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 7코스
울산의 허파로 불리는 십리대숲을 걷는 코스다.
◈소재지: 울산시
◈코스경로: [ 태화강전망대→십리대숲→태화루→내황교→염포 삼거리 ]
◈거리 : 약 17km
십리대숲
국내 최대 규모의 대나무 숲 정원
정원소개 : 태화강을 따라 십리(약4km)에 걸쳐 펼쳐진 대나무 숲으로 오랜 세월 자생해 온 대나무를 활용한 자연정원.
대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강바람과 댓잎의 속삭임이 귀를 간질이는 도심 속 힐링공간.
주요수종 : 대나무 약 50만본
주요시설 : 죽림욕장, 대나무 낙서게시판
면적 : 109,886m²
운영시간 : 상시 개방
[울산 물길 이야기 ⑧] 대숲이 정말 大숲(큰숲)일세, 십리대숲
울산제일일보 기사 승인일 : 2021.05.13.
글 : 윤원기 (물 이야기꾼)
저 기수(淇水) 물굽이를 보니, 푸른 대가 곱게 우거졌구나.
울산 남산에 오르면 십리대숲이 태화강 가를 따라 푸르게 펼쳐 있다. 하늘도 펼쳐 있다. 강물도 펼쳐 있다.
바람이 흐른다. 구름도 흐른다. 모두가 어우러진 풍경의 극치다. 숲 속으로 들어간다. 새소리가 들린다. 바람을 만난 소리가 들린다. 눈비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소리의 향연이다.
십리대숲은 울산의 중심부를 관통하는 태화강의 중류인 태화교와 삼호교 사이 강가에 이어져 있다. 중구 둔치의 태화강국가정원 대숲과 남구의 삼호 대숲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폭이 약 20~30m이고, 길이가 4.3km에 달한다. ‘십리대밭’이라고도 부른다.
1749년 울산읍지인 학성지에 ‘오산 만회정 주위에 큰 대밭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꽤 오래 전에 대숲이 형성돼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현재 우리나라 강가의 대나무 숲으로 유일하게 남아 있다.
십리대숲은 한때 홍수 등 물의 흐름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또 한 때는 주거지로 대거 개발될 위기에도 처했다. 울산시민들이 나서서 대숲 살리기 범시민 운동을 벌여 사라질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십리대숲은 태화강 살리기의 출발이고 원천이다. 현재 태화강국가정원의 역사적 뿌리이고 시작이기도 하다.
중구 쪽 태화강국가정원 대밭은 생태 정원, 계절 정원 등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공원으로 구성됐다. 대숲 가운데 산책로가 있고 죽림욕장에는 평상을 놓아 가족, 친구와 함께 걷거나 홀로 사색을 즐기기 좋다. 남구 쪽 강변의 삼호 대밭은 백로, 떼까마귀, 갈까마귀 등 철새들과 너구리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대나무는 사군자(四君子), 매난국죽(梅蘭菊竹)의 하나다. 선비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시서화로 많은 작품을 남겼다.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는 ‘양죽기(養竹記)’에서 대나무에서 수덕(樹德), 입신(立身), 체도(體道), 입지(立志)를 표현했다.
‘해가 뜨면 맑은 그늘이 생긴다. 바람이 불어오면 맑은소리가 들린다. 휘청휘청 기쁜 듯하다. 마치 감정이 있어 은덕에 감사하고 있는 듯하다(於是日出/ 有淸陰/ 風來有淸聲/ 依依然欣欣然/ 若有情/ 於感遇也)’라고 노래했다.
윤선도(尹善道)는 오우가(五友歌)에서 대나무를 읊었다.
‘나의 벗이 몇이나 있느냐 헤아려 보니 물과 돌과 소나무, 대나무로다. 동산에 달 오르니 그것참 더욱 반갑구나. 두어라! 이 다섯이면 그만이지 또 더하여 무엇하리.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누가 시키며 속은 어찌 비었는가. 저리하고도 사시(四時)에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
홀로 그윽한 대숲에 앉아 거문고를 타거나 시를 읊는다. 깊은 죽림은 남에게 알려지지 않아 밝은 달만 나를 비추네. 獨坐幽篁裏(독좌유황리)/ 彈琴復長嘯(탄금부장소)/ 深林人不知(심림인부지)/ 明月來相照(명월내상조) *왕유(王維)의 ‘죽리관(竹裏館)’.
십리대숲은 자연이 사람을 품은 큰 숲, 대(大)숲이다. 그 경치는 옛날이면 산수화요, 지금은 풍경화다. 그곳에 가는 것은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入畵圖中·입화도중). 그림 속의 노래요, 노래 속의 그림이다(畵中有詩·화중유시)/ 詩中有畵·시중유화).
십리대숲 그림 속에서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해파랑길 7 코스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