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비오는 날 가서 바람맞은 후 처음 아이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인다.
4시가 좀 넘어 도착해서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데 10분쯤 있으니 수업을 끝낸 아이들이 하나 둘 밖으로 나와
아는 척을 한다.
처음 보는데도 책 읽어 주러 온거는 어떻게 알았는지
"누구세요?"
"책 읽어주러 오셨죠?"
"왜 혼자예요? 다른 한 명은 어딨어요?"
"빨리 책 읽어주세요."
"아직 시간이 안됐어. 20분부터 읽어줄꺼야"
"치사해~~"
시끌시끌 내 주위로 모여서는 가방에서 책을 꺼내보고 아는 척을 하며 친근감 있게 다가온다.
내심 걱정을 했는데 다행이다.
시간이 되서 교실로 들어가니 여자아이들은 의자를 들고는 앞으로 나와 이야기 들을 준비를 하는데 남자아이들은
하나, 둘 도망가기 바쁘다.
한 명이라도 더 불러모으려고 목이 터져라 불렀지만 말을 안듣는 아이들때문에 할 수 없이 포기하고 책읽기를 시작했다.
아이들이 제일 관심을 보인 '크릭터' 와 '여우누이'를 읽어주었다. 처음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던 남자아이들도 한 두명 들어와서
동참하기 시작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아이들을 보니 내가 신이나서 더 열심히 '여우누이'를 읽어주고 나니 이마에서 땀이 삐질삐질 난다.
그 다음 양원희선생님이 '내 동생 싸게 팔아요"를 읽어주기 전에 아이들에게 "동생을 얼마에 팔까?" 하고 물어보니
"5만원이요"
"백만원이요"
"1억이요"
다들 큰소리로 외친다.
동생이 있는 아이라면 한번쯤 생각해 봤을법한 이야기라 그런지 아이들이 재미있어 한다.
"모치모치나무"를 읽을 때쯤에는 하나 둘 엉덩이가 들썩이는 아이들이 생기더니 교실 뒤에서 장난치다 우는 아이도 생겼다.
이 소란스러움속에서도 끝까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신 베테랑 다운 양원희 선생님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 만남이었지만 옆에와서 건들고 업어달라 매달리던 너무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자꾸 보고싶어질 꺼 같다.
*사진기 생각을 못했네요. 다음에는 사진을 꼭 찍어야 겠어요..
첫댓글 너무 애쓰셨네요.^^ 머리 속으로 장면이 그려지네요. 후기를 자세하게 잘 써주셔서..ㅎㅎㅎ수고하셨어요.^.*
총무님, 오늘 하루 바쁘셨네요. 오전에는 조명사러 서울에 갔다 오시고, 오후에는 청소년 수련관에 책읽어 주기 다녀오셨네요. 바지런한 총무님 덕에 우리회가 점점 넉넉해지는 것 같아요.
정말 바쁜하루셨겠어요~~늘 수고해주시는 샘께 감사드려요~^^
다들 슈퍼우먼들이십니다. 23일 책잔치도 잘 치를 수 있겠지요? 화이팅!!!