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 사과… 제도 개편 추진
경찰 가족 관련 사건 상피제 적용
내부비리수사대·외부 조사국 설치
검사, 담당 수사팀·관서 변경 가능
중수청, 타 수사기관 범법도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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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찰 비리’ 근절 나선 정부… 순환인사제 전면 도입한다
정부가 여고생 살인사건 관련 경찰의 증거인멸 의혹에 공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순환인사제 전면 도입과 상피제 적용을 추진한다. 내부비리수사대와 독립 조사기구도 신설해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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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정부가 지난 5월 발생한 여고생 살인사건의 범인 장윤기를 보호하려고 그의 아버지인 경찰관이 내부 수사관과 공모해 증거를 조직적으로 인멸한 의혹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정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경찰관 가족이 연루된 사건을 다른 경찰관서가 맡는 상피제를 도입하고, 내부비리수사대 신설과 국가경찰위원회 산하 독립 조사기구 설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찰 수사 내부비리 근절 및 민주적 통제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장윤기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윤 장관은 “수사팀장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됐고 당시 수사팀의 고의적 짬짜미, 봐주기 수사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며 “피해자 유가족분께 깊은 유감과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국민께도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경찰 내부 비리를 척결하고 수사 시스템을 철저히 쇄신해 이번 일에 책임 있는 관계자는 물론 비리 경찰이 발붙일 수 없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경찰관 연고지 유착을 근절하기 위해 ‘순환인사제’를 전면 도입한다. 사건 관계인이 해당 경찰관의 배우자, 직계 존·비속일 경우 자진 신고하는 상피제를 적용해 해당 사건을 시도경찰청이 직접 수사하거나 다른 경찰관서로 이송해 제 식구 감싸기 관행도 근원적으로 차단한다.
국가수사본부장 직속 ‘내부비리수사대’를 신설해 전국 경찰의 수사 비위와 부패 행위를 전담 수사하고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단한다. 감찰 인력을 늘리고 감찰 부서장에 해당 지역 출신을 배제하는 한편, 내부 비리 신고포상금과 변호사 대리신고제도 확대한다.
아울러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외부 통제 장치도 마련한다. 국가경찰위원회 산하에 독립적인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를 설치하고 민간 출신 개방형 조사국장이 인권침해와 부실·불공정 수사, 검사 보완수사 요구 미이행 사건 등을 조사한다.
여당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추진하는 가운데 오는 10월 출범하는 공소청과 경찰 간 견제를 통해 부실수사를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윤 장관은 “경찰이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아 공정한 수사 진행이 어려울 경우 검사가 수사팀과 수사관서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공소시효 임박 등 중요 사건에 대해 공소청 검사의 합동수사 요청에도 즉시 응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중대범죄수사청의 수사 권한을 활용해 다른 수사기관 소속 사법경찰관의 범법 행위도 철저히 수사하기로 했다. 윤 장관은 “정(情)에 흔들리는 경찰이 아니라 정의에 목숨 거는 경찰로 쇄신해 경찰 수사에 대한 신뢰와 공정성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정부 방침에 대해 경찰 내부에서는 대체로 신뢰 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수긍하는 분위기다. 서울 일선 경찰서 경찰관은 “순환인사제가 강화되면 같은 지역 경찰끼리 봐주는 ‘향찰’ 문제가 크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청 경감급 인사도 “연고지 유착을 끊어낼 수 있다면 환영”이라고 했다.
세종 강주리·서울 임태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