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 可 近 不 可 遠 ♣ 평행선 - 김남조 ♣ 평행선 우리는 서로 만나본적도 없지만 헤어져 본적도 없습니다 무슨 인연으로 태어 났기에 어쩔 수 없는 거리를 두고 가야만 합니까 가까와지면 가까와질까 두려워하고 멀어지면 멀어질까 두려워하고 나는 그를 부르며 그는 나를 부르며 스스로를 져버리며 가야만 합니까 우리는 아직 하나가 되어 본적도 없지만은 둘이 되어 본적도 없습니다... ************************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적당한 것이 가장 좋은 덕목이라고 했습니다. 사람의 관계란 멀리하면 서운한 감정을 가진 채 소원해지기 쉽고, 너무 가까이하면 가까이 지내던 친구나 동료가 실망하여 사이가 나빠지게 되고. 가까우면서도 먼사람, 멀면서도 가까운 사람 너무 멀지도 않게 너무 가깝지도 않게. 철길은 좁아져도 않되고 넓어져도 않됩니다. 평행선을 유지해야 하는 것처럼. 적이나 경쟁자와 불가피하게 손을 잡아야 할 때가 있다. 어제는 적이었지만 오늘은 친구로 지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영원한 친구는 아니고 언제든 다시 적이 될 수 있다. 소위 ‘프레너미(Frenemy)’이다. 친구라는 뜻의 ‘프렌드(Friend)’와 적을 의미하는 ‘에너미(Enemy)’의 합성어. 철천지원수인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한배에 타서 풍랑을 만난 오월동주(吳越同舟) 상황 프레너미와 어감이 다르지만 우리는 이상적인 인간관계를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너무 가까워 유착이 생겨도 안되고, 너무 떨어져 소통이 불가능해도 안된다는 의미다.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 인간관계는 난로처럼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게 대하라는 법정스님의 말씀이 공명통을 울립니다. #### 독일의 철학자 쇼팬하우어(Arthur Schopenhauer)의 우화 가운데 '고슴도치 딜레마 (hedgehog’s dilemma)'라는 것이 있다. 그 내용은 대충 이렇다. 고슴도치들은 날이 추워지면 추위를 막기 위해 서로에게 아주 가까이 다가간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의 가시에 찔려 화들짝 놀라며 서로 멀리 떨어진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곧 추위를 느끼고 서로 가까이 다가가지만 이내 서로의 가시에 찔려 아픔을 피하려 다시금 떨어진다. 그들은 추위와 아픔 사이를 왕복하다가 마침내 서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게 된다. 결국 두 마리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절묘한 거리를, 평안하면서도 따뜻한 상처 입지 않을 만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면서 행복해진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에서는 고슴도치는 결국 몇번의 시행착오를 통해서 서로간의 '적절한 거리'를 찾았고 그것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는 내용으로 인간관계에 있어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교훈해 준다.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려면 서로간에 적절한 거리,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좋은 인간관계는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 즉, '너무 가까이도 하지 말고 너무 멀리도 하지 마라'는 말을 철칙으로 삼을 때, 비로소 좋은 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 "경이원지(敬而遠之) 즉 백성들이 원하는 정치를하고, 백성들이 믿는 귀신을 공경하되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 진정한 지혜로운 지도자의 모습이다"라고 공자는... 그래서 경이원지(敬而遠之)는 지혜로운 지도자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교훈이 아닐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