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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에서도 걷고 싶었던 문경새재 | |||||||||||||||||||||||||||||||||||||||||||||||||||||||||||||
문경여행기(1) | |||||||||||||||||||||||||||||||||||||||||||||||||||||||||||||
누구나 일생에 한번쯤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
누군가로부터 문경새재를 걸어서 넘노라면
환상적인 즐거움을 맛보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난 이후부터 문경은 내게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그런 곳이 되었다. 지난 12일 토요일 아침.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날씨가 쌀쌀하기는 했지만 이미 세상 속으로 파고 든 봄의 기운을 숨길 수 없었는지 하늘은 더 없이 푸르고 햇살도 밝게 빛났다. 추위만 아니라면 여행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날씨다. 아이들을 깨워 옷을 갈아입히고 아침도 거른 채 서둘러 길을 나섰다. 막힘없이 잘 뚫린 외곽 순환도로를 달려 용인쯤에 이르자 길이 막히기 시작한다. 용인 휴게소에 잠시 차를 세우고 이른 아침부터 아내가 정성껏 준비한 샌드위치로 아침을 때웠다. 여주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접어드니 시원스럽게 길이 뚫려 있다. 인적 드문 도로를 거침없이 달리노라니 가슴 속에 쌓인 스트레스가 시원스럽게 해소되는 느낌이다. 회사 일도 가정 일도 이 고속도로처럼 시원스럽게 뚫린다면 얼마나 살맛이 날까 하는 뜬금없는 생각이 든다. 아침 일찍 서두른 데다 막힘이 없었던 탓인지 집을 나선지 3시간 만에 문경새재 도립공원이란 현판이 걸린 문 앞에 도착했다. 드디어 목적지에 온 모양이다. 가족 여행을 시작한지 처음으로 예정 시간보다 일찍 목적지에 도착했다. 겨우 20~30분 차이건만 출발이 좋은 듯해서 기분이 상쾌해진다.
표를 끊어 공원 안으로 입장을 하니 제일 먼저 ‘영남 제 1 관문’이라는 주흘문이 나타난다. 새재에는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이라는 3개의 관문이 있는데 주흘문은 이 세 관문 중 첫 번째 문이다.
물샐 틈 없이 튼튼하게 지어진 성벽과 그 앞 공터에 전시되어 있는 각종 전쟁 기구들을 바라보자니 그 옛날 이곳에서 벌어졌던 치열한 전쟁의 모습이 그려지는 듯하다. 그 문을 지나치니 KBS 드라마 세트장이 보인다. 그 동안 이곳에서 ‘왕건’이니 ‘무인시대’같은 많은 드라마들이 만들어 졌다고 하며 요즘에는 ‘불멸의 이순신’ 촬영이 가끔 이루어진다고 한다.
세트장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중간에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금방이라도 무언가 내릴 것만 같다. 우산을 준비하지 못했는데 아무래도 비가 계속 내릴 것만 같아 돌아가는 것이 나을 듯싶었다. 하지만 문경새재를 걸어서 넘지는 못해도 적어도 제2관문인 조곡문까지는 가보고 싶었다.
길 한쪽으로는 속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있고 산새소리에 섞여 상쾌한 공기를 들여 마시노라니 왜 그 동안 그토록 문경새재에 와보고 싶었는지 저절로 이해가 되었다. 그저 이 길을 걷고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따뜻한 봄날이나 더운 여름날에 신발을 벗어 던지고 맨발로 이 흙길을 걷는다면 절로 흥이 날 성 싶었다.
아쉽지만 다음 기회를 기약하는 수밖에. 다음에는 꼭 제 3 관문인 조령관까지 맨발로 오르리라.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에 아쉽긴 하지만 돌아서는 발걸음이 다소나마 가벼워지는 듯하다.
제 1 전시실인 주흘실에서는 문경관문과 영남대로의 역사, 그리고 신라와 백제, 고구려의 접경 지역으로써 이곳에서 이루어진 각종 전투 기록은 물론 견훤과 왕건의 전투, 그리고 의병 이강년에 대한 기록 등이 전시되어 있다. 제 2 전시실인 조곡실에서는 문경의 문화와 의식주 생활, 그리고 신앙 등에 대해 엿볼 수 있으며 제 3 전시실인 조령실에서는 문경에 매장되어 있던 문화재와 서책, 영정 등을 볼 수 있다. 야외 전시관에서는 무엇보다도 박물관 울타리를 따라 줄지어 서 있는 옹기와 장독대가 눈길을 잡아끈다. 이제 도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항아리와 장독대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오르는 것 같아 더욱 정감이 느껴진다. 다른 한 쪽에서는 금학사지 삼층석탑과 솟대, 그리고 연자방아 등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점잖은 길손이 마을을 지나다가 목이 말라 한 농가에 들러 물을 한 바가지 청하였다. 나이 지긋한 주인이 마당의 우물에서 길어 온 시원한 물을 받아 마신 길손은 고마움을 표시하고 가던 길을 가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마당 한쪽에서 개가 밥을 먹고 있는데 그 개밥그릇이 몹시 맘에 드는 것이었다. 길손의 눈에는 틀림없는 명품이었다. 그렇다고 당장 그 개밥그릇을 사자니 체면이 아니고, 또 주인이 가격을 비싸게 부를 것 같고 해서 궁리 끝에 개를 사기로 하였다. “이보시오 주인, 저 개가 아주 탐스럽고 좋으니 나한테 팔면 어떻겠소?” 이렇게 흥정을 한 후, 좀 비싸다는 생각은 했지만 가격을 치르고 그 개를 끌고 사립짝 바깥으로 나가면서 점잖게 주인에게 한마디 하였다. “여보! 주인, 내가 개를 샀으니 이제 저 개밥그릇은 필요 없을 터이니 개와 함께 가져가게 해 주시오?”하니, 주인이 정색을 하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내가 그 개밥그릇 때문에 판 개가 몇 마리나 되는지 알고 하시는 소리입니까?”
그래서인지 문경에서는 매년 차 사발을 주제로 한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올해는 4월 30일부터 5월 8일까지 9일간 문경시 일원에서 열린다고 한다. 전시관 한쪽에서는 각종 도자기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어 현장에서의 구매도 가능하다. 도착 시간이 늦어 기회를 놓치긴 했지만 매 시간마다 도자기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어 아이들의 교육 장소로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도자기 전시관을 끝으로 숙소를 찾기 위해 온천 방향으로 향했다. 문경에 온천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곳은 칼슘, 중탄산천과 알칼리천의 두 가지 온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온천이라고 한다.
숙소에 짐만 대충 풀어 놓고 온천으로 향했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오늘 하루도 엄청난 거리를 걸었던 듯하다. 뜨거운 온천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리는 듯하다. 고생 뒤에 맛보는 이 노곤한 피로감, 그게 바로 여행의 참 맛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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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포인트님 정보 좋습니다 ,,함 달려 가 봐야겠어요,,,,,,,,,구경도 잘했구요,, 감사합니다
빨강포인트님 즐거운 가족여행 이셨군요 몇년전 주흘산 갔을때 함 둘러보고 왔습니다만 다시가보고싶은 곳이기도 합니다...
시간상 다 읽지 못하고 나갑니다 !!~다시와 읽어 보지요 !!~
문경새재 가보지 않고 앉아서 여행 잘했어요 도자기에 얽힌 이야기도 참 재밌네요 문경새재 여행 함 해보고 싶네요 그곳 주흘산도 올라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