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과 우리글의 사랑운동
행촌수필 ,
은빛수필
문학회 이윤상
나는 1970년대
초반부터 말까지 학교에서 국어순화운동에 열정을 쏟았던 추억이 아련히 떠오른다.
당시만
해도 교육정책으로 바른말 쓰기지도,
외래어
안 쓰기 지도를 철저히 했다.
초등학교에서
장학시책으로 추진하는데 나는 그 업무를 맡아서 매일 한 단어씩 담임 선생님들이 학급 흑판에 게시하고 실천지도를 하도록 매주 월요일 직원조회
시간에 인쇄물을 만들어 나누어주고 지도 실적을 점검하기도 했다.
또한
학구 내를 순회하면서 상인들을 찾아가서 국어순화운동을 설명하고 외래어 간판을 우리말로 바꿔 달도록 계도하여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던 생각이
난다.
우리말과
글에는 민족혼이 깃들어 있다.
그러기에
일본은 조선을 강제합방하고 식민통치를 하면서 제일 먼저 우린 글과 말의 말살정책을 쓰지 않았던가?
보통학교에
입학하면 학교에서는 철저히 우리말을 못 쓰게 하고,
일본어로
된 교과서를 가르치고, 한글을 쓰지 못하게 했다.
그런
일제의 압박 속에서도 주시경 선생을 비롯한 몇몇 한글 학자들은 조선어학회를 조직하여 우리 한글 보존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던가?
조선어학회사건에
연류되어 수년간 감옥생활의 고초를 겪은 학자들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였다.
요즈음 영어에 잠식된 우리말의
현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힐링,
트라우마,
인푸라는
말의 뜻도 잘 모르면서 어울리지 않게 신문이나 일상용어에서 지나칠 정도로 많이 쓴다.
키워드,
포럼,
메카시즘,
에코부머라는
말이 상용화 되고 있다.
리젠시벌아파트,
에코르,
에코시티
등 아파트 명칭이나,
KB은행,
KT&G 등
관공서 이름까지도 영어 약자가 판을 치고 있다.
전주시내만
보아도 이게 어느 나라 간판인지 온통 외국어 투성이다.
일본이나
중국여행을 가보면 일본어나 한자로 된 간판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왜 아름답고 쓰기 쉬운 한글을 무시하고 영어흉내를 내는가?
요즈음
어느 곳을 가나 미용실이나 미장원이란 간판은 볼 수 없다.
헤어사롱
등 영어식 간판을 달아야 손님이 많이 찾아오는 성싶다.
화장실
출입구에도 남여로
표시된 곳이 거의 없다.
영문
약자로 쓰더라도 밑에 한글로 남자용,
여자용
표시하면 좋지 않겠는가?
마치
한글로 간판이나 안내표시를 하면 촌스럽고 구식이라는 의식이 국민의 마음에 각인이 된 것 같다.
그러니
선진국의 정치평론가들이 한국인의 국민성은 뼛속까지 사대주의에 빠져있다고 힐난(詰難)하지
않은가?
펄벅
여사나 영국의 제포리 샘슨 교수 등 세계적인 석학들이 한글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라고 극찬했다.
한글은
소리글자로 120여개의
소리를 기록할 수 있다.
특히
정보화 시대를 맞아 컴퓨터에 입력하는데 한자나 일본어보다 한글이
7배나 빠르다는
실증을 보여주지 않았던가?
유네스코
조사에 의하면 500년
동안에 인류가 써오던 언어의 절반이 없어졌다고 한다,
언어학자들은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지금 쓰고 있는 언어의 절반이 없어질 것이라고 걱정한다.
우리말의
사용 인구는 약 8천만으로
세계에서 12위에
속한다.
무역수지도
12위다.
세계의
6천여
개의 언어 중에서 1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언어는 600여
개인데,
이들
언어도 곧 지구상에서 사용인구가 줄어서 상당수가 점차 사라져 갈 운명이라고 한다.
인터넷에서
쓰이는 우리말의 오염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추세로 가면 우리말이 외래어의 홍수 속에 빠질 염려가 있다.
국가나
민족이 언어를 잃으면 그들이 가꾸어 놓은 문화를 잃게 된다.
모든
문화는 언어로 시작되어 글자로 기록되기 때문에 우리말과 한글을 바르게 사용하고 가꾸어야 한다.
말과
글은 문학을 예술로 만드는 가장 첫 단계의 도구(道具)가
아닌가?
우리말과
글을 발전시키는 것이 가장 세계적이고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다.
우리말과
글을 잘 사용하는 길이 곧 우리 문학을 살찌우는 길이다.
말은
사상의 표현이요 글은 곧 사람이라 하지 않던가?
우리말
우리글 바르게 쓰기 운동을 국가정책으로 적극 추진해야 하지 않겠는가?
한글
맞춤법도 하나의 법이지만 강제 규정이 없기 때문에 맞춤법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써도 처벌을 받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
(2019.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