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크레더블(Incredible). 이것은 상상 그 이상이고 반전 그 자체다.
마지막 홀에서 터져나온 트리플보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상 첫 태국 선수 우승자 탄생을 지켜보기 위해 18번 홀 그린 주변에 운집한 5000여명의 태국 골프팬들이 충격에 빠졌다.
아리야 주타누가른(18·태국)이 3타를 잃으며 무너지는 모습은 차마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한국여자골프는 주타누가른의 침몰로 LPGA 투어 개막전과 함께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24일 태국 촌부리 시암 골프장의 파타야 올드코스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 선두에 4타 차 단독 5위로 출발한 박인비는 5타(버디 6, 보기 1개)를 줄이는 맹추격을 펼쳐 최종합계 12언더파로 초청 선수로 출전한 아리야 주타누가른(11언더파)를 1타 차로 꺾고 역전 우승했다.
한국여자골프는 이로써 지난 17일 신지애(25·미래에셋)가 ISPS 한다 호주 여자 오픈에서 우승한데 이어 시즌 2연승을 합작했다. LPGA 투어에서 개막전을 포함한 2주 연속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상 주타누가른에 한 홀 앞서 12언더파로 경기를 끝마친 박인비의 성적표는 2타 차 준우승이 돼야 맞다.
그러나 대변이 연출됐다.
박인비가 18번 홀(파5)에서 파 퍼팅을 끝마칠 무렵 주타누가른은 이 홀에서 두 번째 샷을 준비하고 있었다.
주타누가른은 3온을 한 뒤 2퍼트나 3퍼트를 해도 우승이었다.
그렇게 태국의 골프 신데렐라 탄생은 샷 하나에 달려 있었다.
욕심이었을까.
그는 끊어가지 않고 우드를 꺼내 직접 그린을 노리는 2온 샷을 날렸다.
그게 최악의 패착이었다.
토핑성으로 맞은 공은 낮은 탄도를 그리면서 그린 앞 40야드 거리의 즐비한 벙커에 잡혔다.
그것도 벙커턱 바로 밑에 공이 박혔다.
결국 주타누가른은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하고 1벌타를 받은 뒤 벙커에서 네 번째 샷을 했다.
하지만 이 샷은 그린 뒤로 훌쩍 넘어갔고 퍼터로 친 다섯 번째 샷은 그린에 올라가지도 못했다.
무려 6온. 일곱 번째 더블보기 퍼팅을 성공하면 연장전에 나갈 수 있었지만 오르막 1.5m 퍼트가 홀 왼쪽 턱을 맞고 돌아나왔다.
정말 통한의 트리블보기가 나왔다.
12번 홀에서 나온 145야드의 프로무대 첫 홀인원도 주타누가른에게는 행운이 되지 못했다.
지난해 LPGA 투어 상금왕 박인비는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미국 무대 첫 승을 따냈고 지난해 2승에 이어 개인 통산 4승째를 올렸다.
박인비는 "11번 홀까지 6개의 버디를 낚을 정도로 퍼트가 잘 떨어졌는데 이후 고전했다.
정말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회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우승까지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주타누가른은 태국의 박세리, 태국의 청야니를 꿈꾸는 유망주다.
태국에서는 그의 언니 모리야 주타누가른(19)과 함께 자매 골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언니 모리야는 지난해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공동 수석을 차지해 정규 멤버가 됐고, 아리야 자신은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Q스쿨에서 수석 합격을 차지한 실력파다.
그러나 만 17세 소녀는 마지막 한 홀을 남겨놓고 극도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언니 모리야가 그린으로 나와 동생을 껴안았지만 아리야는 펑펑 눈물을 쏟았다.
세계랭킹 1위 청야니는 이날 무려 9타를 줄였지만 합계 10언더파 공동 3위로 대회 3연패 달성에는 실패했다.
하나금융그룹과 2년 후원 계약을 맺은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은 4타를 줄인 끝에 공동 3위(10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첫댓글 재방 봤는데..행운의 우승이라 해야하나요?
무조건 졌다 했는데...이런일도 있구나~역시 장갑을 벗어봐야 아는구나~새삼 느꼈네요~
박인비 화이팅!!
행운의 여신이 불러서 손잡아 준거죠..ㅎㅎㅎ
우짜뜬 행운도 실력..ㅎㅎㅎ축하합니다..ㅎㅎㅎ
아버지인지 여튼 캐디가 실수한듯 ㅋㅋ
...나같음 우드잡을때...야야 7번으로 끈어가,,,,이랬을터인데 ㅋㅋㅋ
맞아~~!!
내가 봐도 캐디 실수가 제일 큰 듯...
2타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궂이 투 온을 시킬 필요도 없었거니와...
선수가 페어웨이 우드샷을 한다고 했다 하더라도..
그런 마음을 평정시켜주는 것이 캐디의 역할인데..ㅠㅠ
암튼..
이번을 계기로 큰 교훈을 얻을 듯...
정말 땅을치고 후회할듯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