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봉은사서 봉행…30개 기관 150명 동참
정승윤 회장 “17개 광역지차제 중 11곳 재건
41개 중앙부처 가운데 3분의2 이상 조직돼”
중앙종회 의장 주경스님 법문 통해
“세상 변화 대응하며 소임 충실해야”
한국공불련불자연합회가 2월17일 서울 봉은사에서 '갑진년 신년법회'를 봉행했다.
전국 중앙부처와 지자체에서 봉사하고 있는 공무원 불자들이
신년법회를 통해 나라와 국민을 부처님 같이 섬길 것을 다짐했다.
또 코로나 팬데믹으로 침체된 전국공무원불자연합회를 재건하고
전법에 앞장서겠다는 데에도 마음을 모았다.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주경스님은 이들에게
모두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공불련(회장 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은 2월17일
서울 봉은사(주지 원명스님) 법왕루에서 ‘2024 갑진년 신년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모두 30개 기관 150명 공무원 불자들이 동참했다.
국민권익위원회, 감사원, 법무부, 행정안전부 등 중앙부처와
송파구청, 영등포구청, 성남시청, 안양시청 등 서울·수도권 지자체 등이었다.
법회는 정승윤 회장 인사말,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 축사,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주경스님 법어, 금강경 독송·관음정근 등으로 진행됐다.
봉은사 법왕루에서 반야심경을 봉독하고 있는 대중들.
◆“공불련 마음의 위안처 되도록 최선봉에서 노력할 것”
인사말 하는 정승윤 공불련 회장.
정승윤 회장은 이날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느슨해진 공불련을 다시 일으키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7월 공불련 회장에 임명되면서 많은 불자들이 찾을 수 있는
탄탄한 조직을 구축해 마음의 위안처로 만들겠다는 원을 세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 영축총림 통도사에서 4년 만에 창립 23주년 기념법회를 봉행했다”며
“과거처럼 정기적으로 정진대회와 수련대회를 가질 수 있는
공불련을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현재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1곳에서 불자회가 재건됐으며,
41개 중앙부처 가운데 3분의 2 이상에서 불자회가 조직됐다는 현황을 전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당초 지난달 신년법회가 예정돼 있었으나 자승대종사 원적으로 연기됐다”며
“지난해 스님을 뵀을 때 ‘공불련 조직을 단단히 해서 부처님법 전하라’는 말씀이 있었다.
이 말씀을 받들어 최선봉에서 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주경스님 “세상의 변화 유연하게 대응하며 소임 충실해야”
공무원 불자들에게 설법하는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주경스님.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주경스님은 법어를 통해 공무원 불자들은
사회의 이익·안락·행복을 위해서 일하는 존재들이라며, 불법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세상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소임에 충실할 것을 당부했다.
주경스님은 이날 참선수행에서 깨달음을 얻기 위해 참구하는 ‘공안’을 언급했다.
스님은 “화두를 다른 말로 공안이라고 한다. 이는 공문서라는 뜻이다.
세간법이나 불법이나 다르지 않다. 이치에 맞게 엄정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불교는 공무원들과 가깝다”고 했다.
이어 “평등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는 등 사회법이나 도덕이
종교의 그것보다도 앞서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교는 인류 최상의 가르침이며 깨달음에 이르는 정법이다”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세상은 쉼 없이 변한다
게으르지 말고 노력하라’는 <열반경> 내용을 인용하면서
세상의 변화와 발맞춰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스님은 “활기찬 사찰을 이끌고 지도적 위치에 있는 스님들을 보면
사회의 흐름을 밝고 환하게 알고 있다”며
“공무원 불자들도 이같은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제도와 법이 바뀌면 관련 법령이나 규정을 공부해야 하는 것처럼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면 발전이 없다.
‘내가 굳이 이걸 알아야 돼?’라는 마음을 가지면
나 자신도 괴로울뿐더러 조직도 경직된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부처님 전도선언을 설한 뒤 모두의 이익과 안락, 행복을 위해
길을 떠나라는 부처님 말씀이 공무원 불자들이 추구해야 할 사명이라고 했다.
이날 스님은 부설거사의 ‘팔죽시’를 통해
부처님 가르침을 바탕으로 원칙과 기준을 세우라고도 설했다.
“이런대로 저런대로 되어가는 대로 / 바람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 죽이면 죽, 밥이면 밥, 사는 형편대로...부설거사는 속가에 살면서도 도가 높았다.
부설거사의 팔죽시를 애송한다.
거사의 팔죽시는 겉보기에 속없어 보일지라고 그 바탕에는 법이 있다.
원칙과 기준이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살다보면 별일 많은데 나를 지키는 기준과 힘을 갖춰야 한다”며
“무소의 뿔처럼 나의 길을 가면서 고고하게 각자 자기의 길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님은 “요새 민원 벼락을 맞아가면서 일선에서 소임에 노고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며
“스님들은 공무원 불자들에게 마음을 열어놓고 있으니 먼저 다가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봉은사도 공불련 발전에 마음보태...봉은사 합주단 축하공연도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이 축사하고 있다.
법회가 열린 봉은사에서도 공불련 발전에 마음을 보탰다.
주지 원명스님은 “신년법회가 봉은사에서 열려 영광으로 생각한다.
언제든지 환영이다. 정승윤 회장 중심으로 단합한다면 1년 안으로
공불련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복원됨은 물론 한층 더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법은 우리의 사명이다”라며 “불교를 통해 갈등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한편 봉은사 국악합주단 이이화 홍승희 불자가 축하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이날 동참 공무원들은 법문을 경청한 뒤 금강경 독송과 관음정근을 2시간 동안 함께했다.
이어 부처님전에 “나라와 국민을 부처님 같이 섬길 수 있는 지혜와 용기,
변치 않는 신심으로 정진할 수 있기를” 일심으로 발원했다.
한편, 법회 뒤 2부 순서로 봉은사 공양간 향적원으로 이동해
저녁공양을 함께하며 회원 소통과 화합의 시간도 이어졌다.
봉은사 국악합주단 이이화 홍승희 불자가 축하 공연을 펼쳤다.
금강경 독송 정진하고 있는 공불련 불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