소였습니다 당연히 소고기가 귀할수밖에 없었고 소고기 먹을기회도 드물었습니다 그래서 소의 모든부위를 그야말로 말끔히 먹었습니다
스테이크를 주로 먹는 미국인에 비해 우리는 고기는 물론 소머리 뼈 내장 곱창 등골 다리 꼬리 등등 그야말로 거의 모든부위를 먹습니다 당국에서는 SRM 이라는 특정위험부위를 제거했으니 위험하지않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엄청난 물량을 순식간에 기계톱등에 의해서 처리할때 과연 뇌수나 골수등이 흐르거나 톱날에 묻을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어떻게 보장합니까?
지난정부시절 수입한 미국소고기에 뼈조각이 조금이라도 들어있으면 모두 반품했습니다 그당시 미국당국에서 한말이 완벽하게 뼈를 제거하는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뼈는 눈으로 촉감으로 아니 한컨테이너분량을 X선검사 한번만 하면 쉽게 알수있습니다 그러나 뇌수와 골수오염여부 그리고 곱창의 특정위험부위를 정확히 잘라냈는지여부가 눈이나 촉감또는 X선검사로 확인이 됩니까? 만약에 실수로 섞여들어왔을경우 어떻게 대처합니까?
그런 길가다 마른하늘에 번개맞아 죽을정도의 희박한 가능성의 병을 걱정하면서 훨씬 더 위험한 차는 매일 어떻게 타고 다니냐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당신들 말처럼 광우병 내지는 쿠루가 발생가능성이 대단히 희박하다는건 인정합니다 뉴기니부족이 쿠루병으로 희생된 숫자가 공식적으로 1100명 정도라고 하니 자동차사고에 비하면 대단히 낮은숫자입니다 그러나 현대의 문명사회와 국가는 원시부족사회가 아닙니다 마른하늘의날벼락을 맞을 위험성을 줄이기위해 높은건물마다 피뢰침을 낙뢰를 대비한 안전시설로 큰비용을 지불하면서 법으로 설치하게 되어있습니다 매일 이용하는 자동차는 위험성을 알지만 그외에 달리대체할 수단이 없기에 이용하되 강력한 도로교통법이 있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보험이 있고 엄격한 자동차형식승인이 있고 정기적인 검사등등 그모든 안전대책으로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합니다
미국소고기에 반대하는 촛불들이 지금 무조건적인 절대수입금지를 주장하는게 아닙니다 일본수준처럼 20개월이하 뼈없는 살코기까지는 못되더라도 최소 30개월이하 뼈 내장등이 없는 살코기만 수입하라는겁니다
이게 지나친 요구입니까? 이게 반미입니까? 이정도 조건이 바로 천재지변인 번개에 대한 피뢰침이고 교통사고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대책인 도로교통법입니다
이정도 기본적인 최소한의 안전대책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정부라면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저는 종교를 믿지 않습니다
그러나 종교가없다고 진정한 종교인을 함부로 비난하지 않습니다 저뉴기니 밀림속에 원시부족마을에 SIL이라는 범세계적인 선교단체소속의 수많은 한국인 선교사님과 목사님들이 가족을 데리고 들어가 그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절대로 우월의식을 갖지않고 그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고 그들의 언어로의 기약없는 성경번역일을하고계십니다 (그당시 알려진 뉴기니 언어만 800가지 정도)
전기 수도 등 일체의 문명이 없는 그속에서 아기를 낳고 사모께서 말라리아에 걸려 사경을 헤메기도하고 어린아들이 사고로 다쳐 치료를위해 긴급히 한국으로 후송되기도 합니다
또한 많은 기독교인들이 지난 촛불시위에 앞장을 서신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분들께는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그러나 촛불시위를 사탄의 무리라고 하는 목사를 비롯 많은 대형교회목사들은 촛불을 비난합니다
비난하는 당신들에게 묻습니다 나는 종교가 없으니 당신들의 깊은 교리는 잘모릅니다 그러나 당신들 말대로라면 천지창조하신 신께서 세상만물을 만들고 당신뜻대로 살아가길 바라는게 아닙니까? 이지구상에는 생명체가 생긴이래 각각의 고유한 습성이 있고 먹이순환사슬이 있습니다
소 와 양 염소등은 풀을 뜯어먹고 호랑이와 사자는 고기를 먹는다는 거스를수없는 대자연의 절대진리입니다 이절대진리를 거역하고 인간의 탐욕이 끝이없어 좀더 맛좋은고기를 좀더 빨리 좀더싸게 생산하기위해 풀을먹어야할 소에게 강제로 소와양의사체를 먹이고 또는 인간이 인간을 먹음으로써 광우병과 Kuru라는 끔찍한 재앙을 스스로 자초하고 말았습니다 이걸 반대하는 촛불을 비난하는 당신들이 과연 진정한 신앙인입니까?
