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춘제 맞아 고향 방문해
CSF 2023-02-02
□ 중국에서는 코로나 방역 완화 이후 처음 맞이하는 춘제(春节, 음력설) 연휴로 많은 이들이 고향을 찾았지만, 제로 코로나(고강도) 정책의 급선회로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일부는 우울한 명절을 보내게 될 것으로 보임. 3년간 강도 높은 방역 정책으로 소비가 억제된 가운데 가계 저축 증가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함.
◦ 춘제를 맞은 중국에서는 방역 제한 없이 고향과 사원 등을 방문함.
- 중국 정부가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중단하면서 코로나가 확산된 지 3년 만에 가장 큰 축제가 시작되었다고 NPR이 보도함.
- 수도 베이징에서는 수천 개의 문화 행사가 준비됨.
- 베이징에 위치한 티베트 불교 라마교 사원에서도 많은 사람이 모여 아침 기도를 올렸지만, 팬데믹 이전보다는 적은 인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짐. 사원은 안전상의 이유로 하루 최대 60,000명의 방문객을 허용했고, 사전 예약제로 운영함.
- 천안문 광장 근처의 첸먼 보행자 거리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림.
- 홍콩 최대의 도교 사원인 웡타이신 사원에는 올해의 첫 향을 피우기 위해 많은 여행객이 몰림. 전통적으로 인파가 가장 많이 모이는 시간은 섣달그믐 밤 11시로, 이들은 향을 가장 먼저 꽂는 이들이 가장 먼저 기도 응답을 받을 것으로 믿음.
- 향을 피운 한 시민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평화와 홍콩의 경제 번영, 코로나19 종식, 일상의 회복을 기원했다”고 밝힘.
◦ 코로나19로 가족을 잃거나 투병 중인 많은 이들에게는 이번 춘절이 우울한 명절로 기억될 것으로 보임.
- 코로나 방역 정책 규제가 대부분 폐지돼 수백만 명의 중국인이 고향을 찾을 것으로 보이지만, 갑작스러운 코로나 정책 전환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어 중국 최고 명절인 춘제의 분위기가 어둡다고 BBC 뉴스가 전함.
- 중국 전체가 붉은 축제의 색으로 물든 가운데서도 애도를 상징하는 흰색 역시 곳곳에서 볼 수 있음.
- 병중인 가족을 돌보아야 하는 이들과 가족을 잃은 이들은 무거운 마음으로 명절을 맞이함.
- 확진되었거나 최근에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과 접촉한 사람이 많음을 감안하면 이번 춘제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소규모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임.
- 그러나 중국 정부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완전한 승리’를 거뒀다고 자축하는 분위기이며 관영지인 인민일보도 공산당이 “최소한의 대가로 최대의 성과를 이뤘다”는 내용의 논평을 실었음.
◦ 감염병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방역 완화 이후 코로나19로 100만 명 이상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측함.
- 작년 12월 초 제로 코로나 정책을 급선회한 이후, 중국 정부가 발표한 공식 사망자는 약 72,000명이지만 보건 전문가들은 100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가디언(Guardian)지가 보도함.
- 중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 방역 완화 이후 14억 1,000만 명의 인구 중 80%가 감염되었을 것이라고 밝힘.
- CDC는 음력 설 전주에 코로나 사망자가 12,658명이라고 밝혔고, 이를 공식 사망자 수 60,000명에 추가했으나 대부분 전문가는 통계가 축소된 것으로 봄.
- 1월 초 사망자 수 업데이트 이전까지 공식 사망자는 60명 미만으로 보고되었음.
-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범위를 대폭 축소하자 사망자 수가 신뢰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적어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 정부에 코로나19 관련 데이터를 투명하게 밝히라고 촉구했음.
- 시드니대학교(University of Sydney) 감염 전문의 로보트 부이(Robert Booy) 교수는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수가 60만 명에서 100만 명 사이일 것으로 추정함.
- 부이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러스가 방역 해제 이전에 인지했던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함.
- 그는 “2022년 중국은 대약진 운동 이후 처음으로 85만 명의 인구 감소를 겪었다”며 “앞으로 수 주 동안에도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못한 노인들을 포함하면 인명 피해가 추가될 것”이라고 경고함.
- 호주 모나쉬대학교(Monash University) 역학 모델링 유닛 책임자인 제임스 트라우어(James Trauer) 교수는 “현재 중국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염병을 잘 관리하고 환자 치료를 위한 자원을 확충하는 것”이라고 조언함.
◦ 중국 가계 저축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새로운 소비로 이어지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됨.
- 중국 정부의 고강도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소비가 억제되면서 누적 은행 저축 증가액이 2조 6천억 달러(약 3,200조 원)에 달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가 보도함.
- 중국 런민은행에 따르면 중국 가계 저축 증가액은 2022년 17조 8,000억 위안(약 2조 6,000억 달러)으로 2021년 9조 9,000억 위안에 비해 크게 높아졌음.
-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중국 경제의 성장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며 “주로 초과 저축과 가계 재정의 개선, 고용 시장 회복과 소득에 대한 기대 등이 소비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함.
- 하지만 파이낸셜 타임즈는 그간 중국 소비자의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면서 세계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은 중국 소비자들의 의중을 오판한 것일 수 있다고 전함.
- 분석가들은 중국 정부가 신속한 경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저축액 중 약 2,000억 달러(약 244조 원) 정도만이 시중에 풀릴 것으로 내다봄.
-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Natixis)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Alicia García-Herrero) 아시아 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소비 회복에 대해 과대평가되고 있다”며 “초과 저축액은 쉽게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함.
- 중국 국영 국제금융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평균 저축액 대비) 초과’ 발생한 저축액 8조 위안(약 1,454조 원) 중 절반은 사실상 위험 투자 상품에서 은행으로 이전된 금액이며, 1조 위안(약 182조 원)은 저축액이 증가한 것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소득 증가에서 유발된 것이고, 또한 1조 5,000억 위안(약 273조 원)은 장기 저축에 묶인 자금이라고 설명함.
- 웨카이증권의 뤄즈헝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사람들은 저축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함.
- 장쥔 푸단대 경제학부 학장은 “수요 위축과 낮은 소득 증가 전망의 악순환에서 경제 성장을 이끌 강력한 힘이 필요하다”며 “그것이 2023년의 수출이 아니라면, 강력한 정부 지출과 같은 부양책이 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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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NPR 「China is celebrating the Lunar New Year, with most COVID rules lifted」, 2023.1.22.
https://www.npr.org/2023/01/22/1150641581/china-is-celebrating-the-lunar-new-year-with-most-covid-rules-lifted
2. BBC 「Lunar New Year: Chinese families meet for bittersweet reunions」, 2023.1.22.
https://www.bbc.com/news/world-asia-china-64342474
3. 가디언(The Guardian) 「Eight in 10 people in China caught Covid since early December, say officials」, 2023.1.23.
Eight in 10 people in China caught Covid since early December, say officials
4.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China’s record $2.6tn rise in savings fuels ‘revenge spending’ hopes」, 2023.1.24.
https://www.ft.com/content/2c066d1c-11a8-455a-8a9f-31f3d3d46b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