소나 양이 만나면 서로 치열하게 싸우고 죽여서 입에 피가 범벅인 상태로 서로를 뜯어먹고 사자 와 호랑이는 산에올라 산나물을 뜯어먹고 유유자적 되새김질을하고 인간은 인간을 잡아먹고 살아가는게 당신들이 말하는 창조주 하나님의 뜻입니까?
광우병 Kuru 이것이 바로 당신들이말하는 창조주의 뜻을 거역하고 반대의 길을 걸어간 소돔과 고모라에 떨어진 현대판 유황불 응징입니다
미국소고기가 수입재개되고나서 저는 이문제에 관심이 많다보니 외식할때마다 반드시 원산지 표시를 확인합니다 그러나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의 구내식당 또는 일반음식접 이중에서 단 한군데도 제 주변에서는 미국소고기 쓴다고 써 붙인곳을 못봤습니다 전부 호주산 아니면 한우입니다
잘팔린다는 미국산 다 어디로 간겁니까?
먹기 싫으면 먹지 않으면 될거 아니냐구요? 소고기만이 아닌 모든식품에 대한 원산지 불신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선택의 여지가 있는겁니까? 모든 가공식품에 첨가되는건 어쩌란말입니까?
단체 급식은 어쩌란말입니까?
국민모두가 원시 석기시대로 돌아가 자급자족하면서 살아가란말입니까?
대통령이 "미국소고기 반대하던 사람들 지금은 다 먹지 싶다.... "
확인해보고 말하신겁니까? 가장 정확한 민심은 시장의 반응입니다 얼마전 서울신문보도로 보듯 수입재개이후 청와대를 비롯한 전국의 공공기관 구내식당에서 전혀 미국산을 먹지 않았더군요 한번 시찰 다녀보시지요 일반인 식당 과연 몇군데나 미국소 쓴다고 써있는지
촛불이 국민들사이에서 버림받았고 MBC PD수첩이 터무니없는 과장보도한걸로 국민들이 믿고있고 그래서 미국소고기안전성이 국민들사이에 확신을 주고 있다면 모든 공공기관과 대부분의 음식점에 굳이 한우와 호주산만쓴다고 써놓는다는게 이상하지 않습니까?
수입재개초기 그야말로 위기에 몰린 미국소고기를 위해 영화 라이언일병구하기식의 미국소고기구하기를 한 자칭보수신문들이 자사의 여기자를 동원해서 싸고 맛있고 잘팔린다고 바람잡이 사진까지 대문짝만하게 내주는 파격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미국소고기전문식당 1호점인지뭔지 최근 문닫았더군요
상황이 이러니 육수를 쓰는 우리국물음식 냉면 설렁탕 갈비탕 내장탕 사골떡국 사골 칼국수 육개장 곰국 소머리국밥 해장국 소고기만두 그리고 곱창집... 저식당들의 원산지를속이지않는 양심적인 식당주인도 피해를 볼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수입재개이후 저 모든음식 끊었습니다
잘못된 정책으로 국민불신시대만 초래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